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리고에 공방부 파트가 완료되었습니다.
다른 루트라면 슬슬 후반이 보여도 이상하지 않을 분량인데, 마왕편은 아직 앞날이 멀군요.
부상차의 응급처치와 병원으로의 반송, 범행집단을 경찰기관에 인도하는 등의 절차를 끝마치고 호리고에로 돌아오자, 늦가을의 햇빛은 이미 떨어져 있었다.
어슴푸레한 문을 셋이서 대화도 없이 들어간다.
아시카가 챠챠마루는 히카루를 죽일 기회를 준다고 했다.
……무슨 말일까.
호리고에 공방이 어떠한 이능이 있는 것은 아마도 사실이다.
그리고 물론, 수만의 병력을 뜻대로 움직이는 권력도 소유하고 있다.
하지만 그 전부를 구사해서 은성호에게 도전하더라도, 토벌해낼 수는 없을 거다.
그렇게 생각한다.
그런데,
……심장이 격렬한 이상박동을 호소한다.
불길한 예감에 피부가 픽픽 곤두선다.
그 확신에, 나는 공포를 느꼈다.
그녀의 말이 거짓이 아니라면, 나는 바라는대로 빼앗을 수 있다는 것이다.
히카루의 목숨을.
기다리고 바란 순간이 가깝다.
…………그러니까 두려워하고 있다.
「각하.
사전에 가르침 받아두고 싶습니다만……」
「응?」
「히카루를, 어떻게……죽인다는?
자고 있을 때를 덮칠 생각입니까?」
오늘은 방에 틀어박혀 있다고 했지만, 그것도 아침의 이야기다.
일찌감치 일어나 있을 거다.
아니, 아직 자고 있어도 같다.
그런 단순한 방법으로 죽일 수 있는 상대라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다.
그러니까 중지해야 한다.
중지하는 편이 좋다…….
「아니야」
「……」
「그래선 죽일 수 없어.
반대야」
「반대?」
「응」
「……?」
「여느 때처럼, 영문을 모르겠어」
「곧바로 알 수 있어」
「한눈에 알 거야」
「…………」
[ESC]
되돌아가라.
되돌아가라, 미나토 카게아키.
이 앞은 너의 막다른 곳.
한 걸음도 나아갈 수 없게 된다.
「――――」
「……미도우」
「어쩔래? 오빠」
「…………」
「갈래?」
「…………네」
그 문을 아시카가 챠챠마루는 당겨서 열었다.
안은 어둡다.
밤의 바다처럼, 막막함과 무(無)가 펼쳐져 있다.
하지만 이윽고 눈에 익숙해짐에 따라서, 거기는 나에게 주어진 방과 거의 다르지 않은 방이라고 알 수 있었다.
그리 많지 않은 생활용품. 질 좋은 다다미가 깔린 바닥.
――중앙에는, 하얀 무언가.
기시감.
나는 이 광경을 알고 있다.
「……히카루?」
「자고 있는 건가?」
「아니, 깨어나 있어……」
「눈을 뜨고 있어」
딱, 하고 소리가 나고.
모든 것이 전등의 광명에 비추어졌다.
알고 있다.
모를 리가 없다.
일찍이 날마다 날마다 계속 지켜본 광경.
쾌유를 꿈꾸어, 내일은 이 광경이 사라지는 것을 바랐다.
파국을 두려워하여, 내일도 이 광경이 유지되는 것을 바랐다.
이율배반의 정경.
1년 사이, 계속 보았다.
이 모습을.
광독병에 시달려, 신체와 정신이 병든 히카루를!
미나토 히카루의 병」
알고 있지만!」
이것이 미나토 히카루라면, 2세를 장갑해서 은성호가 되고 있는 것은 누구야!!」
하지만 너도 잘 아는 걸 묻지 마」
「어떻게 해서!
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
「이런, 식물상태의 중환자가……장갑해서 싸우다니!」
그렇다.
할 수 있을 리가 없다.
이런 것은 거짓말이다.
명백히 이상하다. 잘못되었다.
그러니까 거짓말이다.
이런 것은 전부 거짓말이었던 거다.
――어디서부터?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거짓말이지?
「어떻게 들어도 황당무계한 이야기네~.
하지만 여기에 거짓은 아무것도 없어」
「정말로, 이 미나토 히카루가 은성호야」
「그러니까……어떻게 해서!
그런 걸 할 수 있냐는 거야!」
「잠들어서」
예언자는 한마디로, 정답을 전부 말했다.
「……잠들어서, 라니」
「이 미나토 히카루가 잠들면 “은성호” 가 나와」
「뭐야……그건」
「…………」
「이중인격……?」
하나의 육체에 두 가지의 자아가 머문다.
그런 정신적 변조가 존재한다고, 들은 적은 있지만――
「아니, 틀렸어.
은성호는 인격이 아니야」
「실험해서 조사해봤어」
「실험?」
「내는 처음엔, 이 상태를 보고도, 공주는 이상한 식으로 자는구나~라고 밖에 생각하지 않았어.
미나토 히카루가 광독병으로 폐인이 되었다니, 처음은 몰랐고」
「……」
「그렇지만 그러다가, 점점 묘하게 느껴졌으니까.
무슨 일이건 실험해보자고 뇌파를 조사해 보았어」
「이 상태와, 서서 움직일 때를」
「뇌파……?」
「적당하고 알기 쉽게 말한다면, 머리의 혈액순환 상태야.
비교적 최근의 학문이지만, 오빠는 아마도 알고 있지」
「아니……니네들 무라마사야말로 누구보다도 자세히 알고 있을 거야.
모를 리가 없어. 몰랐다면, 어떻게 해서 사람의 정신을 고쳐 쓸 수 있지?」
「…………」
「그 뇌파를 조사해 보면, 말이지.
결과는 반대였어」
「반대……」
「이 상태의 미나토 히카루는 각성하고 있고,
활동하는 은성호는 항상 자고 있어」
「――――――――」
「꿈인 거야」
「 “은성호” 는 미나토 히카루가 꾸고 있는 꿈」
「이미 파괴된 인격이, 부서진 의식의 밑바닥에서 꾸고 있는 꿈이야」
「……꿈……?」
「그래」
「그런――어이없는 이야기가」
「짐작이, 아무것도 없어?」
「있을 리가 없잖아……」
「오빠는?」
「…………」
「……미도우?」
그때.
――――어제, 히카루에게 도전한 그 때.
나는 확실히 이렇게 생각했다.
존재가 너무 희박하다.
히카루는 정말로 여기에 있는 것인가, 라고.
아시카가 챠챠마루가 한 말은, 그 어처구니없는 직관에 대한 가장 합리적인 해설이다.
꿈.
꿈이라면――부합한다.
존재하면서 부재했던, 그 히카루에.
그 이전부터 느끼고 있었던, 현실성의 결핍……
기묘한 격절감에도, 설명이 간다.
「있었지?
말했잖아……공주가 눈앞에 있는데, 그 실재함을 의심했다고」
「……하지만……
역시……있을 수 없습니다」
「그것을 전부, 수면 중에 하고 있었다니!」
「말하자면, 천연적인 무상――몽상검(夢想剣)이야.
공주가 무적인 것도 당연하네」
「애당초, 인간이란 것은 낭비가 많게 만들어져 있어.
그 낭비를 전부 치워내고, 자신에게 필요한 것만을 남겼던 것이 그 은성호라면, 아무도 이길 수 있을 리가 없어」
「있을 수 없습니다」
「그런 사정이 좋은 기적이 있을까 보냐, 라는 거?」
「…………」
「안심해.
이것은 기적 같은 멋진 것이 아니야」
「저주에 지나지 않아.
대가가 지불되고 있어」
「……어떤 의미입니까」
「오빠, 이 용태를 보니 어때?
2년 전과 비교해서」
「……………………」
「쇠약해졌어……?」
「응.
활동 중은 불합리한 파워풀함에 속지만, 이렇게 자고 있으면 명백하지?」
「내용물은 좀더 지독해.
최신최고의 의료기술을 닥치는 대로 쏟아넣어서, 어떻게든 목숨을 부지하고 있지만……앞으로 얼마간도 버틸 수 없어」
「그것은」
무엇으로부터 오는 쇠퇴인가.
2년전, 히카루의 광독병은 치료되었다.
때는 이미 늦었지만……한층 더 증상이 악화되는 것은 저지할 수 있었을 터.
쇠약의 이유는 별도로 없으면 안 된다.
――즉,
「억제가 없는 꿈의 세계에 뿌리내리고 있으니까, 은성호는 인외경(人外境)의 힘을 발휘해…….
하지만 그만큼의 부채는, 현실의 미나토 히카루의 육체로부터 확실하게 거두어지고 있다는 거지」
「이렇게……」
「…………」
「내가 보기에, 앞으로 2회일까.
은성호로서 움직일 수 있는 것은」
「2회……」
「아마도」
「그 다음은――」
「없어」
「……」
「거기서 끝.
은성호도……미나토 히카루도」
끝.
이 세상으로부터, 사라진다.
없어진다.
죽는다.
「…………」
「그럼.
어떻게 할래, 오빠?」
「……어떻게, 란?」
「내는 약속을 지켰어.
공주를 죽일 찬스를 줬어」
「…………」
「지금이라면 길 가던 어린애라도 할 수 있어.
목을 손으로 잡고, 가볍게 비틀면 끝이야」
「자, 부디」
「……………………」
「바보 같은」
할 수 있을 리가 없다.
이것은 히카루다.
나의 가족――내가 지키고 싶었던, 구하고 싶었던 이였다.
죽여?
농담이겠지.
반대다. 해야 할 것은 반대다!
수단을 총동원하여, 완전히 쇠약해진 이 히카루를 돕는 것이 나의 역할――
「앞으로 2회.
그렇지만 그 2회로, 얼마나 되는 인간이 죽을까?」
「――――――――――――――――――」
「 “은성호” 는 미나토 히카루가 아주 깊은 숙면상태에 빠졌을 때에 발생하는 현상이야.
출현을 미연에 저지하는 방법은 없어」
「나타난 것을, 힘으로 멈추는 것도 무리.
……지금 밖에 없어」
「오빠.
희생자를 내고 싶지 않다면, 지금 죽일 수 밖에 없어」
「…………」
「…………………………」
「……미도우……」
「잠깐……자리를 떠나줘.
내가, 」
한손을 내밀어, 그 다음의 말을 멈춘다.
듣고 싶지 않았다.
들으면, 두개골이 쪼개질 것 같았다.
「꺼져.
말해 놓지만, 너한테는 하게 두지 않아」
「내가 기회를 주는 것은 오빠 뿐이야」
「……무라마사……」
「…………」
「그래.
모든 것은 오빠 한 사람의 결단」
「오빠의 의사로 하지 않으면 안돼.
미나토 히카루를……살해하는 거야……」
「……윽……」
「할 수 없어?」
「…………」
미나토 히카루.
은성호가 되어서, 살육을 행하는 이.
미나토 히카루.
내가, 지키고 싶었던 이.
「오빠……
내와 땡중이 말한 것을 떠올려」
「……?」
「무아.
미나토 카게아키가 미나토 히카루의 죽음을 바라지 않는다면……미나토 카게아키를 버리는 거야」
「영웅이 되는 거야.
세계의 의사는 은성호의 죽음을 바라고 있어」
[ESC]
「――――――――――――――――――
――――――――――――――――――――
――――――――――――――――――――
――――――――――――――――――――」
「오빠」
「자신을, 버려」
세계에 죽음을 흩뿌리는 은성호를 멸하기 위해서.
나는――――
윽……
끄윽…
윽…윽……
끄으윽……
이 다음부터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겠다.
말하지 않아도, 알 거다.
결말만을 전하지.
이 이야기는 영웅이 아니라, 아시카가 챠챠마루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히카루를 죽인다.
죽이지 않으면, 안 되는 거다.
미나토 카게아키의 마음이 방해라면, 그 마음을 짓뭉개서라도.
살려 두면, 히카루는 다시 은성호가 되어서……
많은 인명을 빼앗으니까.
(죽이지 않으면 안 된다)
하지만,
왜,
히카루가 죽지 않으면 안 되는 거냐!!
「어, 어이.
목에 매달리지 마!」
「거절한다!」
「걸을 수 없을텐데!」
「걸어 보여라!
그래서 히카루에게 이길 수 있겠나!」
「카게아키.
둘만의 식탁이라고 해서, 이상하게 배려를 할 필요는 없다. 빨리 먹어라」
「두 명?」
「어라……나 따돌림 당했어……」
「두 명이다.
만약, 있지도 않은 세 명째가 무슨 일이 있어도 신경이 쓰인다면 말해라. 질량보존의 법칙을 무시해서라도, 이 우주로부터 완전히 말소해주지」
「죄송합니다. 이제 조용히 먹습니다.
나는 없으니까……어머니는 여기에 없으니까……」
「……」
「……카게아키」
「응?」
「히카루는……아버지를 만날 수 있는 것일까」
「……그래」
히카루가 무엇을 했지?
이 히카루가 무엇을 했다는 거냐.
히카루의 시간은 3년전부터 정지해 있었다.
시골마을에 사는 한 사람의 소녀였던 시절부터, 한 걸음도 나아가지 않은 거다.
그 후의 사상에 히카루의 의사는 개재되지 않았다.
살육자 은성호는, 꿈이었다.
현실의 세계를 황폐화시키기는 해도, 본인에게 있어서는 어디까지나 꿈 속의 사건에 지나지 않는다.
어째서 죄를 물을 수 있을까.
어떠한 법이 꿈 속에서의 행동에 죄를 부과할까.
죄는 없다.
미나토 히카루에게는 일절의 죄가 없다.
(그런데도)
죽이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라고.
나의 마음이 아니라, 나의 과거가 고하고 있었다.
히카루와 똑같이, 아무 죄도 없었던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의 목숨을, 나는 빼앗았다.
보다 많은 사람의 목숨이 사라지기 전에라며, 죽였던 거다.
상황, 조건은, 지금도 완전히 동등.
히카루를 죽이지 않으면, 보다 많은 목숨이 사라진다.
그러니까,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닛타 유우히에게 부끄럽지 않기 위해서.
후키와 후나 자매에게 부끄럽지 않기 위해서.
죽이자.
미나토 히카루의 생명을 이 손으로 끊자.
무아.
미나토 카게아키를 포기한다.
영웅에 사무친다.
죽인다.
죽인다.
죽인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ESC]
<뿌드드득――>
·
·
·
·
·
·
할 수 없다.
할 수 없다!!
할 수 있을 리가 없다!!
「……미도우」
「오빠……」
단죄의 목소리가 울리고 있다.
나의 모순을, 이기심을, 폭로하는 목소리가.
“비겁자”
용서해줘요.
“다른 사람이라면 죽일 수 있는데”
용서해주세요.
“자신의 가족은 죽일 수 없다니”
무리입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무리입니다.
“무리……?”
무리입니다.
“그 머리를 꺾을 뿐인데?”
할 수 없습니다.
“나의 목은 베었는데?”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죽여라”
“죽여줘요”
“죽여”
“똑같이”
“우리를 죽였을 때와 똑같이”
용서해줘요.
“용서하지 않아”
부탁이니까 용서해주세요.
“용서할까보냐”
용――
“죽여라”
“죽여줘요”
“자아”
“빨리!!”
「으크――」
「크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탁탁탁탁!>
「미도우!?」
「기다려……가지 말아 줘!!」
목소리가 쫓아온다.
달아나지 않으면.
붙잡히면 끝이다.
살해당해 버린다.
히카루가 살해당해 버린다.
안돼안돼안돼.
죽이게 할까 보냐.
히카루는 내가 지킨다.
이렇게――
나의 품안에 넣어 두면 아무도 죽일 수 없다.
누구에게도 죽이게 두지 않는다.
히카루를 지킨다.
내가 지키지 않으면, 안 되니까.
목소리는 언제까지나 쫓아온다.
“죽여라” “죽여라”
“죽여라”
“죽여라”
“죽여라”
목소리는 언제까지나 쫓아온다.
무서운 분노와 저주로 가득 차서, 나의 등을 위협한다.
도망치는 거다.
저 목소리가 쫓아오지 않는 곳까지.
――그런 장소가, 어디에도 없다면.
미래영겁, 계속 도망치는 거다……
히카루를 안고서.
……나는 나무들 속에 주저앉아 있었다.
품안에는 히카루가 있고, 숨소리를 내고 있다.
앉아 있다――라는 것은, 다를지도 모른다.
단지 움직일 수 없게 되었을 뿐이라고도 생각할 수 있다.
다리의 근육이 완전히 굳어서, 일어나는 것마저도 뜻대로 될 것 같지 않다.
얼마나 되는 거리를 뛰었는가. 여기저기가 상처투성이라, 출혈도 심했다.
의식은 날아가 있다.
히카루를 안고 호리고에 고쇼를 뛰쳐나오고 나서――지금 멍하니 주변을 둘러보고 있는 이 순간까지. 기억은 완전히 공백이라,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설마 꼬박 하루 이상 계속 달렸다고는 생각할 수 없으니까, 아직 같은 밤이겠지.
아마도, 그 후로 몇 시간 정도……아니, 실은 좀더 짧을지도 모른다.
거의 감에 지나지 않지만, 주변의 풍토도 이즈의 것, 호리고에의 그것과 그리 차이는 없다고 생각한다.
「…………」
――이제부터, 어떻게 하면 되는가.
그것은, 모든 의미에서 우열한 물음일 것이 틀림없었다.
이제 와서 물을 것도 아니고, 이제 와서 물어봐야 별 수도 없다.
물음의 답은 자명하다.
내가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은, 잘 알고 있다.
그러니까 나는 사고를 끊었다.
그 답은 필요없다――갖고 싶지 않다.
알고 싶지 않다.
사실은 이미 알고 있다고 해도……모르는 체를 할 수 있는 동안은 그렇게 하게 해줬으면 한다.
나는 히카루의 신체를 다시 부둥켜안고, 얼굴을 숙였다.
조용한 숨소리가, 뺨에 닿는다.
잠깐 자자.
생각해야 할 것은, 눈을 뜨고 나서로 좋다.
지금은 자서, 최후의 환상에 잠기고 싶다.
이렇게……언제까지나. 언제까지나, 히카루를 지킨다는…….
「……………………」
「……읏!?」
[ESC]
뺨에 닿는――――
숨소리!?
히카루의 얼굴을 확인한다.
……자고 있었다.
언제부터?
아니, 그런 것은 아무래도 좋다.
……아시카가 챠챠마루는 뭐라고 말했던가.
은성호는, 히카루의 꿈.
깊은 잠에 빠지면 나타난다――
「풀의 향기.
흙의 향기.
어둠의 향기……」
「올려다보면, 나무들 틈새에 숨은 달.
한밤중의 산이란 정취가 있구나!」
「카게아키, 너치고는 잘 생각했다」
미소지으며, 히카루는 그렇게 말했다.
신의 밤바람을 맛보듯이, 양팔을 벌리면서.
히카루.
……은성호.
미나토 히카루가 꾸는 꿈이라고 하는 은성호.
달빛을 받으며 선 그 모습은, 확실히 몽환 같았다.
하지만 거기에 공허함이나 박약함은 없다.
있는 것은 힘이다. 흘러넘치는 듯한 힘!
이것이 꿈의 존재라고?
이렇게나 힘으로 가득한 것이?
내 쪽이야말로 이상한 꿈을 꾸고 있는 것은 아닐까.
어느 새인가 들어온 이 산에서, 여우나 너구리의 부류에게 홀려서…….
그쪽이――지금은 훨씬, 납득할 수 있다.
「……히카루……」
「뭐지?」
「너는――」
「…………」
「왜 그러지.
무언가를 사양할 관계도 아닐 거다」
「가족이 아닌가」
「…………」
「어떤 것이라도 상관없으니까, 말해다오.
너의 목소리를 듣고 싶다」
「……」
「너는……히카루의 꿈인가?」
입에 담아 본 것으로, 결착이 났다.
헛소리의 극치다.
어떻게 보아도 꿈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자에게 너는 꿈이냐고 묻는 것도. 꿈이라 생각하는 자에게 너는 꿈이냐고 묻는 것도.
어느 쪽이건, 뇌신경계가 단열된 자의 소행일 거다.
역시, 이상한 것은 나다…….
히카루가 보자면, 의미를 알 수 없을 거다.
미간을 모은 의아스러운 얼굴로, 되묻는다――
「그렇다」
「――――」
「나는, 미나토 히카루의 꿈에 지나지 않는다」
「……너는……」
「자신을, 」
「알고 있다」
「내가 포말인 것을 알고 있다」
비탄은 담지 않고. 체념도 없고.
그저 자연스럽게, 은성호는 그렇게 인정했다.
「…………」
이해할 수 없다.
자신이 꿈――허구다, 라는 자각을 갖고 존재할 수 있는 것인가?
허구는 붕괴를 숙명으로 한다.
허구임을 자각하고서, 계속 존재하는 것은 모순이 아닌 건가.
「이상한가?」
「……」
「나에게 있어선, 고민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
「꿈이란, 소망이다.
아니……그렇다고 단언할 수는 없겠지만. 미나토 히카루에 한해서 말하면, 꿈이란 그야말로 희망의 결정이나 다름없다」
「……희망……」
히카루는 왼손을 뻗었다.
그것은 달빛 아래에 백은으로 빛났다.
「나는 미나토 히카루의 꿈인 것을 기뻐한다.
그것은 내가 가장 순수한 미나토 히카루임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벌린 손이, 가슴팍에 닿는다.
「나는 히카루의 꿈인 것을 자랑한다.
그것은 내가 가장 강고한 미나토 히카루임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손이 꽉 쥐어져서 주먹을 만든다.
「나는 미나토 히카루의 꿈일 것을 맹세한다.
그것은 내가, 미나토 히카루의, 언젠가 이루어지는 이상임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주먹으로부터, 집게 손가락만이 검과 같이 선다.
「…………」
「나는 망설임 없이, 나로서 있는다…….
이 길을 딛고서, 한결같이 전진하는 것을――나라면 할 수 있다!」
「히카루……」
「가지 않으면 안 된다」
말하고서.
히카루는, 나에게서 등을 돌렸다.
「……간다……?」
「음.
히카루의 꿈으로서, 히카루의 희망을 이루기 위해서」
「천하포무를 이루지 않으면 안 된다」
「――――!!」
그것은.
그것이 의미하는 것은……즉,
「그만둬!」
「…………」
「이제……죽이지 마라!
너 자신의 목숨도 위험해진다!!」
「너의 신체는――」
「한계가 가깝다, 인가?」
「……!」
「혹은, 그럴지도 모른다」
「하지만 멈추지 않는다」
「히카루!」
「나는 소망을 위해서 계속 걷겠다.
다르게 있는 법은 모른다!」
「나는, 히카루의 꿈인 거다」
「…………」
「한계가 있다면, 한계에 도전하지.
그리해서 반드시, 소망을 이룬다!」
소망.
히카루의――――희망.
「아버지, 를……」
「음」
「빼앗긴 아버지를, 되찾는다」
「……」
「너의 아버지는……
……빼앗기지 않았다……」
「……」
「아키타카 님은, 너를 거절하지 않는다!
만나러 가면, 언제라도 맞이해주신다……」
「만나는 것이 소망은 아니다」
「아버지라, 자칭해주는 것이다.
히카루를 딸이라 인정해주는 것이다」
「그것도――」
「이루어지는, 가?」
「…………」
「네가 말하는 대로다. 나는 아버지를 언제라도 만날 수 있다. 만나서 아버지라 부를 수도 있을 거다.
하지만 한번도 했던 적은 없다」
「거절당하는 것이 무섭다」
「……」
「어떻게 생각하지. 카게아키」
「히카루의 소망은 이루어질까.
아버지는 진심으로, 진실된 말로――나를 딸이라 인정해줄까……?」
네 녀석의 손으로 끊는 거다』
『떠나라, 아키타카.
향후 두 번 다시, 미나토라 이름을 대는 것도, 나의 앞에 나타나는 것도 허락하지 않는다』
『……카게아키……』
『미나토가를……
히카루를, 부탁한다』
「……히카루를 부탁해, 카게아키.
약속……잊지 말아줘」
「…………」
「…………」
「…………………………」
「그렇겠지.
알고 있다」
「나의 아버지는 빼앗긴 거다!!」
「히카루와 아버지의 정은 끊어져 있다!!」
「자신을 낳은 사랑의 근원으로부터, 히카루는 끊어져 있다!!」
「그러니까 되찾는 거다!
나의 아버지를 봉하는 감옥――이 강대한 세계에 도전해, 쳐부숴서!!」
「……2세 무라마사!?」
<파창!>
「귀신을 만나면 귀신을 벤다.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벤다」
「츠루기의 이치는 여기에 있노라!」
<철컹!>
백은의 기영이 탄생한다.
마왕――은성호.
그것은 가볍게, 턱을 돌렸다.
여기서부터 날아올라, 세계를 멸망시키러 가기 위해서.
「기다려!
기다려줘……」
「……」
「아버지만 얻을 수 있다면, 너는 파괴와 살육을 그만두는 건가!?」
그렇다면.
그렇다면――나는.
무슨 약속을 어기더라도, 이 나의 결단으로,
약속――――
「――윽――」
[ESC]
「카게아키」
「히카루가 바라는 것은――
아버지가 나를 혈육으로 인정하여, 애정의 실재함을 인정하여, 그 입으로 이름을 불러주는 것이다」
「세계를 대신한 인신공양으로서 아버지가 떠넘겨져도 의미가 없다.
그래서는……아버지의 사랑은 세계에 빼앗긴 그대로일텐데?」
「…………」
그 때야말로 아버지의 사랑은 의심할 것도 없다――그 밖에 아무것도 없으니까!!」
나의 가족――나의 오빠」
그 일순간.
히카루는 굉장하기까지 한 전기(戦気)로 가득차서, 나를 응시했다.
패도의 최후에 넘지 않으면 안되는 것」
내가 너에게 바라는 것은, 최후의 때에, 히카루의 앞에 단 홀로 서는 것이다」
「…………」
「빼앗는다.
반드시, 빼앗는다」
「어머니!
세계!
나의 오빠!」
「막는 것 전부를 부수어――
나는 반드시 빼앗는다!!」
시선은 그야말로 창으로 화하여 관통한다.
나의 가슴 중앙으로부터……영혼의 중핵까지.
「누구에게도 막게 두지 않는다.
멈추게 두지 않는다」
「이 소망은――누구에게도!!」
<콰아아아앙――!!>
하얀 궤적이 하늘을 달린다.
――그것은 확실히 멈출 수 없는 것이었다.
멈출 수 없는 속도.
멈출 수 없는 위력.
불가침의 의사.
그것이, 천공에 오른다.
「……아……」
가버렸다.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 일어났다.
시작되어선 안 되는 것이 시작되었다.
「아, 아아」
나는……
뒤를 쫓아서, 휘청거리는 걸음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삶과 죽음의 선택을 자기에게 부과하는 명제로서 스스로 묻는다
그러면 조소로 환희하는 와중에 희극의 막이여 자 올라라
폭풍우의 밤에 짖는 개는 어리석은 도적과 과감하게 싸운다
따뜻한 둥지에서 어미 새를 기다리는 새끼 새는 뱀의 배를 침상으로 잠든다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햇빛 아래에서 태어난 사자는 수천의 사슴을 포식하고
작은 시냇물 소리를 듣는 개구리의 알은 아이가 주워서 밟아 부순다
생의 의미를 믿는 이여 광대의 진지한 궤변을 들어라
죽음의 공포에 떠는 자여 악마의 가면은 검은 칠의 거울
생명에 의문을 향한다면 광대와 악마는 수저를 쥔다
생명을 믿고 탐닉한다면 광대와 악마는 관을 벗는다
짐승이여 춤추며 벌판을 달려라 노래하고 떠들며 사납게 뛰어다니라
이제는 어떤 사슬도 우리도 그대의 앞에서는 썩은 흙덩이
엄청난 숫자의 죽음이 있었다.
무수한 목숨이 그저 의미없이, 찢어져서, 의미를 잃고 스러져 있다.
――누가 불렀지?
――누가 이 재앙을 일으켰지?
은성호?
……아니다.
은성호의 향기가 나서」
오는 것이……늦었어……」
어느 새인가 무라마사가 옆에 서서, 사과하고 있다.
하지만 무엇을 사과하는 걸까.
무라마사가 이 지옥의 원인인가?
아니다.
막을 수 있었을 재앙을, 막지 못했다.
이것은 저지할 수 있었던 거다!
내가 히카루를, 죽였으면!
나에게는 그것이 가능했다.
그런데 하지 않았다.
그러니까 이렇게 되었다!!
히카루를……」
「아――아아아아」
[ESC]
……오빠는, 할 수 없구나」
「엇――차」
<퍽!>
<깔고 누른다>
「윽……당신!」
호리고에 공방――아시카가 챠챠마루.
완전한 기습으로 무라마사를 깔아 눕히고, 거기에 있다.
하지만 눈은 무릎 아래의 무라마사를 보지 않는다.
똑바로 나에게 쏟아지고 있다.
마치……저주와 같이」
그렇게 되었다면……내가 준비할 수 있는 운명은, 또 하나의 쪽이 되는데」
손바닥 안에――
하얗게, 빛나는,
“알” !?
어째서, 그것이 호리고에 공방의 손에.
설마……이것은, 히카루가 나에게 쓰려고 했던 것인가.
오염파의 결정이라고 말한, 그――
<지지지직―!>
좋을 때인데……방해하지 마!!」
<파앙!>
가 아니구나……내 쪽이 한수 위야」
오빠?」
「――――」
「미……미도우!
불러줘!」
「장갑해줘!
나를――――」
움직임이 봉해진 나의 검주가 외친다.
그렇다.
이대로는 위험하다.
장갑해서, 갑철의 수호로 알의 힘을 막는 거다!
「귀신을――」
「미나토 히카루의 목숨을 구하는 방법이 있어」
「뭐」
「뭣이……?」
「구하고 싶지?
마왕이건 살인귀이건, 미나토 히카루가 살았으면 하지?」
「저건 앞으로 1개월도 버티지 못하고 쇠약사해.
하지만 그 전에 구할 방법은 있어……」
「――――」
「안돼!
들으면 안돼!」
「어떤 이유가 있더라도……당신의 심혼을 바쳐도 될 리가――」
「조용히 하랬지!!」
<슈우우웅――>
「아윽!」
「무라마사!」
「오빠」
[ESC]
그 순간, 모든 소리를 빼앗겼다.
정적――심해의 바닥에 가라앉았을까 할 정도.
아시카가 챠챠마루의 목소리만이 유일하게, 신탁처럼 울린다.
《미나토 히카루를 구하고 싶다.
……그것이 오빠의, 거짓 없는 본심이야》
《그렇지?》
「――――――――」
그것은,
그것은……
――――확실히, 부정할 수 없는, 나의――――
「안돼!!」
「……받았어.
그, 심혼!!」
<우웅우웅――――>
「……오……」
「오아……」
「미도우!!」
「알은 사람의 마음을 솔직하게 만들어」
「자아――오빠!」
「당신이 바라는 것은!?」
「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아아아아!!」
바라는 것.
내가……바라는 것?
그런 것은――――――――뻔하다.
「……미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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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국입니다.
은성호의 정체가 미나토 히카루의 꿈, 공상의 존재였다는 것을 알게 된 카게아키는 제대로 멘붕을 하게 되고,
그 마음의 빈틈을 찌른 챠챠마루에 의해 정신오염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럼 이야기는 또 다음 무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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