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스트 용량은 저번 화와 그리 다르지 않았는데 생각보다 분량이 나와서 조금 시간이 걸렸습니다.
……리츠는 돌아오지 않았다.
집에도, 학교에도, 우리의 앞에도.
과연 소란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실종 사건 따윈 지금의 칸토우에서는 그다지 드문 일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가까운 이에게 그것이 일어났을 때 태연하게 있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스즈카와는, 오늘은 아침 밖에 교실에 얼굴을 내밀지 않았다.
리츠의 집과 직원실과 경찰서를 주회하고 있는 것 같다.
험한 표정으로 복도나 교정을 빠른 걸음으로 걷는 모습을, 몇번인가 보였다.
경찰에게는 수색요청을 냈겠지. 하지만 그래서 문제가 해결된다고는 스즈카와도 가족도 설마 기대하고 있을 리 없다.
신사에 새전을 던져 넣는 정도의 기분일 거다.
명색 뿐인 수사라도 하면 오히려 나은 편.
어쩌면 뭔가 장부에 건성으로 기록하고서, 그걸로 끝일 것이다.
최근 몇년간, 경찰이 시민의 보호자로서 기능했다는 이야기 따위 크게도 작게도 전혀 듣지 못했다.
도막(倒幕 : 막부에 적대하는) 세력의 적발 등일 때는, 로쿠하라에 하청업자로 적당히 부려지다 쓰러지는 일이라면 있다고 하지만.
그러니까, 스스로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토키와까지 내려와서, 미야노 씨의 가게를 들리지 않는다는 것은 조금 생각하기 어려워」
「그렇게 되면 역 방면이나, 기타카마(北鎌)인가……」
머리 속으로 가마쿠라의 지도를 펼치면서 중얼거린다. 아무것도 말하지 않는다는 것은, 타다야스에게도 이론은 없겠지.
우리는, 그저께 밤에 타다야스와 헤어진 후의 리츠의 발걸음을 쫓는 데서부터 시작하고 있었다.
리츠의 행동 범위는 넓지만, 그래도 여기는 그 녀석의 세력권이고, 게다가 그 녀석은 눈에 띈다.
수고를 아끼지 않으면 아마추어 탐정 두 명으로도 어떻게든 안 되는 것도 아니다.
실제로 지금까지는 어느 정도의 성과를 올리고 있다.
여기에 없는 코나츠는 리츠의 교우 관계를 상대하고 있기 때문에 단독으로 별도행동 중이다. 목적의 대부분은 여자. 그렇게 되면, 남자가 찰싹 붙어 있는 건 방해라는 까닭이다.
역으로 왔다.
철도는 칸토우 교통망의 대동맥이라고 말해도 좋지만, 당연히, 일반 시민이 그렇게 자주 신세질 수 있는 물건은 아니다.
……옛날은 그렇지도 않았지만.
지금의 철도는 막부의 전용열차나 다름없다. 옮기는 것은 군인, 혹은 군수물자 뿐. 민간인도 이용할 수는 있지만, 거기에는 불합리한 액수의 운임이 필요하게 된다.
에도나 슨푸로 나가고 싶다면 배가 훨씬 편리하다. 철도에 비해 늦지만 염가고, 횟수도 안정되어 있다.
그러한 까닭으로, 리츠가 가마쿠라역에서부터 역차에 탑승해 어딘가로 갔다고는 생각할 수 없다.
원래부터, 그런 추측으로 여기에 온 것은 아니었다.
「그럼……어디서부터 찾을까?」
「너무 많아 곤란한데」
타다야스와 둘이서 잠시 어찌할 바를 몰라 한다.
역 앞이라는 장소의 표준사양으로서――순수한 군용역은 별도지만――가마쿠라역 앞도 번화가였다.
음식점, 의복점, 백화점, 오락장……리츠가 기뻐할 것 같은 장소는 얼마든지 있다.
「돈이 드는 장소는 제외할 수 있지」
「바보의 집회소 같은 장소도 갈 필요는 없어」
「그 녀석 바보(馬鹿)는 싫어하니까 말이지. 바보(バカ)니까」
「바보니까 말이지」
덧붙여서『바보(バカ)』란 문자의 느낌과 어감이 가리키는 것처럼 뭐 그러한 방향성의 괴짜를 가리키고,『바보(馬鹿)』란 문자의 느낌이 나타내는 대로 비인간적인 한편 몰지성적인 생물을 의미한다. 혼동되는 일도 많지만 별개이므로 주의.
「즉 위와 아래는 자르고, 평범한 곳만을 찾으면 된다는 거구나」
「하하하, 제일 많은 카테고리네」
「……그래도 다소는 낫겠지」
『무리』가『아주 어려움』이 된 정도이지만.
「좀 더 목표를 좁혀보지 않을래?」
「할 수 있다면 꼭 해주라. 어떻게?」
「어디로 갔다고 해도, 이 부근은 반드시 통과해. 여기서 탐문해 보자. 잘 하면 어느 쪽 방면으로 갔는지 정도는 알 수 있을지도 몰라」
「여기서인가……」
근처를 둘러본다. 타다야스가 말하는 건 틀리지는 않지만.
「통행인을 닥치는 대로 잡아서 묻는 거야?」
「그건 헛수고지……여기를 지나가는 사람이 아니라, 여기에 머물고 있는 사람에게 묻지 않으면」
「역무원?」
「역무원은 역 안쪽 밖에 안 보지 않을까」
「파출소」
「기분 좋게 자고 있는 것 같아. 그가 그저께 밤만은 성실하고 일하고 있었을 가능성에 걸어 볼래?」
「좀 더 승산이 있는 승부가 좋은데.
포장마차」
「해가 떨어지면 가게는 정리하지, 보통」
「……결국 어떻게 하라고?」
「저런 건 어떨까?」
듣고서 나는 처음으로 깨달았다.
그 사람이, 가 아니라.
그 사람의 연주를 조금 전부터 줄곧 듣고 있었던 것을.
커다란 현악기.
그것을 연인처럼――혹은 아이처럼――껴안고, 여성이 활을 대고 있다.
음색은 무겁고, 두껍고, 하지만 고요한가.
깊은 숲 속, 해가 비치지 않는 가장 안쪽에서 흔들리는 바람을 느낀다.
누구의 피부에도 닿지 않는 바람.
누구의 귀에도 닿지 않는 울림.
악사의 앞에서 발을 멈추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다.
끊임없는 사람의 흐름은, 단지 빠른 걸음으로 지나쳐 간다.
그들은 이 곡을 들은 것조차 기억하지 않겠지.
하지만 뜻밖의 때에 들은 적 없는 멜로디가 뇌리를 스쳐가, 고개를 기울일지도 모른다.
깨닫고 보면, 그녀의 연주는 아름다웠다.
이상하구나. 잘 보면 저렇게 화사한 사람인데, 어째서 조금 눈을 돌리는 것만으로 곧장 조용해지는 걸까」
타다야스의 분석은 정당했다.
가는 눈 근육이 특징적인, 분명히 수준 이상의 미인이다. 긴 머리카락이 빛나는 의상 같기도 하다.
어떻게 보아도 군계일학의 용모인데, 그것이 멀찍이 서는, 기괴할 정도로 풍경 속에 녹아 버린다.
눈치채이지 못해서는 이야기가 되지 않는다.
귀를 기울이면, 대금을 털어도 좋을 것 같은 연주지만.
아무튼 질문만 해보자.
나와 타다야스는 마주 수긍하고, 여성에게 다가갔다.
스윽, 하고.
눈앞에 손이 나타나, 나를 가로막았다.
(……어라?)
곧바로 끝나니까, 라며 온화한 시선이 전해 온다.
그것은 좋지만.
(이 사람, 어디에서 나왔어?)
(아니……어디일까.
나도 눈치채지 못했어)
언뜻 보면 품위있는 노부인. 아가씨풍인 여성과 나란히 서면, 전속의
아주 소박한 옷차림을 하고 있다. 옆의 단려한 모습에 비하면 어찌해도 인상이 감춰진다. ……그래서, 일까?
두 사람이 나란히 의아하게 여기고 있을 동안에, 연주는 마지막을 맞이하고 있었다. 아름답게 목례하고, 노인이 물러난다.
긴 머리카락의 여성이 얼굴을 들었다. 시선이 맞는다.
그 순간.
나는 부끄러울 정도로 자부하는 직감을 얻었다.
너무나도 어처구니없는 깨달음.
――이 사람에게, 나는 무조건적으로 사랑받고 있다고 하는.
냉정하게 생각해 볼 것도 없이, 망상이었다.
도대체 어디에서 그런 빌어먹게 얼빠진 생각이 솟아 올라온 건지.
오늘 처음 만난 여성, 게다가 이만큼 예쁜 사람이, 어째서 나를 좋아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인가.
약 1시간 뇌수를 캐묻고 싶다.
하지만 그 가는 눈동자가 나빴다.
나를 보는 시선이 너무 상냥하다.
어찌해도, 그런 오해를 하고 싶어진다.
「저……」
어쨌든 망념을 뿌리치기 위해서, 나는 입을 열려고 했다.
이야기를 하자. 이야기를 하면 제정신으로 돌아온다.
「저기……」
말이 나오지 않는다.
뭘 말하면 좋을지 알 수 없다.
뭐하고 있는 거야, 나?
여기에 뭐하러 왔어?
「저깃……」
「유우히, 왜 그래. 발기하고 있어」
<퍼억!> <콰당!>
「저, 적어도 얼굴이 붉다든가로 말해!!」
「섰습니까?」
「우와아 들었어 이제 틀렸다!!」
머리를 껴안고 달려 떠나려고 한 참에, 할머니가 갑자기 앞으로 나온다.
자아자아라든가 말하면서 어깨를 단단히 잡아 반회전시켜서, 나는 억지로 원래 위치로 되돌려졌다.
여성의 시선은 변함없었다.
「으응~……유우히……우정이 무거워」
「지금 건 섞임 없는 살의다, 바보 자식」
아무튼 덕분에 제정신으론 돌아올 수 있었지만. 쇼크 요법으로.
하지만 절대로 고맙다곤 말하지 않아.
「저기」
「네」
「조금 묻고 싶은 게……
아, 죄송합니다. 나는 이 근방에 살고 있는 학생으로 닛타 유우히라고 합니다」
「네」
여성이 끄덕인다.
그리고,
「유우히 씨」
소중한 보물처럼, 나의 이름을 입에 담았다.
(윽)
진정해라, 진정해라, 나.
「이, 이, 이쪽은 이나기 타다야스」
「이나기입니다. 그런데 아까부터 유우히가 이상한 것은 별로 기이한 버릇은 아니고,
예쁜 누나를 앞에 두고 들떠 있을 뿐입니다 라고 보충해 주거나 하는 우정패왕(友情覇王)이었다나」
「너는 이제 돌아가!!」
「네. 우정패왕 씨」
「와아, 이쪽으로 기억해줬어 유우히!」
기쁜 거냐.
「그래서 그.
누나는, 여기서 연주를 하는 사람이지요?」
「유우히, 그 말투라면 마치 그것 밖에 습성이 없는 동물 같아」
「윽. 그러니까 즉」
「여기서 매일 연주를 해서 생계를 꾸리고 있는 사람이냐, 는 거지요?」
「아, 네. 그렇습니다」
「
돌려줄 말도 없다.
「유감입니다만……저는, 가마쿠라에 온지 얼마되지 않았어요.
여기서 이 아이를 연주한 것은 오늘이 처음입니다」
「아, 그렇습니까……」
「유감이네, 유우히」
「야」
유감이라든가 말하지 마. 실례 아니냐.
「죄송합니다.
도움이 될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
「아니요 그런, 이쪽의 사정이니까요」
아니나 다를까, 여성은 낙담해 버렸다.
이쪽이 미안하다. 당황해서 손을 흔든다.
「딱히 대단한 일은 아니니까……」
「하하하 그거 제법 너무한 말투잖커헙」
엄지 하나 찌르기로
「그렇습니까……?
그럼 하다못해, 길을 보여 드리지요」
「길을?」
「어머나, 늦어서 죄송합니다.
저는――」
인사처럼 현을 한 번 튕긴다.
「보시는 바와 같이」
「네」
「떠돌이 점쟁이입니다」
「에에!?」
「조수입니다」
「…………그 악기는?」
「대나선 교차 연주법에 의한 점을 특기로 하고 있어서」
「귀신 같이 수상쩍네요」
「설명하자면」
「아니요 괜찮습니다 별로. 어쩐지 그 방면을 들으면 수렁에 빠질 것 같은 기분이」
「아가씨, 그것은 기업 비밀입니다」
「그랬습니다. 기업 비밀은 지키지 않으면.
점업계로부터 자객이라도 보낸다면 큰일이군요」
「강습돌격전용 점쟁이가 습격해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근본적인 부분이 여러 가지로 이상하다고 지적해주면 어떨까, 유우히?」
네가 해라.
「그럼, 당신의 미래를 점쳐 드리겠습니다」
「저기 죄송합니다. 너무 이상한 방법으로 점 같은 걸 쳐주지 말아줬으면 좋겠다고나 할까,
오히려 그런 건 저주와 동류가 아닐까 하고 생각합니다만, 그 부분 어떨까요?」
「보입니닷!」
「어쩐지 알고 있었습니다만 무시군요. 그런데 악기를 사용하는 걸론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지 않습니까? 아아, 아뇨 이제 됐습니다 별로 어떻게든」
「그 깨달은 옆 얼굴, 멋있어. 유우히」
「조용히 해」
「……유우히 씨」
점쟁이(?)가 나를 부른다.
그 표정은 의외라 느낄 정도로 진지했다.
「당신에게는 운명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피할 수 없는 운명이……」
「하아. 운명임까」
뭐 그렇게 말해두지 않으면 점집은 성립되지 않겠지만.
「그래서 아가씨, 그 운명이란?」
「외설 행위를 반복한 결과, 체포되면『나는 인기만점. 어떤 여자도 간단히 떨어진다. 모두에게는 왕자님이라 불리고 있었다』
라고 진술하거나 하는 운명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싫어요, 그런 운명!!」
「유우히, 우리들 학교를 졸업해도 친구지만 만나러는 오지마!」
「통째로 받아들이고 게다가 버리지 마!」
진짜로 저주였다.
「안심해주세요. 달아날 방법이 단 하나 있습니다」
「단지를 사라든가 말하는 건 아니겠지요」
<ESC>
「이 가마쿠라에 있는 한, 운명으로부터는 달아날 수 없습니다」
「에?」
「가마쿠라를 벗어나는 겁니다, 닛타 유우히 씨. 하루라도 빨리. 지금, 당장이라도」
「가족에게 상담하세요.
분명히 이해해줍니다」
「아니, 벗어나라고 해도……그렇게 갑자기」
「사요」
「예」
여성에게 촉구받아, 할머니가 앞으로 나온다.
그리고 나에게, 공손한 행동으로 무언가를 내밀었다.
「……이건」
「승차권이구나」
야마토 전선 적용 1등 정기승차권.
……착각일까 하고 생각했지만, 틀림없다.
이것을 가지고 있으면 일정기간, 야마토 국내의 모든 철도를 무제한으로 최상급의 승객으로서 이용할 수 있다는, 최고 금액의 승차권이다.
유효기간은 앞으로 반년.
……헐값으로 팔아도 5만은 되는 물건이다. 신임 공무원의 월급 3개월분.
여성은 미소짓고 있다.
처음부터 줄곧.
처음부터.
그 바람 같은 가락을 연주하고 있었을 때부터.
이것이 농담이라면, 처음부터 전부 농담이었다는 게 되는 걸까.
――그 연주도 포함해서.
나를 물러나게 하려고 한 타다야스를 멈춘다.
알고 있다. 이 녀석은 지금, 나를 돕기 위해서 무언가를 하려고 했다.
오랜 사이다, 그 정도도 모르겠는가.
그렇지만 지금은 필요없다. 괜찮다.
그렇지만……당신이 정말로, 나를 걱정해 주고 있는 것은 알겠습니다」
나는 고개를 숙였다.
당신이 진심으로 나를 염려해 주고 있다는 것은 충분한 이유이니까」
가혹한 운명에 삼켜지더라도, 버릴 수 없을 정도로?」
내가 지금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은, 동료를 돕는 것이니까」
그 때는, 동료가 나를 도와줍니다」
여성은 입을 다물었다.
시선을 숙이고……이윽도 또 한 번, 현을 손톱으로 퉁긴다.
조금 정도가 아닌 것 같은.
정말, 민폐 같은 건 아니었습니다」
……잊고 싶지 않습니다」
눈초리가 부드럽게 내려간다.
하얀 빰에 조금, 주홍이 오르고 있다.
우와아. 이 사람, 정말로 미인이다.
이거, 별거 아닙니다만 답례입니다」
어느 새인가 샀었던 것 같은 쥬스의 팩을 내미는 타다야스.
부러울 정도로 마이페이스구나, 너는.
자칭 점쟁이 여성은 가볍게 인사하고, 자칭 그 조수인 노부인은 깊숙이 목례하고서, 함께 혼잡의 속으로 사라져 갔다.
사라져 가는 등을 배웅한다.
반드시 잊지 않을 것이다.
그 이상하고, 친절한 여성에 대해서는.
――안녕히 가세요.
무심코 고하는 걸 잊은 이별의 말을 중얼거린다.
역 앞의 잡다한 광경 속, 마지막에 보인 뒷모습은, 오열하는 듯이, 입가를 누르고 있었다――
천연덕스럽게, 그 남자는 말했다.
그리고 머지않아……그가 운명과 싸울 때에는.
아주 조금, 도움을 드리는 것」
슬슬 본업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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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의 조사를 끝내고, 코나츠를 섞어서 보고회.
장소는 나의 방이었다.
코나츠는 당연히 자신의 방에 남자를 들이려 하지 않고, 타다야스의 집은 좀 드나들기가 거북하니까――타다야스에게 그렇게 말해도 고개를 기울일 뿐이겠지만――어쩔 수 없다.
판 건, 너다!
……발자취를 더듬을 수 있었던 것은 대나무숲까지야. 그 다음은 알 수 없었어」
그 현악기의 여성과 노인의 일행을 두 명을 만난 후의 수사는, 척 하면 척이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로, 순조롭게 이어졌다.
리츠는 역 앞에서 몇 채의 점포를 들여다 본 뒤 귀가에 올랐다는 것을, 해질 무렵 전에는 확인할 수 있었으니까.
물론, 조사하려고는 한 거지만.
코나츠가 얼굴을 찡그린다. 그렇기도 하겠지.
리츠의 집 부근의 대나무숲은 어렸을 때의 우리들 4인조에게 있어선 절호의 놀이 스폿이었기 때문에, 몇 번이나 침입을 시도했다.
그 때 가로막았던 것이, 대나무숲의 소유자인 타나카 할아범.
남들이 부르길 뇌제(雷帝).
대나무숲이 통행로로 사용되는 것은 용인했지만(거기에 이르는데도 부근 주민과의 사이에 가혹한 투쟁이 있었으며, 이것은 1차 뇌제동란이라 불린다), 아이들의 놀이터가 되는 것은 단호히 인정하지 않았던 할아범은, 들개 10마리를 싸잡아 심장 마비에 이르게 했다는 전설의
대치하는 우리는 병력의 우위를 살릴 수 있는 산개 전술을 선택. 적 전력의 피폐를 노리고 게릴라전을 펼쳤지만, 부근 주민의 중재(천둥소리의 유탄을 맞는 이쪽의 입장도 돼봐라)에 의해 부득이하게 화해.
찐 고구마 8개와 바꾸어 모든 전선으로부터 철수했던 것이다. 제2차 뇌제동란의 종결이다.
그런 일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도 그 영감은 우리에게 있어선 귀문이었다. 최근은 많아진 나이 탓인지, 집에서 얌전히 있는 일이 많아졌다고 듣고 있었지만.
정말로.
그 코나츠의 표정을 보면 대강 다음은 알았지만.
듣지 않을 수도 없다.
아무개와 사랑의 도피라도 한 거 아니냐 라든가, 적당한 소문은 여러가지 주웠지만……」
유우히, 잠깐 반침 열어봐도 돼?」
이제 와서 그런 거, 신경 써도 방법이 없어」
눈에 띄는 인간의 숙명같은 거다. 옛날에는 여러 차례 화를 낸 일도 있었지만,
바로 그 본인이『호호호 유명세라는 거에요』라고 말했으므로 점점 신경쓰이지 않게 되었다.
상대 받지 못한 험담 측은 그래서 한층 기를 쓰게 되는 거지만.
순조롭지만.
대륙으로 실어서 파는 것이 사정이 좋으니까……」
코나츠는 거기까지 중얼거리고 입을 다물었다.
대신에 입을 여는 사람도 없다.
――로쿠하라의 노예 무역. 아마, 아무 증거도 없는 소문일 거다.
로쿠하라에 반감을 품은 인간이라면 누구라도 생각할 법한 이야기다. 그리고 로쿠하라에 반감이 없는 시민 따윈 없다.
그런 소문이 흔하게 어지러이 날아다니는 것도 당연하다고 말할 수 있다.
즉, 편견이라는 것이겠지.
하지만 그렇더라도. 로쿠하라의 노예 무역, 그 말이 띄는 진실성은――
이익은 피해자의 가족이 아니라, 구입자로부터 얻으면 되는 거니까」
격앙할 뿐인 나와 코나츠에게, 타다야스의 목소리는 대야 한 가득한 물과 같았다.
완전히 식었다.
성인 남성과 달리 노동력으로서는 기대할 수 없지만……」
그 다음은 이제 모르겠네……중남미일지도 모르고, 대륙의 오지일지도 몰라」
타다야스의 담담한 말은 계속된다.
멈추고 싶었지만――멈출 수 없다.
그것은 단지, 냄새나는 것에 뚜껑을 덮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알고 있었다.
뚜껑을 덮어봐야 오물은 사라지지 않는다.
정말로……그런.
오물 같은 사실이.
리츠를 덮쳤다고, 말하는 것일까.
어떻게 하면 되는거야?」
어떻게 하면 좋은 것인가.
그런 사태를 맞아서.
우선은 그 확인이 최우선」
대답이 되진 않았다.
그것은 알고 있었다.
말을 맞춘다. 타다야스가 끄덕인다.
코나츠는 입다물고 있었다.
생각하고 있는 것은, 분명히, 전원이 같았다.
나는 무심코 팔짱을 끼고 신음했다.
그런 자식이 오늘, 학교의 근처에 있었을 줄이야.
현단계에서는 어떤 것이라도 추측이야」
하지만 겨우, 길이 하나 보인 것 같다. 밝은 길은 아니지만.
리츠는 오늘도 결국, 집에 돌아오지 않았다.
초조가 쌓인다.
곁에 있는 게 익숙해진 동료가 없는, 그것이 이렇게나 괴로운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참기 어렵기까지 한 초조.
사실은 잘 새도 아깝다.
가마쿠라 오방에게 잡히기라도 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돼. 진정해, 유우히」
알고 있다.
알고 있지만.
리츠……무사하지?
분명히 어디선가 놀고 있을 뿐이겠지?
빨리 돌아와.
지금이라면 웃으며 용서해 줄 거니까.
그렇지 않으면 정말로, 로쿠하라의 귀축 자식들에게 잡혀 버렸다는 건가. 그렇다면, 나는,
나는,
제길.
……나는 그 밤, 보지도 알지도 못하는 암흑성인과 거대화해서 싸우는 꿈을 꾸면서 잤다.
유우히 트리오의 유쾌한 만담에 가려져 있기는 하지만 상당히 암울한 세계관입니다.
정부의 노예무역을 진지하게 의심하는 국민들이라니, 막장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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