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늦었습니다.
그래도 어찌저찌 겨우겨우 시작하겠네요.
지금부터 비축분을 팍팍 쌓아 보렵니다. 너무 오래끌면 안 되지요.
올해의 아이즈(会津)는 겨울의 방문이 늦다.
달력상으로는 이미 동계이다.
하지만 예년대로라면 상월(霜月)[각주:1]의 중순에는 내리기 시작할 눈이 사주(師走)[각주:2]에 접어들어도 아직 한번도 초목을 희게 물들이지 않았다. 집주인은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불운할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한다.
북국의 경치는, 역시 하얀 눈의 색채를 얻어서 빛나는 것일테니까.
저택내의 정원도 명문 오오토리가의 연고자임을 보이는 훌륭한 것이었지만, 어딘지 화룡정점이 빠진 정취임은 부정할 수 없다.
눈구름은, 아이즈 국경에서 제자리 걸음하고 있다.
하늘의 풍향 때문인지 바다의 조류 때문인지.
그렇지 않으면 땅을 기는 사람이 발하는 피비릿내나는 열 때문인지.
하얗지 않은 겨울은, 기온의 저하도 온화했다.
출생지는 남쪽, 자란 곳도 북쪽은 아닌 이 신체도, 얼어서 코타츠(炬燵)에 들어간 채로 움직이지 않게 되는 것은 아직 당분간 후의 이야기라고 느껴진다.
그 사이에,
――――무엇을 할까.
그것은, 나 혼자의 생각으로 결정할 일은 아니었다.
「손님」
「저녁식사는 끝내셨을까요」
「이것은 나가쿠라 노인.
점심이라면 조금 전에, 충분히」
「안주였던 그 감은 절품이었습니다.
부디 주방의 분에게 감사하다 전해주세요」
「후홋. 전하지요.
올해는 남아돌 정도로 감이 나왔으므로. 요리사도 실력을 발휘하는 보람이 있는 것 같습니다」
기분좋게 그렇게 말하고서, 노인은 하얀 이를 보였다.
확실히 마음씨 좋은 할아버지 같은 모습이다.
군대에 쫓기는 자를 태연하게 감추는 대담함은, 그 어디에서도 엿볼 수 없다.
만일에라도 적으로 돌렸다간, 성가신 정도로 끝나지 않을 사람이 틀림없었다.
「저것이 이름 높은 헌상감(献上柿).
미카도의 상찬을 대접받을 줄이야 영광스러울 따름입니다」
「마음에 들으셨다면, 밤에는 또 취향을 바꾸어서 내어오라고 말해둘까요.
그럼 손님」
「어느 쪽으로 가시겠습니까.
혹시 카나에 님의 방으로?」
「네. 그럴 생각이었습니다.
지장이 없다면, 문병을 허락받고 싶습니다」
「……그렇군요. 이제 괜찮겠지요.
하지만 조금 시간을 보내고 나서 하시지요」
「카나에 님은 아직, 점심식사를 끝마치지 않으신 것 같으니까」
「그렇습니까. ……확실히.
그럼, 추천받은대로 하겠습니다」
「몇번이나 쫓아낸 끝에 또 기다리게 만들어서, 죄송합니다」
「당치도 않습니다.
상대에게 페를 끼치는 문병은 문병이 아닙니다. 일일이 충고해주신 것, 감사하다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뇨아뇨아뇨.
그렇게 말씀하시면 송구스럽습니다……」
「뜰을 걷기로 하지요.
식사를 너무 서둘렀는지, 조금 위의 기분이 나쁘므로, 소화도 겸해서」
「……흐음.
그러고 보니, 상당히 빠르군요」
「가풍(家風)이실까요?」
「……아니요. 특별히는.
평상시는 이런 일은 없고……이번도 고의로 신속히 다 먹으려 마음먹은 것은 아닙니다만」
「그럼 무의식 중에.
전장의 마음가짐이 나타난 것일까요?」
「…………」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언제 어느 때, 적에게 습격당할지 모른다면, 식사에 한가로이 시간을 들이는 것 따윈 자살행위나 다름없으니까. 젓가락이 빨라지는 것은 당연하지요」
「하지만 염려하지 마시지요.
저희 집이 진주군 놈들에게 둘러싸이는 일은……당장은 우선 없을테니까」
「노인, 그것은」
「조금 전에 파수가 돌아와서요.
국경의 중요도로는, 시시쿠 놈의 군사로 개미가 기어나올 틈새도 없이 굳혀져 있다고 합니다」
「대군을 일으키지 않으면, 돌파는 할 수 없을 것이므로」
「…………」
「물론, 그러한 사태는 머지 않은 일이겠지만.
당분간은, 염려할 것 없습니다」
「네」
나가쿠라 노인의 말은 꼼짝없이, 나에게 여태까지의 경과를 되돌아보게 했다.
그렇다――머지 않아, 진주군은 이 아이즈로 쏟아져 들어온다.
그런 정세가 되어버렸다.
나와 오오토리 주종은 “단조뢰탄” 에 의한 진주군의 막부괴멸계획을 저지하기 위해서, 비행함에 침입하여――
그리고 실패했다.
시도가 허무하게, 단조뢰탄은 투하되었다.
하지만 작전주임인 캐논 중령으로서도, 계획대로였던 것은 거기까지에 지나지 않았던 것 같다.
폭풍은 비행함도 격렬하게 흔들었다.
계획상으로는 배의 안전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었음이 틀림없으니까, 어딘가에서 계산 밖의 요소가 연관되었겠지. 폭탄의 오작동인가――혹은 또 다른 요인인가.
막대한 손상을 입은 비행함은 불시착을 면할 수 없게 되고, 우리는 그 틈에 탈출을 해낼 수가 있었다.
그렇다곤 해도 그것만으로 방치해 줄 GHQ는 아니고, 캐논 중령이 아니다.
간신히 탈출한 뒤에는, 진주군으로부터 보내진 추격자와의 치열한 항쟁이 기다리고 있었다.
밤낮도 남의 눈도 돌아보지 않는 습격, 습격, 습격.
도주를 거듭하던 중, 오오토리 시시쿠의 군세가 어떠한 이유에 의해선지――사람을 통해 뢰탄에 대한 것을 통보해 두었다고 카나에 양에게서 나중에 들었다――폭탄의 피해를 면하고, 아이즈 사사가와로 귀환했다고 알곤, 진로를 그쪽으로 향했다.
국경을 넘어서 간신히, 사사가와군이 꺼려져 걸음이 느슨해진 추격자를 뿌리쳤다.
그리고서, 이곳――사요 시종의 친가, 나가쿠라가에 도착했던 거다.
……결과적으로.
내가 기피한, 야마토의 자립을 잃어버리는 사태는 실현되지 않았다.
폭탄은 떨어졌다.
하지만 4대공방의 일각인 오오토리 시시쿠가 죽지 않았고……게다가 그는 모리우지 사후의 아시카가 일족 계승자, 시로 쿠니우지를 구출해냈다. 이것은 이미 공표된 사실이다.
로쿠하라는 멸망하지 않았다. 사사가와 공방부는 관할구의 군과 함께 건재하고, 진주군에 대치할 자세를 보이고 있다.
진위는 아직 불명이지만, 보타락성의 생존자는 그 밖에도 존재하고, 그 대부분이 아이즈로 모이고 있다고도 전해진다.
그것이 사실이라면, 단조뢰탄은 캐논 중령들이 의도했을 정도의 실효를 보이지 못한 것이겠지.
따라서, 야마토 국민의 심리에 준 영향은 상당했을 것이 틀림없지만, 이것도 아직 결정적이긴 않다.
로쿠하라에 대하여 마침내 공격을 행하여, 큰 타격을 준 것에 대해서는 칭찬의 목소리도 적지 않지만, 그 진주군을 막부를 대신하는 지배자로 받아들일 토양까지 만들어졌다고는 도저히 말할 수 없었다.
만일 지금, GHQ가 그런 선언을 발표하면 반발의 목소리는 금새 야마토 전토에 소용돌이치겠지.
그렇게 되어선 모조리 도로아미타불이다.
그러니까.
진주군이――캐논 중령이 끝까지 야마토 지배를 고집한다면, 단조뢰탄 투하로는 거두지 못했던 전과를 보충할 수 밖에 없다.
가급적 신속하게 군을 전진시켜, 아이즈로 거처를 옮긴 로쿠하라를 토멸한다.
그럴 수 밖에 없다.
시간이 지체없이 흘러가는 한, 이미 확정되어 있는 거다.
이 아이즈 국이 전화(戦火)에 유린된다는 미래는.
[ESC]
「누구실까요?」
「실례. 미나토입니다.
대위님을 문병하고 싶어서 찾아 뵈었습니다」
「오오……이건!
좋을 때에!」
「부디 들어와 주세요.
아가씨, 미나토 님이 오셨어요!」
「……?」
방안에는 오오토리 대위가 누워 있었다.
그 뺨은 창백하여, 전혀 생기를 나타내는 색채가 없다.
와주셨군요……」
분명 한결같은 바람이 하늘에 통한 것이옵니다」
마지막으로……이렇게, 만나뵈어서」
방석을 내지요」
카게아키 님도, 사실은 아시는 거지요……?」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농담이……아닌 겁니까?」
「농담 같은 진실이므로……」
「저 정원수를 보아주세요, 카게아키 님」
「나무?
……저 낙엽수가, 뭔가 있습니까?」
「잎사귀가 한 장, 남아 있지요……?」
「네」
「3백년 이상이나 전에 신슈(信州)에서 고안되어, 타카토(高遠)의 영주인 마사유키 공이 아이즈 이봉(移封)[각주:3]과 함께 이 땅에 전했다던가요――」
<쿠쿵―!>
「……저 마지막 잎사귀가 떨어졌을 때……
분명, 저도 죽습니다……」
<쿠쿵―!>
「――그러므로, 신슈에도 완전히 같은 과자가 전통요리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설마――그러한 일이」
「세상은 참으로, 방심할 수 없는 것이옵니다」
「믿어주실 수 없는 것은 당연합니다만……
그래도……저는 알 수 있습니다……」
「저 허약한 한 장의 잎사귀는……
저의……생명 그 자체…………」
<휘이잉~>
「……앗」
「――――」
<휙! 휘릭!>
「…………」
「아아……당장이라도 떨어질 것 같아……」
「떨어질 것 같다고나할까 지금」
「자아, 미나토 님. 드셔 주세요」
「그럼 잘 먹겠습니다」
「……으음.
참으로, 독특한 풍미군요」
「홋홋홋.
무리를 하지 마시길, 차를 마셔주셔도 괜찮사옵니다. 진하게 타두었으니까」
「……아니요……
신중하게 맛보면, 의외로」
「아아, 카게아키 님……!
작별의 때가 와 버렸군요……」
「최후의 부탁을……들어주세요……」
「지금, 전광 같은 속도로 뜰로 뛰쳐나가 잎을 원래대로 하고서 다시 달려 돌아오시지 않았습니까? 대위님」
「후후……꿈결 같은 말씀을 하지 말아주세요……」
「미나토 님, 이미 지금의 아가씨는 그러한 격려의 말씀마저 괴롭사옵니다, 만두 추가분은 이쪽이옵니다, 아아 신은 어째서 아가씨에게 이러한 처사를……!」
「잘 먹겠습니다.
혀가 익숙해지니, 상당히 맛있군요……」
「부디――카게아키 님……!
그 만두……아니 저 잎사귀가 떨어져 버리기 전에, 저의 소원을……!」
<휘이잉~~>
「…………」
「아앗――이제 당장이라도!
나의 생명이……!」
「생명이!」
「전혀, 떨어질 것 같지 않습니다만」
「되돌릴 때, 카세인 접착제로 붙이셨으니까.
태풍이라도 오지 않는 한은 이대로겠지요」
「카게아키 님……부디 이런 저를 불쌍히 여겨 주셔요……」
「불쌍히 여긴다는건」
「사랑해주셔도 좋아요……
정말 약간의……정만으로……」
「……그렇지 않으면……카게아키 님의 가슴 속에는.
애정이……있으신 건가요?」
「애정」
「저를……사랑해 주시는 마음이……」
「없습니다」
「커부헉!!」
「아.
떨어졌네, 잎」
「차를 한잔 더 마셔도 괜찮을까요」
「부디」
<쪼로록>
「……음, 조금 지나치게 진했습니까」
「아니요, 상관없습니다」
「――――――――」
「핫!?」
「아아……카게아키 님!
이 불쌍한 여자의, 최후의 소원을……부디……!」
「거기까지 되돌아 갔군요」
「제가 무언가, 대위님을 위해서 해 드릴 수 있는 것이 있을까요」
「있습니다……
카게아키 님 밖에……할 수 없는 것이……」
「그것은, 어떠한」
「……부디, 들어도 웃지 말아주세요……」
「결코」
「임종의 때라곤 해도, 여자의 몸으로……
이런 것을 남성분에게 부탁하는 상스러움은……아앗, 송구스럽습니다」
「아가씨――용기를!」
「예!
……카게아키 님!」
「네」
「음, 튀김만두가 앞으로 2개만 남았군요.
미나토 님, 괜찮다면 먹어버려 주세요」
「감사합니다」
「저의 생명이 있는 동안에……!
그 만두가 떨어지기 전에……!」
「벌써 떨어졌어요, 아가씨」
「아니요,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부탁입니다……!」
「어라? 방금 전에 확실히」
「떨어진 것은」
「부디, 최후에, 카게아키 님의 손으로――」
「만두가――」
「잎사귀입니다」
「이 10전짜리 동전 3장, 세로로 겹쳐서 쌓아주세요」
「알겠습니다」
「해냈다―――――――――――――!?」
「굉장해―――――――――――――!!」
「이 기술은 수행했으니까」
「어째서!?」
「여동생이 특기였으므로, 무심코 경쟁해 버렸습니다」
「이상해요, 그 남매!?」
「덧붙여서 여동생은 10장 할 수 있습니다」
「초인이다!! 이길 수 있는 기분이 들지 않아!!」
「우선, 진정합시다, 아가씨.
차를 부디」
「잎사귀도 하나 남았습니다」
「예……먹을까요……」
타올로 얼굴을 닦고 있는 카나에 양을 보면서, 솔직한 감상을 입에 담는다.
화장을 떨어뜨리면, 그 아래의 피부는 건전한 피가 통하는 색을 보이고 있었다.
이젠 이불이 누워 있을 필요도 없는 모양이다.
사요 시종은 자리를 벗어나 있었다.
두 명이 되면 넓은 감을 부정할 수 없는 실내는 완전히 응접실의 양상이지, 병실다움은 편린도 볼 수 없었다.
약 냄새조차 맡을 수 없다.
그것은 즉, 늦어도 어젯밤경에는 카나에 양에 대한 치료행위의 필요가 소실했다는 것을 의미하리라.
……우선, 놀랄 만한 회복력이었다.
「원래 급소를 벗어났던 것은 알고 있었습니다만, 그렇다곤 해도」
「태어난 고향에 돌아왔기 때문,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별로 그만큼 향수를 느낀 것은 아닙니다만. 돌아와 보면, 역시 물이나 공기가 몸에 맞는 것은 느껴집니다」
「밥도 맛있고」
「과연.
확실히, 그러한 것은 크겠지요」
「내일에는 이제 원래대로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주 다행입니다만, 무리는 하지 마시길.
……여하튼 안도했습니다」
「면회사절이라고 들었을 때는 간담이 서늘해졌습니다만」
「그건 앓는 모습을 보여드려서 쓸데없는 걱정을 시킨다며, 제가 부탁해서 그렇게 조처하게 한 것이지만……. 잘 전해지지 않은 것 같아서」
「쓸데없는 걱정을 끼쳐 버렸습니다.
죄송합니다, 카게아키 님」
「……아니요. 대위.
사죄 따윈, 전혀 필요없습니다」
「애초에 대위님의 상처는 저의 불찰로 인한 것.
이쪽이야말로 거듭거듭 사과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
「하지만――」
[ES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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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강한다>
<착지>
<쿠웅――!>
「대위, 시종님」
「결과는 어떻게?」
「실수 없이.
적의 이동수단은 모두 파괴했습니다. 증원의 도착은 큰폭으로 지연할 터입니다」
「그럼, 지금 중에 나스(那須)에서 사사가와로 빠집시다」
「이 주변의 안전은?」
「공교롭지만 확보했다고는.
빨리 이동하는 편이 좋습니다」
「알겠습니다」
「――――」
「대위님?」
「엎드려요!」
<카게아키를 밀친다>
<타앙!>
「끅……!!」
「뭐――」
<철컥>
<타앙!>
저격수 : 「커헉!?」
「……윽……」
<풀썩>
「아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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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한 일을 하셔선 곤란합니다」
「…………」
「목숨을 무가치하게 취급하셔선 안 됩니다.
향후는 부디, 자중을 바랍니다」
「……무가치」
「네」
「……저의 행동은……
가치가 없는 것인가요?」
「없습니다」
「…………」
「자중을」
「……반대, 였다면……」
「네」
「입장이 반대였다면, 카게아키 님은 어쩌시겠어요?
저를, 버리셨나요?」
「아니요」
「……」
「저의 힘이 미치는 한, 대위님을 구하려 움직였겠지요」
「――――」
「……?」
아무래도, 어긋나 있다.
대위의 얼굴에 이해의 불충족에서 오는 미혹이 있다.
그녀를 보는 나도, 같은 표정을 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그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게 아닌가요?」
「말씀입니다만, 완전히 합리적이라 생각합니다」
「……」
「어째서」
「아시는 대로, 저는 대위님의 손으로 심판받아야 할 자입니다.
제가 대위님을 구한다면 이치는 통합니다」
「하지만 반대여선 통할 이치가 없습니다」
「그것은……」
「……」
「하지만……」
「네」
「저는 성인도, 신의 사자도 아니에요, 카게아키 님」
「알고 있습니다」
「군인으로서 움직여, 많은 목숨을 빼앗았습니다」
「그렇겠지요」
「군 이외의 장소에서도.
죽인 사람의 수는, 카게아키 님보다 많을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그런 제가, 카게아키 님보다도 귀할 수가 있을까요?」
「귀할지 아닐지는 어쨌든.
대위 역시, 죄업이 깊은 분이라 생각합니다」
「예」
「언젠가, 죄의 응보를 받으시겠지요.
――이미 각오하신 대로」
「……」
「하지만 그것은, 저 따위를 감싼 것이 되어선 안 됩니다.
결코」
「어째서?」
「대위님은……
자신의 손으로 명부로 떨어뜨린 사람들이, 지금 여기에 나타난다면」
「그들의 얼굴을 정면으로 마주볼 수 있습니까」
「예」
아무렇지도 않게, 카나에 양은 즉답했다.
수긍하고, 물음을 거듭한다.
「없겠지요.
하지만」
「저는, 전부 경험이 있습니다」
나는 오연하게 고했다.
오오토리 대위와 미나토 카게아키의 사이에 있는 격절을.
「그러니까――
잘 들으세요. 대위」
「당신은 무인으로서 걸맞는 죽음을 맞이해 주세요.
저는 비열한으로서 걸맞는 죽음을 맞겠습니다」
「결코, 향후는 저 따위를 위해서 목숨을 위험하게 취급하지 않도록 해주세요.
이걸 확실히, 부탁 드립니다」
「………………」
[ESC]
넌지시 피로를 호소한 카나에 양의 앞에서 물러나, 자신의 방으로 귀로에 든다.
――어째서인지.
뒷머리를 어루만지는 현악기의 음색은, 이전에 들었을 때와 상태가 다른 것 같았다.
악기의 형상을 한 그 검주는, 이름은 윌리엄 버로우즈(William Burroughs)라고 한다.
―― “안작궁성(贋作弓聖)”
영웅욕구가 특히 강하고, 자신의 재능이 깊이 빠졌으며, 하지만 겁도 남의 배였던 대장장이가, 명실상부한 신갑(神甲) “궁성” 윌리엄 텔(William Tell)을 모방해서 제련하여, 잘하면 진품을 대신하자며 소망을 건 걸작이다.
전설의 대명갑을 사칭한 첫 출진――검주로서 새로 태어난 그는 그 첫 화살로, 운이 없게도 정체가 드러나는 처지가 되었다. 그가 택한 사수는 그의 “능력” 을 다루어내지 못하여,
전설을 덧써서, 사람의 머리 위에 둔 사과를 쏘아 맞혔을 텐데, 화살은 허무하게 표적에서 빗나가――숨통을 꿰뚫었던 거다.
사살당한 것은, 대장장이의 아내였다.
이래, 식자들 사이에서 모멸과 비웃음의 표적이 되어, 가장 우열(愚劣)하며 저주스러운 위조품이라는, 바란 것과는 대극의 평가가 주어진 그 버로우즈는――하지만 우연으로 인해 얻은 두명째의 사수, 오오토리 카나에의 기대를 거슬렀던 적이 아직껏 없다.
전장에서도. 악당(楽堂)에서도.
안작은 항상 그녀가 바라는 음색을 연주하고, 바라는 대로 곡을 만들어냈다.
불길한 마음씨는 불길한 도구에 잘 적응한 것이겠지.
그런데――――지금은.
몇 번 그 현을 튕겨도, 악기가 연주자의 뜻에 따르려 하지 않는다.
음계가 무너진다.
음조가 바뀐다.
지렁이처럼 꿈틀대는 미주(迷走)의 곡이 완성된다.
오오토리 카나에는 초조함을 늘린다.
변조.
그녀는 깨닫고 있었다.
그것은, 도구의 과실이 아니다.
도구를 쓰는 손가락이다.
손가락을 움직이는 신경이다.
신경을 통솔하는 뇌수다.
변조한 것은 도구가 아니라, 오오토리 카나에다.
조금 전의 짧은 대화가 흉중을 돌았다.
저것은 기이한 대화였었다.
자기자신과 말하여, 그 자신이 말한 것에 고개를 갸웃하고, 물음을 거듭했다……
카나에는, 그 광경을 생각할 수 밖에 없다.
미나토 카게아키가 말했던 것은, 본래라면 오오토리 카나에가 말해야 하는 것이며, 실제로 말했기도 한 것이다.
그가 곤혹해 하는 것은 무리도 아니다.
――미나토 카게아키는, 오오토리 카나에의 손으로 죽인다.
그것이 그녀의 법이 명하는 바.
올바른 귀결, 있어야 하는 결말이다.
죄는 심판되고,
복수는 완료되고,
선과 악은 등가가 되어,
세계의 질서는 유지된다.
그런데.
……어째서, 그를 감싸 버렸는가.
이 손으로 그를 죽이기 위해서였다――라곤 해도, 그건 본말전도다.
탄환은 급소를 빗나가, 카나에는 목숨을 건졌다. 하지만, 단지 결과적으로, 이다.
행운이 앞으로 1밀리그램 정도 부족했다면, 그녀는 지금쯤 지상의 존재가 아니게 되었겠지.
복수자가 원수의 목숨을 자신의 목숨으로 사들인 것이 된다.
익살에도, 정도가 있었다.
――――왜?
자문한다.
오오토리 카나에는 유혈을 좋아하고 살인을 좋아한다.
그 기호는 귀인의 혈통임의 긍지, 정의에 대한 지향과 공존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그녀는 전장에 섰다.
귀족인 자신, 정도(正道)를 나아가는 자신, 살인귀인 자신을 흔들림 없이 전부 충족시키기 위해서.
그 중에서도 복수는 가장 좋은 전장이다.
빼앗긴 한탄에 걸고 빼앗아 갚는다――이 정의에 의심을 품을 여지는 없다.
그녀는 과거, 여러 복수를 대행했다.
법의 담당자, 귀족으로서의 책무를 완수했다.
그 과정에서 쾌락을 느꼈다.
그리고 지금, 카나에는 조국에 귀환하여, 마침내 자기자신의 복수를 행하려 하고 있다.
……여기에 이르러서, 왜 미혹이 생기는 건가.
그의 부친을 죽였기 때문인가――그렇게도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은 그에게 그 사실을 전해주면 정리가 되는 일이다.
그가 그 사실을 알고 화내어, 카나에에게 도전해 온다면 그걸로 좋다.
싸워서, 승패를 결정하자.
어느 쪽이 이기는가, 어느 쪽이 복수를 해내는가는 신만이 알게 된다.
그걸로 좋다. 전혀 상관없다.
……하지만.
만약, 그가 그 사실을 알고서도, 카나에의 증오에 대항하는 증오를 자기 속에서 키우지 않는다면.
모든 것은 자신이 흩뿌린 재앙이라 믿고서――
그렇게,
그렇게, ――끝까지 행동한다면.
오오토리 카나에는, 복수를 해낼 수 있을까.
아니.
해내지 않으면 안 된다.
복수는 법이다.
법은 올바르게 집행하지 않으면 안 된다.
빼앗은 죄는, 빼앗기는 것에 의해, 갚게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거다.
오오토리 카나에는 자신에게 고한다.
귀인의 피가 짊어진 사명을. 정의의 길의 고귀함을. 살인에 빠지는 기쁨을.
그리하고서 다시, 현에 손끝을 건다.
음을 연주하여 곡을 뽑는다.
귀에, 익숙해진 울림이 되살아났다.
복수한다.
복수한다.
복수하고,
복수하여……
그래서,
……뭐가 되는 것인가.
[ESC]
생애 최초의 의문에, 카나에의 손가락은 현의 위에서 미끄러 떨어졌다.
「…………」
늙은 시종은 알고 있다.
증오의 정이 강한 인간일수록, 사랑하는 정도 깊다고, 알고 있다.
모시는 주인도 역시, 그 예외가 아닌 것을――
나가쿠라 사요는, 알고 있는 것이었다.
무대는 시시쿠의 본진인 아이즈 지방의 사사가와.
살아남은 로쿠하라의 생존자들이 사사가와로 집결하는 가운데 GHQ와 로쿠하라의 충돌이 임박했습니다.
그리고 카나에의 갈등도 본격적으로 표면화되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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