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 역습기를 시작했습니다.
하계 휴가기간이 가까운지라 굉장히 바쁘네요.
억지로 페이스를 끌어올렸다간 나중에 더 심하게 퍼지니까, 차근차근 제 페이스대로 올려보려고 합니다.
「……오카베 요리츠나(岡部頼綱)는 항복권고를 거절.
스스로 호위대(旗本衆)를 이끌고 토벌하러 나왔으므로, 우리 쪽에서는 이를 요격――」
「이나와시로(猪苗代) 호수 상공에서 격렬한 전투가 일어났지만, 2시간 후에는 적기를 거의 섬멸, 제공권의 장악에 성공했습니다.
거의 동시에 지상의 반란부대가 항복을 선언」
사사가와 공방(篠川公方) 용군 중장(竜軍中將)
오오토리 시시쿠(大鳥獅子吼)
「주모자 오카베 요리츠나는 전사, 적남 쥬우베 요리요시(十兵衛頼良)는 관에 불을 지르고 할복.
오오무라 겐신(大村玄信), 타카노 키사부로(高野喜三郎)도 전사하였고, 오카베의 차남 로쿠요마루(六曜丸)는 도주 중인 것을 포살(捕殺)」
「그 외, 주요했던 자들은 모두 전사, 포박, 투항 중 어느 하나의 운명을 더듬었습니다.
오카베 일당은 괴멸했다고 단정해도 좋을까 합니다」
육위대장령(六衛大将領) 정3위(正三位) 원수 용군대장(元帥竜軍大将)
아시카가 모리우지(足利護氏)
「……반란에 가담하여, 물자나 병력을 제공한 도시나 마을이 몇 개인가 있었을테지.
그것은 어떻게했지」
「평소대로.
주민은 모두 처형, 가옥은 깡그리 불태워서, 아무것도 남지 않은 황무지로 만들었습니다」
「좋아.
수고했다」
「옛!」
「요리츠나 놈……
오랜 세월, 나에게 공공연히 면종복배(面従腹背)의 자세를 보였던 미운 녀석이지만, 이렇게 목과 대면하고보면 이상한 감개가 있다」
「이 녀석의 독설을 이제 들을 수 없다고 생각하면……후후, 이상할 정도로 쓸쓸함이 느껴지는군.
생각해보면 녀석의 독설, 저것은 저것대로 제법 괜찮은 일흥이었다」
「핫핫핫!
공도 변덕스러운 말씀을 하시는군요」
코가 공방(古河公方) 용군 중장(竜軍中將)
유사 도우신(遊佐童心)
「요전날까지는 일이 있을 때마다, 오카베의 머리를 가지고 와라, 녀석의 머리를 개한테 먹일 때까지는 잘 수도 없다며, 거듭 말씀하셨으니.
이 사람은 귀에 못이 박혔습니다」
「그런데 막상 죽고 보면, 이리 말씀하시니.
어허 참, 곤란한 분입니다!」
「그리 말하지 말게, 도우신 스님(童心坊).
나라도 알고 있어……눈 위의 혹이 떨어져서, 마음에 여유가 나왔으니 이러한 생각도 떠오르는 거다. 옛날은 생각지도 않은 것을」
「살아있으면 죽음을 바라고, 죽음에 이르면 생을 바란다……정말로, 스님에게 들을 것도 없지.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은 정말로 제멋대로인 것이야. 어디까지 가도 만족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
「그래서야 말로, 사람은 만족을 추구해 발버둥을 쳐, 스스로를 높혀온 것이오.
만족한 인간은 목석이나 마찬가지, 깨달음의 경지이지만, 세상의 도움이 된다고는 아뢸 수 없소이다」
「공이 이렇게 인정이 깊어졌던 것은 나라의 경사.
이야, 제멋대로 말씀하시면 되오! 공은 부디 이후로도, 제멋대로 굴어주시구려!」
「……그건 무슨 설법입니까」
「도우신 스님에게는 당해낼 수 없구나.
훗훗훗……」
「뭐어, 어찌되었건」
오유미 공방(小弓公方) 용군 중장(竜軍中將)
이마가와 라이쵸우(今川雷蝶)
「이걸로 칸토우(関東) 근린에서부터 반막부 세력은 거의 일소되었다고 말할 수 있겠지요.
우선 축하드립니다, 아버님」
「음.
너도 수고했다」
「황공하신 말씀!
이번의 난에서는 그리 큰 공헌도 올리지 못했는데……」
「정말로 말이지.
네 녀석이 담당한 라인에서부터의 보급은, 결국 한번도 전선까지 닿지 않았다」
「앗……그건 어쩔 수 없었어!
도막파의 게릴라에게 철도가 폭파되어 버렸으니까!
그녀석들, 지난번에 실컷 두들겼으니까 이제 괜찮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바보인가?
그런 부류의 무리는 얼마든지 솟아 올라 온다. 이제 괜찮다, 라고 말할 일은 없다」
「당연한 경계를 게을리 한 네 녀석의 책임은 중대하다」
「으극……」
「배를 가르라고까지는 말하지 않지만, 그 요란스러운 머리를 밀어보는 것은 어떻지? 라이쵸우.
네 녀석의 그, 눈에 박히는 듯한 꼴볼견은 참기 어렵다고 전부터 생각하고 있었다」
「당신 싸움거는거지!? 이, 이 나의 아름다운 모습이, 꼬꼬꼬꼴볼견이라고!?
용서할 수 없어! 하극상으로 출세한 주제에! 그냥 끝난다고는 생각하지 않겠지!?」
「그냥 끝내주지 않아도 좋다.
네 녀석이라면 특별히, 비싼 지출을 각오할 필요도 없을 것 같군」
「언제라도 상관없다.
일전을 섞는 것이 바람이라면, 덤벼라」
「뭐, 뭐, 뭣……」
「자아자아, 라이쵸우 공.
우선은 진정하고. 자리에 앉읍시다」
「그렇지만 도우신 님!
지금 것을 들으셨겠지요, 아시카가가(家) 직계인 나에 대한 갖가지 폭언!
이것은 이미 반역이에요, 지금 당장 참형에――」
「정숙해라」
「아, 아버님……」
「나는 네가 활약하지 않았다고는 생각치 않아.
하지만 이번의 싸움, 공이 가장 큰 것은 스스로 수하의 병사를 인솔해 난을 진압한 시시쿠다. 다소의 방언은 수용해라」
「그렇지 않으면 너의 기량이 거론될 거다」
「……네, 넷」
「흥……」
「큭……」
「시시쿠. 너도 삼가해라.
전부 나에 대한 충의로부터 나온 말인 것은 알지만, 얼핏 보기엔 교만으로도 비친다」
「그러면 너의 손해가 될 거다」
「옛.
명심하겠습니다」
「핫핫핫. 뭐, 젊은이들은 이 정도로 기운찬 편이 좋지요.
티격태격하는 것도 아주 좋소. 입장상 항상 중재역이 되지 않으면 안 되는 공에게는, 상당히 고생스러운 일이겠소만」
「……」
「그렇다고나 할까」
호리고에 공방(堀越公方) 용군중장(竜軍中將)
아시카가 챠챠마루(足利茶々丸)
「제법 나쁜 방향으로 개성이 너무 강한 일가를 정리하는 고생꾼 아빠란 느낌인듯한~. 아니, 딱 그건가?
할아버님도 정말로 고생이구나」
「당신이 말하지 맛!
아버님에게 항상 가장 폐를 끼치고 있는 것은 어떻게 생각해도 당신이잖아!?」
「에~. 내, 뭔가 했나?」
「……아무것도 하지 않았지. 라이쵸우 이상으로.
네 녀석, 결국 마지막까지 병사도 물자도 넘길 기색마저 보이지 않았지만……도대체 무슨 작정이냐?」
「아~무~것~도.
내의 본진이 어디인지 알고 있을텐데. 이즈 반도에서 칸토우를 중앙돌파해서 아이즈(会津)까지 보내라는 거? 억지 부리지마」
「철도는 안돼, 공로(空路)도 해로(海路)도 기상이 나빠서 안 된다는 상황에선 수송을 할 수가 없으니.
불평이라면, 거기의 초롱아귀와 태풍 15호한테 말해. 내한테 말하지 마, 내한테」
「누눗……누가 초롱아귀야!?」
「네 녀석이다」
「그렇더라도 어떻게든 보내는 것이, 로쿠하라에 있어서 일군을 맡은 자의 의무인 것 정도, 말하지 않아도 알텐데. 챠챠마루.
실제로, 도우신 공은 차량운송으로 보내었다」
「내도 그렇게 하라고?
싫어, 귀찮게」
「상관없잖아, 가뿐히 정리되었고. 결과 올라잇이란 걸로. 봐주라」
「네 녀석……」
「아~ 화내지 마 화내지 마. 숨막히게 더우니까.
애초에 시시쿠. 내라도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것이 아니야」
「거짓말 하지마라.
전선에도 병참에도 공헌하지 않았던 네 녀석이 무엇을 했다는 거냐」
「선전공작」
「……하?
뭐야, 그거」
「야마토 남북신문에 사설을 게재하게 했어.
내가 쓴 걸 사원의 이름으로. 너무 세간의 반감을 사는 것도 그렇고. 이번 건에 대해서 조금 옹호를 말이야」
「호오, 호오.
챠챠마루 공, 그건 어떠한?」
「이런 거지~」
『우정의 학살』
아이즈 이나와시로(会津 猪苗代)에서 발발한 오카베 요리츠나의 반란은 일족, 가신의 몰살이라는 결말을 맞이했다. 국가에 대한 반역인 이상 어쩔 수 없는 처치라고는 해도, 처참한 최후를 맞이한 사람들의 괴로움을 생각하면, 비탄의 정감을 억누를 길이 없다.
세간에서는 로쿠하라에 대한 분노와 불만을 더해가는 풍조도 있는 듯 하다. 하지만 조금 기다렸으면 좋겠다. 국가를 미워해서 무엇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일까. 여기선 오히려, 우리 국민을 지키는 통치조직인 막부가 어째서, 굳이 그러한 행위를 하기에 이르렀는지를 생각하고 이해해, 향후는 그들에게 그리 당하지 않도록, 참을 것은 참고서, 새로이 평화관계를 쌓기 위해 노력해야하는 것이 아닌가.
그러면 이 오카베당 몰살 사건은 후세에 비극으로서가 아니라, 관민(官民)을 연결하는 계기가 된 『우정의 학살』로서, 행복한 시대의 시작으로서, 전해져 가는 것이 아닐까…….
그것이야말로 남겨진 사람들의 의무이며, 오카베 사람들의 고귀한 희생에 보답하는 길이라고, 나는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
「…………」
「어때.
이 교묘하기 짝이 없는 논점의 회피」
「어디가 말이냐!?」
「싸움 걸고 있는 걸로 밖에 안 보여!!」
「에~. 그런 게 아니야~.
봐봐」
「카하핫」
「웃기게 했고」
「도우신 공!」
「그렇다기보다 관계없겠지!?
당신 웃기려고 이걸 쓴 거야!?」
「힘만의 정치는 이제 끝났다.
지금부터는 엔터테인먼트의 시대다!」
「의미를 모르겠지만!」
「전언철회한다. 네 녀석은 역시 아무것도 하지 마라. 절대로 아무 것도 하지 마.
할 수 있다면 호흡도 하지 마라. 맥박도 멈춰라」
「할아버님~.
어른스럽지 못한 녀석들이 괴롭혀~」
「……뭐, 좋다」
「말씀입니다만, 전하. 전혀, 좋지 않습니다.
막부의 위신에도 관계됩니다」
「우선, 이 뇌가 모자란 거는 화성으로 유배시키고, 신문은 회수시킵시다. 아버님」
「되었다.
시시쿠, 라이쵸우. 챠챠마루가 하는 일에 너무 눈꼬리를 세우지 말거라」
「……분부시라면」
「세우지 마~」
「조용히 해」
「죽어버려, 당신」
「할아버님, 이 녀석들 명령위반이니까 죽여도 돼?」
「자아자아.
……그럼, 경기가 좋은 이야기의 다음에 죄송하오만. 경기가 좋지 않은 보고를 해도 좋을까요」
「음?」
「해파리가 대량 발생이라도 했어?」
「아니아니.
지난번, 이 사람의 관할구역에서 발생한 마을 전멸사건의 조사보고가 올라와서」
「……아아」
「경기가 좋지 않다는 것은, 예상대로라는 것이군요? 도우신 님」
「보기에 따라서는, 이것만큼 경기가 좋은 이야기도 그리 없소만.
생존자는 전무. 깨끗이 몰살. 남녀노소 일절 묻지 않고, 말할 수 없는 시체가 되었소」
「사건의 이상하기까지 한 특수성은 “은성호” 의 출현을 나타내고 있다고 보면 우선 틀림없을 것이외다」
「……은성호!」
「이걸로 몇건째야……」
「목격정보는?」
「이것도 또한, 예에 따라서……」
「없음, 인가」
「신뢰할 수 있는 것은 말이지요.
은의 유성을 보았다는 자도 부근 주민, 통행자들 중에 몇 사람이 있소이다만, 글쎄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서부터가 후에 붙은 망언일지」
「어쨌든 간에, 살육현장을 확실히 본 녀석은 없다~는 것이네~?」
「그러한 것이구려」
「정말로 바보 같은 이야기다……!」
「별로 바보 같은 건 아니겠지.
본 녀석은 전원 죽었다는 것 뿐인 이야기야」
「그것의, 어디가, 바보 같지 않은 거냐?」
「아하하. 그렇네~. 바보 같아~」
「……웃을 상황이 아니야」
「아니, 이제 웃을 수 밖에 없지.
누구라도 그렇게 생각한다구?」
「벌써 칸토우 전체에 퍼지고 있어. 무자 1개 중대가 은성호에게 전멸당했다~는 소문.
시민들 사이에서는 신빙성은 반신반의하던데서 진정되었지만」
「그게 실은 거짓말이고」
「사실은 1개 중대가 아니라 1개
웃는 것 말고 뭘 할 수 있다는 거야~?」
「…………」
「확실히.
50기 이상의 무자가 단 1기에게 몰살당했다, 인가……흥. 고대의 신화나, 아니면 광인의 망상에 밖에 있을 수 없는 이야기다」
「
어째서 그런 것이 현세에 나왔는지」
「그건 뭐하는 자인거야? 도대체……」
「――그것은 종말이며, 사멸이며, 잿더미도 남기지 않은 소실이다.
그대, 만지지 말라 보지 말라. 절멸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면……」
「뭐야, 그거」
「마태의 복음서, 별기(別記).
내려오는 마왕의 1절」
「……흐응……」
「거짓말이지만」
「거짓말이냐!?」
「풋. 믿었어요, 이 사람!
있구나~ 이런 녀석. 뭔가 적당히 그럴 듯한 거 말하면 통째로 받아들입니다. 그리고서 남한테 소문내다가 대망신을 당하는거지」
「죽인다……」
「자, 자」
「전하. 역시 이것은 중대한 사태.
현재의 대책반으로는 부족합니다. 규모를 확대하고, 우리 중 한 명을 책임자로 정해, 진지한 대응을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음……」
「산뜻이 무시하고 있지만, 저 녀석도 분명 한순간 믿었다구……?
잘되었네, 라이쵸우, 동료가 있어서」
「바보는 분명하지. 흥」
「도우신 스님.
시시쿠의 진언은 어떤가?」
「글쎄요.
언젠가 필요한 조치인 것은, 부정하지 않소이다만……」
「시기상조란 말씀이십니까」
「그렇소.
막부가 정체를 모르는 흉적을 상대로, 거기까지 힘을 쏟는다――는 것은 아마도 현 단계에서는……」
「불씨를 지피는가.
민중 속의 반막분자, 그리고 GHQ……」
「내외의 적에게 파고들 빈틈을 주게 된다……그것은 저라도 염려하지 않는게 아닙니다만.
“은성호”는 묵살하기에는 너무나 큰 재앙. 다소의 희생은 지불하더라도 짓이겨둬야 하는게 맞지 않겠습니까?」
「어느 쪽을 먼저 정리하는가, 라는 문제가 될까요.
하지만 시시쿠 공. 은성호의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은 우리에 한정되지 않은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외다」
「……」
「로쿠하라의 주적, 진주군도 적지않은 손해를 받고 있소. 그 점을 생각하면, 지금, 우리만이서 정면으로 성가신 일의 처리에 나서는 것은, 그리 수지가 맞지 않은 이야기라 말해야지 않을까요」
「……과연」
「그렇지만 도우신 님.
GHQ의 손으로도 감당할 수 없는 은성호를 로쿠하라의 손으로 때려잡으면, 막부야말로 야마토를 통치하는 힘을 갖고 있다는 더없는
「하지만 그것은 그것대로 또 난점이 있소.
효과가 옅으면 헛수고. 크면 컸던대로 진주군의 엉덩이에 불을 붙이는 결과가 될 것이오」
「야마토
은성호 대책으로 피폐해졌을때 GHQ의 대군을 맞이한다……그것은 상당히 오싹하지 않겠소」
「…………」
「좋다. 도우신 스님의 견해를 받아들이기로 하지.
은성호 문제에 대해서는 현재의 체제로 임한다. 머지않아 대응부서의 확충은 시행하지만, 그것은 예의 지배가 완전한 것이 된 후의 과제로 하자」
「옛……」
「분부대로」
「아버님의 말씀대로」
「……불만인가? 시시쿠」
「아니요, 결코.
단지 한 점……어찌해도 마음에 걸리는 일이 있습니다」
「말해봐라」
「……은성호라는 자, 한번도 칸토우 방공권의
그런 이상, 그 놈은 칸토우 밖에서부터 온 것은
「저공기항(低空騎航)으로 금탐을 속이고 있다는 가능성은……없겠네.
그랬다면 육안으로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도 이상하고」
「칸토우의 어딘가에서 출현해서, 어디론가로 돌아가는 거지. ……레이더가 칸토우의 가장자리만이 아니라 전역을 커버하고 있었다면, 이야기는 간단했었지만~」
「그것은 인원과 경비가 좀 드는구려. 금탐 자체를 개량해 성능의 향상을 도모하지 않고서는, 상당히…….
현 상태로서는 요소요소에 배치하는 걸로 힘껏이오」
「확실히, 칸토우 전역을 면밀히 감시하는 금탐이 있으면 일은 편하게 정리되었지.
하지만 그런 것이 없더라도, 본래, 일은 벌써 결착이 나지 않으면 이상한 거다」
「왜냐하면 무자는
――전하. 제가 어찌해도 납득이 가지 않는 것은, 그 점」
「음……」
「범행현장으로부터 녀석이 날아오르는 것을 보았다는 보고는 과거에 수 건 있습니다.
하지만 착륙현장이 목격되었던 것은 한번도 없습니다. 이것은 참으로 기괴한 이야기」
「……흐음.
무자가 착륙할 때에 일어나는 폭음과 연기의 궤적은, 상당히 떨어진 장소로부터도 확인할 수 있을 터.
그런데도 불구하고……인가」
「외딴 산속에 내리고 있을 뿐인 거 아니야?」
「이 칸토우에 『외딴 산속』이 얼마나 있지?
물론, 있기는 있지. 그런 장소는 이미 대책반이 중점적으로 조사가 끝난 상태다」
「성과는 없음.
어떤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다」
「……」
「도우신 스님. 어찌 생각하지?」
「알 수 없구려. 확실히 시시쿠 공의 말씀도 지당하고, 매우 의심스럽소…….
그렇지만 상대는 상식 밖의 괴물. 당연한 기준으로 재어선 안 될지도 모르오」
「음……」
「그럴까나~.
의외로 단순한 이야기 아니야?」
「당신은 이제 조용히하고 있어」
「네에~」
「……」
「아니, 기다려.
챠챠마루, 말하고 싶은게 있다면 말해라」
「괜찮아?」
「아아」
「시간의 낭비인데……」
「응~. 부정할 수 없는게 괴로워.
아니, 정말 단순한 의견이지만」
「단순히 은성호는 무자가 착륙해도 이상하지 않은 장소에 내리고 있는 것 뿐인게 아니야?」
「……하아?」
「나무를 숨기려면 숲 속에~려나.
그러면 누구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아」
「……저기 말이야」
「당신 말이야…….
그런 장소, 이 보타락성(普陀楽城)과 칸토우 4군의 주둔기지――즉, 우리들의 공방부(公方府) 정도 밖에 없을텐데!」
「그~렇~겠~네~?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
「………………」
「…………뭐라고?」
「…………에?」
「아핫~」
「자, 잠깐……잠깐 기다려!
당신, 그러면 마치, 이 다섯명 중의……누군가가…………」
「…………」
「……호오, 호오……」
「바바, 바보 같아!
애초에 그런 거, 뭘 위해서……」
「……챠챠마루.
네 녀석, 지금의 발언은……무언가 근거가 있나」
「우움.
카스테라 맛있다」
「들어라!」
「……이 성인가, 우리들 4공방의 본진인가.
그것도 아니라면」
「응~응……」
「역시 카스테라는 문명당(文命堂) 뿐이야……」
「……먹던가 말하던가 어느 쪽만 해라」
「그러면 먹는데」
「말해라!」
「GHQ인거 아니야?」
「…………」
「……흠. 과연.
요코하마(横浜)의 진주군 총사령부도 용기병의 출입은 격해졌으니까」
「그 속에 은성호가 섞여들었다 해도, 얼핏 보기에는 어떤 위화감도 없구려……」
「그것보다~, GHQ가 흑막이라면, 원래의 은성호는 칸토우 내에서 이착륙하고 있을 거라는 전제 자체가 무의미해져 버릴지도」
「은성호 사건이라는게 실은, GHQ의 신병기 실험이었다거나?」
「……
그렇다고 한다면 “은성호”의 거점은 배의 위겠군. 그 쪽이 은닉성이 높다」
「태평양 함대로부터 방공권의 레이더를 기만하면서 날아서 오는, 연맹군의 최신형 용기병이라는 거네……. 그렇지만 챠챠마루」
「옙」
「진주군도 은성호의 피해는 받고 있잖아.
그것은 어떻게 설명할거지」
「……하아?
당신, 뭘 어리숙한 체하고 있습니까아?」
「뭐, 뭐라……?」
「의혹을 딴 데로 돌리기 위해 피해자를 가장하다니, 초보 중의 초보적 음모잖아~.
우리도 태연히 할테지? 그 정도」
「……」
「핫. 과연.
가족을 죽이고 상속권을 빼앗은 자는 말하는 것이 달라」
「네가 그런 말할 자격이 있냐.
……게다가 말이야.
「하찮은 병사 2백이나 3백, 버림수로 써도 아프지도 가렵지도 낯간지럽지도 않겠지.
고작 그 정도의 희생으로, 신병기의 실험과 치안의 악화――막부의 통치력 감퇴를 꾀할 수 있어」
「녀석들 입장에선, 너무 싸서 웃음이 멈추지 않을 정도로 괜찮은 쇼핑 아니야~?」
「……그렇……구나.
확실히…………」
「일리가 있어.
현 단계에서는 결국, 추측에 지나지 않지만……」
「저기~.
이제 카스테라 먹어도 돼?」
「멋대로 해라.
……전하. 어쩌시렵니까」
「지금 챠챠마루 공의 이야기, 명확한 근거는 빠져있다고 해도, 상당히 납득할 수 있는 부분이 많소이다.
만약 사실이라면, 방치해서는 위험……」
「아니.
방침에 변경은 없다」
「가령 모든게 진주군의 음모였다고 해도, 아니, 그렇다면 더더욱, 가장 먼저 대처해야 하는 것은 GHQ 본체. 손끝의 움직임에 붙잡혀서는 대국을 잃는다」
「GHQ라는 근간을 잡으면, 가지와 잎은 바로 시들겠지.
잊지 말아라. 우리의 적은 요코하마에 있다. 숙원은 단 하나――――」
「
로쿠하라를 위해서!」
우물우물」
언제까지 카스테라 먹고 있어!」
그래서 이야기를 바꾸지만」
장소의 분위기를 흐트러뜨리지 말도록 해. 사람의 이야기는 제대로 들어」
최근, 시가지에서 조금 소문이 난 일이 있어서」
알고 있어?」
그것은 도대체?」
정의를 내걸고 싸우는
그 녀석이 뭘 하고 있다는 거지?」
히어로라는 건 그런 거고」
「우리들 로쿠하라.
그리고 예의
어디까지나 소문이지만」
그런 보고는, 」
사고사로 처리된 용기병의 사망사건 중에는, 의심스러운 점이 많은 것도 있다」
그 붉은 무자란게 실재한다면, 그 쪽의 희생자도 포함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조금 전에 보고한, 예의 전멸한 마을의 대관이……그 영웅님의 칼날에 걸렸을지도 모르오」
마을이 괴멸하기 전날의 일입니다만……」
아무리 그래도 반역을 호소하는 통보에 대해서, 그런 건 조금 실수라고 해야하는 것이」
조금은 자신의 입장이란 것을 분별하고 조용히 있어라!」
다만 변명을 해 두자면, 듣고 흘려버린 이유는 달리 있소」
무인으로서는 쓸만한 남자였지만」
그렇다고는 해도 방법이 있을텐데」
어쨌든, 그렇게 조금 이상한 놈이라는 것은 모두 알고 있었으므로, 코가에서는 아무도 보고를 진실로 받아들이지 않았을 따름이오」
하지만……도우신 스님?」
게다가……」
우리들 이상으로 녀석이 음울해서 견딜 수 없는 것은 GHQ. 놈들이 처리해 줄 것이외다」
다만, 이러한 소문이 퍼진 배경, 시민 사이의 영웅원망(願望)이 높아진 것에는 약간 위구심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의 상황에서는 민중에 대한 억압을 느슨히 할 수도 없소만……」
오히려 가마쿠라 오방 등의 경찰체제를 강화, 불온분자의 적발을 보다 철저히 해나가야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라이쵸우, 신속히 준비해라. 우마야슈(厩衆)에게도 명령을 내려두거라.
겉과 뒤의 양면에서 제어하는 거다」
할아버님~, 슬슬 끝내지 않을래?」
그 밖에 의제가 없다면, 오늘의 평의(評議)는 이것까지로 하겠다만……」
시시쿠 공, 예의 건에 대해서는?」
그래~ 야아, 그런 거 말했었지」
후일, 다시」
그렇지 않으면 뭐야? 역시 기분이 바뀌었어? 하나에(花枝)와 결혼해서 본가를 빼앗을 기분이 든 거?」
그렇게, 노려보지 않아도 되잖아!」
뭔가 나쁜 일이라도 있었던 것 같네~?」
자세히는 모르겠다만, 형편이 좋지 못하다면 굳이 묻지 않겠다」
황송합니다」
물러나도 좋다」
할아버님~, 토키오(時王)는 건강해?」
전하의 적손, 토키오마루(時王丸) 군은 이미 원복(元服 : 성년식)하셔서, 시로 쿠니우지(四郎邦氏)라 칭하고 계신다」
원복했건 할복했건, 토키오는 토키오이고~」
시시쿠.
시로에게 있어 챠챠마루는 누나와 같은 것」
최근 그다지 만나지 못했다고 쓸쓸해하고 있었다. 좋다면 얼굴을 내밀어주지 않겠나」
다음 대의 대장령(大将領)에게 아첨을 떨어두는 것도 나쁘지 않지」
너무 응석부리게 하지는 말거라.
부모를 빨리 여읜 불쌍한 아이이지만, 훌륭하게 자라주지 않으면 곤란하니」
「……흐음」
제3편 역습기(逆襲騎)
구치소의 하루는 지루함에 의해 지배된다.
이미 형이 확정된 자를 위한 시설인 형무소와는 달리, 구치소에 수용되는 것은 미결수와 미결수 취급의 사형수(그들에게 주어질 형벌은 최후의 죽음 뿐이지, 다른 것은 없다)이므로, 강제노동은 행해지지 않는다.
규정상으로는 지원하면 노역에 오르는 것도 가능하지만, 이 칸토우 구치소는 그 체제가 갖추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요망에 응하는 것은 불가능――이란 것이었다.
간수로부터 그렇게 들었다.
밖으로 나가 몸을 움직일 수 있는 것은 하루에 30분 뿐.
다른 시간은 전부 독박 안에서 조용히 보내지 않으면 안 된다.
독서나 기록은 가능하지만, 제한이 붙는다.
긴 하루를 떼우는 것은 무리이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오로지 자면서 보내던지, 혹은――탐면(貪眠)에 의한 심신기능의 저하를 수용할 수 없다면――2다다미 가량의 공간에서 허용되는 한 운동을 할 수 밖에 없다.
화려한 소리를 내는 행위는 당연히 인정되지 않는다.
기구를 사용하는 운동도 물론――비록 옥실(獄室) 안에 있는 물건으로 임시변통한다고 해도, 건포마찰마저, 간수에게 있어선 교살(絞殺)의 준비로 보인다.
휘두르기 등은 논외. 체술의 형(形) 등도 간수의 거칠어진 신경을 쓸데없이 자극할 뿐이다.
결국, 할 수 있는 것은 팔굽혀 펴기, 복근, 배근이라는 스탠다드한 근육 트레이닝 종류에 한정된다.
즉,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것도 그것이었다.
<철컹>
간수 : 「미결수 048호」
「네」
간수 : 「사정청취를 위해서, 너를 일시적으로 가마쿠라서로 이송한다는 통지가 있었다.
마중의 차는 이미 와 있다.
10분 이내에 준비를 해라」
「알겠습니다」
간수 : 「……그나저나, 너」
「무엇일까요」
간수 : 「지금, 뭐하고 있었어?」
「팔굽혀 펴기입니다」
간수 : 「……그런가.
팔굽혀 펴기인가」
「네」
간수 : 「너, 출신은?」
「나가사키(長崎)입니다」
간수 : 「나는 아키타(秋田)다」
「키리탄포(아키타 지방 전통요리)가 맛있다던가요」
간수 : 「나가사키는, 짬뽕이구나」
「예」
간수 : 「……나의 고향에서는, 팔굽혀 펴기라는 건, 양 손과 양 다리를 지면에 붙여서 하는 것이었다」
「대개는 그렇겠지요」
간수 : 「다리를 띄우고서 하는 팔굽혀 펴기라는 것은 처음 봤다」
「저도, 타인이 하는 것은 그리 본 기억이 없습니다」
간수 : 「힘들지 않은 건가?」
「힘들어서 몸서리가 납니다」
간수 : 「…………그런가.
안심했어」
「그것은 다행입니다」
간수 : 「준비를 해 줘」
「네」
틀림없는 것이로군」
「네.
그 마을은 은성호가 멸했습니다」
탁상의 차사발을 든다.
코를 간질이는 희미한 향기는, 엔슈(遠州)에서 난 신차의 그것이었다. 색을 보면 싸구려라 알 수 있지만, 품질은 나쁘지 않다.
수면이 입술에 닿는 정도로 사발을 기울여, 혀끝을 적신다.
「무라마사도 같은 견해입니다. 그렇다기보다……
단 한 사람도 달아나지 못했던, 문자 그대로
「그 말대로구나.
예를 들면 군사용어로 전멸이라 말할 땐, 부대가 기능을 완전히 잃을 정도의 손해를 받은 상태를 가리킨다. 비율로 3할에서 4할 정도」
「전멸이라고 해도 6할은 무사히 살아 있다. 그것이 상식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전쟁이 아니므로.
가해자와 피해자의 사이에, 전투라는 미지근한 유희 같은 교섭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단순한 천재지변입니다.
연안의 마을을 덮치는 대해일입니다.
산기슭의 마을을 덮치는 대분화입니다.
생존 따윈 허락할 리가 없습니다」
사실을 사실로서 단언한다.
반박은 없었다.
넓은 것도 아닌 실내의 동쪽 벽에 그림이 한 폭 장식되어 있다. 뽕나무를 재배하는 모습을 그린, 극히 평범한 풍경화다. 기술적으로도 볼 점은 특별히 없겠지.
하지만 좋고 나쁨을 묻는다면, 취향이었다.
저명인의 작품은 아니다. 아니, 화가가 그린 것마저 아니다. 그것은 이 방의 소유주의 자필이었다.
범용한 작품이기에 더더욱이라고 말해야 할까, 보는 이를 진정시키는 듯한 정취가 있다. ……편애일지도 모르지만.
그런 그림만이, 이 방에서 유일하게 장식품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이었다.
나머지는 실용 본위의 가구와 많은 자료류, 무미건조한 여러가지 것이 있을 뿐이다.
가마쿠라시의 치안을 맡는――맡아야 했을――경찰서 수장의 자리치고는 쓸쓸한 풍취라고 할 수 있었다.
좀 더 짓궂은 표현력을 구사한다면,
혹은
현실적인 서장실의 현실적인 경찰서장은, 테이블의 나뭇결을 보고 있던 시선을 돌려, 다시 이쪽을 바라보고 있다.
「“알”의 부화는 저지했구나」
「네.
로쿠하라 대관 나가사카 우쿄와 그 용병 후우마 코타로가 기생체인 것을 확인, 두 명을 살해했습니다」
「현 상황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그 점이다.
그런 것이
「수고했구나」
「아니요.
괴로워한 것은 결코, 제가 아니니까」
「………….
은성호에 관해 정보는 얻을 수 있었나?」
「나가사카 우쿄로부터는 아무것도.
후우마 코타로의 쪽은
「그런가.
그것은 어딘가에서, 누군가가,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면, 이치에 맞지 않습니다」
「실종자 취급으로 전국에 수색을 수배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전혀 걸리지 않으니까 말이야.
경찰력의 부족도 있겠지만……」
「이미 2년이나 되었다.
지원자가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정말로. 하지만 목적을 전혀 모르겠습니다.
누구라도 해하는 살육자에게, 누가 어째서 손을 빌려주는 것인가」
「그래. 이치가 맞지 않지?
……그리고 세상 속엔 근거가 없는 이야기가 그런 것치고는 횡행하고 있으니까 곤란해」
「그렇다면 논리적 추측만에 의해서 진실에 가까워지는 것은 어렵다는 것이 됩니다」
「그 말대로다.
안락의자에 앉은 탐정 기분을 내고 있어도 아무것도 되지 않아」
「결정적인 정보가 필요하다.
미안하지만 잘 부탁한다, 카게아키」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만. 그것과는 별건으로 한 가지, 신경 쓰이는 일이」
「뭐지?」
「후우마 코타로에게 검주를 제공한 남자입니다.
이름은 소리마치 이치조. 로쿠하라의 노기야마파에 속했고, 한편 GHQ의 끄나풀이기도 합니다」
「아아……」
「제가 들은 이야기를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이라는 전제입니다만――후우마는 GHQ에 빼앗긴 검주를 소리마치의 주선으로 되찾았습니다. 어째서, 그러한 행위가 용인되었는지」
「GHQ의 “검주 사냥” 정책의 성과는 당연히, 엄중하게 봉인되어 있을 터.
그렇지 않으면 수고와 시간을 들여서 검주를 사냥해 모은 의미가 없습니다」
「………….
이전의 교사, 스즈카와 료우부인가. 그도 출처불명의 검주를 가지고 있었구나」
「네.
관련성이 의심됩니다」
「너는 어떻게 생각하지?」
「……타당한 추론을 한다면.
GHQ의 야마토에 대한 무관심이 진주군의 기강을 헤이하게 만들어, 물자의 부정유출을 안이하게 행하고 있다――라는 바이겠지요」
「그 추론에 대한 자기채점은?」
「불가」
「어째서?」
「GHQ는 야마토에 무관심합니까?」
「아니지.
……그래. 그러한 것이구나」
「이 건에 대해서는 이미 추측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내일 이야기하자. 어차피 화제가 된다……이런 이야기는 몇번이나 입에 담고 싶지 않다」
「내일?」
「오늘은 나의 사택에서 쉬어 두거라. 구치소에는 돌아가지 않아도 좋다.
내일, 일이 끝난 다음에 함께 해주길 바라는 곳이 있다」
「어디로」
「하치만궁(八幡宮)이다.
친왕(親王 : 적출의 황자, 황손의 칭호) 전하가 너를 만나고 싶어하고 계신다」
「…………」
「그것은 또, 어째서」
「네가 생각하고 있는 이상으로, 전하는 너를 염려하고 계신다.
전하는 많은 국민을 해하는 은성호 사건을 자기 일처럼 생각하고 있으신거다」
「너에게 거시는 기대도 크다.
한 번 친히 말을 나누고 싶다며, 실은 전전부터 분부이셨다」
「하지만.
피로 더럽혀진 몸을 황족의 어전에는――」
「그런 사소한 것에 구애되시는 전하가 아니다」
「사소한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사직(社稷)을 맡는 자는 부정을 멀리해야 합니다」
「뭐, 그리 말하지 마라.
요컨대 전하는 실제적인 분인 거야. 사건의 실정을 알기 위해서 현장 사람의 목소리를 듣고 싶다고 바라고 계신다. 그렇다면 너 밖에 없어」
「그것 뿐이다. 그러니까 별로, 붙임성 있게 굴 필요도 없다.
사건에 대해서 전하의 하문에 답하면 끝이다」
「약 1시간 정도의 인내다. 참고 함께해라」
「……알겠습니다」
부득이하게 수긍한다.
기분이 무거운 이야기지만, 그렇게 들어서는 방법이 없다.
――하치만궁의 친왕.
황실의 별종이라는 뜬소문은 이제까지라도 귀로 듣고 있었지만, 아무래도 소문대로 혹은 소문 이상의 인물인 듯하다.
옥수(獄囚)를 만나고 싶어하는 귀인 따윈 들은 적도 없다.
……너무 꼬치꼬치 이것저것 묻지 않았으면 좋겠다만.
이미 김이 일지 않는 차사발을 들이킨다.
온기를 잃은 차는 대단히 씁쓸했다.
직원용의 통용문을 통해 가마쿠라서의 밖으로.
대로로 나온다.
서장은 일부러 배웅을 해 주었다. 두터운 정은 고맙지만, 남의 눈을 생각해서 걱정도 든다.
경찰서장이 구치수를 배웅하고 있으니까 이상한 구도이다.
그렇다곤 해도 서장은 경찰의 제목 차림이지만, 이쪽이 구치소의 죄수복을 입고 있는 것은 아니다.
쓸데없는 걱정이라고는 알고 있었다.
「아무 일도 없다면, 내일은 저녁 전에 사택에 돌아간다. 그때까지는 느긋하게 쉬고 있어라」
「네.
서재를 사용해도 상관없습니까」
「좋을대로 해라.
……아아, 그러고 보니
「그것은 관심이 있습니다. 오늘 밤이라도 읽어두지요.
그럼」
「아아――
응?」
서장의 시선이 문득, 헤엄친다.
나의 후방, 비스듬히 우측으로.
이끌려 쫓는다.
사람 그림자가 있다.
콘크리트 담벼락에 등을 맡기고, 이쪽을 고개 숙인 곁눈질로 엿보고 있다.
일견, 아무 신경도 쓰지 않는 듯한 거동. 하지만 기실, 안구의 안쪽은 격렬한 의지의 빛이 있었다.
내가 아는 한, 그녀가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뇌리에 강하게 기억된 얼굴이었다.
성명을 떠올리는데 어떤 고생도 필요없다.
「…………」
「…………」
「아는 사이인가?」
「예…….
어째서 여기에?」
「이치죠 아야네 씨」
「반대야!!」
「…………실례」
내 쪽도 자개소개가 필요한가?」
위로 소장 각하로부터는 대략적인 정도로 밖에 듣지 못했으므로」
게다가 정력이 두발(頭髪)로는 돌지 않는 그 각하님, 정말로 대략적인 이야기 밖에 하지 않았을 거고」
사요?」
그래서 중위는 뭐라고 대답했지?」
나는 중위라면 괜찮은 수준까지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만. 반도의 벽촌에서 젖소와 함께 끌려 온 바이킹의 자손 따위 보다 훨씬 매력적이다」
크라이브 캐논이다. 참모 제2부에서 자료관리과장을 맡고 있다. 하지만 과장이라고는 부르지 마라. 말의 울림이 아무래도 피부에 맞지 않는다」
그리고 이쪽은 나의 서포트」
직무에 관련된 보고는 주로 나에게 받게 된다. 얼굴을 맞댈 기회도 많아지겠지」
부디 좋은 지도를. 가겟트 소령」
오오토리 중위. 나는 잘 해나가자고 말했었지, 사이 좋게 지내자고 한 것은 아니다」
이것은 실례를 범했습니다」
너무 신경쓰지 말아주게, 중위」
나중에 손을 씻으러 갈 수고를 줄였는 걸요」
이대로 조금 기다리고 있어주게. 위로 영감에게 사이판으로의 전속원서를 내고 오겠다」
레이디? 이 자료관리과에 대해서도 간단히 해설하는 편이 좋을까나」
어렸을 때에 무심코 중령을 생으로 먹고 배탈난 적이라도 있는가?」
요전날까지 중령이라 부르고 있던 인물에게 조금 물려있던 기분이었던 것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들었나, 중위? 실은 자네를 뒤따라서 녀석도 민정국에서 자리를 잃었지만」
틀림없이 됨됨이가 나쁜 순찰관을 경질한 공적으로 승진이라고 되었을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지금 쯤은 요코스카(横須賀)의 항만기지에서 새로운 의자를 아프게 하고 있겠지」
영전(栄転)의 이유는 무엇일까요?」
건축기업, 밀수업자, 막부의 관리라는 패거리로부터 잔돈을 받아 편의를 꾀해주는 부업에, 대단한 열의를 갖고 힘쓰고 있었던 것 같다」
지나치게 부지런한 것이 화근이 되었다니 딱한 일」
녀석의 덕분에 당분간은 부업을 삼가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다」
이야기가 벗어났다」
제가 생각하기에, 아마도――」
자네와 같이 우수한 인재를 본 것은 처음이다」
이야기의 고리에 참가하자구」
딱 하나가 빠져 있다」
그 수집의 쪽이 실은 메인의 업무가 된다.
오피스에 언제나 사람이 없는 것은 그 탓이다」
「과의 이름을 붙일 때 위로 소장 각하는 이 수집이라는 요소의 가미를 잊은 듯 하구나. 덕분에 실정을 모르는 외부로부터는 창가(한직이라고 비꼰 것. 일이 주어지지 않은 채로 하릴없이 창가에 앉아있는 것)라는 비방이다. 정말이지, 민폐야」
그래서 마타 하리로군요」
미안하지만, 오오토리 중위, 자네도 그 기풍을 따라줘야겠다. 팀 워크다. 따르지 않을 경우는 그렇구나. 되도록 빨리 말했으면 한다」
실은 필요한 신청서류는 이미 준비되어 있지만. 그럼? 나는 이것을 어떻게 하면 되지?」
그렇지만 부디 염려마시길. 저도 고상함에 있어서는 최강이라 자부하고 있으니까」
어떤가, 가겟트 소령. 그녀라면 일류의 일처리를 해 준다고 생각할테지?」
소관에게는 약간의 의심이 있습니다」
그 점에 틀림은 없는가」
하지만 그건 중위에 대한 것이 아니다」
그리고 문제는 이미 정리되었다. 그럴테지? 그렇고 말고. 중위에게는 아무 문제도 없다」
야마토인으로서의 자네에게 묻는다」
「좋아. 아주 좋아.
그렇다면 대영연방의 제창으로 만들어진 국제통화공영연맹(国際統和共栄連盟), 나아가서는 그 예하에 있는 우리 GHQ와 야마토국은 양호한 관계를 쌓아올릴 수 있을 것이다」
중령님이 그렇게 말씀하신다면」
딱딱한 상관을 가진 것은 귀찮은 일이로구나, 중위?
나도 딱딱한 부하를 가지고 있으니까 잘 안다」
싫지는 않습니다만?」
하지만 나는, 귀관과 같은 부하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럼, 중위. 오늘은 이제 물러나도 좋다. 하지만 내일부터 조속히 임무에 들어가 줘야겠다」
어떠한 임무일까요」
하지만 개략은 이 자료에 적었다. 내일까지 읽어 둬라. 독파 후에는 군규(軍規)에 따라 처분할 것」
…………이쪽은?」
이상이다, 오오토리 대위」
<달칵>
그 야마토인을 신용할 수 있다고 진심으로 생각하십니까?」
하지만 이렇게 생각해 봐라, 죠지――그녀는 과연 어리석고 못났을까?」
황색인종다운 음습한 계산능력에는 뛰어나다고 생각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쓸데없이――」
그녀의 말을 기억하고 있나? 러시아의 곰보다는 영국 신사. 실제로 그것은 그와 같다.」
로쿠하라 막부에 이르러서는 문제 밖일텐데?」
그걸로 좋다고 해두지 않겠나. 다음은……그렇군」
그런 바다」
소령의 염려는 가슴에 두겠다」
그렇지 않나?」
그것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
알고 있을테지? 그녀가 프랑스에서 처형되었을 때의 죄상은 단순한 스파이가 아니다」
유럽사에 유명한 그 창녀는, 프랑스와 독일의 쌍방을 향해 다리를 벌리고 있었다」
2장까지 여러번 언급되었던 로쿠하라 막부와 GHQ의 면면이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들의 대화는 1~2장에서 언급된 국제 정세를 모르면 조금 이해하기 힘들지도 모르겠네요.
무라마사 세계관의 배경설정과 기본적인 용어를 올릴 필요가 있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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