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씬입니다.
영웅편의 첫 전투가 되겠네요.
<쏴아아아……>
하룻밤 지나서, 비는 다시 내리기 시작하고 있었다.
흑회색의 구름은 가마쿠라 상공이 상당히 마음에 들었던 듯하다. 떠난 것은 밤의 사이뿐이며, 지금은 다시 털썩하고 허리를 내리고 있다.
우산 가장자리로부터 떨어지는 물방울이 손등에도 닿아, 그것이 대단히 차가왔다.
《미도우.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은, 알고 있지》
「……」
《우리에게는 사명이 있어》
「그래……」
――은성호를 막지 않으면 안 된다.
《그 방해가 된다면……
걷어치울 뿐이야》
《무엇이건》
「알고 있다」
《……미도우……》
「알고 있다……」
무라마사와의 문답은 어젯밤의 반을, 수백수천번 반복한 자문의 재탕에 지나지 않았다.
알고 있다――자신이 해야 할 일은 알고 있다.
도시에, 마을에, 혹은 그 이외의 사람의 모임 속에, 홀연히 나타나 섬멸하는……살육 천체현상. 은성호.
현대 야마토의 악몽. 끝내는 것은 나의 책임이다.
나 밖에 할 수 없으니까.
양모에게 맡겨진 소원이니까.
그것은, 나의 여동생이니까.
내가,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무엇을 밟고 넘어서라도.
이제까지 그래 온 것처럼.
이 2년간, 몇이나 되는 생명을 철화(鉄靴) 아래에 짓밟아 온 것처럼.
이제부터도.
오늘도.
원왕사에서 기다리는, 아야네 이치죠도――
「미나토 카게아키.
나는 당신을 용서하지 않아」
「당신을 죽인다」
「……읏」
<첨벙!>
무릎을 꿇은 아픔으로, 정신이 돌아온다.
깨닫지 못한 사이에 웅덩이에 걸음을 디뎌 발이 미끄러졌다.
흩어진 수면이, 길위에 무릎꿇은 남자의 모습을 비춘다.
꼴사나운 그림이었다.
《……》
「……」
부근에 잠행하는 검주로부터 보내져 오는, 무언의 시선이 번거롭다.
그런데도 묵살하고서, 일어선다.
익숙해져 있는 육체는, 몹시 무거웠다.
기분을 느슨히 하면 무릎에 힘이 빠지려 할 정도로.
체중이 아닌 중량감이 어딘가에 걸려 있는 것 같기도 했다.
어딘가――두개골 속인가, 심장의 안쪽인가, 그 이외인가.
정신이 부하를 걸고 있다.
사지에 삐걱임을 지르게 하고 있다.
아야네 이치죠와 싸운다.
그 의사가, 무겁다.
그 소녀는 용서하지 않는다고 선언한 거다.
미나토 카게아키를――그가 범해온 죄업을. 용서하지 않는다고 고한 거다.
단죄.
피고는, 동의한다.
그 말대로――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죄다.
용서받아서는 안 되는 죄다.
그렇다면, 어째서……
나는 저항하지 않으면 안 되는가.
저항한다는 행위가, 용서되는 것인가.
아니.
용서되지 않을 거다.
이 손으로 박탈한 생명을,
이 손가락으로 피게 한 피꽃을,
잊지 않았다면……
어째서, 심판에 저항하랴.
받아들여서는 안 되는 건가.
단죄의 정당함을 인정하면,
형리(刑吏)의 칼날에 몸을 맡겨선 안 되는 것인가……
그래.
그것이, 당연할 거다.
지금까지는 나를 심판하는 자가 나타나지 않았던 것 뿐이다.
놓치고 있었을 뿐이다.
지금은 있다.
천칭과 낫을 가진, 판사이자 처형인인 자가 찾아왔다.
그렇다면――
《……미도우》
「……알고 있다」
문답의 반복.
나에게, 안일함으로의 도피는 용서되지 않는다.
죄를 인정해, 형에 복종해, 목숨을 바치면 편해질 수 있을 거다――하지만, 아직 그 때는 아니다.
사명을 완수해 낸 다음이 아니면, 나에겐 그렇게 할 자격이 없다.
알고 있다.
알고 있다.
하지만――생각한다.
그것은, 죄로부터의 도피는 아닌가라고.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 있는 것은 누구라도 같다.
살아 있는 모든 것이, 살아서 완수해야 하는 사명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누구나 불사로는 있을 수 없다.
누구나 미련을 품고 죽어 간다.
그리 생각하면, 사명 같은게, 죽음을 피하기에 걸맞는 이유라고 말할 수 있을까.
말할 수 있을 리 없다.
이 세상의 모든 죽은 자처럼――나에게 살해당해 느닷없이 미래를 빼앗긴 사람들처럼,
나도 또한 원통함을 품고, 여기서 발버둥치고 괴로워하며 죽어가야 하는 것은 아닌가.
그거야말로 올바른 귀결이 아닌가……
《미도우.
우리가 은성호를 쓰러뜨리지 않으면――》
「몇번 말하게 할 생각이냐.
알고 있다」
《……》
「이제 조용히 있어라……」
들을 것까지도 없다.
내가, 나에게 부과된 사명을 내던진다면……사라지는 것은 나 한 사람의 목숨으로 끝나지 않는다.
은성호는 계속 죽일 거다.
사람들을 미치게해서…… “알” 을 흩뿌려, 분신을 키워서.
역사는 미증유의 재앙으로서, 그 이름을 기록한다.
……그렇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
내가 막는 거다.
이미 피해는 심대하지만, 적어도 이것 이상은, 희생자의 열을 이어지게 하지 않기 위해서.
……하지만.
그렇게 하는 이상은, 오늘――아야네 이치죠와 싸우게 된다.
그 정당한 단죄를 밀어젖힌다.
타도해서, 밟고 넘어서, 나는……가지 않으면 안 된다.
「…………」
출구는 보이지 않는다.
사고는 공회전을 반복할 뿐이었다.
그리고 시간은 무한하지 않았다.
코부쿠로사카(巨福呂坂)를 넘는다.
원왕사는 이미, 바로 거기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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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의 빈터――
이치죠는 이미 장갑을 하고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심해의 바닥을, 하늘의 끝을 연상시키는 갑철.
착각일까……마음이 없을 터인 빗방울이, 그 색을 더럽히는 행위를 두려워 해, 닿으면 안 된다며 피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소우슈 고로 뉴도 마사무네.
신위(神威)의 두 문자가 이만큼 어울리는 검주도 달리 없겠지.
마치 염마천(閻魔天)의 화신.
여기가 원왕사의 뒤가 아니라도, 그렇게 생각했을 터이다.
그녀는 용서할 수 없는 악을 심판하기 위해서, 거기에 섰으니까.
도화선을 끊은 것은, 사수가 아니라 검주였다.
공기를 거치지 않은 금타성이 발해져, 서로의 갑철면을 진동시킨다.
이 얼마나, 추잡스러운 갑철인가》
《소문에 다르지 않다. 아니, 소문마저 웃돈다.
분뇨 구덩이의 바닥에서 썩은 진흙보다도 추악!!》
《……당돌한 인사네.
이름 높은 선배에게 경의를 표하고 싶었던, 이쪽의 심정도 참작했으면 했지만》
《필요없다.
저주받은 무라마사……7백년의 무위의 나날 속, 너의 이름은 몇번이고 들었다》
《유혈을 바라는 검주.
인심(人心)을 미치게 하여 무위의 싸움으로 휘몰았던 사갑(邪甲)》
《그 갑철에 배어든 핏내음을 맡으니……
과연, 풍문은 모두 사실이었다고 알 수 있다》
《……》
《키나이(畿内)의 남북에 미카도가 서서, 야마토 전토가 혼돈의 와중에서 서로 싸웠다는 그 시대……
만일 내가 주인을 얻었다면, 네가 악명을 세울 틈 따윈 주지 않고, 매장해줬을 것을!》
《……큿!!》
《그렇게 할 수 없었던 것이 지금 와서 아깝군.
다른 검주들은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
너 같은 것의 도량을 허락하다니, 한심스러운 것에도 정도가 있을 거다――》
《짖지마라, 명갑!!》
《으음……!?》
《당신 같은 검주가 세상에 나왔다면, 어떻다는 거지?
고지식하고 세상물정 모르는 상자 속 검주가!》
《아무것도 할 수 없었지!
7백년, 안온과 보장(宝蔵)의 속에 잠들어, 아무 책임도 없이 방관자로 있을 수 있는 행운을,
좀 더 음미할 것을……》
《천하일명물(天下一名物) 마사무네!
확실히 당신의 갑철은 아름다워――한 방울의 피도 뒤집어쓰지 않은 것. 아주 새로운 신품의 아름다움이야!》
《……지껄였구나.
완수해야 할 사명을 지녔으면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계속 자지 않으면 안 되었던
나의 7백년 남짓의 고충――너는 알 리 없다!》
《알 수 없겠네.
당신이, 그 시대를 살면서 싸웠던 사람들의 괴로움을 모르듯이!》
《그 약아빠진 입을 봉해주지……!
미도우! 자, 가자!!》
「……」
《……미도우!
이쪽도 장갑을!》
「……」
거미의 목소리에 제촉받아, 한손을 들어올린다.
전방에 선 무자의, 눈구멍을 본다.
농람의 무자는, 검주의 호소를 듣고 있는건가……아닌건가.
그 자리에 부동인 채, 한결같은 시선을 이쪽에게 쏟고 있다.
무엇을 엿본다는 것인가.
이 사지에 배어든 죄과를, 다시 재려고라도 하는 것인가.
「미나토 카게아키」
「……」
「살인자」
「……」
「저주받은 악귀」
「……」
이치죠가 음산하게 부른다.
나는 말없이 듣는다.
그것은 단순한 사실의 나열.
이론이나 감상도 끼어들 여지는 없다.
「죽인……다」
「……」
「할 수 없다고라도, 생각하는 거냐」
「아니」
「……」
「너라면 할 수 있다.
흔들리지 않는 신념으로, 악을 심판하는 것을」
「……그렇다면, 어째서 조용히 서있지.
살해당해도 좋은 건가」
「……아니」
「나는……죽을 수는, 없다」
「……」
《미도우》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벤다」
「츠루기의 이치는 여기에 있노라」
<파창!>
「……무라마사.
간다」
「……그것 뿐인가」
「그것 뿐, 인 거냐」
「……그렇다면?」
「……아아, 그러냐.
알았다!」
「악귀……무라마사!
네놈을 죽인다!!」
<철컥!>
이치죠――마사무네가 타치를 뽑는다.
길다.
지금은 없어진 무라마사의 노다치 정도만큼은 아니지만.
참마도(斬馬刀)라고 칭해도 좋을만큼의 날길이, 그리고 폭이 있다.
「가마쿠라 말기의 전형이구나……」
《응.
타치의 장대화(長大化)가 시작되었던 무렵의 작품이야》
가마쿠라 시대의 끝부터 타치는 점차 길고 커다란 것이 선호되어, 그 풍조는 다음의 시대까지 이어진다.
전국기(戦国期)에 접어들어 창 ・철포에 의한 집단전술이 발달함과 동시에 진정했지만, 무자의 사이에서는 아직 쇠퇴하지 않고,
아사쿠라(朝倉)씨를 모신 호장(豪将) 마가라 죠우로자에몬(真柄十郎左衛門) 등은 7척 3치에마저 달하는 오오다치(大太刀)를 구사하고 있었다고 한다.
이러한 풍조가 태어난 계기는, 여러가지 설이 있어서 확실하지 않다.
일설에는, 그 원인을 원구로 친다.
몽고 무자의 강고한 갑철에 손을 데인 야마토 무자는, 그것을 깨뜨릴 수 있는 강도(剛刀)를 요구했던 것이다――라고.
그런 오오다치도, 취급할만큼의 역량이 없으면 무용지물로 전락한다.
상황에도 속박된다.
지상, 특히 장해물이 많은 장소에는 적합하지 않다.
<쿵!>
「읏!」
《나무를!?》
<쿠르릉!>
이치죠의 선택은 나의 의표를 찔렸다.
그 자리에서 타치를 한번――두번――세번.
<쿠쾅!>
무릎 정도 높이로 잘린 나무들이 쓰러진다.
내가 선 방향으로……하지만 그 자체는 아무 위협도 안 된다.
이 일수의 핵심은 따로 있다.
――흩날리는 나뭇잎이, 순간. 농람색의 적기를 덮어 가렸다.
(이 기술은!?)
뇌내를 뛰어 다니는 경종에 따라, 그 장소를 버린다.
뛰어서 물러난다――그런데도 스르륵하며 뻗어오는 예봉이 시야의 중앙으로부터 육박했다.
<슈왕!>
<닥쳐든다>
<카앙――!>
허리의 타치를 뽑는 자세로, 아래로부터 올려쳐서 튕겨냈다.
그때에는 이미 보이고 있었다.
선명해진 소우슈 마사무네.
마치 무언가 마술을 구사한 것처럼, 이쪽의 눈앞으로 전이했다.
《뭐야――설마 음의!?》
(아니.
축지(縮地)다)
《에?》
후방으로 흐른 체중을, 발을 딛어서 바꾸고 전방으로 향한다.
그리고 멈추지 않은 발을 딛으며, 일도.
역가사(逆袈裟) 베기의 형태로 베어든다.
<카랑!>
예측하고 있었던 건지, 이치죠의 타치가 맞서 쳤다.
나의 검세는 살해되고――하지만 이치죠의 검도 튕겨진다.
튕겨지고서――
그대로 선회.
머리 위로 빙글하고 쥐고 돌린 타치를, 이치죠는 내리쳤다.
상정대로.
<차앙!>
그것은 먼저의 1합과의 역할교체.
이치죠가 때려넣고, 내가 되받는다.
그리고 이번에는 이쪽이, 튕겨난 기세를 이용해 베어든다.
<카캉!>
같은 때려넣기.
같은 받기.
구경꾼이 있었다면, 고개를 기울였겠지.
연습이라도 하고 있는 것인가?――하고.
그 감상은 진실로부터 극히 가깝다.
같은 기술을 사용하는 자끼리의 대결은 실제로 연습 같은 것이다.
「……읏.
당신, 설마」
천일수(千日手)를 멈추고 거리를 벌려, 이치죠가 면갑(面甲)의 안쪽에서 중얼거린다. 얼마간의 놀라움을 담아서.
그 심정은 이쪽이라도 같았다.
「역시 요시노어류인가」
「……」
「최초의 수법은 요시노어류, 원숭이 숨기(猿隠れ).
거기서부터 이은 순속(瞬速)의 디딤발은, 무릎을 빼는 것으로 실현되는 요시노어류 비전의 축지법」
「그리고 되받아치기의 응수는, 기술이며 연습법이기도 한 메아리 치기(木霊打ち)……」
「……그런가.
당신도」
「요시노어류 합전예법(吉野御流合戦礼法).
면허는 받지 않았지만, 오전(奥伝)에는 달했다」
「요시노어류 당상예법(吉野御流堂上礼法).
면허도 오전도 모르지만, 아마도 대강은 배웠다」
……당상예법.
그 이름에는 기억이 있다. 계보상, 요시노어류 합전예법의 원류가 되는 유파다.
여기까지 기술이 비슷하다면, 분명 사실무근도 아닐테지.
어떠한, 깊은 인연이 있는 것은 틀림없을 거다.
생각해보면 여태까지도, 이치죠는 내가 닦은 것에 가까운 격투술을 몇번인가 피로했다.
그럴 때마다 단순히 우연한 부합일거라고 밖에 생각하지 않았지만.
설마 같은 계통의 유파였을줄은……
「검주를 다룰 수 있는 것도 당연한가」
「……피차, 기술은 훤히 보인다는 거다.
하지만 그런 거」
「관계 있겠냐――앗!!」
<슈왕!>
다시, 이치죠가 축지로 닥쳐왔다.
이쪽의 품안으로 들어와――하단인 타치를 뒤집는다.
역류(逆流れ)!
후방으로의 퇴피는 늦는다.
뛰었다.
위쪽으로의 도약.
가랑이로 뿜어진 칼바람으로부터 달아난다.
합당리에 불을 넣지 않더라도, 이 정도의 비상은 간단하다.
나무들의 틈새를 빠져나가, 원왕사 일대를 눈아래에 굽어본다.
《이대로 기항전으로 이행하는 것도 한 방법이지만?》
「아니――」
검주의 진언에 수긍하지 않고, 지표를 향해서 타치를 쥔다.
무자의 본령은 하늘에 있다. 그 의미에서, 무라마사의 제안은 올바르다.
하지만 지금 현재, 기후는 비다.
탐사기능이 현저히 제한된다.
그런 상황 아래에서의 기항전투 따윈, 이미 전투의 이름값도 못한다.
도박이다. 이치죠는 그것을 기피해서, 그 오오다치를 갖고 있으면서 모의(母衣)를 접고 있는 것이겠지.
나로서도, 그런 투기적(投機的) 취향으로 싸움에 임하는 것 따윈 할 수 없다.
가령 있더라도, 지금은 무리다.
「그럴 틈은 없다」
《――!?》
<콰아아――!>
<급상승!!>
<카아아앙!>
대공포의 한발에 필적했다.
이쪽을 쫓아서 비약(翔躍)한 마사무네의 일격.
날개가 없으면, 무자라도 공중의 동작은 자유롭지 않다.
회피 따윈 용납되지 않아, 정면으로 받아낸다.
무거운 일격을, 무라마사의 강인한 힘으로 가까스로 지지해냈다.
코등이 싸움. 발판도 없는 허공에서, 팔에 맡겨서 서로를 누른다.
「와룡(臥竜)으로 적을 하늘로 몰아넣고, 승룡(昇竜)으로 잡는다.
……기본대로의 훌륭한 연계다」
「씨부렁대시는군!」
대지의 인력(引力)이 피아의 기체를 끌어들이고 있다.
마사무네의 한쪽 발이 나의 다리에 뒤로부터 얽혔다.
<세로로 돈다. 상하가 뒤집힌다>
그러고서 밀어넣는다.
다리 얽힘을 축으로 자세가 변전한다.
마사무네가 위로. 무라마사가 아래로.
적기의 타치는, 나의 목덜미를 노리고――
(그렇게 둘 수, 없다)
요시노어류는 “이호경락(二虎競落)”의 법.
싸움에 열중한 나머지 산으로부터 굴러 떨어지고, 그리고서도 상대의 숨통을 서로 물어뜯은 두 호랑이의 고사에 모방했다.
공중전투에서 쌍방의 기체가 얽힌다면 상위를 빼앗는다.
그리고 추락, 적을 지면과의 사이에 끼워서 압살한다.
결코 쉽지 않은 이 술리를, 이치죠는 해내었다.
좋은 스승 아래에서 배운 거라고 알 수 있다.
하지만――나라도.
<횡회전. 다시 상하반전>
「……아!? 이게――」
「이것이 뒤집기(返し)다.
알고 있는가」
이치죠가 한 것처럼, 얽힌 다리를 축으로 회전한다.
단――이치죠가 세로방향으로 돈 것에 반해, 횡방향으로.
위치관계가 역전한다.
무라마사가 위. 마사무네가 아래로.
이쪽의 우위.
하지만 이치죠의 반응도 신속했다.
바로 자세를 도로 비틀어서, 또다시 상위로.
그것을 다시 뒤집어서 내가 상위로.
――변전, 몇 차례.
추락의 순간에 어느 쪽이 이겼는지는 알 수 없었다.
<쿠당탕!>
「그으읏!!」
「츳……!」
어느 쪽도 의도를 이루지 못했다.
그것만큼은 명백했다.
부유로부터 착륙으로의 급한 이행에 수반하는 평형감각의 혼란이, 일순간 일초라도 빨리 일어서려고 하는 양 다리를 방해한다.
자세회복까지는 반호흡――천년과 같은 그 시간.
하지만 길면서도 짧은 시간을 들인 것은 농람의 적기도 마찬가지였다.
마주 본 거울의 정확함으로, 나란히 일어나서 대치한다.
「카아앗!!」
간합을 읽는다, 호흡을 잰다――그런 미적지근한 사고는 이 소녀와 연이 없는 것 같았다.
쇠약해질 기색도 없는 사나움을 드러내고서 덮쳐 온다. 짧은 기합은 발포(発砲)를 닮아 있었다.
우직, 강직한 일직선의 돌진.
속도가 충분하다면 그것은 커다란 위협이며, 그리고 이치죠/마사무네의 다리는 필요치를 5할만큼 넘어 있었다.
――하지만.
(너무 정직하다……)
신뢰라 불리기에 상응하는 속도로 격척(撃尺)의 거리로 진입해, 이치죠는 타치를 멘다.
칼날, 일선(一旋)――――
그 전에.
나는 검을 내던지고 반보 발을 디뎌, 몸을 구부려서 적수의 품으로 들어갔다.
「……큭?」
「빌리겠다」
너 자신의 힘을.
오른손을 적기의 옆구리로 넣어서, 등으로 돌린다.
허리를 맞대고 오른 다리를 걷어낸다.
허리 후리기.
<거꾸로 날아간다>
「뭐어엇!?」
<쿠당탕!>
……아주 기본적인 던지기 기술은, 교본에 게재를 신청하고 싶을 정도로 완벽하게 들어갔다.
일회전해서 등으로부터 지면에 떨어져, 이치죠의 몸이 기세 그대로 성대하게 굴러 간다.
나는 타치를 주워들었다.
《미도우!》
무라마사의 목소리가 나를 재촉한다.
들을 것까지도 없다.
지금이, 호기(好機).
승기(勝機).
「……」
「얻기 어려운 체험을 했구나, 이치죠.
하늘에 목숨을 맡기는 무자에게 있어서, 던져지는 기회 같은 것은 좀처럼 있는 것이 아니다」
「크으……」
「좋은 기술을 익히고 있는 것 같지만, 그것에만 의존해서는 전술의 폭이 좁아진다.
약은 수(搦め手)도 있는 것을 알아둬라」
「예를 들면 지금 것……
단순한 기초적인 유술에 지나지 않지만, 사용할 데를 오인하지 않으면 유효한 일수가 된다. 갑주검법(甲冑剣法)만이 무자의 기술은 아니다」
「……지껄이기는」
일어서는 이치죠.
훌륭하게도 그 손은 오오다치를 놓치지 않았다.
안광이 분노의 온도로 나를 쏘아붙인다.
「추격타도 걸지 않고 기술의 해설인가.
아까부터, 방어일변도이고」
《……》
「여유를 부리고선……
약은 수인가. 아아, 그러냐. 그쪽이 취향이라면 보여주지……」
「마사무네!」
남색의 무자가 한쪽 팔을 내민다.
창과 같이. 아무것도 쥐지 않은 팔을.
그 손목에는……통 형태의 기구.
「……?」
……포문?
아니, 설마.
가마쿠라 시대의 검주에 그런 병장이 있을 리가 없다.
하지만 이치죠는, 그 부분에 전기(戦気)를 쏟고, 짧은 한마디를 발했다.
「먹어라」
《알겠다》
<우드드득…우지직…콰드득……콰득>
――뭘하고 있는 거지?
이, 뜯겨져 나가는 소리는……
무엇을――
<쿠아아앙――>
통이, 불을 뿜었다.
사출되는――――탄환.
저것은 포였던 거다. 있을 수 없는 포.
아니.
……다르다.
탄환에는 속도가 없다. 위력이 없다.
마치 용수철 장치로 날린 것 같았다.
그것이 포탄이라기엔, 태만(怠慢)의 도가 지나쳤다.
《DAAAAAAAAAAIIII――》
지근거리의 포격임에도 불구하고, 간파하고 피할만큼의 여유가 있다.
나는 가볍게 몸을 비틀었다. 그걸로 충분했다.
탄환이 무라마사의 갑철에 가까워진다. 하지만 닿지 않는다.
표적을 잃고, 멀어진다.
《DAAARAAAAAHHHHHHHH!!》
시간과 공간이 소실했다.
<콰아아아아아아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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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아(忘我).
유리(幽離).
……고통.
한번 어디엔가로 사라진 나의 세계를 재구축한 것은, 전신을 꿰뚫는 동통(疼痛)이었다.
철의 피부에 느껴지는 차가움.
비가 내리고 있던 것을 떠올린다.
비는, 정면으로 쏟아지고 있었다.
의식을 날렸던 순간에, 쓰러졌던 것 같다.
「……큭……」
상체를 일으켜 세운다.
무수한 부상이 존재를 주장하며, 신경을 태웠다.
전방에 우뚝 선 적기.
어둡게 빛나는 기체는 기묘하게 흔들려 보였다. 시각이 안정되지 않은 것 같다.
무라마사」
충격이, 일시적으로 기능을 정지시키고 있었는가.
검주의 반응은 몇 초 늦었다.
고슴도치가 된 기분이야》
여기저기에 꽂혀 있어》
…………즉.
먼저의 포탄은, 유탄(榴弾)의 일종이었나.
착탄충격이 아니라, 작약의 파열에 의해 안에 넣은 철편을 흩뿌려, 적의 살상을 기한다.
……하지만.
……철포?
과거를 배우는데 게으르지 않았다고 보인다》
설마, 라고 생각했지만》
마사무네 7기교(正宗七機巧)의 하나이다》
「!」
그런가.
이름 높은 타케자키 스에나가(竹崎季長)의 몽고내습(蒙古襲来) 그림 두루마리.
거기에 그려져 있던 괴병기(怪兵器) “철포” ――
진천뢰(震天雷)라고도 불린 여명의 화기.
그거라면 소우슈 마사무네가 알고 있어도 이상하지 않다……!
《……그런 물건.
잘도 만들 수 있었네》
「어쩌면 무자의 열량을 일종의 기체폭약(気体爆薬)으로 만들어 작약을 대신하고,
철편은 갑철을 쪼개서 응용했겠지만……」
확실히, 보통 발상은 아니다.
《그래.
하지만 그게 아니야. 미도우》
「……?」
《그래, 저 무기는 갑철을 원료로 하고 있어.
사수의 육체와 일체화한 갑철을》
《자신의 골육을 잡아뜯어 적에게 던진다, 라는 공격수단이 있어도 좋다고 생각해?》
「!!」
나는 이치죠의 모습을 다시 보았다.
……거칠게 숨을 쉬고 있다.
발밑도 불안한 상태다.
흔들리고 있다고 보인 것은, 착각이 아니었다.
이치죠는 괴로워하고 있다.
……자신의 골육을 잡아뜯어 적에게 투척하는 공격법.
그런 짓을 했다면 당연하다.
더구나――
《황당한 결함병기야》
《……》
《사정거리가 짧은데 반해서, 효과범위가 너무 넓어.
……스스로 얻어맞는 격이잖아》
무라마사가 지적하는 대로.
그 폭렬이 마사무네에게도 손상을 준 것은 보기만 해도 명확했다.
물론, 직격당한 이쪽만큼은 아니겠지만……아니, 대단한 차이는 없을지도 모른다.
이치죠의 전신에도 무수히 예리한 철침이 박혀 있었다.
《큭큭큭……
크하하하하하하핫!!》
《그게 어쨌다고?
사갑 놈들!》
《……뭐라고?》
《얕보지 마라.
나의 이념을. 나의 주인의 신념을!》
《마사무네는 정의를 관철한다.
그것만이 중요. 다른 건 사소한 일》
《자신의 갑철을 쓰는 것은, 그거야말로 가장 강한 방법이니까다.
자신을 말려들게 하는 것은, 그렇게 하지 않겠다고 생각하면 강함이 누락되니까다》
「그렇다……」
《사악을 쳐부수는 강함!
마사무네에게는 그것만 있으면 된다. 다른 건 아무것도 필요없다!》
「아아.
그렇다. 마사무네」
「……」
《……진짜 엉망진창이야》
《업신여기는가, 무라마사…….
하지만 너는 몽매하기에 모르는 거다. 정의에 혼을 바친 자는 불굴(不屈)인 것을 아직 모른다》
《이제부터 깨닫거라!!
DAAAIIAAAAAHHHHH!!》
<카랑!>
「……윽」
전신의 상처 따윈 아랑곳않는, 이치죠의 저돌(猪突).
일격.
대하여 이쪽은, 반응이 약간 늦었다.
방도가 없이 막아내어, 충격을 받는다.
진동이 전신의 갑철에 전해져, 골격이 마비된다.
거기에, 방향을 뒤집은 일타――
<채앵!>
「우음……」
《미도우!》
「대단친 않다」
휘청이는 다리를 차서 후퇴――하는 척하면서 둥글게 돌아, 적기의 측면으로 피한다.
그런 잔기술을 용인할 정도로, 지금 피탄의 악영향이 머물고 있다. 역시 근력이 만전은 아니었는가.
일순간 이쪽을 놓쳤던 이치죠가, 다시 포착하고 혀를 찬다.
「칫……단단해」
《악명을 떨쳤을 만은 한 갑철이다.
밉살스럽군……》
「하지만 굉장한 것은 아니야」
《그렇다.
벨 수 없다면, 부수면 될 거다》
「그렇, 지!!」
《……저 좋을 대로 말하는데.
미도우?》
「……」
《우리가 저 녀석을 부수자.
알겠어?》
「……아아」
<파지직! 파지지직!>
무라마사의 요청에 응해서, 단전을 돌린다.
열량방출.
닥쳐 오는 이치죠는 일견해서는, 재주 없는 저돌맹진.
하지만 그 자세는 낮고, 중심도 또한 아래에 있다.
같은 수는 먹히지 않는다는 것이겠지.
그것은 좋다――하지만 아직 어설프다.
이쪽의 숨김패를 오인하고 있다.
《자장(磁装) ・양극(正極)》
「――자력가속(磁力加速)」
<카앙!>
마사무네의 도격(刀撃)을 대칭적인 일격으로 맞서 친다.
상격(相撃). 서로 튕겨나고, 하지만 그대로 다음의 일격으로 연결한다.
요시노어류, 메아리 치기.
쌍방이 이것을 이용해 싸우면, 조금 전에도 실증된 대로, 그 모습은 연습과 같다.
――하지만.
<번뜩이는 전격>
<쿠르릉!>
「――!?」
연습은 되지 않는다.
검속에 현격한 차가 있었다면, 그렇게는 되지 않는다.
갑철의 자기침식(磁気侵食)에 의한 동작최적화가 낭비라는 낭비 전부를 죽인다.
관절은 존재를 잊을 정도로 가볍게.
타치는 마치 날개를 얻은 것처럼 춤춘다.
――요시노어류, 메아리 치기의 무라마사 변형.
나는 제비 치기(飛燕打ち).
<쿠릉!>
「긱……」
이 반칙에는 대응할 방법이 없었겠지.
눈앞, 숨이 닿을 간격에 있었던 적영이 날아간다.
날아간다――
그래. 베이지 않았다. 칼날은 튕겨났다.
두렵기까지 단단한 손맛.
무라마사의 견뢰함을 힐문받을 경우가 아니었다.
이 정도의 갑철을 가르려면……
《미도우, 시간을 주지 마!
지금이야!》
「――――」
결론은 일치한다.
타치를, 칼집으로.
이 기회에 결착을 내지 않으면 안 된다.
체내에서 힘을 돌린다.
한번 더. 하지만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의 역량(力量)을.
도달한 결론은 하나.
――――수궁의 태도(蒐窮の太刀).
「빌어먹을……게!」
《미도우! 일어나라!》
뚫리지 않았다고는 해도, 무자의 일태도를 맞았으면서 이치죠의 회복은 언어도단이라 할 정도로 빨랐다.
벌써 무릎을 세우고, 검을 고쳐쥐고 있었다.
더군다나――
저것은, 무엇인가.
타치의 주위에 아지랑이가 피어나, 가까워진 비를 안개로 흩어내고 있다.
…………열량을 타치에 쏟고 있는 것인가?
저것도 조금 전의 철포와 마찬가지로, 고로 마사무네 고유의 병장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성능을 과시할 기회는 없다.
이쪽이 빠르다!
무엇을 하려고 해도 늦다.
<파지직! 파지지직!>
<고오오오오――――!!>
「전자발도(電磁抜刀)―――― “화(禍)”」
[ESC]
·
·
·
<촤아아아아악――――!!!>
――빗나갔――――다――――
「이이, 카윽」
<적열하는 오오다치>
<쏟아지는 비>
어떻지……깨달았느냐, 요갑이여!》
정의엔 승리가 있다!
세상의 진리는 지금 여기에 있다!》
미나토 카게아키는 나무에 기대어 있었다.
일어설 힘을 잃은 것은 명백했다.
이렇게나 베여서, 움직일 수 있을 리가 없다.
상처는 지글지글하고 소리를 울리고 있다.
태워지고 있었다.
아직 식지 않은 염열(炎熱)에.
비슷한 소리는, 자신의 오른팔로부터도 난다.
타치를 쥔 손이 타고 있다.
아픔은 없었다.
아마도, 신경이 이미 전부 태워진 것이겠지.
팔과 타치는 타서 늘어붙어, 이미 하나의 봉이다.
그런데도 움직일 수 있다.
이 마사무네는 무자가 싸움을 바라는 한, 힘을 준다.
진홍색의 무자 앞으로, 걸어갔다.
빗방울을 태우며 연기를 뿜는 칼을 목에 들이민다.
대답은 없다.
듣고 있는 것은 눈을 보면 안다. 하지만 아무것도 대답하지 않는다.
말도. 눈동자의 빛마저도.
그것이 터무니 없이 거슬렸다.
「할 수 없다고라도, 생각하는 거냐」
기분 탓인가.
이 대사는 두번째인 것 같다고 느껴졌다.
그렇다고 한다면, 나는 무슨 미련이 남은 것처럼 반복하고 있는 건가.
그에게, 그것을 부정당한 기억도 없는데.
머리가 아프다.
하지만 그것보다도 훨씬 더 아프고 괴로운 무엇인가가, 가슴의 안쪽으로부터 치솟아오르고 있다.
좋지 않다.
이 광경은 좋지 않다.
이 남자는 좋지 않다.
끝내야 한다.
죄인의 머리를 떨구자.
이 남자는 살인자.
로쿠하라와도 은성호와도 관계가 없는, 아무것도 나쁘지 않은 인간을 몇사람이나 죽인 거다. 본인이 그렇게 인정했다.
나는 그런 녀석을 용서하지 않는다.
마사무네라는 힘을 손에 넣은 지금, 그런 녀석을 멸하는 것이 나의 책임이다.
정의의 사도는 어디에도 없다.
그러니까, 내가 정의의 사도가 된다.
비범한 힘을 가진 무자이면서, 그 힘으로 약자를 죽이는 녀석은, 나의 손으로 쓰러뜨린다.
어떤 이유가 있어도 용서하지 않는다.
용서해서는 안 된다.
그렇게, 가르침 받았다.
………………………………누구에게?
「……으큭……」
심장이, 고동을 1회만큼 건너뛰었다.
숨이 막히고, 피부가 떨린다.
빨리 하자.
악을 용서하지 않는다면, 이제 죽이는 것만으로 좋다.
바로 끝난다.
검을 찌르면 끝이다.
「어째서야……」
「……」
「어째서……
아무것도 말하지 않아」
누군가가 끈질기게, 미나토 카게아키를 힐문하고 있다.
나는 이미, 용서하지 않는다고 결정했는데.
성가시다…….
「말해!」
「……」
「이유가 있을테지!?
어쩔 수가 없었을테지!?」
「당신은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을텐데!?」
「……저주다」
「저주……?」
「무라마사가 요갑이라 칭해지는 이유.
……선악상살의 규정. 그 주박」
「악한 자를 하나 베었다면,
선한 자도 하나 벤다」
「카게아키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뭐」
「저주로 처음에 죽인 것은 자신의 양모다.
그 녀석은 가장 처음에, 가장 소중한 인간을 죽였다」
「그러니까 되돌아갈 수 없게 되었다.
거기서부터 시작된 모든 것을 끝내기 위한……싸움의 길을」
「――――」
「……그런데도 막아줘야 했을지도 모른다.
그럴 거다. 어쩌면. 분명 그럴 것이다」
「하지만……나는 카게아키를 싸우고하고 있다.
저주도, 다른 무엇이라도, 전부 감안하고서」
「달리 없었으니까다.
은성호와 싸우고, 그 “알”을 파괴하여, 재앙의 확산을 막아주는 무자는……」
「비난받아야 하는 것은, 나다」
「…………」
「……」
「……」
「…………」
「이……게!!」
<치이익……!>
타치를 수중으로 되돌리고, 체중을 걸어서 내민다.
파멸적인 고온을 품은 칼끝은, 갑철을 물엿이나 다름없이 꿰뚫었다.
살을 태운다.
그 아래의 내장도 굽는다.
「거흑……」
「어떠냐……」
「………….
장소가 다르다」
「……뭐?」
「그런 곳을 찔러도……
무자는 죽지 않는다」
「네놈……」
미나토 카게아키가 말하는 대로다.
목에 닿아 있었던 칼을 일부러 되돌려서, 가슴에 찔러 넣어……어쩌겠다는 거지.
그대로 찌르면, 그걸로 좋았다.
……지금부터 그렇게 하자.
곧바로.
용서할 수 없는 죄인을 죽이기 위해서.
「그것말고 있을텐데……」
「말할 것이라면 그것말고 있을텐데!」
「……」
「없지는……않다」
「말할 입장도……아니지만……」
「……」
「……은성호를……부탁한다」
「………………」
「뭐, 라고?」
「그 마사무네라면……어쩌면……
막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부탁한다……」
「틀릴텐데!!
그런 걸 듣고 싶은게 아니야!!」
「……?」
「당신은 나쁘지 않을텐데!
그런데 살해당해도 좋을 리가 없을 거잖아!」
「나에게 이유를 말해!
저주의 탓이었다고, 설명해!」
「………………」
「그렇게 하면……
그렇게 해 주면……」
「관계……없다」
「――――」
「죄는……죄.
악은……악」
「그것을 심판하려고 하는……너는, 올바르다.
이유 따윈……관계없다……」
「악은」
「죄는」
「――――――」
「용서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나를 막아서는 안 된다.
나를 용서해서는 안 된다.
미워해라
내가 범한 죄를 미워해라
나라는 악을 미워해라
미워해라
분노해라
죽여라
「……싫어요……」
「이치죠……」
「싫어요……아버님……
이제, 싫어요……」
「죽지 마요……」
「……아버님……
………미나토 씨………」
「…………」
나는――――
매달려서, 흐느껴 우는 이치죠를, 단지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카게아키는 망설임 탓으로 결국 음의를 맞추지 못했습니다.
이치죠는 끝내 카게아키를 죽일 수 없었지요.
카게아키의 사명감도, 이치죠의 신념도 꺾인 셈입니다.
* 검주회전일록에 '마사무네' 항목 추가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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