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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주몽상론』
검주란 무엇인가. 그것은 사람의 살과 금속을 포개어서 만들어진 갑옷이며, 생명체와 금속물 쌍방의 특성을 갖추었다. 즉, 검주는 인간과 닮은 지성을 갖고, 생체처럼 재생하며, 독자적으로 활동하는 것도 불가능하지는 않다. 한편, 이 물체는 틀림없이 금속이며, 기본적으로는 타인에게 사용되지 않는 한은 움직이지 않고, 적절한 보존환경에 놓여져 있으면 사망 ・부패 등의 변질을 하지도 않는다.
그리고. 말할 것까지도 없겠지만, 착용하는 전사에게 마신의 힘을 준다. 그것이 검주이다.
단순한 철의 갑옷과 검주, 어떤 미지의 물질이 양자를 하늘과 땅으로 격절하는지, 우리의 과학적 인식력은 아직도 크게 부족하여, 진실의 섬에 도달할만큼의 항행능력이 누락되었다. 선인과 우리의 노력이 과연 언제 보답받는지, 현시점에서는 무엇 하나 확실한 말을 할 수 없다. 100년 후의 최고학부에서 현재보다 비약적으로 진보한 기술지식을 가진 교수들이 우리와 완전히 똑같이 오직 머리를 싸매고 있을지도 모르고, 혹은, 마케도니아의 벽촌에서 무명의 천재가 쓴 종래의 검주연구를 근저부터 뒤집는 논문이 다음달호의 뉴 사이언스 잡지에 화려하게 등장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느 쪽이건, 우리들 현대를 사는 탐구자가 할 수 있는 것은 단 하나다. 언젠가 찾아오는 골인의 순간을 믿고, 뇌세포에 채찍을 가하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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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과거, 금속을 조사하고, 인체를 탐구해서, 검주의 수수께끼를 푸는 결정적인 무언가를 요구하여 왔다. 하지만, 한가지, 중요한 구성요소를 경시하지는 않았을까. 완곡한 말투는 그만두자――검주를 만드는 제3의 물질, 물에 대해서, 우리는 충분한 연구를 베풀어 온 것일까?
주지하는 바와 같이, 검주의 제작과정에서, 대장장이들이 가장 중시하고, 신성시마저 하며, 의식화(儀式化)의 커텐에 오랫동안 감추어 왔던, 단순한 갑옷이 초과학적인 이물(異物)로 변모하는 일순간은, 담금질의 작업이다. 고온으로 제련된 갑옷과 함께, 대장장이가 입수(入水)하는 공정. 뿌옇게 자욱한 증기가 개인 후에는, 대장장이의 모습은 없고, 작업 전과 한치도 다르지 않은 갑옷만이 남는다. 하지만 그 때에는, 갑옷은 이미 갑옷이 아니라, 무서운 검주가 되어있는 것이다. 다음은 세세한 조정작업이 남았을 뿐에 지나지 않는다.
여태까지 우리는, 이 공정에서 물의 역할을, 단순한 촉매라고 단정하여 왔다. 주체는 대장장이와 갑옷이며, 물은 양자를 접합하는 못에 지나지 않다고. 하지만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대장장이 혹은 갑옷의 쪽이 오히려 촉매이며, 물이 주체의 하나였다면?
나로서는 이 발상에 근거하여, 조속히 본론으로 들어가고 싶다. 하지만 그러면 독자는 나를 무책임한 선전자로 밖에 보지 않겠지. 공교롭게, 나는 정치가에도 종교가에도 뜻을 품지 않은 거다. 날뛰는 기분을 억누르고, 우선은 이 점에 대한 근거를 설명하는 데부터 시작하자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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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A는 유라시아 대륙 동부의 지하에 존재하는, 일찍이 고대지구에서 플레이트의 이동이 태평양의 일부를 지중으로 끌여들인 것으로 만들어진 광대한 지하수고(地下水庫)와 그 분맥(分派)을, 세계지도와 겹친 것이다. 이것은 하우스호퍼 교수를 통해서 손에 넣은 자료로, 세계최첨단이라 부를만한 지질학이 작성했다. 기술적 한계에 의한 오차는 상정하지 않으면 안 되지만, 내용의 8할 이상은 신뢰하기에 족하다고 봐도 좋다고 생각된다.
(부기(付記). 하우스호퍼 교수에 의하면, 이 지하수고는 아마도 옳겠지만, 지질학상의 상식에 비추면 불가사의하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는 점이 아주 많아, 어떠한 이상――예를 들면 중력의――을 고려하지 않고선 설명이 불가능하다고 한다)
그림 B는 지역에 따른 검주의 탄생시기를 분류하여 나타낸 세계지도. 그림 C는 검주의 생산량을 역시 분류로 나타낸 세계지도이다.
내가 주목한 일치를, 여러분도 깨달아 주셨을 것이다. 그래, 지하수고에 가까울 수록 검주의 탄생시기도 빠른 것이다. 생산량에 대해서는 그렇다고 말할 수 없는 부분도 있지만, 지하수고로부터의 분맥이 전혀 없는 토지에서는 검주의 생산도 전무하다는 점은 결코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여러분은 그러니까 어떻다는 건가, 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검주의 제조에 물이 필요한 이상, 물의 분포와 검주의 생산상황이 일치하는데는 아무 불가사의도 없다, 라고. 하지만 아시는 바일 거다. 지구상의 물은 딱히 전부가 하나의 수원(水源)을 공유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즉, 검주의 담금질에 사용되는 물은 대륙 동부의 지하수고를 경유하는 것이 아니면 안 되는 것이다. 이 물 창고로부터의 공급이 없는 지역, 즉, 남북 아메리카, 아프리카, 오스트레일리아 등에서는, 검주의 제조가 과거도 현재도 행해지지 않았다(과거에 대해서는 이론(異論)도 있는 것을 부기한다).
그 이유는 종래, 철의 질 혹은 인종의 차이에 원인을 구하고 있었고, 물이라는 관점은 갖지 않았었다. 물의 성질이 검주의 단조에 의미를 갖는 것은 이전부터 알려져 있었지만, 반드시 가장 중요한 사항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았었다. 그것은 기이하다고 부를만한 것은 아니다. 검주의 담금질에 사용할 수 있는 물과 그 이외의 물 사이에, 어떠한 성분상의 차이가 보여진 것은 아니니까. 하지만 검주를 단순한 금속으로 밖에 식별할 수 없는 우리의 과학이, 그 점에서도 같은 오해를 하고 있다고 해도, 무슨 이상한 점이 있겠는가?
고로, 나는 가설을 세웠다. ――유라시아 대륙 동부의 지하수고, 여기에야말로, 검주의 수수께끼에 다가가는 열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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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검주를 생물의 일종(아종?)이라고 판단한다. 독립한 지성과 행동력을 한정적이지만 소지한 것, 착용자의 열량을 흡수해서 능력을 발동하는 성질은 신진대사라고 보는 것이 가능한 것 등이 그 이유다. 하지만 물론, 반박은 많을 것이다. 지성이든 행동력이든 검주의 그것은 어디까지나 착용자를 주인으로 하는 종적(従的)인 것이다. 그 성질은 오히려 기계에 가깝다, 등등. 나도 그러한 의견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검주는 확실히 기계적이기도 하니까다. 하지만 그렇게 주장하는 사람들이 결론으로 말하는 것――「검주는 결코 생물은 아니다. 왜냐하면 번식을, 자기증식을 하지 않는 것 아닌가」――그 점이 완전히 뒤집어진다면, 어떨까?
검주는 번식을 하지 않는다. 그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 이유를 생물이 아니라서라고 단정해도 되는 것일까. 어떤 가능성을 망각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즉, 검주 자체는 번식에 의해 탄생한 생물이지만, 자손으로서 불완전하여, 완전하기 않기 때문에 번식능력을 갖추지 않았다는 가능성을. 표범과 사자의 혼혈아, 레오폰(Leopon)처럼. 이 경우, 검주를 낳는 번식이란 물론, 대장장이에 의한 단조라는 것이 된다.
(다른 자의 손을 빌린다면 그것은 생물의 정의의 하나인 자기증식이라고는 부를 수 없다, 고 생각하는 분도 많겠지만, 그 점에 대한 논의는 삼가한다. 검주를 생물이라고 정의하는 것은 본론에 있어서 어디까지나 편법이며, 핵심은 아니다)
여기서, 앞 단을 떠올리도록 하자. 검주가 생물적 번식에 의한 자손이라 치면, 도대체 무엇의 자손인가?
금속? 아니, 금속은 생물은 아니다.
인간? 아니, 인간은 별도의, 보다 완전한 증식방법을 가지고 있다.
그럼……? 그래, 물이다. 정확히 말하자. 물에 포함된 미지의 무언가의 번식이야말로, 검주의 단조인 것은 아닌가.
동아시아의 땅속 깊이, 조용한 지하수고로부터, 그 무언가는 찾아 왔다. 수년, 수십년, 수백년에 걸쳐서. 오랜 여행의 끝, 마침내 도착한 곳은 산속의 동굴, 그 더욱 안 쪽의 작은 샘이다. 그곳은 대장장이의 작업장이 되어 있었다. 대장장이는 광석을 달구고, 쳐서, 한 벌의 갑옷을 만들어낸다. 철에 가공을 허락하는 것은 터무니없는 고온 뿐이다. 공기를 태우는 불의 갑철, 하지만 대장장이는 하나하나를 몸에 입는다. 피부를 태운다. 살을 태운다. 그런데도 이 한때를 위해서 살아 온 대장장이는 자신이 벼린 갑철에도 뒤지지 않는 단단한 의지로 격통을 참아내고, 모든 준비를 마쳐서, 신성한 샘에 자신을 가라앉힌다. 작열의 철과 냉량한 물이 접촉해, 격렬한 반응을 일으킨다. 동굴은 증기로 채워지겠지. 그리고 그 안에서, 샘에 감도는 「무언가」는 갑옷과, 대장장이와 교합하여, 하나가 되고――검주가 탄생한다.
이것을 번식이라고 부른다면, 균류(菌類)의 일종과 유사하다고 말할 수 있다. 동충하초(冬虫夏草), 포자를 벌레에 기생시켜, 그것을 모판로 삼아서 싹을 티우는 그 유니크한 버섯을 떠올리길 바란다. 벌레로부터 버섯으로의 이상한 변모는, 갑옷과 대장장이로부터 검주가 태어나는 경이와 어느 종류 공통되는 것이 아닐까?
동충하초의 신비의 열쇠는 포자다. 포자의 기생에 의해 있을 수 없는 변신이 일어난다. 그럼 검주 단조에서 포자에 해당하는 것은 무엇일까? 논할 여지도 없다. 「무언가」이다.
……대장간 용수(用水)에 포함된 「무언가」란, 지하수고에 존재하는 「버섯」이 살포하고 있는 「포자」인 것은 아닐까. 터놓고 말해서, 나는 그렇게 추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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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수고에 가장 가까운 나라의 하나, 야마토의 대장장이들 사이에서는, 고래부터 『금신(金神)』이라 불리는 신에 대한 신앙이 번성했다. 이 신은 대장장이에게 적합한 토지와 시기를 안다고 여겨지며, 그 예지는 신관의 복점이라는 형태로 표현된다. 점술의 내용은 실로 흥미깊지만, 이것에 관해서는 별기(別記)에 양보하자.
이 신은 또한 「바깥으로부터 온 신」이라고도 전해져, 그 의미를 야마토의 종교학은 객인신(客人神), 즉 도래의 신을 가리키는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과연 그런 것일까. 전술대로, 야마토가 검주 대장장이의 원점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면, 대장장이와 밀착한 신앙도 또한 야마토가 원점이 아니면 안 된다. 상고의 시대에 있어서, 신앙과 기술은 떼어낼 수 있는 것이 아니었을 거다. 그들에게 있어서 종교의례는 기술 안의 필수적인 일부였으니까. 그렇다면 「바깥으로부터 온 신」이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금신 신앙은 불교가 전래되자 이와 습합(習合)하여, 호법마왕존(護法魔王尊)이라는 새로운 모습을 획득했다. 천태종의 일파에 해당하는 쿠라마 보교(鞍馬宝教)가 이 마왕존을 본존으로 한다. 총본산인 쿠라마산(鞍馬山) 향운사(香雲寺)는 야마토 최고(最古)의 대장장이 취락이기도 하여, 불교 전래 이전부터 킨키의 요지로서 번창하고 있었다. 그리고 기록에 따르면 향운사는 쿠라마산의 불교 도입시에, 이전부터 있던 금신의 신사(大社)를 개장해서 만들어진 듯하다. 이런 경위들을 감안하면, 쿠라마 보교의 원형에는 금신 신앙의 가장 오랜 형태가 있다고도 생각할 수 있으리라.
향운사 기록이 전하는 마왕존의 모습은, 극히 특이한 것이다. 이상하다고 바꿔말해도 좋다. 즉, 마왕존이란 650만년전(미륵보살도 그렇고, 불교는 막대한 숫자를 좋아하는 것 같다)에 금성으로부터 날아온, 「사람에게 없는 소질」로 구성된 신체를 가진 존재라고 한다. 연령은 16세인채로 영원히 불변――이것은 신앙의 중핵을 담당한 에미시의 이미지가 은유된 것일지도 모르지만. 비사문천 ・천수관세음과 아울러 존천(尊天)이라 불려, 비사문천이 태양과 빛, 천수관세음이 달과 마음을 상징하는데 비하여, 마왕존은 대지와 힘을 가리킨다고 한다.
금성으로부터 날아온 사람이 아닌 것!
앞 장에서, 나는 야베교의 성전에 있는 신이란 요컨대 거대운석이 아닐까라고 적었다. 대장장이 신앙의 원류를 더듬어서 얻은 성과는 그 고찰을 보강했다. 아니, 그것만이 아니라, 새로운 요소를 더했다. 단순한 운석은 아니다. 마왕존의 전승은 명확하게, 생물적인 무언가의 도래를 가리키고 있다. 영원히 불변, 이란 금속을 상징하는 이미지다. 생명과 금속. 그야말로 검주 그 자체가 아닌가.
종교설화가 어떠한 사실에 근거한다면, 아득한 옛날, 우주에서부터 날아온 무언가가 존재했을 가능성이 나타난다. 그것은 검주와 지나치게 닮았으며, 그리고 검주보다 훨씬 더 완성도가 높은 생물성과 금속성의 융합을 이룩한 무언가이다. ――금속생명체. 그렇게 불러야 할 「신」이 실재했고, 지금도, 우리가 사는 대지 아래에 잠들어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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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신의 모습을 몽상한다. 그것은 어떤 때에는 찬란히 빛나는 사람을 닮은 무언가이며, 또 어떤 때는 그저 거대한 광석이다. 금속생명체라고 하는 가상은 현시점에선 나의 손으로부터 너무나도 멀어, 명확한 이미지를 품는 것마저 허락해주지 않는다. 적어도 그 실재에 확신을 가질 수 있다면, 지성에 방향성이 주어져, 진상에 가까워질 수 있을 텐데.
문제의 지하수고로 가서, 의심할 여지도 없는 형태로 신의 실재 혹은 비실재를 확인할 수단이 없는 것은, 그러한 시대에 태어났던 것은 그야말로 통한이다. 하지만 나는 포기하지 않는다. 확증은 무리라도, 방증(傍証)을 얻는 것은 가능하다고 믿고 있다.
그것은 언젠가, 사상 최고의 검주와 만난 순간에 판명될 것이다. 나는 검주가 번식하지 않는 이유를 불완전하기 때문이라 말했다. 반대로 말한다면, 완전한 검주는 번식능력을 가질 거다. 지하에 잠든 신의 성질을 계승하여, 「포자」를 이용해, 「기생」해서 증식을 행하는 거다――나의 추론이 옳고, 그 검주가 완전하다면!
완전한 검주의 탄생을, 미래에 기대할 수는 없다. 검주의 기술은 진보하고 있지만, 그것은 검주의 본질에 가까워지는 방향이 아니라, 오히려 멀어지고 있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기 때문이다. 최신의 수타검주는 확실히 훌륭한 생산성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개개의 능력은 고래의 제법으로 벼려진 진타검주에 미치지도 못한다. 수타검주는 말하자면 변종에 지나지 않는 거다.
신의 적자, 최고봉의 검주는 과거의 유산 속에서 찾아야만 얻을 수 있다. 나는 온 세상을 여행하지 않으면 안 된다. 우선은 대한제국(大漢帝国)을 돌자. 이름 높은 칠성(七星)의 검주를 외국인이 보는 것은 가능할까? 그 다음은 이집트에 가자. 투탕카멘의 황금의 검주도 이 손으로 조사할 수 있다면, 저주 한둘은 감수하더라도! 그리고 그래, 그 극동의 섬나라에도, 반드시 발길을 옮기지 않으면 안 될 거다…….
여로는 길고 끝이 없다. 하지만 나는 목적지에 도달하거나, 혹은 하늘에 불릴 때까지, 걸음을 멈추지 않을 거다. 나는 탐구자이며, 탐구자 이외의 것이 되려고 했던 적은 한번도 없고, 이제부터도 없는 거다.
Wolfram von Sievers
[ESC]
「……오빠.
슬슬 도착이라고?」
<차의 엔진음>
<부우우웅>
듣고서, 나는 손안의 서면으로부터 눈을 떼었다.
차창 너머로 경치를 바라본다.
나란히 달리는 경호차량, 흘러서 떠나가는 가로(街路)――그리고 저 너머에 우뚝 솟은, 부동의 위용.
확실히, 이미 가깝다.
……이 정도의 거리에서 보는 것은, 생각하면 처음이었다.
로쿠하라 막부의 중핵점――――보타락 성새.
<문 갑자기 열고 등장>
<탁!>
「불렸으므로!!」
「뛰쳐나와서!!」
「와줬는데 아무도 마중 나오지 않아.
차갑다구, 니네들~」
「부르지 않았다」
「오른쪽과 같음」
「아뇨아뇨아뇨아뇨.
너무나 갑작스러운 등성이었기에……미리 소식을 주셨으면 이런 무례는 저지르지 않았습니다만」
「아무튼, 잘 돌아오셨소이다.
이 도우신 스님, 백인력을 얻은 기분이오」
「백인분의 거치적거림을 틀렸을테지요」
「백인분으로 끝나면 좋겠지만」
「이백인분은 각오해두는 것이 좋겠네」
「그렇네, 오호호호호호!」
「가 아닐 텐데!?
처음부터 도움이 될 생각이 없는거야, 당신은!!」
「이야기를 맞춰줬는데 화내고는…….
변함없이 이 아이는 까다롭네」
「자아자아, 자아.
오랜만에 4공방이 얼굴을 갖추었구려」
「오늘 정도는, 재회를 축하합시다」
「괜찮겠지.
이것도 정치라는 것이다」
「경사스럽구나」
「그렇네」
「이 녀석들 실은, 남의 위에 설 그릇이라든가 전혀 없는 거 아닐까」
「자아자아.
…………이런이런」
「그나저나 챠챠마루 공.
여쭙고 싶은 것이 있소이다만」
「응?」
「아아. 나도 묻고 싶었다.
……누구지? 그 녀석은」
「…………」
「그래그래. 소개하지 않으면.
이번에 새롭게 내의 부관이 된, 미나토 카게아키 중령이야」
「――미나토입니다.
이후 아는 척해 주시기를」
「……호오……」
「……중령?」
「잘 부탁해~」
「아니, 기다려?
미나토……? 그런 영관이 있었나?」
「나의 기억에는 없다」
「당연하네」
「원래의 부서는?」
「없어, 그런 거.
어제까지 민간인이었고」
「………….
그런데 어째서, 오늘부터 중령인 거냐!?」
「거기는 거기. 그거야」
「뭐냐」
「날조.
군력(軍歴)이라든가. 여러가지를」
「당당히 말할 일이냐!」
「별 수 없잖아~.
예과(予科)에 다니게 하는 것부터 시작했다간 수중에서 쓸 수 있게 될 때까지 몇년 걸릴지 모르고.
이런 때에 그런 느긋한 짓 할 수 있겠냐」
「그렇다고 해서, 그런 적당한 이야기는 없을 텐데!
정말이지 당신은, 언제나 언제나――」
「라고 무심코 말했지만, 생각해 보면 당신, 그런 억지스런 인사(人事)는 그다지 하지 않았구나?」
「억지 부려서까지 쓰고 싶을 정도의 인간을 만나지 않았으니까.
만났다면, 별도야」
「흥……장담했구나?
이 자가 그 정도의 남자인가?」
「어떻지, 미나토 어쩌구.
사육주는 네 녀석을 상당히 높이 사고 있는 것 같다만……?」
「……………………」
「……」
「묵살인가.
좋은 배짱이군」
<일어선다>
「그렇게 얕보는 태도가 어떤 결과를 부르는지, 모르는 것은 아닐텐데.
대단하구나……배짱만은」
「칭찬해주셔서 영광입니다, 각하」
「――――」
「하지만 소관은 대답할 수 없는 물음에 대답할 수고를 생략한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무슨 말을 하고 싶지?」
「이 미나토의 유위무위(有為無為)는 행동에 의해서 밝혀질 일.
입으로의 증명은 어렵습니다」
「가령 할 수 있었다고 해도, 4공방이신 분들이 납득하실 수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대답을 사양했습니다」
「……흥.
즉, 네 녀석은, 나에게 이렇게 말한 것인가」
「지혜가 부족한 질문을 하지 마라, 라고」
「현찰(御賢察), 감복했습니다.
오오토리 중장 각하」
「…………」
「…………」
「――――――――――――」
「나쁘지 않아」
「……」
「나쁘지 않지 않나……이 남자」
「그렇지?」
「아아」
「나쁘지 않아」
<카앙!>
「…………」
「망설임 없이 뽑았구나…….
안색도 바꾸지 않고」
「궁궐 안의 규정을 모르는가?」
「알고 있습니다」
「알면서도, 알까보냐 라고 말하고 싶은 건가.
……큭. 큭큭큭큭큭」
「시시쿠 공……」
「보아 넘겨주시지요.
이 남자는 공격을 받아서 막았을 뿐」
「저는 장난을 쳤을 뿐입니다.
누군가가 노우회를 구실로 열었던 야단법석극과 다르지 않지요」
「……음.
그렇게 들으면, 돌려드릴 말이 없구려」
<다시 앉는다>
「나쁘지 않아.
미나토, 카게아키……였지? 중령」
「옛.
기억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각하」
「흥. 건방진.
나쁘지 않아.
하나하나가 거슬리는……화가 치미는 남자다」
「큭큭큭큭……」
「……무섭네.
당신도 은근히 취미 기호가 이상해」
「네 녀석한테만은 듣고 싶지 않은 말이다.
하지만 챠챠마루, 이런 남자를 어디의 산에서 주워 왔지?」
「도막(倒幕) 씨들의 산에서」
「어이어이」
「호오.
이 남자, 원래는 반도인가」
「간단히 주장을 굽힐 것처럼은 보이지 않지만.
어떻게 설득했지?」
「아니 뭐.
원래, 그에게는 도막도 좌막(佐幕)도 없었으니까. 단순히 결과적으로 막부와 적대한 적이 많았을 뿐이지」
「그와 막부의 이해를 조정해서, 아군으로 끌어들였습니다」
「이해, 인가.
무언가 개인적인 목적이 있다고?」
「뭐 그렇지.
그렇지만 비밀」
「신용할 수 있는 건가」
「내와 같은 정도일까나?」
「그런가」
「그런가, 가 아니잖아!
이 녀석과 똑같으면 전혀 신용할 수 없엇!」
「지당하군.
하지만……상관없다」
「신용 따윌 할 수 없는 것은 어차피 누구라도 같다.
……흥? 그렇게 되면, 지금 것도 어리석은 질문이었다는 것이 되는가?」
「어떻지, 미나토 중령」
「자각하신 그대로로 좋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각하」
「큭큭큭……!」
「챠챠마루, 이 남자를 나에게 넘겨라.
대신에 1개 대대를 주지」
「안~돼」
「자, 잠깐 시시쿠!
당신은 인정하는 거야!?」
「하필이면 역적이었던 남자를 등용하는 웃기지도 않는 짓을……!」
「아아」
「도우신 님!」
「음」
「뭐어……괜찮은 것 아닐까요?」
「그런!」
「아니아니, 라이쵸우 공의 염려는 지당하오.
하지만 이것은 호리고에군의 일, 챠챠마루 공이 모든 것을 안 다음에 한 지시라면,
우리가 이러라저러라 할 이유는 없소이다」
「그것은……그렇지만, 」
「더해서 말하자면.
이쪽의 분, 이 사람도 조금 알고 있소」
「상당히 재미있는 남자요.
그 때와는 전혀 인상이 다르지만……그것도 포함해서 흥미가 깊소」
「……?」
「어떻겠소, 라이쵸우 공.
여기선 이 사람이 머리를 숙이며 말씀드리겠소」
「뭐니뭐니해도 챠챠마루 공이 돌아오신 경사스러운 날. 한번, 부디」
「………….
도우신 님이 그리 말씀하신다면……」
「그래도 잘 들어라? 미나토 어쩌구!
나는 너 같은 남자를 신용한 것이 아니야!」
「옛!
관대한 어심에 감사드립니다」
「화려하고 우아하신 오유미 중장 각하」
「――――――――.
어머」
「아름다움을 이해하는 눈은 갖추고 있는 것 같네.
후훗……뭐어, 그런 당연한 것을 들어도 기쁠 것도 뭐도 없지만」
「너무 그릇이 좁은 것도 아름답지 않을려나.
그러네, 일단은 인정해주기로 할게. 미나토 중령!」
「감사드립니다」
「……단순한」
「어느 의미 부러워져 버려」
「호~호호호홋!!」
「……흠, 흐음」
이야기가 큰 전환점을 맞이합니다.
무대는 로쿠하라의 보타락성.
카게아키는 정신오염으로 사람이 바뀌어 버렸습니다.
하지만 그런 모습이 다른 공방들에게는 좋게 받아들여진 모양입니다.
그나저나 카게아키는 원래가 음침한 인상이었던 덕인지, 이런 악역스런 표정도 잘 어울리는 군요.
참고로 위의 검주몽상론은 복수편 때 미처 다 읽지 못했던 부분도 적혀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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