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편 중반의 클라이막스인 유사 도우신전입니다.
개인적으로도 정말 좋아하는 전투씬이라서 재미있게 읽어주셨으면 하네요.
<날아간다>
<슈왕!>
<뒤쫓는다>
<슈왕!>
<타앙!>
<카랑!>
상당한 솜씨》
창이란 것은 성가시구나」
몽고들도 쓰고 있었다……》
때로는 던져 온다.
……이것을 상대로 간합을 빼앗는 것은 극히 힘든 일이다》
일설에 따르면, 야마토의 창은 원구의 때에 대륙으로부터 유입한 것이 시작이지만, 이윽고 장병류(長柄物) 필두격의 지위를 나기나타로부터 탈취해 전국시대에 걸쳐서 융성했다고 한다.
사실이라면, 요컨대 그만큼 유리했다는 것이다.
이렇게 맞서 보니 그 이유는 싫어질 정도로 잘 알 수 있다.
<슈왕!>
적의 기체는 다리가 둔하다.
아직 마사무네의 기항에 익숙해졌다고는 말할 수 없는 나라도, 어떻게든 쌍륜전(双輪戦)의 철칙대로 고도우위를 빼앗을 수 있다. 미나토 씨의 무라마사에 비하면 확실히 둔한 거북이다.
이 시점에서 격돌에서 우세는 확정되었다.
고도가 속도를 낳고 속도는 위력을 낳는다.
하지만 그런 것,
<슈왕!>
<타앙!>
「――망할!」
「후후!」
타치의 간합에 들어가기 전에 찌르고 달아나서는, 아무 의미도 없다!
<슈왕!>
「제길. 받아내면 몸이 무너져……
품으로 들어갈 틈이 없어!」
《거기가 창의 비열함이야.
안전한 장소로부터 자기만 공격해, 승리를 훔친다》
동감이었지만, 그것을 말해봐야 방법이 없다.
<우측으로 튼다>
《어떻게하지, 미도우》
어떻게 한다?
………………………….
「……헤.
이럴 것도 저럴 것도, 없어」
때려부순다.
그것 뿐이다.
《알겠다.
그거로 가자.
카하앗―――――!!》
<카앙――!>
《왜 그러나, 왜 그러나!
답을 찾지 못한 모양이지 않나, 소녀 무사!》
《벌써 궁지인가?
크게 허세를 부리고서 그래선 폼이 나지 않지!》
《시끄러. 답은 나왔다.
앞으로 3수다.》
《호~오?
그럼 그 3수, 보아주지!》
<좌로 튼다>
<타앙!>
「켁……」
「흐음?」
<우로 튼다>
<타앙!>
「츳……크」
《이걸로 2수. 나머지 1수.
훗훗, 조금 횟수가 모자란 것은 아닐까나?》
《……》
《이 창의 목은 특별히 강인하게 만들어져 있으므로…….
때려서 꺾는 것은 애를 먹겠지》
《내가 이대로 계속 때리게 해주기만 한다고도 할 수 없어. 응?
핫핫핫핫!》
《그러냐.
그럼, 그만이다》
《그렇달까, 3수도 필요없었고》
《호……?》
<좌로 튼다>
<피하고 파고든다>
《음!?》
「봐라――앗!」
<쿠우웅――!>
「어떠냐!?」
《적기, 좌견갑철(左肩甲鉄)에 피격!
하지만 대단한 손상은 아니다》
《창 멈추기의 연속에 의한 완력의 저하가 좋지 않았다.
또한, 적기의 갑철도 상당히 우수하다》
「거북이 일만은 하다, 인가.
간단히는 안 되는구나」
《뭐, 우쭐하고 있던 자식의 눈을 뜨게 해 줄 수 있었던 것 같으니까, 좋다고 해 둘까》
《……확실히. 좋은 놈을 받았어.
제법 해주는군, 아가씨》
《별로.
창에 이기려면 품에 들어간다, 라는 건 상식이겠지》
《그 약점이 있으니까 창은 무자의 사이에서 유행하지 않았을테지만?》
고속으로 하늘을 나는 무자의 검술이 기본을 참격으로 하고, 찌르기에 중점을 두지 않은 것과 같은 이유다.
점의 공격은 명중율이 나쁘다. 선의 공격 쪽이 맞추기 쉽다.
창은 먼 간격으로부터 일방적으로 찌를 수 있다고는 해도, 적에게 맞히는 난이도는 검의 찌르기와 같이――아니, 무기가 긴 만큼 더욱 높다.
그 난사(難事)를 실패하면, 시원스럽게 품으로 들어오게 만드는 거다. 지근거리에서 창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이번엔 자신이 일방적으로 베일 뿐.
《6번……지금걸 포함하면 7번인가? 전부 표적을 빗나가지 않았던 네놈의 실력은 대단하다.
하지만이야. 6번이나 보면, 이쪽의 눈이라도 익숙해지는게 당연할텐데》
《……》
《받아내지 않고 피하면 자세도 무너지지 않는다.
네놈을, 벨 수 있다!》
<화악!>
<근접한다>
《너무 꾸물꾸물댄 거야, 땡중!
내가 익숙해질 때까지 시간을 준 네놈이 바보다》
《교만한 악당은 그렇게 자멸하는 거지!
쿠하하핫――――!!》
《……이야, 정말로.
돌려줄 말이 없군》
《하지만.
나도 거물인 체하면서 봐주고 있었던 것은 아니야.
잠깐, 어깨를 풀고 있었지……》
《그대의 한발로 눈이 뜨인 것도 있네.
슬슬――가볼까》
《무엇을……!?》
《오와리 관류(尾張貫流) 파문(破門), 유사 도우신.
이 검주는 도타누키 마사쿠니(同田貫正国)》
《우리의 창――자아, 감상하거라!!》
<슈웅…!>
《……?
미도우》
《창에, 무언가를 꿰었다》
「무언가?」
《통인 것 같구나》
「……통?」
머리 속의 어딘가가 걸린다.
통.
창.
……무언가, 연결되는 것이 있었던, 기분이.
《미도우! 간합이다!》
「큿!」
고민하는 것은 나중이다.
지금은 집중한다.
아무리 익숙해지기 시작했다고는 해도, 그 창의 끝을 간파하려면 상당한 신경의 집중이 필요하다.
마음이 산만한 채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게다가 상대는 어디를 어떻게 보아도 방심 못할 놈 중에서도 으뜸에 꼽을 놈.
한번 간파당한 이상에는 반드시 한가지 궁리(捻り)를 넣어서 올 것이다.
그렇지만,
《대접하지》
《덤벼봐라――》
[ESC]
《하나로서 이를 뚫는다(一を以て之を貫く)[각주:3]》
《――에?》
녀석은, 확실히 비틀기(捻り)를 넣어 왔다.
문자 대로. 그대로.
하지만, 한번 비튼 정도가 아니었다.
<촤촤촤촤촤촤촤촤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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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성과 폭음. 고함소리>
뭐가 일어났지.
어이, 어떻게 된 거야!
에이, 야습이다! 전부 나와라!
「……저것은……」
코가 중장님은 어디에 계십니까!
무슨 말이냐, 시로 님을 지켜라!
뭐라고!
「…………」
아니야, 서쪽성이다! 도막파 놈들이 야습을 걸어왔다!
도우신 님, 도우신 님은 어디에!
「……………………」
「……누님(義姉上).
맞이하러 왔습니다」
「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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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촤촤촤촤촤촤촤촤촤――!!!!>
「크……윽!」
《배면에 피격!
관통되었다――이노옴!!》
《수복을 개시한다!
미도우, 이 정도로 기가 눌리는게 아니다!》
「다, 당연……하지!」
등에 구멍이 뚫린 고통을 씹어 죽인다.
울고 있을 틈 따윈 없다. 소리지를 틈도 없다.
시야를 확보하고, 무너질 뻔한 기항자세를 고쳐 세운다.
손상의 회복에 열량을 빼앗기고 있는 만큼, 날개 틀기가 무겁다――그럼에도 힘껏 투구각을 들어 올려서 고도를 높인다.
추락하면 거기서 끝이다.
비록 즉사를 면해도, 승패는 거기서 결착난다.
《핫핫!
어떠할까나, 관류(貫流)의 찌르기는》
《상당히 씹을 맛이 있을테지?》
《씨부려라!》
독설을 날린다.
당장은 그것 말곤 돌려줄 수 있는 것이 없다.
관류. 관. 창…….
이제 와서지만, 생각났다.
「관창(管槍)이다.
빌어먹을 놈……」
《미도우, 그것은?》
「보통, 창이라는 녀석은 왼손을 출구로 삼아서 오른손으로 찌르겠지」
《음》
「왼손으로 쥐는 곳에 관을 꿰어서, 출구의 미끄러움을 높인 것이 관창이다.
보통 창보다 빠르게 찌를 수 있고, 수련하면 회전을 살려서 비틀어 넣을 수 있게도 된다」
《과연…….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먼저의 그것은, 너무 돌지 않았는가?》
「……오와리 관류의 관창은 또 하나의 궁리가 있다.
창목이 마구잡이로 휘어진다」
「채찍 같은 것처럼 말이지.
그 덕분에 손안의 비틀기가 끝에 전해질 무렵에는 저런 대회전이 되는 모양이다」
《으음……》
――관창의 오와리 관류.
언제였는가, 이치히메 할멈이 가르쳐 주었다. 뜨개질을 하면서……어째서 뜨개질 하면서 창의 이야기가 되었는지는 전혀 모르겠지만.
창의 무서움을 알고 싶으면 관류와 싸워라.
창은 최초의 찌르기를 피하면 될 뿐――이라는 잠꼬대는 일순간에 날려버려 줄거다, 랬던가 뭐랬던가.
확실히 할멈의 말대로다.
피하면 된다, 그것은 틀림없다――만. 어떻게 저것을 피하지?
<삑!>
<시야에 잡힌다>
《어디보자. 조금 전, 고마운 충고를 받은 바로 직후이고…….
이번에는 단숨에 숨통을 끊도록 할까!》
《깔보지마!》
<슈왕!>
<촤촤촤촤촤촤촤촤촤――!!!!>
커다란 나선을 그리며, 송곳니와 같은 날끝이 날아 온다.
――이 궤도를 간파하려고 해도 무리다.
하지만 휘어지는 뿌리 부분을 후려치면――
<콰아앙!!>
……소용없는 거냐!!
《우측 어깨에 피격……!》
「윽……정도는!?」
《염려하지 마라!
살이 조금 날아가고 관절이 부서졌을 뿐이다. 대단한 건 아니다!》
좋아.
덜렁덜렁거려서 방해가 되어 움직이지 않는 오른팔에 대해서는 잊는다.
눈이 아찔해지는듯한 격통도 성가시니까 무시한다.
「, ……윽……
문제없는 것 같은데」
《음.
문제는 없지만, 앞으로 일격을 먹으면 떨어진다》
「대항수단이 없는데……」
《한심한 말을 하지 마라.
이 마사무네의 사수씩이나 되는 자가》
「약한 소리 토한게 아니야.
생각하고 있는 거다」
……이치히메 할멈은, 뭐라고 말했던가.
오와리 도쿠가와가(尾張徳川家) 지도유파(御留流儀). 창술의 극치(至芸)라고 주목받았기 때문에 2백년에 걸쳐서 번(藩)[각주:4] 내부에 비닉되었던 관류의 창끝을, 타치로 봉하려면.
확실히……
『대항책?
그렇구나』
『피하려해도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받아내도 튕겨나갈 뿐이고』
『없는데.
무리무리』
(없는거냐!)
기억 속의 무책임한 말에, 기억 속의 자기 목소리를 덧쓰며 대답한다.
기억 속의 무책임한 할멈은, 바보취급하는 투로 어깨를 움츠리면서 말했다.
『칼로는 어떻게 할 방법이 없으니.
그런데도 어떻게든 이기고 싶다면, 권총 같은 거라도 가져오지?』
<우로 튼다>
「……켁.
그것 밖에 없나!」
《호오.
하는 건가, 미도우?》
「해버려.
저 망할 땡중을 이거 이상 우쭐하게 하는 것보다는 뭐든지 좋아!」
《알겠다》
《아직 떨어지지 않나.
끈덕지군. 끈덕져》
《그 끈덕짐이 승기를 부르면 좋겠다만?》
「――――」
《크흐, 흐흐……
잊어버리면 안될텐데, 여기는 로쿠하라의 주성, 보타락 산채의 상공.
시간을 들이면, 방해꾼이 대거 난입해 오지 않는다고는――》
《……》
《그나저나. 그러고 보니……알 수 없구나.
어째서 아직도, 1기도 나타나지 않는거지……?》
정면의 하늘을 나는 돼지가 무언가 뒤죽박죽 말하는 것은 흘려들어 둔다.
그런 것은 아무래도 좋다.
어금니부터 앞니, 이빨이라는 이빨 전부를 전력으로 깨문다.
한번, 숨을 토하고.
마음을 단단히 먹는다.
「마사무네」
《오》
「먹어라」
《명을 받들지》
<우드드득>
<우지직>
<콰드득>
「그기……」
몸의 어디선가 철의 피부와 철의 살, 생의 피부와 생의 살이, 우직우직뿌득뿌득하고 벗겨져 간다.
그것은 빚어서 합쳐진다. 구형으로 굳어진다.
탄환으로 화한다.
「――음?」
<접근해 온다>
「……마사무네, 7기교의 하나.
비아철포(飛蛾鉄炮) ・호염석(弧炎錫)」
「쳐먹여주마――」
《DAAI ・AAARRRRRRR!!》
<쿠아아앙!>
「……그렇게 왔나!?
하지만」
「흠!!」
<촤촤촤촤촤――!!!!>
<콰아아아앙!!>
「누학!?」
「치……!」
<슈웅!>
<뒤로 물러난다>
《이놈, 약삭빠른 녀석!
탄을 창으로 쳐서 떨구었는가!》
마사무네가 분한듯이 신음한다.
“철포” 는 피하건 쳐서 떨구건, 폭렬사산(爆裂四散)해서 무수한 철편을 날리는 무기다. 완전히 막아낼 수가 없다.
광범위하게 뿌려진 화살촉은 적의 두꺼운 동체갑철은 뚫지 못하더라도, 얇은 관절부에는 꽂혔을 터…….
하지만 그것도, 장창의 끝에 걸려서 먼 간격에서 폭렬당해서야, 과연 몇발이 닿았을까.
자칫하면 단지 놀래킨 뿐이지, 실질적인 피해는 거의 전무할지도 모른다.
「자폭병기였는데.
이쪽의 손해가 크잖아」
《그것은 신경쓰지 마라》
「알고 있어」
마사무네의 갑철 틈새에 잠겨들어, 피륙을 도려내고 있는 몇발인가의 철침에 대해서는 잊어 둔다.
신경써도 방법이 없다. 상처 따윈, 신경쓰지 않으면 없는 거나 마찬가지다.
아마도.
<슈와앙!>
<상승>
<몸을 뒤집는다>
<하강개시>
《또 한발 깨물까, 미도우?》
「……아니. 찔끔찔끔 해도, 해결이 되지 않아」
「오른팔 전부 으깨라!」
《……좋은 건가?》
「어차피 움직이지 않는다면 필요없을텐데!」
《당연!》
《후홋.
그대도 의외로 재주가 좋은 자군!》
《지금 것은 조금 오싹했네.
이야, 이 전율이 승부의 묘미라는 것일까!》
《하지만 그런 느릿느릿한 탄으로는――》
《기뻐해라》
《음?》
《묘미.
진수성찬이다》
《남김없이 깨끗하게, 전부 먹어라!!》
<쿠드드득>
<콰득콰득>
<우지지지직>
「기――」
뼈는 뭉개서 초석(硝石)으로.
살은 저며내고 태워서 목탄으로.
피는 열량. 한방울의 화염. 기폭제.
「이이이이이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갑철의 바늘을 담고,
갑철의 막으로 덮는다.
철포 ・호염석.
나의, 진에(瞋恚)다.
<쿠우우우우우웅――――!!>
《누왓――――!?》
《DAAI ・ARAAAAAAAAHHH!!》
<콰르르르르르르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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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에게 이름을 밝히는 습관은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그것은 즉, 인정한다는 의미다.
그 명칭으로 불리는 것을.
――야규 죠안사이.
막부 문외불출(門外不出)의 무예, 야규 신음류 로쿠하라류의 현종주. 막부검술사범이자 아시카가 일족 직위대(直衛隊)
“우마야슈(厩衆)”의 통괄자……
요컨대 야마토 제1위의 검객!
「“절락” 이라고 생각했습니까?」
무계(武界)의 정상에 있는 남자는, 나의 왼손을 가리키면서 그렇게 말했다.
손목으로부터 앞을 잃은 그 손.
「……」
「일도류의 진수 “절락” 은 상대의 검과 대칭의 일격으로 승리를 취합니다……
그 비결은」
「늦게――상대의 검로를 간파하고서 움직여. 그것을 베어서 떨구는 명확한 의도로 맞이하고, 칼과 칼의 맞부딪힘을 제압하는 점에 있습니다.
요구되는 것은 운검(運剣)의 정밀함」
「우리의 “합격” 은 이것과 비슷하면서 다른 것.
상대의 검로를 지켜보고 나서 움직이는 곳까지는 같습니다」
「하지만 그 다음은 정밀함이 아니라 효율을 요구합니다.
커다란 원을 그리는 적의 검로 안쪽에, 나의 검은 작은 원을 그려서――」
「결과적으로, 상대보다 빨리 목표에 이르러.
맞부딪히지 않고. 들어가서.
벱니다」
「이것이 신음류 로쿠하라류의 합격입니다.
……같은 신음류라도 해석의 차이가 있으므로, 다른 파에서는 또 다른 형태로 전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만」
배려심 깊은 교사의 표정으로, 그는 그렇게 말한다.
머리가 나쁜 학생은, 반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첫 동작의 늦음을 효율적인 운검으로 커버――아니 역전시키는, 술법.
……알 수 있었던 것은 기껏해야 거기까지.
흉내는 낼 수 없고, 깨뜨리는 방법도 생각나지 않는다.
《미도우……!》
하지만 쓸데없는 것은 뼈에 사무칠 정도로 잘 이해해 버렸다.
그것은 무라마사도 마찬가지였는가.
이 남자에게는 이길 수 없다.
현시점, 현상황 아래에서는――방도가 없다.
복강에 차가운 것이 차오른다.
그것은 아마도, 피와 열량을 무의미하게 흘려 보내는 왼손목의 절단면 탓만은 아니었다.
《――전력으로》
(아니)
수궁자장(蒐窮磁装)――전자발도(電磁抜刀)의 사용도 포함해서 전술을 검토하라고, 무라마사가 말한다. 그것은 이 붉은 검주에게 있어서 굴욕적인 진언이었음이 틀림없다.
맨몸의 인간을 상대로 총력을 들이는 것 따윈!
하지만 굴욕과는 관계없이, 나는 진언을 거절했다.
――이제, 무라마사는 아무도 죽이지 않는다.
이치죠와 약속했던 거다. 죄없고 선량한 인간까지도 죽이는 저주를, 재워두기 위해서.
검주의 능력을 완전히 구사하면, 반드시 상대를 죽여 버린다. 검주는 살인을 목적으로 특화된 무기이니까.
억제하지 않으면 안 된다……이치죠에게 따른다고 결정한, 그 맹세에 걸고서.
《…………》
무라마사는 침묵했다.
체념을 전하는 듯한 침묵이었다――이 승부에 대한, 것이 아닌.
다른 무언가에 대한 체념.
……그 정체를 찾을만큼의 심리적 여유는 지금, 나에게 주어지지 않았다.
「――그럼.
저는 혼자. 칼 한자루를 들고 당신의 진로를 막고 있습니다. 손안의 패는 이 “합격검(合撃剣)” 」
「당신은 무자 1기. 동료는 있지만 떨어져 있지요.
시간은 없습니다. 자칫하면 저의 부하가 여기로 옵니다」
「상황은 이상.
그럼――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도발로 밖에 생각되지 않는 것을, 도저히 도발로는 들리지 않는 온화한 어조로 검사가 말했다.
그 두 눈동자는 검은 기계에 덮여 보이지 않고, 진심도 또한 엿볼 수 없다.
하지만 들이대어진 문제는, 확실히 지금 내가 직면해야 하는 현실 그 자체였다. 에누리도 없다.
적은 한 사람. 자신도 한 사람. 하지만 적에게는 장래의 결정적인 증원이 있고, 이쪽에는 없다…….
적의 검은 본방(本邦 : 야마토) 무술사상에 으뜸가는 대유파, 야규 신음류의 비극(秘極)에 도달한 것.
고작 무명의 유파를 수련했을 뿐인 미나토 카게아키의 검과는, 같은 검이라도 무게가 다르다.
무자와 맨몸, 본래 절대적이어야 하는 전력차는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 상황을 어떤 수단으로 타개하지?
「심법무형관통십방(心法無形通貫十方)」
「……」
「당신은 살인도(殺人刀)에 그치는 그릇입니까?
그렇지 않으면 활인도(活人刀)에 닿는 그릇입니까……?」
「……」
돌려줄 말은 없다.
요컨대, 돌려줄 기술도 없다.
검의 승패는 이미 정해져 있었다.
[ESC]
(그런가)
그것이 해답이라고, 나는 깨달았다.
미나토 카게아키는 야규 죠안사이에게 이길 수 없다.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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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일격이 정의의 분노! 그 일격이 약자의 한탄이라 알거라!》
“철포” 의 연쇄폭렬은 보기만해도 굉장했다.
꼴, 좋다.
선회하면서 폭염이 개여 가는 모습을 지켜본다.
만약 이 안에 녀석의 원형이 아직 남아 있다고 해도, 무사할 리는 없다!
이것이, 네놈이 한 짓의 응보다……!
별로 아무래도 좋은 일이지만 지금의 폭풍의 여파로 오른쪽 다리가 날아갔다》
당연히 조금 전부터 오른쪽 다리가 무릎보다 아래가 가볍다고 생각한 거다.
잔존열량을 생각하면, 항속가능거리는 길지 않을 것 같다》
우물쭈물대고 있으면, 보타락성의 한가운데로 착륙하는 꼴이 될 수도 있다.
……그렇지만, 그 전에.
「미나토 씨의 무사를 확인하지 않으면.
어때? 무라마사는 이미 탈출했어」
《모른다》
「탐사해라」
《아무래도 좋을텐데. 녀석들 따윈》
「……좋지 않아」
《어째서냐》
「그 사람은 아군일텐데」
《적이겠지. 우연히 손을 잡았을 뿐인.
녀석들이 만약 지상에서 궁지에 몰려 있다면 딱 좋다. 처리할 수고를 줄일 수 있다는 거다》
《……음. 아니, 그건 그것대로 아까운 이야기인가.
녀석들은 이 손으로 베어 버리고 싶다고, 그렇게 말하는 것일까? 미도우》
「……」
《――그렇지 않으면, 뭐지.
녀석의 죄를 용서했다고 라도?》
대장장이는 자신을 검주로 만들 때, 육체만이 아니라 영혼도 강철로 바꾼다고 한다.
때문에 진타검주는 정신을 품었다고는 해도 그것은 아주 평탄하여, 감정의 물결이 거의 없다……는 듯하다. 보통은.
마사무네는 완전히 다르다. 인간 그 자체, 혹은 인간 이상으로 감정적이다.
하지만 지금은――그야말로 검주다운, 차갑고 단단한 철의 목소리를 발하고 있었다.
「……용서하지 않아.
단지……죄를 갚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어」
《죄를 갚는 방법 따윈 없다》
<두근>
「그……그것은, 알고 있어.
하지만 나에게는 그 사람이 필요해」
「막부와 싸우는데, 나만으론 힘이 부족해. ……너는 부정할테지만.
자신의 미숙함은 자신이 제일 잘 알고 있어」
「나와 함께 있으면, 그 사람도 이제 올바른 사람까지 죽이지 않아도 되고……」
《미도우.
잘 들어라》
《악은 악인 거다.
악귀는 악귀인 거다》
《녀석들과 우리는 결코 양립할 수 없다.
그 남자는 머지않아 그대를 배신한다》
「……그렇지, 않아」
그 사람은 내가 믿는 올바름을 이해하고, 인정해 주었다. 그래, 몇번이나……그 사람다운 서툰 말로.
그 사람은 나와 함께 있어 준다.
《배신당했을 때는 어떻게 하지》
「……」
《거기까지 믿고서도 배신당한다면, 어떻게 할 거지》
「그 때는 용서하지 않아.
반드시 죽인다」
《……》
「…………」
《…………》
「……아직 불만이 있는 거냐」
《미도우.
악이란 참으로 포기를 못하고, 끈질긴 것이다》
《그리 간단히는 죽지 않아》
「아무리 끈질기더라도――」
[ESC]
《온다!!》
「뭐!?」
<지나쳐 가는 무언가>
<슈왕!>
네놈!!」
이야, 이야, 질겁했군!》
그런 게 되는거냐!?
그렇다고나 할까, 어떻게 된 구조야!?
저 발상은 나에게도 없었다》
「후핫!!」
「……상처가 없다는 건가?
그걸 먹고서!」
《등껍질에 틀어박힌 거북이가 상대라선 말이지.
철포의 촉도 뚫을 수 없다》
《으으음.
분노를 넘어서 기가 막힘도 넘고 감탄도 통과하여》
《지금은 단지 괜히 쳐뭉개고 싶다!》
진심으로 동감이었다.
<삑>
「이 자식――」
《어이쿠. 이제 재주를 부릴 시간은 주지 않아.
노는 것이 목숨의 위기가 되는 것, 잘 알았으니……》
《떨어뜨려 주지!》
<후웅!>
<다가온다!>
「마사무네!
철포는 아직 쏠 수 있나!?」
녀석의 공격 타이밍에 맞추어 맞서 치기로 쳐박아주면――
《아니 무리다.
이것 이상 갑철을 소비하면 날 수 없게 된다》
「젠장……!」
타치로 받아칠 수 밖에 없다.
왼쪽 한손의――
《하앗―――!!》
<촤촤촤촤촤촤촤촤촤――!!!!>
<콰앙!>
상대가――
되지 않아!
「빌어먹을!!」
《안된다! 미도우!》
「마사무네!?」
《모의가 부서졌다!!
……떨어진다!》
「!?」
<고도가 떨어진다>
익갑이――반이 날아가 있었다.
위험하다!
이 상태에서는 이미 기항은 지속불가능이다.
열량을 던져서 재생……시간에 맞을 리 없다.
익갑의 나머지가 가까스로 평형을 유지하고 있다. 추락사하지는 않을 것 같다, 만.
그것은 단지, 건재한 적기로부터 히롱당하며 죽는 꼴을 당한다는 것 뿐인 이야기.
날 수 있는 무자와 날 수 없는 무자의 전력비는 1대3, 내지 1대5. 1대10이라고까지 일컬어지는 일도 있다.
요컨대 승부가 되지 않는다는 거다.
할 수 밖에 없나!」
미도우!》
「뭐――」
《적기, 320도 상방!
낙하공세!》
<삑!>
《――핫!
지면까지 살려둘 생각은 없다는 거냐!》
《이제 시간은 주지 않는다……
그렇게 말했다!》
열받을 정도로 올바른 결단을 해준다.
확실히, 반은 추락중인 지금이야말로 이쪽이 가장 무방비하다.
꼭대기쪽에서부터 최대의 속도와 최대의 세력을 확보하고 쳐들어 오는 적기에 대하여, 이쪽은 전혀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아니――아무것도 없는 것인가!? 정말로!
「마사무네!」
《오!》
「우리는 여기까지인가?」
《결코 아니다!》
「나는 저 녀석을 쓰러뜨릴 수 있나!?」
《마사무네는 정의를 행함에 있어 무적이다!!》
「어떻게 하면 되지!?」
《나에게 명해라!》
「해라!!」
《알겠다!!》
《목숨을 받겠다(御命頂戴)!》
《네놈이 넘겨라!》
<슈웅!>
온다.
나는 순간, 횡전(roll)했다.
마치 배영하는 듯한 자세로 적을 맞이한다.
「음!?」
「마사무네 7기교의 하나」
[ESC]
《은검(隠剣) ・육본골조(六本骨爪)》
<철컹!>
무엇이냐!?」
……뼈가.
굴곡한 긴 뼈가, 3쌍. 나의 가슴을 뚫고서, 손톱처럼 뻗어서, 적기를 깨물고 있었다.
뼈는, 뼈 그대로가 아니다.
갑철로 덮여 있다…….
손도 발도 내밀 수 없는 궁지에 빠지는 일도 있을거라 예상하여――》
크하하하하하하하하하!!》
<콰직!>
이 육본골조의 악력 은 에조(北曾)의 큰곰도 능가한다》
미도우, 지금이다!》
《피를 토하면서도 좋으니까 공격해라!
적은 짚인형이나 다름없다!》
《이렇게 물고 있는 한 추락할 걱정도 없다.
후려쳐서 갈라 버려라!!》
아――그런가.
지금이…………호기인가!
「큭……」
「이……야아압!!」
「우으――」
<철컹!>
「치, 이게……!」
직전에, 적기는 다시 거북이의 형태가 되었다.
붙잡힌 상태로부터 억지로, 손발과 머리를 움츠려서.
한 손으로 휘두른 일격은 허무하게 튕겨난다.
「발버둥치기는!」
《뭘.
미도우, 태워 줘라!》
그거다.
검주의 유도에 따라서, 열량을 타치에 쏟는다.
――마사무네 7기교의 하나.
「롱(朧)」
《초시검(焦屍剣)》
<치이이이……>
초초고온(超超高温)이 타치의 도신에 머물렀다.
염열은 쥔 손도 태운다. 피부를 태우고 살을 녹이고 뼈를 굽는다.
이 팔이 탄화해서 움직이지 못하게 되기 전에 끝내지 않으면 안 된다.
갑주의 약점은, 목과……」
왼팔을 되돌려서,
찌른다.
<퍼억!>
모든 것을 태워 녹이는 칼날은, 둥근 거북이 무자의 가랑이를 아주 간단히 꿰뚫었다.
네놈이 살아있을 동안, 눈알과 불알을 도려내준다고……》
약속대로! 받아두지!!》
<치이이이이이이익!>
「게에에아가가가가가가가가가가!?」
《기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마치 목졸려 죽는 돼지의 비명이다!!》
더욱 타치를 비틀어 넣는다.
돼지의 절규는 끊임없이 이어졌다.
「가가가」
「각」
<철컥!>
「히!」
「기다렸다!!」
참을 수 없었는지, 적의 투구가 마침내 갑옷 속으로부터 뛰쳐나온다.
나는 가랑이에 찌른 타치를 뽑아냈다.
목표를 잡는다.
이번에야말로, 일격필살의 목!
「죽, 어――」
<키이이이잉……>
[ESC]
《KALASUTRA!!》
<콰아아아!!>
……!?
불을――――토했어!?
「가악……」
《안돼!
달아나――》
<화르르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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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을 한쪽, 머리부분을 지키는 위치를 가린다.
왼팔이다. 이쪽은 더욱 베여도, 이미 큰 문제가 아니다.
야규의 종가」
「……귀중한 1수를 교수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콰아아!>
인사와 동시.
합당리에 열을 넣는다.
출력은 한계의 반정도.
그럼에도 옥내에서 쓰기에는 너무 강하다――하지만 상관하지 않는다.
급격한 시동. 배기.
극히 억지스러운 추진력 확보(推力確保)에, 전신의 갑철이 전율한다.
그러고서 전진한다.
전진할 뿐이다.
기술은 아무것도 없다.
타치로 자세를 잡지도 않는다.
이미 졌으니까, 기술 따윈 필요없다!
문자 그대로 폭발적인 추진력을 얻어서 출발한다.
그 돌진하려는 찰나를 멋지게 포착해서, 야규 죠안사이의 일검은 나를 덮쳤다.
단순한 칼에 지나지 않은 그것은 하지만 이 기이한 남자의 손에 있는 한, 무자의 전신에 있는 관절부로부터 잠겨들어 중상을 입히기에 부족함없는 흉기이다.
하지만――
일격으로 치명상을 주자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단 한곳, 목을 노릴 수 밖에 없다.
심장은 무리다. 두터운 갑철을 철저히 계산된 내인구조(耐刃構造)로 갖춘 검주의 흉부는, 무자의 찌르기라도 밀어낸다.
그러니까, 목.
목만 지키면 된다.
<푸슉>
방패로 삼은 왼팔, 그 팔의 관절 틈새를 죠안사이의 흉기는 정확히 잡아내고, 침입해. 거죽으로부터 살, 살로부터 뼈로 힘껏 갈라냈다. ――초인의 솜씨.
공포로 피가 얼고, 감탄에 숨이 멎는다.
하지만 야규의 장이라도 거기까지가 한도.
무라마사의 왼팔을 잘라낸 일도는 위세를 잃어, 투구뿔에 부딪혀서 가볍게 튕겨났다.
<슈왕!>
상세는 상관없이.
나는 오직 전진한다.
세계 전부를 방치하는 듯한 추진력에 몸을 맡겨서, 전방으로――
어깨가 죠안사이의 앞가슴에 닿는다. 그리고 일순간 사이에 떠밀어서 날렸다.
이 격돌마저, 괴물 같은 달인에게 아무 지장도 주지 않은 것을 알 수 있다――접촉의 순간 스스로 몸을 후방으로 쓰러뜨려, 충격을 흘리고 있었다.
하지만 상관없다.
쓰러졌을 적수에게, 나는 눈도 향하지 않았다.
달려나간다. 반은 기항해서. 오직 앞으로.
앞을 막는 것은, 이제 아무것도 없었다.
[ES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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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에서 들리는 총소리. 폭음소리>
「……그래요. 별로 저를 이길 필요는 없습니다.
당신의 승리는 저를 쓰러뜨리는 것이 아니라, 이 성으로부터 탈출을 완수하는 것으로 얻는 것이니까」
「필요했던 것은 저를 쓰러뜨리는 방법이 아니라 저를 돌파하는 방법……그것은 무자라면 별 것 아닙니다.
거기를 깨달은 시점에서 당신의 승리. 깨닫게 만든 시점에서 저의 패배입니다」
「입발림도, 말려들지 않으면 거기까지의 일.
저도 대단한 광대로군요」
<달려오는 육중한 발걸음 소리들>
우마야슈A : 「두령!」
「늦어요」
우마야슈A : 「죄송합니다!
조장이 쓰러졌기 때문에 연락이 혼란하여――」
우마야슈B : 「밖에서도 무언가 이변이 있었던 모양이라……」
「? ……알겠습니다.
당신들은 침입자를 쫓으세요」
「저쪽으로 향했습니다.
놓쳐서는 안 됩니다!」
우마야슈A : 「옛」
<달려간다>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우마야슈C : 「저기……두령.
나――아니요, 저의 열원탐사는, 저쪽이 아니라 이쪽에서 침입자 같은 반응을 잡고 있습니다만……」
「――――」
우마야슈C : 「차, 차 착각일까요?」
「무네토라(宗虎)」
우마야슈C : 「네……넷. 두령」
「지금은 백부라고 부르세요」
우마야슈C : 「네, 넷. 백부님」
「당신은 올해의 봄, 전사한 형님을 대신해서 임관을 시작한 직후였지요?」
우마야슈C : 「네」
「불과 반년만.
그럼에도 관계없이, 당신이 가장 침착하고, 상황을 올바르게 파악해냈습니다……」
「장래가 기대됩니다」
우마야슈C : 「배……백부님……」
「아니요.
기대되었었습니다」
「당신의 장래가 여기까지라니.
정말로 유감입니다」
우마야슈C : 「에――」
「다음이 있다면, 반드시 우둔한 인간으로 태어나세요.
……신이여. 저의 죄를 용서해주소서」
<철커덩!>
「……」
<쿠당탕!>
「그에게는 아무래도 자격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살리겠다고 결정했습니다……」
「모든 운명은 우리의 총의사.
…… “녹룡(緑龍)[각주:5]” 의 날개 아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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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이이이이잉……콰아아앙!>
……떨어졌다!
「여……」
「여기는……
어디지」
《――보타락성이란 것의 외곽.
외성(出城)인 것 같구나……》
《그 위에 떨어졌다》
외성……
그러고 보니――그런 것도 본 것 같은.
「농성전용의 시설이니까, 평상시는 사용되지 않는다……고, 미나토 씨가 말했었지만…….
어떻지? 마사무네」
《……확실히 아무도 없다.
지금은》
곧바로 포위될 걱정은 없다는 거다.
아니――다르다. 그러한 것은 되었다. 그런 것보다 먼저.
「망할 땡중은!?」
《――바로 위!!》
TAPANA. PRATAPANA……》
<키이이잉……>
<소용돌이치는 화염>
《누우……!
먼저의 일격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강대한 음의를 준비하고 있다!》
《녀석, 성째로 우리를 불태울 생각인가.
드디어 모든 여유를 벗어 던졌구나》
「음의――」
진타검주 중에서, 더욱 한 줌의 명물만이 갖추는 초월적인 힘.
이미 무기의 형태에도 갇히지 않는, 그 발현은 바야흐로 마법. 혹은 신의 기적이라고 한다.
「저 자식, 그런 것을 숨기고 있었나……」
《저 검주……도타누키라고 칭했는가?
애송이라고 얕보았던 것이 불찰이었다》
「피할 수 있을까?」
《적의 음의는 광범위에 미친다고 예상된다.
……모의가 듣지 않는 현상태로는, 무리로군》
물을 것까지도 없었다.
애초에 다리가 하나 빠져서, 설 수도 없는 거다.
「……대항수단은?」
《하나 뿐》
「뭐지」
《우리도 음의로 맞선다》
「……기교인가?」
《아니.
그것들은 음의가 아니다. 마사무네가 강철의 연구로 달성한 기능에 지나지 않는다》
《나의 심철에 새긴 음의는 따로 있다》
「그것을 쓰면 이기는구나」
《그렇다!
마사무네에 패배는 없다》
「좋아.
나는, 어떻게 하면 되지」
《음.
머지않아, 하늘로부터 지옥의 업화가 쏟아져서, 우리를 골수까지 불태울 거지만――》
「아아」
《아무것도 하지 마라》
「……뭐?」
《아무것도 하지 마라》
「……」
「그것 뿐이냐?」
《하나 더》
「뭐지」
《죽지 않도록, 조심해라》
「……………………」
《미도우가 최후까지 죽지 않으면――
우리들 마사무네의 승리다!》
어이.
「……짝궁.
이 상황에서 농담 지껄이고 있는 것은, 아니겠지?」
《당연하다》
「그럼――」
《시간이다.
이를 악물어라, 미도우!!》
「아―――――!!
하면 되잖아!!」
죽지 않으면 이긴다.
그거야 그렇다.
아아――그럼, 죽지 않아!
그러고서 이기지 못한다면 네 탓이다, 마사무네!
<화염의 규모가 절정에 이른다>
《SAMJIVA!! SAMGHATA!!
KALASUTRA――》
<우우우우우우우웅――!!>
《AVIIIIIIIIIIIIIIIIIIIIIIIIIIIIIIIIIICI!!》
<콰과과과과과과과――――!!!!>
[ES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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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뭐냐, 저것은!?」
《……!?》
간신히, 본성으로부터 탈출을 해내고서――
하지만 나는, 그대로 단숨에 날아서 떠날 수 없었다.
그것을 보았던 것이다.
굉장하기까지 한 불꽃에 감싸여 있는, 성의 일각.
저기에는 확실히……
외성이 있었을 터이지만.
「화재?
아니……」
어디가 어떻다, 고 말하기 어렵다.
하지만 불타는 방식이 이상하다.
자연의 불꽃과는, 무언가 다르다.
《음의야!》
「……확실한가」
《힘의 흐름이 느껴져.
틀림없어》
《저것은 무자가 불러 일으킨 불이야……》
그렇다고 한다면.
――――마사무네인가!?
혹은 마사무네와 교전한 막부쪽의 무자가 일으킨 것이라고도 생각할 수 있지만……
어느 쪽이건, 간과는 할 수 없다.
「무라마사!
상황을 확인한다」
《존명》
<슈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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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핫……」
「핫. 하, 하, 하……」
「……」
「나의 바사라도(婆娑羅道)……무너졌도다.
일신의 욕구에 탐닉해, 덕을 버리고 법을 잊고 이치를 얕보아, 타락한 이 신혼(身魂)……마침내 끊어졌노라」
「나는 나의 길을 답파하지 못하고.
중도에 쓰러졌다……」
「……원통하구나……」
「……그런 건, 당연해.
너는, 틀려 있었으니까」
「음.
음……」
「죄는 심판받았다.
악은 응보를 받았다」
「세상에 정의는 있었다……」
「…………」
「크흣」
「크후, 후후, 후하하하」
「……웃지 마」
「후핫――
하아하하하하하하하하!」
「웃지 마라!
뭐가 우스워!」
「음? 즐거워서가 당연한 거 아닌가.
정의는 있었던 거다……악업(悪業)에 응보가 있었다고?」
「이것만큼 통쾌한 이야기가 달리 있을까……」
「……」
「그대야말로 왜 웃지 않지.
이 결말이야말로, 그대가 요구하고 있었던 것일텐데」
「――그것은」
「그대는 정의를 내걸고.
간악한 이 유사 도우신과 싸워서」
「승리해」
「죽인 것이다」
「――――」
「자랑해라.
웃어라」
「이 패자를 조롱하며 무자비하게 대소해라!」
「그대는 완벽하게 올바르며,
그 올바름으로 나를 죽인 것이니까!!」
「――――――――」
「크, 크, 크……
후왓핫핫핫핫핫핫핫!!」
「……닥쳐……」
「하앗핫핫핫핫핫핫핫!!」
「닥쳐!!」
「하, 하――――」
<푸슉!>
후후……
<푸슉!>
후후후……
<푸슉!>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끊임없이 찌르는 소리가 반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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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지한다>
<슈왕! …………쿠궁!>
완전히 불타서 내려앉은 외성의 중심.
가연물을 잃어 불길이 물러난 공간에――그녀는 있었다.
「이치죠!」
「……」
쓰러져 있는 소녀를 안아 일으킨다.
상태를 일견하고――나는 무심코, 눈을 돌렸다.
지독하다――
지독하다 정도가 아니다.
전신이 거의 탄화해 있었다.
어떻게 보아도, 살아있는 것처럼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차양의 너머로, 실눈이 열린다.
허약하지만 남아있는, 생명력을 보이며.
이치죠의 손가락이 움직인다.
경련하듯이.
무언가를 가리킨다.
…………쇳조각?
「……유사, 도우신과.
싸워서」
「뭐?」
「……죽였습니다……」
「……」
「내가, 죽였어요」
거기까지 고하고.
목소리는, 끊어졌다.
손가락도 다시, 힘없이 떨어진다.
「이치죠!」
《괜찮아.
검주가 목숨을 유지하고 있으니까……죽지는 않을 것 같아》
「……그런가」
필요최저한도의 안도는 얻어, 일단 숨을 내쉰다.
그리하고서, 옆으로 눈을 돌렸다.
쇳조각 이외의 뭐라고도 부를 수 없는, 그것.
……코가 공방, 유사 도우신――이것이 그 최후라는 것인가.
잘 관찰하면 확실히, 그것은 검주의 잔해였다.
살점도……사람의 골육의 단편도 섞여 있다.
「…………」
《미도우》
「그래……」
재촉받아서, 일어선다.
반괴된 검주에 감싸인 반죽음의 이치죠를, 무사한 오른팔로 안아올리고.
여기는 적지. 촌초(寸秒)를 아껴서 이탈해, 안전한 곳까지 피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하지만……나는 귀중한 잠시간을 들여서, 하늘을 올려보았다.
불길을 비추어, 붉게 타오르고 있는 하늘을 향해 중얼거린다.
――――곤란한 사태가 되었다.
싸움이 끝났습니다.
우선, 인상적이었던 것은 로쿠하라 4공방의 이름에 걸맞는 무시무시한 무력을 선보인 도우신/도타누키입니다.
오와리 관류의 위용도 그렇고, 선홍기의 신카이 이후로 오래간만에 나온 대규모의 음의도 그렇고, 빼어난 명갑과 사수가 만나면 얼마나 무서운 적이 되는지를 제대로 보여줬습니다.
도우신은 답이 없는 말종이었지만, 정의가 악을 이긴 것마저 진심으로 유쾌해하면서 퇴장한 것을 보듯이 제 신념에 건 각오만은 진짜였지요. 좋은 악역이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미쳤다고 밖에 말할 수 없는 정신력과 괴병기로 맞선 이치죠/마사무네 콤비.
냉혹한 술리에 지배되는 이 세계관의 전장에서 자기들끼리만 열혈물을 찍는 듯한 정신나간 분위기가 일품이었습니다.
야마토 최강의 검사인 죠안사이도 멋졌지만, 역시 이번 화에서는 이 둘의 임팩트가 크군요.
아무튼 이걸로 비축분이 다시 바닥난지라 다음주는 차근차근 다시 좀 모아야겠네요…….
그리고 검주회전일록도 일부 수정 및 추가를 할 예정입니다.
* 검주회전일록에 '도타누키' 항목 등록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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