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축분 쌓기는 실패입니다.
비축분은 커녕 심신 모두 사이좋게 털린 일주일이었습니다…….
세상만사 쉽게 되는게 없군요.
<탁탁탁탁탁탁!>
<벌컥!>
오유미 장교 : 「라이쵸우 님!!」
「뭐야?
나의 모닝 ・뷰티 ・타임은 방해하지 말라고 말했을텐데」
오유미 장교 : 「중대사입니다!
어젯밤, 자그마치 도막파의 테러리스트에게 보타락성으로의 침입을 허용하여――」
「……어머나. 그래.
그건 큰일이구나……」
(후후후……해냈어!
이걸로 막부는 나의 것)
(예의를 모르는 시시쿠는 분명, 상대가 도우신 님이라도 적당히 없이 몰아세워……이 정도의 큰 실태이니까.
챠챠마루도, 일부러 변호는 하지 않아)
(그렇게 되면, 도우신 님은 이제 나에게 다가오는 것 밖에 수가 없어져.
나를 4공방의 필두로 세우고, 칸도우 관령의 지위도 인정하는――거지!)
(우훗.
우후후후후후후후후……)
오유미 장교 : 「――무자마저 포함한 정예의 적 세력은 본성 외 몇 거점을 습격, 막대한 피해를 입히고……
코가 공방 유사 도우신 님도, 덧없이 최후를 맞이하셨습니다앗――――!!」
[ESC]
<파장창!>
「뭣이라아아아아앗――――――!?」
이것은 어떻게 된 일이라 생각하지?」
어딘가의 누군가가, 역사의 시계를 빨리 감으려 하고 있는 것일까요」
하지만 우선, 우리는 자신의 걱정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역사의 관객이 될 생각은 없으니까요」
「배우가 되지 않으면 안 되지. 역사를 우리에게 있어 기분 좋은 것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고통의 역사는 우리와 우리 조상의 것이다. 우리의 자손에게 물려줄 순 없다」
「긍정합니다. 완전히 긍정합니다.
소장 각하」
「본국에 있는 자들의 반응은 어떻지?」
「어느 쪽의 본국입니까?」
「위대한 여왕폐하의 나라 쪽이다.
그 피둥피둥 살이 찐. 엿 먹을」
「쌍수를 들고 기뻐하고 있는 자들이 대부분인 것 같군요. 이걸로 빼앗기 쉬워졌다, 라고.
비전파(非戦派) 중에서도, 막부의 통치능력이 없다면 강경수단에 의한 점령도 불가피라는 목소리가」
「……경솔한 놈들이야」
「정말로요.
무엇을 위해서 우리가 긴 시간을 들여서 로쿠하라를 악역으로 만들어 내고,
군비의 증강도 용인해 왔는지, 제대로 이해하질 못합니다」
「……그렇다곤 해도, 다.
우리의 당초의 플랜은, 이미 와해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유감이지만.
로쿠하라 막부의 쇠퇴는 이제 결정적입니다」
「“평화실현장치(平和実現装置)”도 헛수고가 된 건가」
「그것도 아깝군요.
겨우 쓸만해진 데서」
「어떻게 생각하지? 캐논 중령」
「결단의 때일까 합니다」
「……」
「현 상황에서 움직이는 것이 베스트라고는, 도저히 말할 수 없습니다……만, 이지요.
이대로 워스트의 결말을 지켜보는 것보다는, 그나마 나은 성과를 잡아야겠지요」
「음……」
「새롭게 플랜을 고쳐 세우는 것도, 결코 불가능하지는 않을 겁니다만…….
문제는 소요시간」
「우리의 야마토 진주군 최고사령관은 순수무결한 영국기사이며, 제대로 보는 눈도 가진 분입니다. 곤란하게요. 지금은 휴가 기분이므로 살았습니다만」
「그렇더라도 언제, 이쪽의 책동을 눈치챌지도 모릅니다.
시간을 들이면 들일수록, 우리의 계획이 대영연방 측에 발각될 위험은 높아집니다」
「과연.
……결론은 이미 나왔다는 것이군」
「위대한 고향을 위해서. 각하」
「아아.
위대한 고향을 위해서. 크라이브」
[ESC]
<웅성대는 시장통>
――들었나.
――그래.
――분명, 소문의 붉은 무자가 해준 거야.
모리우지 자식도……
――은성호가 아닌 건가……?
――GHQ에게 지워졌어.
――뭐라도 좋아.
꼴 좋다.
――제 좋을대로 설친 대가가 왔어……!
――그렇지…….
――하지만.
――응?
――이제부터, 어떻게 되지?
――………….
――어떻게 되는 걸까…….
――모르겠어…….
――왠지, 엉덩이가 근질근질해.
――이 나라는……야마토는……
어떻게 되 버리는거지……?
보고를 끝냈지만.
나는 그대로 얼굴을 들지 않았다.
아직 상세를 확인하지 않은 어떠한 경위에 의해, 외성의 하나가 소실하기까지 한 피해를 보타락에 미쳤다――그것은 별로 상관없다. 그 장소(一角)에 병사는 채워져있지 않았고, 피해는 주로 건축물이다.
화려한 소동을 일으킨다는 마이도노노미야의 계획에도 합치하고, 그 의미에 있어서는 내가 도모했었던 쿠니우지 습격 미수와 아무런 손색이 없다. 나의 계획 실패에 보충이 붙었다고조차 말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사태가 거기서 그쳤다면의 이야기다.
이상적인 성공은 그 장소에서의 유일한 사망자에 의해서, 현실이 아니라 가상의 카테고리로 가라앉아 버렸다.
유사 도우신.
이 하나의 죽음에 의해, 마이도노노미야의 정략은 붕괴했다.
막부의 힘 관계를 자신에게 사정이 좋아지도록 흔드는 것이 친왕의 희망이었다.
그걸 위한 떠밀기가 나와 이치죠에게 주어진 임무였었다.
하지만 너무 밀었다.
친왕이 이용해야 하는 막부는 대장령에 이어서 숙로까지도 잃어, 이미 쓰러지려하고 있었다.
완전한 과잉타격.
……정확한 부분은 이치죠의 보고를 기다리지 않으면 안 되지만, 아마도 그 때――내가 포위를 무너뜨린 후, 이치죠는 나의 기대대로 달아나지 않고, 유사 도우신을 쫓아.
교전의 끝에 격추했을 것이다.
바깥 성곽의 소실(焼失)은 그 여파인가.
아무튼 간에, 이치죠의 손으로 코가 공방이 살해되었다는 사실은, 본인의 입으로부터 나온 이상, 의심할 여지가 없다.
능악당의 일건으로 이치죠가 그 악승(悪僧)[각주:1]에게 살의를 품은 것은 알고 있었다. 그러니까 그만두도록 타이르기도 했다.
나 자신에게 살의가 전혀 없었다면 거짓말이 된다. 하지만 그것은 결국 철회를 전제로 한 살의다.
해서는 안되는 일이라 분별하고서, 죽여주고 싶다――라고 분노를 남기고 있었던 것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어쩌면, 나의 그런 어중간한 심리야말로 사태의 원흉이었던 거다.
이치죠에 대한 제지에 철저함이 빠졌다.
내심을 수반하지 않은 나의 말은 가볍고 얇아……유사 도우신과 맞서는 이치죠를 만류하는 고삐가 되지 못했던 것이다.
그리하여 이치죠는 코가 공방을 쫓아서, 따라잡고, 끝내는 죽였다.
……그래, 설마 그런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도, 나의 제지에 힘이 빠진 한 요인일 거다.
두꺼운 방비를 빠져나가서 유사 도우신에게 접근해, 무용으로도 이름 높은 그를 정면으로 타도한다, 같은――
거기까지의 저력이 그 소녀에게 있었다고는 꿈에서도 생각하지 않았다. 완전히 오인하고 있었다.
터놓고 말해서, 이 사태는 나의 불찰이다.
나는 눈앞의 두 명만이 아니라 이치죠 본인으로부터도, 젊고 미숙한 그녀를 보좌하고 필요하다면 제어하도록 요구받고 있었는데, 전혀 그 역할을 해내지 못했다.
도대체, 무엇을 위해서 따라간 것인가.
오로지 부끄러워하는 것 말고는 방법도 없었다.
「……카게아키 군」
「옛」
몇 분이나 그 이상 이어진 침묵의 후, 친왕이 무겁게 입술을 열었다.
하지만 그 목적은, 나에 대한 질책과는 달랐다.
「상처의 상태는?」
「……예.
절단된 왼손의 완치에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합니다만, 달리 큰일은 없습니다」
얼굴을 숙인 채로, 대답한다.
바닥에 붙인 왼손은, 외견상, 이미 흉터도 없다――만, 내실은 거기까지 이르지 못했었다. 신경계도 근육조직도 재생도중에 있다. 현재, 왼손의 악력은 어린애 이하이다.
타치를 쥘 수 있게 되는 것은 내일인가 모래인가.
무자의 회복력이라도 완전히 사라진 부위를 재생시키려면 그 정도의 일자를 필요로 하는 것이었다.
「이치죠 군은?」
「……회복 중입니다.
하지만 움직일 수 있게 되는 것은, 조금 더 후일까 합니다」
이치죠의 용태를 생각하면, 심중은 참으로 복잡해진다.
보기에도 혹열한 중상에 대한 전율――소녀의 죽음을 예감해서의 공포, 두려움――회복의 사실이 가져오는 안도――그 사실에 대한 닦을 수 없는 의문.
그녀의 부상 수준은 나에 비할 바가 아니다.
사지의 결손에 더해서, 그야말로 전신이 검게 탔던 것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해서, 치명상이다.
상식적인 무자라도, 저건 죽는다.
마사무네가 아무리 명갑 중의 명갑이며, 비할 데 없는 갑철을 자랑하더라도, 그것만으로 설명이 가는 이야기가 아니다.
이치죠 자신에게, 죽음마저 극복하는 힘이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
도대체, 아야네 이치죠란 어떤 자인 것인가.
진정, 마음 깊숙이서부터 사람으로서의 “올바름”을 요구하고, 사악을 미워하는 혼이, 그런 바닥 모를 강함을 낳은 것인가――
그렇다면――그 소녀는,
영웅인 거다.
……나는 치밀어 오르는 외경의 감정에 떨었다.
그것은 예속을 맹세하고 싶어질 정도의 공포였다.
「그런가. 두 사람 다 불렀는디 카게아키 군만 왔으니께, 걱정하고 있었는디.
그렇게 심한 것 같지는 않구마이」
「예. 아니, 중상은 사실입니다만.
어느 정도의 부상이라도 치명상만 되지 않으면, 무자에게 있어서는 스친 상처와 같습니다. 완치까지 필요로 하는 시간의 차가 있을 뿐입니다」
「미야 전하께서는, 부디 마음을 편히 가져주시길」
「그런가……?」
검주를 몬 경험이 없는 인간이 고개를 기울이는 것은 무리도 아니지만, 그러한 것이다. 때문에 옛날은 무자의 수급을 취한다는 행위――회복불능의 치명상을 준 증명――가 전장의 무공 중 제일로 여겨진 거다.
「다음주 중에는 거의 쾌유한다고 생각됩니다」
「그럼 좋지만.
무리는 안돼.
의사가 필요하믄, 바로 말해주래이?」
「옛」
아무튼, 배려에는 감사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한층 깊게 머리를 내린다.
「그럼, 전하……」
「아아, 응」
짧은 말로 친왕에게 물음을 던지고 나서, 서장이 다시 이쪽을 본다.
……주제인가.
「대강, 상상은 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네」
「오유미 공방은 우리와의 연락을 끊었다」
――아아.
역시.
「이쪽으로부터 여러가지로 손을 쓰고는 있지만……
제휴의 복구는 가망이 없겠지」
「이미 사과해서 될 이야기가 아닙니다만……죄송합니다.
이마가와 중장이 흥분하는 것도 무리가 아닌 일입니다」
직접적인 의미에서는, 나와 이치죠의 폭거에 의한 손해(失地)는, 친왕보다도 동맹자 이마가와 라이쵸우에게 있어서 한층 더 심각하다.
우리들의 행위는 그가 선 발판을 무너뜨렸으니까.
배신당했다고 생각하여, 분노도 할 것이다.
「아니. 흥분……과는, 다른 것이 아닐까.
아마도 그는 겁먹은 거다」
「겁먹었다?」
「친왕 진영은 오유미 공방에게 조정 권위를 부여하는 등으로 협력하여, 그의 정권장악을 지지한다.
그는 그 담보로 우리의 뜻을 존중한 정치를 행한다……」
「라고, 일단은 대등한 동맹관계를 맺으면서도, 오유미 공방은 이쪽을 경시하고 있었을 거다.
결국은 무자 1기도 거느리지 않은 녀석들, 이라고 말이지」
「그 경시를 틈타서, 무라마사와 마사무네의 존재를 보다 강렬(鮮烈)하게 과시해 주기 위해서, 너희들의 정체는 저쪽에게는 덮어 두었지만――」
「일을 일으키는 단계가 되어서, 갑자기 이쪽이 무자를 내보내면 놀랄 거라서 생각해서 말이여」
「네」
「――이제 와서는, 그 세공도 화근이 되었다.
친왕 진영은 이마가와 중장에게 보타락성을 파괴하고, 코가 공방을 죽일 수 있는, 그 전략과 전력을 숨겨 가지고 있었다고 여겨지고 있다」
「――――!!」
「즉, 이러한 거지……
우리는 처음부터 오유미 공방과 손을 잡을 생각 따윈 없었다. 단지 이용하기만 할 속셈이었다. 왜냐하면 우리의 목적은 막부의 멸망이니까다」
「우리는 계획대로, 라이쵸우 공방을 이용해서 유사 도우신을 살해하는 것에 성공해, 막부의 기둥을 크게 흔들었다. 다음은 쓰러뜨릴 뿐……이라는 거다」
「……이마가와 중장에게 있어서, 지금 이쪽의 전력은 한없이 미지수.
동요한 막부라면 토벌할만한 힘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의심하고 있구먼…….
아마도, 밤에도 잘 수 없는 심정으로」
물론, 실제로는 다르다.
마이도노노미야에게 있는 군사력은 나와 이치죠 2기 뿐이다. 쇠약해졌더라도 로쿠하라 전군을 상대로 하기에는 자릿수가 넷 정도 모자라다.
하지만 이마가와 라이쵸우는 그런 것을 모르는 거다.
분명 그는 설마라고는 생각하면서도, 건조사에 결집해 도막의 깃발을 내거는 대군세를 환시하고 있다…….
「……뭐라고 말씀드려야 할지……」
상대가 화가 나 있을 뿐이라면, 양보하는 것으로 관계의 수복도 꾀할 수 있다.
하지만 의심암귀의 포로가 된 인간에게는, 무엇을 말해도 효과가 없으리라.
아무래도 내가 생각하고 있던 이상으로, 상황은 나빴다.
「아니, 카게아키 군이 움츠러들 필요는 없데이.
이것은 확실히 말해두는 건디」
「……」
「카게아키 군과 이치죠 군을 보타락에 보낸 것은, 이 나여.
그래서 일어난 일의 책임은 모두 나한테 있는 거여」
「그 점, 착각하면 안 되는기라」
「……옛……」
도리 상으로는 그렇다.
사람에게 명령하는 자는 결과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진다.
그것은, 그러한 것이라고 알고 있다.
하지만……납득은 어려웠다.
(내가 조금 더 영리하게 굴었다면)
어찌해도, 그렇게 생각해 버린다.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게다가 뭐, 상황도 아직 막다른 골목이란 것도 아니고 말이여.
라이쵸우가 겁먹고 있으면, 방법은 있응께. ……그러체, 서장?」
「확실히 그렇습니다. 하지만 저쪽이 이쪽의 연락에 응하지 않는 이상, 우선은 상대방으로부터의 행동을 기다리지 않으면 안 됩니다.
생각할 수 있는 것은 두 가지」
장소를 수습하는 듯이 명랑하게 말하는 친왕에 반하여, 서장의 대답은 어디까지나 실제적이었다.
미간의 깊은 주름을 꿈쩍도 움직이지 않고, 표정보다 엄격한 목소리를 이쪽으로 향한다.
「우리와는 손을 잡는 편이 이득이라고 결론지어, 다시 동맹의 계속을 요청해 오거나……그렇지 않으면,
우리를 살려 두면 목숨이 위태롭다고 판단해서, 멸하러 오거나」
「…………」
「……」
「우선, 그 어느 쪽인가다」
「서장은 어느 쪽이라고?」
「알 수 없다. 거기까지 오유미 공방의 심리를 읽을 순 없다.
어느 쪽도 있을 수 있는 이야기다. 양쪽 모두의 경우에 대하여 대처를 생각해 둘 필요가 있다」
「그렇구먼」
「그럼, 전자의 경우――」
「어려워진다.
이마가와 중장과 협력해, 막부를 지배하면서 재건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것도 화급히.
이 상황을 받아들여 GHQ가 어떻게 결단해서 어떻게 움직일지, 전혀 불명이다. 오유미의 동향보다도 알 수 없다. 모르니까, 서두를 수 밖에 없다」
「최악의 사태가 내일 찾아온다면, 오늘 중에 준비를 마치는 것으로 밖에 대처할 수 없는 거다」
「……」
「그럼……
후자의 경우는」
「…………」
오유미 공방 이마가와 라이쵸우가.
마이도노노미야 하루히로 친왕을, 멸해야 하는 적이라고 정한다면.
「…………」
그때――무엇을 할 수 있는가.
완전히 독력(独力)이라도 동원병력은 4만을 내려가지 않고, 그 중에는 3백기 남짓한 무자마저 포함된, 로쿠하라 4천왕의 1주를 상대로.
「…………」
……입을 여는 자는, 아무도 없어졌다.
[ESC]
첫날째는, 피로 속에서 자며 보냈다.
이틀째는, 회상과 함께 자며 보냈다.
3일째는, 환희가 가슴에 일어났다.
미나토 씨의 집――이 아니라. 가마쿠라 서장의 사택은 나쁘지 않은 기분이었다.
요양 중의 신체에는 특히.
자택인 싸구려 아파트에서 지내고 있었다면, 화상의 치유는 좀더 늦었을지도 모른다.
여기서 쉴 수 있도록 준비해 준 미나토 씨에게는 감사하지 않으면 안 되겠지.
그리고 일단, 집주인에게도. 거기에 마키무라라고 했었나, 말수가 없지만 엄청 눈치 있게 살펴주는 고용인도.
몸을 움직일 때마다 여기저기가 당기고, 아픔이 달린다. 그것도 그리 신경은 쓰이지 않는다.
정원의 식물로부터 보내져 들어오는 공기가 기분 좋은 덕이다.
아니. 다른가.
(……해냈어)
가슴에 가득 찬 달성감의 앞에서는, 아픔 따윈 해양심층수(海洋深層水) 같은 것이었다. 먼 어디엔가 존재하고 있을 뿐.
자칫하면 상처째로 잊을 것 같아진다.
왠지 벌써 애가 타고 진정이 되지 않는다.
손발에 앞으로 어느 정도인가 힘이 들어갔다면, 이 주변을 무턱대로 돌아다니며 발산할 수 있는데. 바로 오늘 아침까지 와병생활이었던 몸으로는 방안을 빙글빙글 걷는 것이 고작이다.
거기에도 질려서, 별 수 없으니까 주저 앉는다.
그렇지만 가만히 있을 수 없다. 의미도 없이 손을 쥐었다 펼치고, 이유도 없이 발을 뻗고 다시 되돌린다.
그런 곁눈질로는 단순한 거동수상한 녀석이 되어 버릴 정도로, 기분이 잔뜩 고양해 있었다.
그렇지만 당연할 거다.
나는, 해냈다.
로쿠하라 4대공방의 한 사람, 유사 도우신을 쓰러뜨렸다.
이제 나는 말만 훌륭한 내용물 없는 허수아비 자식이 아니다.
올바른 일을 위해서 싸운다――싸우고 있다고, 가슴을 펴고 말할 수 있는 인간이 되었다.
이 손으로, 악을 쓰러뜨렸으니까!
아직 하나 뿐이지만. 큰 녀석을 하나. 그 땡중은 분명 현세에서 멋대로 설치는 한, 오카베의 공주님 같은 꼴을 당하는 사람을 계속 늘렸을 것이 틀림없다.
그것을 내가 멈추었다……
그렇게 생각하면 기뻤고, 자랑스러웠다.
겨우 아버지의 가르침에 부끄럽지 않은 딸이 된 것 같다 생각했다.
아버님은 말했다. 악을 미워하고, 인정하지 마라, 결코 용서해서는 안 된다고.
정의란, 사람으로서 올바른 자세. 사람의 원칙. 정도(正道).
사악이란, 거기서 등을 돌리는 것을 말한다. 사람의 일탈. 외도(外道).
악을 멸해야만, 세상은 올바르게 이끌 수 있다.
그러니까 목숨을 걸고 부정한다. 부정하고 싸운다. 싸워서 멸한다.
비록 그 악에게 어쩔 수 없는 이유가 있더라도, 보아 넘겨서는 안 된다.
“필요악” 을 인정해서는 안 된다. 이것을 허락하는 한 악은 절대로 사라지지 않는다.
정의가 사악에 승리하는 날은 오지 않는다.
악에게 희생되는 사람도 끊이지 않는다.
――멸하는 거다.
악은 전부. 이유를 불문하고. 일절.
특히 그 유사 도우신처럼, 악을 위해서 악을 행하는 놈들은.
사람의 세계로부터 쫓아내서 상응하는 지옥에 떨어뜨리는 것이 상책, 이다.
아버님은 분명 칭찬해 줄 거다.
잘 했구나라고 말해 줄 거다.
그 때――처음으로 악을 죽ㅇ 때처럼
<치익>
너무 흥분해서, 머리에 피가 오른 것 같다.
가벼운 현기증. 나는 이마를 눌렀다.
……조금, 뜨거운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어쩌면 미열이 있을지도 모른다.
여기까지 회복해 두고서, 내일부터는 감기로 다시 드러눕는다, 따윈 사양이다.
나중에 우는 꼴을 보지 않기 위해서는, 조심해서 쉬어 두는 것이 좋다. 미나토 씨에게도 무리는 엄금이라고 들었고.
(……그전에 신문을 읽을까나)
침상을 향한 다리를 문득 멈춘다.
그것은 좋은 착상이었다.
아직 나는 자신이 해낸 것을, 신문의 기사라는 형태로는 보지 않았다.
신문은 매일 읽고 있지만, 실려있지 않았던 것이다.
미나토 씨는 막부가 보도규제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것도 그렇다.
단 두 명의 적에게 쳐들어오게 만들어 영수를 잃었다는 이야기, 로쿠하라는 봉인이라도 해 버리고 싶은 바이겠지.
하지만 막부의 통제력은 약해져 있다. 게다가 이런 부류의 사건은 숨겨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슬슬 어딘가의 신문이 폭로할지도――라는 것은, 오늘 아침의 그 사람의 말.
둘러보자, 석간이 실수 없이 덧문의 곁에 넣어져 있었다.
아직 일몰 전, 배달원이 돌아다니고 있을 정도의 시간인데. 정말로 그 고용인은 실수가 없다.
나는 부리나케 신문을 들었다.
심장의 이상박동이 갑자기 격렬해져서, 경종을 때린다.
기사는 만약 있었다고 해도, 단지 판명되어 있는 사실을 늘어놓았을 뿐일 거다.
나에 대한 칭찬이 있는 것은 아니다. 이름마저 없다.
그것은 알고 있다. 그런 건 기대도 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것은, 내가 한 일에 대한 사회의 승인인 거다. 내가 정의를 실행한 사실을 사실로 인정하는 거다.
나와 마사무네의 존재를 인정하는, 사회의 선언인 거다.
말하자면 표창장과 같은 것. 어떤 경기도 이것을 받지 않으면 우승한 것이 되지 않는다.
그야말로 표창대에 오르는 듯한 심정으로, 나는 신문을 열었다.
거기에, 사실은 있었다.
[ESC]
코가 공방 유사 도우신 중장
살해당하다
<두근>
「…………………………」
1면 기사였다.
석간의 첫장은 그 일건에 완전히 정복당해 있었다. 아니, 이 정도라면 분명, 안쪽의 지면도 이것에 관련한 기술로 가득이다.
그렇지만 내가 읽을 수 있었던 것은 표제까지였다.
<두근>
이상하다.
……어째서, 나는 동요하는 걸까.
이 기사는 조금 전까지 내가 가슴 속에서 되새기고 있던 사실을 문장으로 했을 뿐.
가마쿠라 시민에게 있어서는 경천동지의 내용이라도, 나에게 있어서는 새로운 발견 따윈 하나도 없다.
그런데, 어째서.
이 손끝은 덜덜 떨리고 있는 걸까.
이제 와서, 뭘 놀라는 거지.
여기에 있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던 것이다.
――나는 유사 도우신을 쓰러뜨렸다.
다르다.
그래.
하이에나보다도 못한 시체 먹는 놈 주제에 유유하게 천상으로 노닐었던 그 자식을, 어울리는 바닥으로 후려갈겨서 떨어뜨려 주었던 거다.
다르다.
잊지는 않았고, 눈을 돌리지도 않았다.
새삼 타인의 말로 알게 되었다고서, 놀랄 이유는 아무것도,
다르다.
쓰러뜨린 게 아니다.
떨어뜨린 게 아니다.
아무것도,
나는,
그 인간을,
죽였다.
죽였다.
<치직>
「그대는 정의를 내걸고.
간악한 이 유사 도우신과 싸워서」
「승리해」
「죽인 것이다」
<촤아아악!>
코가 공방 유사 도우신 살해당하다
<두근>
「자랑해라.
웃어라」
「이 패자를 조롱하며 무자비하게 대소해라!」
「그대는 완벽하게 올바르며, 」
<치지지직>
「크, 크, 크……
후왓핫핫핫핫핫핫핫!!」
「…………읏!!」
어째서.
어째서.
나는 뭘 하고 있는거야.
어째서, 이렇게 된 거지?
어째서 목이 메이는 거냐.
어째서 툇마루로 기어나가서 웩웩 거리고 있는거지.
영문을 모르겠다.
뭐하고 있는 거야, 나.
나는 부끄러운 일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정의를 관철해서, 악과 싸우고, 이겼다.
부끄러워하긴 커녕, 아버님에게 칭찬받을만한 일을 했다.
그 증거로……아버님의 목소리가 들린다.
잘 했구나라고, 칭찬해주고 있다.
……들린다. 그 때의 말.
그 때의――말이――――
<치익>
그렇다.
그걸로 좋다.
잘 했구나.
이치죠.
「윽……아아……」
「…………미나토, 씨……」
「미나토 씨……!」
유사 도우신이 죽은 여파로 사방이 시끄러워졌습니다.
로쿠하라가 큰 타격을 입자, GHQ도 내외로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고, 마이도노노미야 친왕의 입지도 위태로워졌습니다. 일대일로 도우신을 쓰러뜨린 것은 쾌거였지만, 역시 이치죠의 폭주는 적지 않은 여파를 미쳤군요.
그리고 이치죠 본인도 슬슬 도우신이 남기고 간 말의 의미를 실감하기 시작했습니다.
자신이 품은 신념의 무게가 보다 현실적으로 변한 것이지요.
- 승려이면서 계율을 지키지 않는 자. 혹은 무예에 뛰어난 사나운 승려를 의미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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