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중에 한편 더 올려봅니다.
얼른얼른 진도가 나가야 할 텐데 말이지요.
과거, 철도를 이용할 기회는 적었다.
자란 토지는 문자 그대로 벽촌이라 역도 선로도 없고, 오랜 징병을 받아 군역에 오를 때는 기차를 탄 적도 있었지만, 그것도 기껏해야 몇 번 뿐. 전역해서 고향마을로 돌아가, 취직하고 나서는 정말 두, 세 번.
로쿠하라가 정권장악 후에 민간인의 철도이용을 규제하지 않았다면, 좀 더 횟수가 늘어났겠지.
……회사에서 나를 외근에 맞다고 평가하는 사람은 없고, 나는 여행하는 취미도 없었으니까, 횟수는 뻔했지만.
그러므로, 나는 한 손으로 꼽을 정도 밖에 철도여행의 경험이 없다.
이 속도도, 내장(内装)도, 창 밖을 흐르는 풍경도, 아직 익숙하지 않고, 참신한 인상이 남는 것이었다.
……시종님은, 태연하시군요」
특히 아가씨와 유럽에서 살고 있었을 때는, 일상적으로 이용하고 있었으니까」
도시간 철도는 아직 증기기관차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만……」
그것과는 별도로, 전동기관차가 다른 열차를 견인하는 방식도 있으므로」
요는 종래의 증기기관차를 전동으로 했을 뿐인 겁니까」
일부의 철도애호가의 귀에 들어갔다간」
네……」
무슨 말인 건지.
차창이 비추는 동화(動画)는 한가로운 전원풍경에서부터, 깊은 산야의 정경으로 서서히 변천하고 있다.
곧잘, 다리 위를 달려서 하천을 넘는 일도 있었다.
햇볕을 반사해 찬연히 빛나는 강수면은, 아이가 보았다면 떠들어댔을지도 모른다.
인기척이 없는 객차 안에서, 나는 그런 것을 생각했다.
「……그렇다고는 해도.
가뿐히 승차할 수 있었군요」
「아이즈 밖으로 향하는 열차는 개전 전에 달아나고 싶은 부유층으로 들끓고 있었다고 합니다만.
지금, 반대로 아이즈 중심부로 가고 싶어하는 민간인은 상당히 유별나지요」
「자리는 마음대로 고를 수 있사옵니다.
뭐, 유럽에 비해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고액의 운임을 지불할 수 있다면, 입니다만」
「옛. 그것은 그렇다치고, 제가 신경쓰고 있었던 것은 다른 일입니다.
현재의 아이즈가 계엄령 아래나 다름없다면, 」
「열차는 모조리 군에 징발되었거나……혹은 거기까지 가지 않아 민간의 이용에 충당할 여지를 남기고 있었더라도, 승차에 엄중한 심사를 하는 것은 아닐까, 하고」
그 경우, 과연 승차가 허락되었을지 어떨지.
두드리면 먼지가 끝없이 나오는 몸이다.
오오토리 주종이라도, 그것은 같을 거다.
아니……더욱 위험한가.
「그 점은 도박이었지요.
확실히, 시시쿠님이 그러한 조치를 명했어도 이상하지는 않지요」
「하지만 그 남자의 의도는 십중팔구, 급전(急戦).
필요 이상으로 열차를 확보해 두는 의미도, 적의 간첩의 침입을 극도로 경계하는 의미도, 그다지 없습니다」
「그리고 시시쿠님은 헛수고를 좋아하지 않는 성품…….
도박이라곤 해도, 그렇게 불리하지는 않았으니까요」
「……과연」
그런 사소한 일에 할애할 노력이 있다면, 그 밖에 보다 유효한 용도가 얼마든지 있다는 것인가.
그 말대로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승차만 성공하면, 이것이 가장 고속이고 효율적인 이동수단……이라는 거군요」
「앉아서 기다리고 있으면 도착하니까.
염려할 것은, 차내에서 트러블이 발생했을 때에 도망치는 것이 어려운 것 정도일까요」
「그러한 위험성이?」
「반드시, 전무라고는.
차량은 별도입니다만, 사사가와군의 일개중대가 합승한 손님이옵니다」
「……그것은.
얼굴을 맞대면 조금 성가셔질 우려도」
「없다고는 할 수 없으니.
……그렇다곤 해도, 저건 예비역의 소집병」
「임무는 아무래도 병참, 사기도 장비도 상응한 것 밖에 없는 상태.
방심은 금물이지만, 그다지 염려할 것은 아니지요」
홋홋하고 웃는 노시종에게, 나도 수긍해서 답한다.
그리고, 입을 다문다.
갑자기 침묵의 장이 펼쳐졌다.
쇠바퀴가 조철(条鉄))의 위를 달려 가는, 규칙적인 무거운 울림에 귀를 맡긴다.어느새, 시선은 승차 이래 한번도 입을 열지 않은 여성의 위로 흘렀다.
오오토리 대위는 풍경을 바라보고 있다.
아니――정확히는 다르다.
마음이 여기에 없는 모습이었다.
시선은 경치로 향해지기는 했지만, 그 각도는 고정되어 움직이지 않고, 지형의 변천에도 거의 반응하지 않는다.
밖이 아니라 내면을 보고 있는 건가.
그녀의 가는 두 눈동자는, 지금. 그렇다면 거기에는 무엇이 비치고 있을까.
오오토리 카나에라는 여성의, 어떤 심정이――
주제에 맞지 않게 탐색하고픈 욕구를 일으킨 것은, 생각에 잠긴 그녀에게 마음이 끌렸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평소의 대위와 달리, 어째서인지, 지금의 그녀는 통속적인 의미에서의 여성으로 보였다.
덧없고, 위태롭다. 섬세하고, 희미하다.
일찍이 본, 현악기를 연주하는 그녀를 닮았다.
닮았지만――역시 다르다. 그 때의 그녀에게는 확실한 의사가 있고, 그것이 음색을 이끌어 음악으로 만들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그녀의 얼굴은 그 의사를 어딘가로, 빠뜨리고 있다.
집에 가는 길을 잃은 미아 같기도 했다.
기댈 곳 없는 이국에 단 혼자서, 우두커니 서있다.
이 지명에, 나의 응답은 조금, 늦었다.
기습이었던 탓도 있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그녀의 목소리는 부름이라는 것보다 독백에 가까웠다.
변함 없이, 그녀의 표정은 외계(外界)로부터 끊어져 있다.
……이어지는 말은, 회화의 간격이라기엔 약간 긴 시간을 두고 흘러나왔다.
어딘가로 가 버릴까요」
길을 잃은 미아가, 포기하고 목적지도 없이 터벅터벅 걸기 시작한 듯한――
그런 한 마디를, 오오토리 대위는 입에 담았다.
어딘가.
그것은 분명, 똑바른 길이 아닌 어딘가……라는 의미이겠지.
사사가와 공방부로 쳐들어가, 오오토리 시시쿠를 죽인다는, 바보스러운――것이겠지, 객관적으로 어떻게 보아도――계획을 버리고. 다른 어딘가로.
목적도 없이. 굳이 정한다면, 전화를 피하기 위해서.
지금 세상에 넘치고 있는, 그런 사람들의 무리에 섞인다.
누구도 아닌, 한 명의 인간으로서.
분수를 분별하고, 자신의 분수에 따라서……
이미 오오토리 카나에도 미나토 카게아키도 아닌.
귀현의 긍지도 은성호 봉살의 책무도 없이.
스스로 바란 이름 없는 자가 되어서, 세상에 매몰한다.
――그러고 싶다, 라고.
오오토리 대위는, 말했던 것일까.
어느새.
그녀는 고개를 기울여, 나에게 시선을 향하고 있었다.
어딘가를 방황하고 있던 마음은, 현세로 돌아와 있다.
오오토리 카나에로서.
반복되는 말에, 어째서인지, 한번 끄덕여서 답하는 것이 주저되었다.
흉강(胸腔)의 중심이, 기묘하게 아프다.
아픔의 의미를 생각하는 것을 금하고.
나는 단순한 말 놀이로 응했다.
그렇게 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박관념처럼 있었다.
아마도 지루하지 않은 나날을 보낼 수 있을 겁니다」
특히 이제부터의 계절, 미치노쿠[각주:1] 온천 투어 등을 하기에는 최고지요」
지금까지의 경과는 아무것도 듣지 않는 투로, 사요 시종이 이야기에 더해진다.
오오토리 대위는 미소짓고,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가볼까요」
전원일치로, 약속한다.
전원이, 그 언젠가가 오지 않는 것을 알고 있었다.
흔이 있는, 그때뿐인 언약.
세상 여기저기에서 무수히 나누어지며, 그리고 그대로 잊혀져 두 번 다시 생각나지 않는다.
그런 가벼운 대화다.
그런 가벼운 대화가, 지금은 너무도 괴롭다.
오오토리 대위의 티없는 미소를 보는 것이 괴로웠다.
도망치듯이, 시선을 차창으로 흘린다.
변하면서도 변함없는 풍경이 시야를 차지했다.
그리고――그 바로 앞에. 유리가 비추는, 하나의 그림자.
남자.
즉시 일어나서, 등뒤를 되돌아본다.
차량의 연결구로부터 정말 일순간, 보였다고 생각한 모습은 이미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확실히.
의아한 눈으로 올려다 본다.
나보다 주의력은 높을 이 노시종이 아무것도 깨닫지 않았다면, 지금 보았다고 느껴진 것은 단순한 착각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나는 그 남자를, 본 기억이 있었던 거다.
움직이면 위험하옵니다」
「잘 알고 있습니다!」
바로 조금 전, 들은 직후의 이야기는 아직 귀에 남아 있다.
하지만 그런데도, 확인하지 않을 수는 없었다.
나는 제지를 뿌리쳐 달리기 시작했다.
옥상의 무라마사에게, 나를 쫓도록 명해 둔다――필요해질지도 모른다.
열차라는 구조물은, 숨어서 잠복할 장소로 이용하기에는 치명적으로 가로폭이 부족하다.
똑바로 쫓으면 포착할 수 있을 거다.
그것이, 오인이 아니라면.
오인이라면――누구와도 만날 리 없다.
만나지 않을 거다.
「…………케헷」
남자는 있었다.
지독히 조악하며, 하지만 기묘하게 열정적이다――그래, 자신을 포함한 이 세상 어떤 것이라도 시시한 것이라 간주해 조롱하면서 거기에 탐닉하는, 이 남자 특유의 분위기를 드러내면서.
남자는 나의 앞에 있었다.
기우로군요, 미나토 어르신」
그렇다면 애도를 하지요, 올해의 아이즈는 손님을 노리고, 백분을 바를 생각이 없는 모양이에요」
헤, 헷! 밉살스럽지 않습니까」
떠들어대면서도, 그 행동거지는 고양이의 그것이라, 진퇴자재(進退自在)한 수준의 기술을 의심할 수가 없다.
쫓아야 할 양 다리에, 나는 일시정지를 명할 수 밖에 없었다.
거리, 대략 3, 4간.
「왜 여기에 있지」
「여행자가 자기 뿐이라 생각했습니까?」
「대답해라」
「헤에, 헤헤……!
별로 물을 것도 없을텐데요……」
「내가 어떤 자고, 당신이 어떤 자인가, 깨끗이 잊었다면 몰라도……말이지요」
「――――」
이 남자는……그렇다. GHQ에 고용된 공작원.
그리고 나는, GHQ의 계획을 몇 차례에 걸쳐 방해하고, 또한 오오토리 대위와 협력해 단조뢰탄의 투하를 방해하는 시도도 한, 이미 그들에게 있어선 명확한 적성존재(敵性存在).
과연, 일부러 입을 써서 물을 것까지도 없었는가.
「즉, 사냥개」
「헷……」
「GHQ 참모가 너를 선택했다. 그러한 건가.
야마토인인 너라면, 아이즈내로 침입만 성공하면, 다음은 사사가와군의 존재도 그리 신경쓰지 않고 행동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는 해도, 현 상황에서 확실한 신원보증도 없이 월경하는게 가능하다곤 생각되지 않지만. 로쿠하라 오야토이의 이름은 상당히 신용이 있는 건가?」
「있을 리가, 없지요…….
지금은 그런 거, 액땜용 주문 정도의 도움도 안 되요」
「뭐, 전방위 봉쇄라 호들갑스럽게 말하지만, 딱히 성벽을 늘어세운 것도 아니고, 병사가 총을 쥐고 순회하고 있을 뿐이니까……말이죠.
구멍 정도는 찾으면 발견됩니다……」
「없으면 없는대로, 열면 될 뿐이고」
「………….
너의 사육주는 그걸 허락했는가」
「무관계한 자에게 위해를 주지 말라고는, 말하지 않았나?」
「말했지요…….
가능한 한, 이라 주석 붙여서」
「가능하지 않으면, 별 수 없지요……」
「……」
「켓, 헷!
캐논 중령은 알고 있어요……그런식으로 명령하면 반드시 죽는 사람이 나오는 것 정도는」
「알고서, 알고 있으면서 합니다…….
그러니까, 그 남자는, 해 버린 다음에 후회하거나 한탄하지 않아요」
「네놈과는 달리」
「……………………」
「거기까지……
그는, 나를」
「나와 오오토리 대위를 말살하고 싶은 건가.
상당히 집념이 깊군」
아니.
집념의 문제가 아닌……건가?
그 인물이다.
우리가, 라는 것보다 오오토리 대위가 자기 한 사람의 안전을 꾀해서 핍색(逼塞)할만한 성품이 아닌 것까지 읽고, 그렇기에 결단을 내렸을지도 모른다.
아이즈에서 카나에양이 도모할, 반GHQ적 행동――그것은 실재한다――을 저지하기 위해서.
이 안색이 나쁜 남자가, 보내진 것이 아닌가.
「……표적은, 나보다 오히려 오오토리 대위인가?
소리마치 이치조」
「어느 정도는 머리에 피가 돌게 된 것 같군요.
헤, 헤에……이거 경사스럽군요」
「그런가.
그렇다면 여기는 지나갈 수 없다」
<철컥>
도발적인 농담에는 어울리지 않고, 무릎의 힘을 빼고, 허리를 조금 가라앉힌다.
적의 공격수단을 예측해, 거기에 대비한다.
소리마치가 쥔 것은 지팡이――칼이 든 지팡이 한 자루 뿐이다.
검주는 없다. 그렇다면 맨손으로 붙잡는 것도 어렵기는 해도 무리는 아닐 터.
……여차하면 무라마사에게 돕게 할 뿐이다.
이 상대에게 기사도를 뽐내봐야, 자기만족마저 되지 않는다.
「글쎄요……헤헤.
별로, 지나간다곤 말하지 않습니다만……」
「……?」
「그 아가씨를 먼저 잡고 싶다는 것은……뭐, 진주군의 사정.
이쪽에는 이쪽의 사정이 있으니까」
「어느 쪽이 무겁냐가 되면……그렇지요?」
「――――」
[ESC]
“반편이 자식……”
「너는……」
「케」
「켁, 케케, 헤헤헤헤헤」
“사라져라”
“사라져 버려”
<휘익!>
「……윽!?」
자전(紫電) 같은 일도를 간발의 차로 피하고.
이어지는 일격에 대비해 자세를 잡아――
그리하고, 이미 후방으로 물러난 적수의 모습을 보았다.
……달아나는, 건가?
「히히, 하하!!
오늘 정도는, 엉덩이를 보여주지」
「네놈에게는, 좀더 좋은 상대가 기다리고 있으니까!!」
「……뭐!?」
「최고의 녀석이지!!
네놈의 그, 쓸모도 없는 목숨을 빼앗는데, 그 정도로 걸맞는 녀석은 달리 없다!!」
「얌전히, 거기서 기다려라!!」
「소리마치!!」
목소리는, 야윈 폭력배의 다리를 멈추는 도움은 되지 못했다.
거리가 열린다. 검은 모습은 좁은 통로를 교묘히 달려 나간다.
나는 그 등을 쫓았다.
말하기 어려운, 하지만 참으로 불길한 예감이 심장 안에 둥지를 틀고 있었다.
소리마치는 범인을 능가하는 준족이다.
안색으로 봐서 건강하지 않을게 틀림없을 그의 심폐기능이 왜 그 속도를 허락하는지,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
차이를 매꾸는 것은 곤란했다.
떼어 놓여지진 않았지만――이대로는 좋지 않다.
아마도 이 앞에는 사사가와 공방부의 병사를 실은 차량이 있다.
그 안으로 들어가게 하면, 쫓을 수 없게 된다.
나가쿠라 시종이 말한, 사기가 낮은 후방요원이란 이야기가 사실이라면, 소리마치의 의도가 그들과 나를 맞붙이는데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지만.
그런 사태가 되면 성가셔질 것은 틀림없다.
지금 중에 붙잡아야 하지――만……
「……?」
「……헤……」
병적인 얼굴이, 다시 이쪽을 보고 있다.
다리도 멈춰 있었다.
연결기를 넘어, 하나 앞의 차량으로 갈아탄 데서.
소리마치는 도주를 멈추고, 나를 보고 있다.
가슴의 전율이 심해졌다.
(안돼)
막아라.
막는 거다.
――무엇을?
아니. 그런 것은 아무래도 좋다.
아무튼. 그것을, 막는 거다.
지금 당장!
「켁――」
「케, 케엣―――――!!」
<덜컹!>
「……뭐지!?」
무슨 짓을 했지.
소리마치는――무언가, 레버 같은 것을 움직였다.
그러자 한 번, 무거운 금속음이 나고……
하지만,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아무것도………………욱!?
「소리마치!!」
「히하하하―――――――!!」
기괴한 웃음소리가, 멀어진다.
아니, 목소리만이 아니라.
그 모습도.
나는 물러나지 않았다. 앞으로 전진하고 있다. 그런데 소리마치는 멀어진다.
열차가 떨어져 있었다.
소리마치가 탄 차량과 내가 탄 차량이.
(연결기를 벗겼다!?)
간신히 현사태를 파악한다.
그리고 나의 곤혹은 더욱 깊어졌다.
이런 짓을 하는 의도를 헤아릴 수 없다.
나와 오오토리 주종이 탄 차량은 기관차로부터 떼어져서 서서히 속도를 떨어뜨리고 있다――그러니까, 어떻다는 건가.
좋지 않은 상황인 것은 틀림없지만, 완전히 치명적인 궁지라고는 할 수 없다.
어째서……이런, 어린애 장난 같은 행위를?
지금이 확실히 급비탈을 오르고 있던 한중간으로, 후방으로부터는 다른 기관차가 다가오고 있는 때였다면, 이 열차는 미끄러져 떨어진 끝에 처참한 충돌사고를 일으켰겠지만. 그런 상황은 아닌 거다.
열차는 한가로운 평지를 달려서, 다시 다리에 도달하려는 때였다.
선행하는 소리마치들의 차량은, 이쪽을 버린 탓인지 속도를 더해서, 이미 다리의 반에까지 달하여 있다.
……다리는 안전하다.
이 상황을 짜낸 그 본인이, 지금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
설마……자신의 열차가 건넌 다음에 다리를 파괴하기라도 한다는 것일까.
거기에는 상당량의 폭탄, 혹은 포문이 필요할 터이지만, 그런 것은 흔적도 보이지 않는다.
알 수 없다.
……알지 못하는 채로, 나는 소리없이 다가오는 파멸의 발소리만을 듣고 있다.
선행차가 다리를 다 건넌다.
엇갈려서, 후속이 다리에 가까워진다.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다.
소리마치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단지 가볍게, 팔을 들어서.
하늘에――――
「――――!?」
저것은……
그 때의 괴물기!!
만에 하나라도, 별개의 닮은 것이라는 일은 있을 수 없다.
그 날, 건조사로 향하는 도중에, 나를 막은 불명기――특징적이라는 한 마디로는 표현할 수 없는 그 이형.
천년이 지나더라도, 잊을 리가 없었다.
왜, 여기에.
무엇을, 위해.
저것은 역시, 진주군의 전력이었는가!?
그것이 지금, 소리마치 이치조와 결탁해서――무슨 짓을!?
《악령퇴산신부축(悪霊退散神父蹴)!!》
<급강하!!>
<콰르르르릉!!>
「뭐――」
다리가……
다리가 파괴되었다!
그러한 것이냐!!
이 열차가 확실히, 다리에 발을 들이기 직전.
그 다리가 사라졌다……있는 것은 형태가 없는 허공.
허공 아래에는 강.
――이 열차는, 거기로 가라앉는다.
나와 오오토리 주종을 실은 채로.
「무라마사앗!!」
판단은 순식간에 내렸다.
뛰어내린다――구하는 것은 나 뿐, 각하. 우선 오오토리 대위에게 위험을 알리고――그런 여유 없음, 각하.
멈춘다.
멈출 수 밖에 없다. 앞으로 돌아서……
이 열차를, 힘으로 멈출 수 밖에 없다!
<파창!>
<슈왕!>
<끼이이이이이이이이익――――――!!!!>
《그건, 무모해―――――――!!》
타성으로 계속 달리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않은 차량은, 하지만 아직 충분히 고속이다.
더해서, 철제의 커다란 상자인 그 무게.
터무니없는 운동량이 나에게 덮쳐든다.
무리다――――무리다!
이런 것은 도저히 지지할 수 없다.
치여서 뭉개지지 않도록 버티는 것이 기껏.
지지대가 되어 있는 사지가 조금이라도 자세를 무너뜨리면, 그 순간, 나의 육체는 바퀴의 아래로 사라질 것이다.
무라마사의 갑철도, 목숨을 이어주는 도움은 되지 않을 거다.
미약한 저항을 받아 조철과의 사이에 마찰을 일으켜, 강철의 바퀴가 귀에 거슬리는 소리를 울린다.
나에게는 그것이, 먹이를 눈앞에 둔 육식동물의 이갈이로 밖에 들리지 않았다.
몇번을 맛봐도 익숙해지지 않는 죽음의 공포에, 자칫하면 손발의 힘을 잃어 버릴 것 같아진다.
전신의 의기를 불러 일으켜서 버틴다――져서는 안 된다. 지면 끝이다.
나도, 안의 두 명도.
대항한다. 팔을 펴고 다리를 편다. 너무나도 방대한 질량을 근력만으로 되밀어낸다.
하지만 양 다리는 끝없이 미끄러진다.
발바닥은 고기를 굽는 철판같은 고열을 발하고 있다.
버틸 수 없다.
열차는 멈추지 않는다. 멈출 수가 없다.
다리는――다리가 있었던 장소는 어디냐.
그리고 얼마나의 여유가 있지.
열차가 떨어질 때까지, 앞으로 얼만큼,
《미도우, 뒤에!!》
「――――크윽!!」
싸악하고 목덜미의 털이 곤두선다.
공백의 기척.
떨어진다.
떨어진다.
안된다.
그런 것은 허락할 수 없다.
그녀를 죽게해서는 안 된다.
“용서하지 않습니다.
죽입니다”
“결코 용서하지 않습니다”
나는,
그 여성을 잃어서는 안 되는 거다!!
<밀어붙인다>
<쾅!>
<밀어붙인다>
<……쾅!>
<밀어붙인다>
<…………쾅!>
<밀어붙인다!>
<기이이이이잉!!>
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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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삑!>
<무전의 노이즈 소리>
「예에. 이쪽에서도 보였어요.
멋지게, 첨벙, 하고 떨어졌어요…… 헤, 헤. 수고하셨습니다」
「뭐, GHQ에 대한 의리는 이걸로 완수한 것이겠지요」
「……끝?
아뇨, 아뇨, 설마요」
「그건 아직이에요…….
헷, 헤헤헤헤」
「……이제부터가, 우리의 본방입니다.
조심하세요」
「――라고. 말하자 마자, 인가.
켁, 켁. 케케케. 자식이」
「옵니다」
[ESC]
《……이제부터라고 말했지~?》
《…………》
《예상외의 퇴원일까나?》
<콰아앙!>
<카랑!>
<휘익!>
<콰아앙!>
진정해! 냉정해져!》
부, 부탁하니까――아 정말!》
《……미도우―――!!》
<콰아아아――!>
《독약이라 생각했더니 동물용 흥분제였습니다~?》
《입 닥쳐 떠들지 마라!!》
시끄럽다.
성가시다.
귀찮다.
저것의 목소리를 듣는 1초가 밉다.
저것의 모습을 보는 1초가 밉다.
저것을 존재하게 하는 1초가 밉다.
<카아앙―!>
<적기와 교차한다>
잘도.
이놈.
무슨 짓을.
네 녀석은.
이놈.
이놈.
이놈.
이놈.
그것만큼은, 해서는 안 되는 짓을.
아아.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네 녀석은――――
떨어져라.
《안돼――》
사라져라.
《미도우, 들어 줘!》
뿔뿔이 흩어져서, 산산조각으로 떨어져라!!
<콰아아――!>
《아――――크윽!》
적기가 장난감 같은 무기를 쳐들고 있다.
뭐야 그건.
바보인가.
그런 기능미의 대극의 끝에 있는 물건을 치켜들고, 어엿한 무자를 뽐내는 건가.
어리석은어리석은어리석은어리석은.
추하다.
더럽다.
바보스런 무기를 쥔 양팔도 마찬가지로 우열(愚劣).
무의 술기다운 것이 전혀 일절 없다.
저것은 힘으로 치켜들어 힘으로 내리칠 뿐인 자세다.
어린애의 칼싸움 놀이다.
나무꾼이라 말하면 나무꾼에게 실례다.
막대기를 다루는 법을 배운 원숭이, 그 정도다.
무능.
네 녀석은 하늘을 날 자격이 없다.
땅바닥에 가라앉아 벌레에 먹히고 있으면 된다.
왜 그렇게 하지 않아.
그렇게 하게 해주지.
내가 네 녀석을 땅벌레의 먹이로 해주마.
<콰아앙!>
<충격에 흔들리는 적기>
<지나쳐 간다>
봐라.
멍청한 놈.
초심자의 손에서 무기를 빼앗는 것 따윈 용이하다.
공격을 받는 형(受形)에도, 여러가지가 있다.
위력을 받아흘리는 법, 위력을 흡수하는 법, 위력을 발휘시키지 않는 법.
그리고 위력을 되돌려주는 법.
공격자의 양손에 버티지 못할 정도의 충격을 전해주도록 받는 법이라는 것이, 검술에는 있는 거다.
네 녀석은 몰랐겠지.
이런 초보적인 기법마저.
네 녀석은 전장과 놀이터를 혼동한 몽매한 놈이다.
네 녀석은 이런 곳에, 그냥 놀러온 거다.
그리고 놀이로,
――――죽인 거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
<파칭!>
체내의 열량을 졸라맨다.
수속. 응축. 가속. 증대.
열은 전기를 낳고, 전기가 자기를 띈다.
우에몬노죠 무라마사, 수궁의 일도.
번개인 백인(白刃)은, 금강석과 휴지에 같은 가치 밖에 인정치 않는다.
이미 무기도 놓친, 겉모습 뿐인 목각 인형 애송이가, 만에 하나라도 막을 수 있을까.
아니.
<파지직……파지지직!>
「방해하지 마라, 무라마사!」
《기다려!
진심이야!?》
「뭐가 농담으로 보이지!」
《죽일 작정!?》
「작정인게, 뭐가 안 되나!」
……갑철로부터 전해지는 금타성이, 갑자기 상태를 바꾼다.
평탄하게. 냉철하게.
바야흐로 금속의 음향으로.
《그래.
그게 당신의 결단이라면, 나는 막지 않아》
《하지만, 알고 있지?
우리는 무라마사》
《적만을 죽이는 것은 허락되지 않아》
「――――――――」
선 악
상 살
한 사람의 적을 죽인다면
한 사람의 벗도 죽여야 한다
《…………》
「…………크……」
「끄읏……!」
《……진정해……》
《아직 그 두 사람이 죽었을지 어떨지도 몰라. 잘 살아남았을지도 몰라.
어떻게 생각해도 간단히 삼도천을 건널만한 사람들이 아니야. ……그렇지?》
「……」
《그러니까……자포자기가 되지 마.
단지 감정으로 누군가를 죽이고 싶지 않다면. 적어도 결단으로 하고 싶다면》
《지금은, 필요한 것만을 해야 해》
「…………」
<파앙!>
《미도우》
「……치명적인 부위는 피한다.
적기를 무력화, 그러고 나서 오오토리 대위들의 구조로 향한다」
《존명》
<슈왕!>
불길한 적영을 정면으로 포착한다.
치솟는 분노를 위의 바닥까지 죽인다.
지금은 생각하지 마라.
주판을 튀겨라.
차가운 계산만을 해라.
격추할 필요는 없다.
무력화로 좋다.
쓸데없는 노력을 지불해서는 안 된다.
이후를 위해서도.
그녀를 구출하는데, 얼만큼 작업이 필요한지, 모르는 거니까……
혹은, 그녀의 죽음을 확인하기 위해서,
「……크윽」
생각하지 마라.
생각하지 마라.
지금은 단지 베면 된다.
무기도 없고 도망칠 방법도 없는, 눈앞의 거치물을, 최저한도의 위력으로 베어 최저한도의 손상을 주는 거다.
<슈왕!>
「차앗!!」
<휘익!>
[ESC]
《――――에?》
「뭣이……!?」
적기가, 부서졌다――
그 뒤를, 검광이 후렸다.
자신의 인식을 반추한다.
……순서를 착각하지는 않았다.
적기는――내가 베기 전에 부서졌다.
「바보같은」
착각이라면, 그 자기부정으로 수습되었겠지.
하지만 세계는 아무것도 변화하지 않는다.
적기는 부서져, 사라졌다.
이제 어디에도 없다.
어디에, 도――
《뭐……미도우!
적기 내습!!》
「어디냐!」
《어……어디라니……
여기저기에서!!》
「――하?」
무라마사는 인간다운 마음이 짙게 남은 구석이 있고, 그 탓인지 드물게 검주답지 않은 동요를 보인다.
하지만 그렇다고는 해도 이것은 너무했다.
……여기저기, 란 무엇이냐.
「말을 되돌려준다. 진정해라, 무라마사.
나는 적이 어디에서 오는지를 묻고 있다」
《그, 그러니까!
위와 아래와 뒤와……》
「어이」
1기 밖에 없는 적이, 어째서,
《적기, 4기!!
온다!!》
「뭐라!?」
<지나간다>
<슈왕!>
<지나간다>
<슈슝!>
<지나간다>
<슈왕!>
「――――――」
뇌수는 마비되어, 사고를 멈추었다.
하지만 그런데도 별도의 어딘가가 가동해서, 나의 의식야(意識野)에 몇 가지의 영상을 투영했다.
그 대답을 보여주려고 열심이었다.
《이상해. 어떻게 생각해 봐도.
나의 감정이 틀리지 않다면――저 무자는 전속력으로 돌진해 와서, 그대로, 전력으로 때려 왔어》
《열량이 10 있다고 쳐서, 그것을 합당리의 가동과 근력 증강에 5씩 분배하지 않은 거야.
어느 쪽도 10이야. ……그런 것, 절대로 있을 수 없는데》
열량배분의 이상.
출처불명의 타격.
공격을 받기 전에 부서져――
――――――분리?
「아――――」
<슈왕!>
<콰앙!>
<슈왕!>
<콰앙!>
「끅……카악!?」
저것은,
그런 건가. 저것은,
저것의 정체는――
<위로 상승하는 검주들>
《헤에에드!!》
《보오오오디!!》
《라아아아잇!!》
《레에에에프!!》
4기가 모여서.
1기가 된다.
그래.
사기일체(四騎一体).
그것이――이 악마의 정체다!
대답이 되지 않는 망언으로 답하고서, 복원한 괴물기가 다가온다.
그 손에는――어디에 감추고 있었는가. 새로운 흉기가 있었다.
연결칼날이 고속으로 회전해, 몰골이 송연한 소리를 울리고 있다………….
그 상태로 가는 거야……」
「무라마사 공을 떨어뜨리라는 것은, 조금, 주문이 과하지 않을까요」
「!!」
「움직이지 마시지요.
척추를 쪼개 버립니다」
「……수행원인 노파님…….
무사하셨습니까」
「이 늙은 몸으로 한중수영(寒中水泳)은 힘들었사옵니다.
조금 전부터 떨림이 멈추지 않습니다」
「손도 언제 삐끗해 버릴지…….
불온한 동작은 조심해주세요」
「……케헤……」
「히엣!!」
<휘익!>
<퍼억!>
「…………」
「밀착한 형태로부터, 몸을 낮춰서 기습.
……피할 수 있을까 생각했습니다만」
「나이는 먹고 싶지 않은 것이라.
피부 한 장, 당했군요」
「……커흑」
<털썩>
「끅……히……」
「……개죽음을 하셨군요.
캐논 중령에게 목숨을 건 충의를 바치고 있었던 것도 아닐텐데」
「하늘 위의, 유쾌통쾌깜짝 머신도.
재미있는 기체인 것은 인정합니다만, 유감스럽게도 내용물――」
「그 대부분은 단순한 초심자이겠지요?
약물투여로 반응속도와 운동능력을 끌어 올렸을 뿐인 벼락치기 무자……틀릴까요」
「…………」
「무라마사 공의 적은 될 수 없습니다」
「……헤, 헤.
그래요……」
「그렇겠지……요」
「……?」
「저 자식이 이기는 걸……
……보고 싶었어요……」
「히헤……헤헤…….
히엣헤헤헤헤헤헤헤헤」
「헤…………………………………」
<숨이 끊어진다>
「…………」
복수편 초반부터 카게아키를 노리던 검주 거츠 아이더의 정체는 4기의 용기병이 하나가 된 합체검주였습니다.
이 검주의 상식을 벗어난 파워는 4인분의 열량을 갖고 있었던 덕분이지요.
그리고 죽기 직전에 의미를 알 수 없는 말을 남기고 간 소리마치.
복수편도 슬슬 후반부에 접어들기 시작합니다.
- 리쿠젠(陸前), 리쿠츄(陸中), 무츠(陸奥)의 세 지방.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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