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다가올 수록 점점 추워지네요.
씻고 나오면 손이 얼어서 타자가 기어가고 있습니다.
빨리 여름이 왔으면 좋겠네요…….
경비반장 : 「…………」
경비병A : 「…………」
경비병B : 「…………」
경비반장 : 「추워졌구나……」
경비병A : 「벌써 12월(師走)이니까요」
경비병B : 「순회하는 녀석들이 부러워요.
움직이는 편이, 어느 정도는 더 편해요」
경비병A : 「3반하고 역할을 바꾸게 할까?
그 녀석들, 강가의 길을 1시간에 2번 왕복하고 있지만」
경비병B : 「……그건 사양」
경비반장 : 「앞으로 30분으로 교대다. 참아라.
그렇다곤 해도, 니토(仁藤) 녀석, 늦는데」
경비병A : 「그 녀석 볼일을 보러 간다고서, 설마 대기소(詰所)까지 돌아간 거 아니에요?
……간 김에 불을 쬐고 있다거나」
경비반장 : 「다음에 대기소 녀석들에게 묻지.
만약 그렇다면 늪의 상주경비로 돌려주겠어」
경비병B : 「아마도, 오래 끌고 있을 뿐이라 생각합니다만.
그 사람, 스트레스가 바로 위로 오는 타입이니까」
경비병A : 「그야 그렇네.
그 녀석한테는 힘든가, 요즘은」
경비병B : 「진주군과 전쟁이니까……」
경비반장 : 「……」
경비병A : 「반장.
영국신사들은, 정말로 오는 겁니까?」
경비반장 : 「오지…….
보타락성이 그 녀석들에게 어떻게 되었는지, 알고 있을텐데」
경비병A : 「들었습니다만.
……실감이 솟지 않아요」
경비반장 : 「가마쿠라에서 철수한 녀석들이 하나같이 말했잖아? 성이 날아갔다고.
이 녀석이고 저 녀석이고 꿈이라도 봤는지……나도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면 생각하고 싶지만」
경비반장 : 「쿠니우지 님까지 이 아이즈로 옮기셨는데, 전부 무언가의 농담이었습니다로 끝내는 건 무리겠지.
……전쟁이야. 벌써 시작되었어」
경비병A : 「……, ……」
경비병B : 「아이즈에서 전쟁이 일어나는 걸까요」
경비반장 : 「어떨까.
오오토리 중장의 천성을 생각하면……이쪽에서 선수를 쳐서, 요코하마로 밀어낸다는 선도 있을 것 같지만」
경비병B : 「그쪽이 좋겠네요」
경비반장 : 「그런가?」
경비병B : 「아이즈에서 전쟁은 싫어요.
나는 여기 태생이니까」
경비병A : 「그건 나도야. 반장이라도.
우리 군은 대부분 그럴텐데」
경비반장 : 「아아…….
확실히 그렇구나. 태어난 고향에서 전쟁 같은 건 하고 싶지 않아」
경비반장 : 「그렇더라도, 쳐들어오면 싸울 수 밖에 없지만」
경비병B : 「……」
경비병A : 「……추워」
경비병A : 「강가라도 좋으니까, 걷고 싶어졌어요」
경비반장 : 「참아둬라.
조금 더 있으면――」
경비반장 : 「……?」
경비병A : 「반장?」
경비반장 : 「지금 무언가, 이상한 소리가 나지 않았나?」
<멀리서 짐승이 외치는 소리만 들린다>
경비병A : 「………….
났던가?」
경비병B : 「아니……모르겠어」
경비반장 : 「저 근처에서, 단단한 것이 나무에 부딪친 것 같은 소리가……
기분 탓일까」
경비반장 : 「……아니, 만약을 위해서다.
너희들, 둘이 가서 확인하고 와라」
경비병A : 「알겠습니다」
경비병B : 「……아무도 없어」
경비병A : 「없는……데?」
경비병B : 「반장~.
특별히 이상한 곳은 없습니다」
<대답이 없다>
경비병B : 「반장?」
경비병B : 「……어라?
어떻게 된 걸까」
경비병B : 「저기, 반장은 어디로 갔어?」
[ESC]
경비병B : 「……어이」
경비병B : 「뭐야?
……둘이서 나를 놀리려는 거 아니지……」
경비병B : 「어~이」
경비병B : 「――――――」
<풀썩>
「…………」
「헤, 헤, 헤.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오오토리 시시쿠를 죽인다고, 그녀는 말했다.
비파나무의 꽃을 즐기면서.
야외 다회의 자리.
바름벽에 막혀서 동풍(冬風)은 닿지 않고, 태양은 중천에서 따뜻한 빛을 던져, 나가쿠라 저택의 뜰은 철에 맞지 않은 풍류를 허용할 수 있는 환경에 있다.
소박하고 투박한 비젠 도자기인 차사발을, 나는 양손으로 받았다.
손바닥에 열을 느낄 정도로 고온의 차가, 그릇의 바닥에 고여 있다.
「……이것은.
신경을 써주셨습니까」
「취향에 맞으면 좋겠습니다만」
「참으로.
이 감촉은 저의 취향 그 자체입니다」
나의 차의 작법은 학생시절에 다도부에서 배운 것이지만, 그 때 가장 빈번하게 사용했던 것도 이 간결하며 우아한 차사발이었다.
「다행이에요.
그렇지만 어째서 그 차사발이 카게아키 님의 취미에 맞춘 것이라 깨달으셨지요?」
「대위님의 취미라면, 쿄야키(京焼)[각주:1]나 에카라츠(絵唐津)[각주:2]가 아닐까 생각했으므로」
「유감.
그것은 빗나갔습니다」
「……음.
그렇다면, 시노(志野)[각주:3]?」
「싫지는 않습니다만」
「저의 취향이라면, 라쿠야키(楽焼)[각주:4]입니다.
그 중에서도 쿠로라쿠(黒楽)[각주:5]가」
「……그건 또 금욕적인」
편견이지만, 그리 여성다운 취미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그럴까요.
……제게는 오히려, 세속성의 극치라고 보입니다」
「그 칠흑색이」
「예.
마치 이 세상 만물이 녹아든 것 같아요」
흑색을 배타(排他)의 결실이라고 보면 금욕.
하지만 남음(濫飲)[각주:6]의 결실이라고 보면 속악(俗悪).
……과연. 견해의 차이인가.
나는 손안의 차사발에 시선을 떨구었다.
흑에 가까운 갈색의 도기가, 적당한 수준으로 거품을 일으키고 있는 가루차를 감싸고 있다.
그 경치는 어느 쪽이냐면, 카나에 양의 견해를 긍정하는 것이라 느껴졌다.
「……대위님.
은성호의 건은, 틀림없습니까」
「네. 아무래도.
은성호는 확실히 출현했었던 것 같습니다」
「폭탄이 떨어진 그 때, 보타락성에」
「……그리고……」
「폭탄은 무슨 이유인지――뭐어 신병기는 그런 것일지도 모릅니다만――성새 전체를 파쇄하지 못하고, 반괴하는 정도에 그쳤습니다.
그런데도 폭심지는 사막화했다고 하지만」
「은성호는, 때마침」
「그――폭심지에?」
「……단정은 할 수 없습니다.
단지, 보타락성의 생존자는 상당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폭발 후에는 은성호의 모습이나 흔적을 목격했다는 자는 전무합니다」
「――――」
그럼.
은성호는……
그 녀석은,
「죽은, 것일까요」
「모르겠습니다……」
「……」
「기묘한 소문도 있습니다」
「그것은?」
「의심스러운 집단이 폭심지로부터 무언가――빛나는 것을 파내고, 그것을 갖고 아이즈를 향하는 도망자의 열에 더해졌다, 라던가요」
「…………」
차를 후루룩하고, 목에서부터 위로 떨군다.
배 안쪽이 화악하고 뜨거워졌다.
……쓰다.
……달다.
입을 댄 부분을 손가락끝으로 닦는다.
「보타락성을 탈출해, 아이즈로 들어간 막부군은 어느 정도의 규모일까요」
「그것도, 정확히는.
하지만 적어도 만 단위」
「사사가와군을 더해서, 시시쿠에게 진주군과의 일전을 결의시킬 정도의 전력규모에 이른 것은 틀림없습니다」
「……오오토리 중장이 진주군에게 도전한다고?
GHQ 쪽에서 아이즈 침공을 기도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만」
여하튼, 그리해서 로쿠하라 완전타도를 달성하지 않는 한 『압제로부터의 해방자』라는 지배근거가 손에 들어오지 않는다.
「사사가와 공방의 입장에선, 여기선 우선 수단을 다하여 평화의 길을 찾는 국면인 것이.
최종적인 결렬은 피할 수 없더라도, 다소의 시간 벌기가 된다면, 그것은 그것대로 충분한 이익」
「그는 군의 재편에 필요로 하는 시간을 천금을 바꿔서라도 바랄 터입니다」
「예, 보통이라면.
하지만 그 남자는 다릅니다」
「오늘 아침, 쿠니우지 전하와 오오토리가 현당주――하나에의 혼약 예정이 발표되었습니다」
「……」
「물론, 이것은 시시쿠가 로쿠하라의 전권을 장악하기 위한 절차입니다.
장군 부인의 가문이라면, 막부를 감독해도 아무 이상할 게 없으니까」
「이런 성급한 수단으로 권력기반을 굳히는 것은, 성급히 권력을 행사할 의도가 있기 때문……
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요컨대 그것은, 진주군과의 결전 이외엔 없다고.
……과연」
「아이즈에 틀어박혀도 길은 열리지 않는다.
건곤일척, 일전(一戦)에 운명을 걸어야 한다」
「뭐, 그런 거겠지요」
「하지만 그렇다면 그것대로, 우선 끝마쳐야 할 문제가 많이 있는 것이 아닌지?
자신을 대수가(大樹家)[각주:7]의 외척에 앉히는 것이 우선이라곤,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그런 것은 말하자면 형식입니다.
사사가와 군단을 예하에 두는 오오토리 시시쿠에게 있어선, 그다지 중시할 필요가 없을 터」
「그 형식에 구애되는 것이 시시쿠인 겁니다」
「……」
「형식, 절차, 도리.
그것이 그 남자의 모든 것」
「골수까지 형식주의자」
「……아니. 하지만 대위.
그런 남자가」
그 로쿠하라 안에서 중점이 될 수 있는 것인가.
실력주의가 석권하는 조직에 있으면, 형식주의자 따윈 일찌감치 쫓겨나는 것이 아닌가……?
「그의 비범한 부분은 형식에 실질을 반드시 추종시키는 점입니다.
형식과 실질의 사이에 차이를 일으키지 않습니다」
「혼약이 거행되는 것은 불과 3일 후.
시시쿠는 그리고나서 권력을 잡는 것이 아니라, 그 때에는 모든 권한을 쥐고 있습니다」
「로쿠하라 전군은 통제를 되찾아, 즉시 행동을 개시하겠지요.
……3일 후. 혼약식이 끝난 순간이라도」
「……설마……」
군사상식, 아니 정치상식에서도 완전히 등지고 있다.
미증유의 사태로 와해 직전까지 혼란했을 터인 막부조직을, 앞으로 3일 중에 체제상으론 복구시킨다――라니.
「그것이 시시쿠입니다」
「…………」
「그러니까.
――그 전에 수를 씁니다」
「시시쿠 개인의 전쟁에 야마토의 운명을 맡길 수는 없습니다.
그 남자를 암살합니다」
그 한마디에서, 나는 어딘지 기묘한 울림을 들었다.
야마토 국민에 대한 책임감. 부친을 살해한 남자에 대한 복수심. 거기까지는 안다.
하지만 그 이외의 잡음.
「아시카가 모리우지는 이미 죽었고, 코가, 오유미, 호리고에의 공방도 아마 지금은 보타락의 흙.
그리고 시시쿠도 잃으면, 로쿠하라는 이제 붕괴를 피할 수 없습니다」
「지도자가 될 수 있는 실력의 소유자가, 이제 없지요」
「예」
「하지만 대위, 그것은 결국, GHQ에 이익을 줄 뿐인게 아닙니까」
「통솔을 잃은 아이즈에, 진주군이 쳐들어 오나요?」
「네.
――――아니. 그런가」
「공격하는 의미가 없군요……」
「그렇게 되겠지요?
시시쿠를 잃은 로쿠하라는 멋대로 멸망해 가요. 진주군의 손은 딱히 필요 없습니다」
「쓸데없는 전쟁을 해도, 야마토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얻을 리는 없고」
「GHQ는 야마토 지배의 전략을 처음부터 다시 보지 않으면 안 되게 되지요.
……그렇지만 그것도, 야마토 고유군사력이 없어진 상황이라면 별로 곤란도 없을 것입니다」
「그렇네요.
하지만 거기선, 살아남은 분의 수완을 기대해도 좋은 게 아닐까요?」
「머리를 잃은 로쿠하라군을 수중에 넣는, 정도는. 그것도 하지 못하고 틀어박혀 있을 뿐이라니, 너무나도 무기력한 걸요.
그치요?」
「……본인에게도 할 말이 있다고 생각됩니다만」
「들어 둘까요」
그 인물이 지금 어디에서 어쩌고 있는지, 알고 있는 말투였다.
「카게아키 님은, 어떠세요?」
「……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 플랜을, 이라는 의미이겠지. 물론.
――사사가와 공방 오오토리 시시쿠를 살해해, 로쿠하라를 자괴로 이끌어, GHQ의 의도를 꺽는다.
작전효과는 인정할 수 있다.
암살에 성공하면, 로쿠하라와 진주군의 결전은 미발로 끝날 전망이 농후하다.
막부의 재흥과 GHQ의 지배, 많은 야마토 국민이 바라지 않는 미래는 둘 다 함께 멀어진다. 후의 일에 대해서는 어쨌든, 일단은.
유효하다.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이것은. 폭력주의다.
언론의 힘에 대한 도전이다.
이미 했던, 비행함 습격과 같은 일이라고 한다면 그렇긴 하다.
하지만 저것은 어디까지나 폭탄이라는 무기물을 표적으로 한 행동이었다.
이번은 인간.
정치목적을 위해, 한 개인의 생명을 빼앗는다.
그 목적이 얼마나 올바르더라도, 면죄부의 역할을 해낼 수 없다.
오오토리 시시쿠라도, 올바르다고 믿는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은 다르지 않을 거니까.
폭력에 의한 정치주장을, 긍정하지 않을 수 없는 건가.
(……그것에 납득할 수 있다면)
아시카가 모리우지 암살의 의뢰도, 거절해서는 안 되었겠지.
「사양말고, 솔직히 말씀하셔도 상관없어요?」
「아니요, 말을 고르고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단지, 요는 같은 일이라고」
「같은?」
「다수의 인간을 지키기 위해서라 칭해서, 한 사람의 인간에게 죽음을 강요한다.
일신의 판단으로 하는 인명의 계량(計量)」
「제게는 아주 익숙한 행동입니다.
그것과 같은 일을 몇 번이나 반복해 왔습니다」
「……무라마사의 주계」
「네.
아무런 차이도 없습니다」
「어느 쪽도 똑같은 폭력주의」
「그렇네요.
확실히, 전혀 차이가 없는 일이지요……」
「그럼, 카게아키 님의 결단은?
제게, 손을 빌려 주시나요?」
「……옛」
지금까지 갖고 있었던 비젠 도자기를, 무릎 앞에 둔다.
까끌거리는 기분좋은 감촉에는 아쉬움을 느꼈다.
해가 정천의 자리를 슬슬 물러나려 하고 있다.
겨울의 야외 다회도, 이쯤이 물릴 때이겠지.
「대위님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조력하기 어렵습니다」
「알겠습니다」
놀란 투도 보이지 않고, 카나에 양이 수긍한다.
오히려, 안심한 모습이었다.
「다행이에요.
만약 협력한다고 들으면, 어떻게 거절하면 좋을지 곤란했어요」
「역시 당신은, 이것을 오오토리 시시쿠와의 개인적인 전쟁이라고 생각합니까」
「예.
그래요, 이것은 저와 그 남자의 싸움에 지나지 않습니다. 나라를 위해, 백성을 위해서라 말로 치장해도……결국은 그런 것입니다」
「카게아키 님은 이쪽에 머물러 주세요.
나가쿠라 할아버님에게는, 제가 말해 두겠습니다」
「아니요」
「?」
「허락해주신다면, 저도 동행하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저에게?
하지만, 」
「네. 협력도 방해도 하지 않습니다.
저는 저의 사정에 의해서, 사사가와의 공방부에 갈 뿐입니다」
「사정이라는 것은」
「은성호의 생사가 확실하지 않습니다」
「……」
「조금 전의 이야기에 의하면, 보타락의 폭심지에서 무언가가 옮겨져 나왔다던가요.
그 무언가가 은성호, 내지는 은성호에 관련된 것이 아니라곤, 현 상황에선 단정이 불가능합니다」
「그럼, 그것을 확인하기 위해서?」
「네.
이 눈으로 검사해서, 완전히 무관계한 물건이라면 좋습니다」
「또한――만약 그것이, 은성호의 사체이기라도 한다면.
저에게는, 」
유체. 사체.
은성호의 시체.
히카루의,
…………………….
「확인할 의무가 있습니다」
「……알았습니다.
함께 갑시다」
「배려에 감사를」
「여행은 길동무. 세상에는 인정.
12월의 아이즈도, 같이 가면 추위가 누그러질 겁니다」
「분명」
<사아아아……>
벽을 넘은 바람이, 한바탕 불었다.
뜰의 난기(暖気)가 밀려나서, 냉기가 몸에 스며든다.
이제 머지 않아, 눈도 내리기 시작하는 걸까.
「복수는 허무하다, 라고 책에선 말하지만.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지요……라고」
「호오」
「툭하고, 그런 말씀을 하셨지요」
「어떻게 대답했지?」
「차를 뿜어서, 안면에 뿌려 버렸습니다」
「……너무하구만, 너……」
「아니아니.
설마, 그 아가씨의 입에서 그런 말을 들을 줄은」
「꿈에서도 생각하지 않았나.
……그렇구나」
「카나에 님은, 조금 바뀌셨는가」
「그리 보입니까」
「10년 지났지. 아무것도 바뀌지 않으면 그 쪽이 이상하겠지, 만……
그 사람은, 변하지 않는 인간이라고 생각했으니까」
「예」
「변하지 않는 것을, 바꾸어 버리는 것이, 무언가 있었는가」
「글쎄요.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젊은이인가?」
「비틀린 분이세요」
「그렇군.
……도무지 남을 행복하게 할 수 있는 남자는 아닌 것 같지만」
「카나에 님과 무언가 맞물리는 것이 있었나.
그렇지 않으면, 반대일까」
「글쎄요」
「남자로 변하셨다면, 카나에 님도 평범한 여성이셨다는 것일까.
참으로, 훌륭한 일이지만……」
「변하지 않지요」
「흠」
「뿌리는……
태어났을 때부터 죽을 때까지 바뀌지 않습니다」
「변한 것은 겉모습 뿐.
그 누구라도 근본은 그대로……발단부터 결말까지」
「카나에 님도 처음부터, 뿌리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는 건가.
그렇다면, 어느 쪽이지?」
「카나에 님의 뿌리는, 어느 쪽일까?」
「글쎄요」
「…………」
「어느 쪽일까요……」
출발의 아침.
이것이 마지막 여행이 된다는, 예감이 있었다.
이 여행에서 오오토리 대위가 의도를 이루고, 내가 은성호의 건에 결착을 붙인다면, 그 후, 해야 할 일은 단 하나가 된다.
그녀가 맹세한 복수의 수행, 그것 뿐이다.
미나토 카게아키의 공포.
미나토 카게아키의 대망(待望).
미나토 카게아키의 올바른 종결.
「…………」
어깨에는 터무니 없는 피로를, 가슴에는 깊은 안도를 느낀다.
길었다――그렇게 생각한다. 하지만 여하튼 끝난다. 앞으로 한 호흡으로. 겨우.
죄인은 응보를 받아, 올바른 최후를 이룬다.
「……카게아키 님?」
「아니요.
문득, 감개를 새로이 하고 있었습니다」
「당신을 만나서 다행이었다고」
「…………」
「잊은 물건은 없습니까」
「네.
그럼 다녀 오겠습니다」
「부디 조심하기를.
사요, 카나에 님을 부탁한다」
「맡겨주세요. 오빠」
「그만둬」
「노인. 수고를 끼쳤습니다」
「이렇다 할 정도는 아니지요.
손님도, 장건하시길」
「내년, 또 감을 먹으러 오시면 좋겠군요」
「……옛」
「나가쿠라 할아버님」
「네?」
「저는 분명, 오오토리가를 멸하게 되겠지요」
「뜻대로, 멸해주시지요」
「……」
「옛날의 좋은 오오토리……아름다운 가풍은 이미 끊어졌습니다」
「참으로 송구스럽지만, 그 발단은 선대님……카나에 님의 아버님이 만드셨습니다」
「예……」
「뜻은 어쨌든, 수단을 그르치셨습니다.
때문에 오오토리의 날개는 흐트러지고, 시시쿠 같은 자의 대두를 허락해, 자신이 그 손에 걸려서――」
「그리고 시시쿠놈에게 쥐어진 지금의 오오토리 집안은, 이미 옛날의 모습이 없는…….
권력에 예종하는 앞잡이의 무리, 단순한 군벌입니다」
「오오토리는 땅에 떨어져 아축(餓畜)이 되었습니다.
이미 세상의 백해(百害)야 있어도 일리(一利)도 보답치 않습니다」
「……」
「멸망시켜 버리세요.
집안을 이어서 지키고 전하는 것이 후예의 의무라면, 집안이 타락했을 때에 끝을 내는 것도 또한 후예의 의무」
「카나에 님. 당신은 무언가를 상처입히고, 부수는 것 이외엔 아무런 재완(才腕)도 가지지 않으신 분.
그런 분이 당대에 태어나셨던 것에는, 역시 의미가 있었던 것입니다」
「부디 바라시는대로 행동하시지요.
썩어 버린 오오토리가 쓰러진 후에는, 하나에 님이 새로운 오오토리를 쌓아 올리시겠지요」
「…………」
「네」
「무운을 빌고 있겠습니다」
「할아버님도 건강하세요」
「그럼 아가씨, 슬슬 갈까요」
「예」
「그럼, 사사가와로는 어떠한 방법으로?
상황을 감안하면, 연구할 필요가 있다 생각됩니다만」
「여러가지로 생각은 해 보았습니다만.
생각에 생각하고 생각하다 질린 끝에, 한 바퀴 돌아서 스타트 지점으로 돌아와서」
「결국, 가장 재주가 없는 방법으로 일단락 났습니다」
「그렇다면」
「철도이옵니다」
시시쿠의 암살을 결단하는 카나에.
그리고 은성호의 사망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카나에와 동행하는 카게아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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