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어서 3화 갑니다.
이번 달은 휴일이 좀 있어서 시간적 여유가 있는게 좋네요.
궁극미려(究極美麗)로 좋잖아」
그럼~, 머슬 스트롱(Muscle Strong)이라든가」
……금강대화륜(金剛大華輪)」
적어도 다이아몬트 파이어(Diamond Fire)로 하지 않을래?」
이건 무슨 토의입니까?」
이 사람도 잘은」
아아, 새로운 이름이야」
이번에, 어째서인지는 몰라도 대장령을 잃어버린 우리들 로쿠하라이지만~」
좋은 기회이고, 새로운 방향성을 내세워 보는 것도 어떨까~해서」
……아, 골드 썬더 막부(Gold Thunder 幕府)라든가 어때」
「자아 자아.
아니, 두 분……그것도 좋습니다만, 일단 눈앞의 요건부터 정리하지 않겠소이까」
「뭔가 있었던가?」
「……아주 많지.
네 녀석, 이 상황을 알고 있는 건가?」
「아마도.
할아버님이 죽어서, 막부 붕괴의 위기~」
「어라?
왠지 큰일 같은데?」
「음. 상당히, 큰일이외다.
후핫핫핫핫핫핫」
「이제와서 깨닫지 마!
도우신 공도, 남의 일처럼 웃고 있을 상황입니까」
「농담이지~. 진짜로 받아들이지 마.
그래서? 라이쵸우. 그거 어떻게 되었어. 하치만궁의 사건조사」
「……진전은 없어.
모조리 다 어둠의 속.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흥……뭐 좋다.
전하가 돌아가신 것은 이미 의심할 수 없는 사실일 거다. 사태의 상세 따윈, 거기에 비교하면 사소한 일이다」
「그렇구려.
지금은 그 사실에 어떻게 대응할까를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되니」
「예……
우선은 성대한 국장(国葬)을 거행합시다. 천하를 정복하신 아버님의 장례인 거에요.
조정에 흥정해서 황족의 출석도 청하지 않으면……」
「천치.
그런 것은 아무래도 좋다」
「아무래도 좋을 리가 없잖아!
아버님의 장례식이라고!?」
「그래서?
고작 사체를 태워서 묻을 뿐일텐데. 아니……그런 수고마저 필요없는 거 아닌가」
「사체가~ 없지~」
「이, 이, 이 불경한 놈!
아버님에게 충성을 맹세한 입으로, 잘도 그런 것을……!」
「내가 충성을 맹세한 것은 살아계신 대장령 전하다.
죽은 전하가 아니야」
「그런 아무 도움도 되지 않는 것에 상관할까보냐.
지금은 위급한 때다」
「도, 도움이 되지 않는 것……?
당신……거기까지」
「자아, 자.
라이쵸우 공……」
「도우신 님! 지금 거 들으셨겠지요!?
예절을 모르는 하극상놈의 헛소리라고, 흘려듣는 것에도 한도가 있습니다!」
「아버님이 없어진 것을 기회로, 비열한 천성을 드러내다니……!
원래부터 근성은 그렇다고 알고 있었지만, 막상 보게되면 역시 용서할 수 없어요」
「흥. 좋을대로 지껄여라.
네 녀석 같은게 나의 천성을 어떻게 재더라도, 흥미는 없다」
「나는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할 뿐이다.
방해하는 자는 구축한다. 라이쵸우, 네 녀석이 지껄이는 이상의 일을 하려고 한다면, 최초로 대상이 될 것은 그 요란스러운 목이 되겠군」
「……으극」
「다만……그런 걱정은 하지 않지만.
어이, 어째선지 전하의 후계자가 될 수 없었던 둘째 아들놈. 네 녀석에게 만약 배짱이 일말이라도 있었다면, 그런 입장에 만족하지는 않았을테지?」
<철컥>
<철컥>
<양쪽 다 일어난다>
「라이쵸우 공」
「……」
「여기는 궁궐 안이므로.
칼집에서 3치 뽑으면, 즉시 모반이오」
「극……」
「물론, 시시쿠 공……
고의로 도발을 걸어, 이러한 어리석은 행위로 몰아세운 귀공도 규문(糾問)은 면할 수 없소」
「……치」
「쌍방, 착석하시오.
……자신의 입장이라는 것을 한번 더 생각하는게 어떻소이까」
「……」
「……」
「좋소이다.
그럼 평의를 계속하기로 하지요」
「야~, 왠지 할아버님의 고생이 그리워지네.
잘도 이런 녀석들 정리하고 있었구나. 없어지고야 처음으로 아는 인간의 진가」
「치밀어오르는 추도의 심경에 가슴이 미어진 아시카카 챠챠마루는,
격정 그대로 카스테라를 먹어치워서 눈물을 대신한 것이었다」
「대신하지 마……」
「……그럼.
전하의 장례는 물론 중요하오. 로쿠하라 일문의 면목에도 관련된 것이니」
「그것은 부정하지 않지만――」
「흥! 조용히 해, 낙하산. 역시 도우신 뉴도(入道 : 삭발하고 불교에 귀의한 자) 님,
이런 패거리와는 다르게 사물의 도리라는 것을 잘 알고 계십니다」
「자, 자, 라이쵸우 공.
이야기는 끝까지 들어주길 바라오」
「……확실히 장례는 중요합니다.
하지만 큰일 중에도 경중이 있소이다. 순서라고 바꿔 말해도 좋을까요」
「순서?」
「생각해주길 바라오.
현 상황에서 막대한 비용과 인원을 던지지 않으면 안 되는 국장 같은 것을 거행하면, 자, 어떻게 되겠소이까」
「유감스럽지만, 지금 막부의 발밑은 흔들리고 있소이다. ……그 흔들림을, 강적 GHQ, 그리고 각지에 잠복한 도막주의자들이 호시탐탐 엿보고 있는 것은 의심할 것도 없는 일」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물론, 물론.
라이쵸우 공의 상심은 알고 있소이다. 아버님의 장례를 뒷전으로 하지 않으면 안된다니, 자식으로서 면목이 서지 않는 심정일 거요!
하지만 진실로 공의 영혼(御霊)의 안녕부터 생각한다면」
「여기선 우선, 막부의 느슨해진 고삐를 다시 잡아, 쿠니우지공의 아래 체제를 재건해야만, 저 세상에서 공도 안도하시지는 않을까요…….
어떻소이까」
「……」
「지금은 아무튼, 조정을 움직여, 쿠니우지 공에게의 대장령 선하(宣下 : 조칙을 내리다)를 서두르게 하는 것이……? 그런 후, 새로운 대장령의 이름으로, 국장을 거행하면 되오」
「예이. 이의 없음~」
「그것이 당연한 수순이군.
바보가 아니라면 누구나 그렇게 생각할 거다」
「으극……」
「라이쵸우 공」
「……이……이의는 없습니다.
확실히……그쪽이 무난할테니까」
「조금 안달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도우신 님」
「아니아니, 한시라도 빨리 아버지를 장례드리고 싶다고 바라는 것은, 효심 있는 자식이라면 정말 당연한 일.
정략을 말해서 방해하는 이 사람이야말로, 부끄러워서 몸 둘 바를 모르겠소」
「아니요……」
「유감이었네, 히데요시(秀吉) 군.
뭐, 대덕사(大徳寺)는 다음에 해둬. 노부나가(信長) 공도 히데카츠(秀勝)도 도망가지 않으니까~」
(※ 대덕사에서 행해진 오다 노부나가의 장례는 그의 시신이 발견되지 않은 채로 양자인 히데카츠가 거행하였다.)
「!!
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는데」
「……훗」
「챠챠마루 공」
「예이예~」
「……」
「무로마치 탐제(探題 : 지방장관)의 보고에 의하면, 조정 공작의 전망은 보였다는 것. 아마 무가전주(武家伝奏 : 천황에게 말씀을 올리는 직분)가 형식적으로만 꺼리고 있을게요.
돈으로 찔러주면 바로 움직일 것이외다」
「쿠니우지 공의 대장령 습위(襲位)는, 막부의 건재를 과시하는 일이 된다……적어도 외견상으로는.
지금은 무엇보다도 거기가 중요하다」
「외양을 손질하면 내용도 그 중에 따라온단 건가. 확실히네.
뭐~ 하치만궁의 친왕 정도가 방해하지 않으면, 잘 되지 않을까~?」
「지금은 건조사의 친왕이다.
흥……그 고귀한 닭이 무엇을 할 수 있어?
머릿속으로 음모같은 것을 놀리고 있다고 해도, 실행할 만큼의 수완이 없으면 아무 해도 없다」
「……그렇네」
「쓸데없는 방해를 해 올 것 같다면, 돈이 아니라 바늘로 찔러주면 될 것이오.
사람을 개심시키는데 경문 따윈 필요없소. 황금과 강철이 있으면 끝나니까」
「스님의 대사가 아니야」
「이제와서지만.
그래서……우선 방침은 그걸로 좋다고 하자」
「우리의 처신은 어떻게 하지」
「음……」
「언제까지나 보타락성에 모가지를 늘어세우고 있을 수는 없다.
발밑이 무너져서는 본전도 없어. 각자의 공방부로 돌아가서, 관할구역의 혼란을 평정할 필요가 있다」
「여기저기서 수상한 녀석들이 촐랑촐랑대고 있는 것 같으니까~.
슬슬 어디에선가 불이 붙으려나?」
「그렇게 되기 전에 수를 쓰지 않으면 안 되오.
하지만 그렇다고 이 성에 쿠니우지 공을 혼자 남기고 갈 수는 없고……」
「아아.
그런 짓을 하면, 쿠니우지 공의 목은 3일도 지나지 않아 도막파들의 연회에 제공되겠지」
「대재부(大宰府 : 큐슈의 행정부)의 유키츠라(幸行)라도 불러?」
「멍청한 말하지 말아줘」
「개님 개님, 먹이를 줄테니까 와주세요, 라고나 할까……기꺼이 오겠지요」
「군을 이끌고 말이지.
칸토우를 무대로, 우리와 녀석의 결전이다……」
「재미있잖아?」
「재미있어서 고르지 마.
저런 사자 뱃속 벌레의 표본같은 녀석을 부르지 않아도, 우리들 중 하나가 남으면 끝날텐데」
「흐음, 지당하오.
그래서, 누가 그 임무를 맡소이까?」
「……나라도 군 관할구역의 정세가 신경쓰이지 않는다면 거짓말이 됩니다.
하지만 나는 쿠니우지에게 있어선 숙부」
「가장 가까운 육친입니다.
다른 누가 남는 것보다, 내가 남는 편이, 쿠니우지를 안심시켜 주겠지요」
「……과연, 과연.
확실히 그렇구려」
「그래~?」
「…………」
「……」
「도우신 님의 찬동을 받을 수 있다면 안심입니다.
그럼, 이 건은 그렇게――」
「입장은?」
「에?」
「입장은 어떻게 하지.
네 녀석이 혼자서, 쿠니우지 공을 껴안고 이 성에 남는다면, 사실상의 후견인이다」
「오유미 공방인채로 그 역할을 맡는가?
그렇지 않으면, 무언가 다른 지위를 쓰는 건가」
「그, 그런 건 아무래도 좋잖아.
지금 그런 것까지 결정하지 않아도, 」
「그래~, 시시쿠.
내들이 없어진 다음에 결정하면 어떤 지위라도 마음대로인데~. 방해하면 안돼~」
「그런가.
그것은, 생각도 하지 못했다」
「미안하군, 라이쵸우」
「그윽……」
「……그래서 라이쵸우 공.
무언가 복안은 있는 것일까요?」
「……예, 예에.
확실히 쿠니우지를 보좌해 정무를 보게 될 거니까.
일단, 상응하는 직무는 얻어두는 것이 좋을지도 모르겠군요」
「지당하오. 지당하오.
그래서?」
「……칸토우 관령(関東管領)의 지위를 받을 수 있다면.
쿠니우지를 충분히 도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호오」
「하~앙?
그러고 보니, 내의 부친이었던 듯한 남자가 그런 직무했었지~. 한시기」
「아아.
칸사이(関西) 경략(経略 : 통치)에서 실책을 범할 때까지는, 호리고에 모리마사(堀越守政)가 그 지위에서 막각(幕閣 : 막부 수뇌부)을 주도하고 있었다……」
「요컨대 싯켄(執權)이다.
……수년 동안 공석이었던 그 자리를, 하필이면 네 녀석이 물려받는다고?」
「하필이면은 뭐야!
나는 아시카가 본가 출신, 선대 대장령의 친자식이며 차대 대장령의 숙부야!?
나 외에 누가 칸토우 관령의 지위에 어울린다는 거야!!」
「누가 걸맞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네 녀석이 걸맞지 않은 것은 확실하다」
「이, 이, 이게……!」
「자, 자, 자.
이 사람은, 라이쵸우 공의 칸토우 관령 취임, 찬동하는 것에 결코 인색하지는 않소」
「도우신 님!」
「기뻐하지 마라, 천치.
인심좋게 준다고는 누구도 말하지 않았다」
「언어의 매직이구나.
과연 천하의 바사라(婆娑羅 : 사양없이 멋대로 행동하는 자) 공방. 거기에 저리고 동경해~」
「당신들 말이지!!」
「흠.
시시쿠 공은 반대이실려나? 제가 말씀드린 대로, 라이쵸우 공의 칸토우 취임은 정사(政事)의 절차에 따른 것이라 알고 말씀드렸소이다만……」
「그래서?
과연 이 멍청이는, 액면만을 보면 관령은 커녕 대장령위를 이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이지만」
「그만큼의 가치를 인정해줘도 좋다고, 당신이야말로 진심으로 생각하고 있는 겁니까?
도우신 공」
「…………」
「도, 도우신 님?」
「……그래서.
챠챠마루 공의 생각은 어떠한지」
「조건부라면 인정해도 좋아~」
「조건, 이라면?」
「칸토우 관령만은 부족해.
라이쵸우, 막부의 넘버투가 될 생각이라면, 좀더 고저스한 직무에 임하는 거야!」
「좀더 고저스!?」
(……대충 마지막이 읽히는군……)
(……대강 마지막이 읽히는구려……)
「그래, 라이쵸우.
단순한 칸토우 관령 같은 것은, 너의 그릇에 어울리지 않아. 틀렸을까? 아니~ 틀리지 않아.
내는 너의 힘을 믿고 있어」
「챠, 챠챠마루……당신이란 아이는.
그, 그래서. 어떤 지위라면 좋은 거야?」
「칸토우 관령 대리보좌 대리는 어때~?」
「격, 내려갔잖아!!」
「……찬성」
「찬성하지마!!」
「음.
그쯤이 절충안이 아닐까요……」
「도, 도우신 님까지, 그런」
「아니, 농담이오. 라이쵸우 공.
뭐 그렇게, 초조해하지 마시구려」
「이 사람에 이론은 없소이다만……아무래도 두분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하고 계시는 모양.
듣자니 과연, 그것도 일리 있소. 우리 칸토우 4공방이 보조를 맞추어 국난에 임하기 위해서도, 」
「어떻소이까.
이번에는 일단, 보류하는 것이……」
「그, 그래도, 그래도, 도우신 님!
쿠니우지의 보좌를 맡기 위해서는, 그만한 지위도 있는 편이 정무를 원활히 진행시킬 수 있다고」
「요컨대, 다.
지위를 높이지 않으면 후견역을 감당해낼 수 없다면, 애초에 네 녀석은 그런 역할에 걸맞지 않은 거다」
「실력이 부족하다는 거니까」
「파이널 앤서~ 나왔습니다」
「조~용~히~해!!
도우신 님, 부디 이런 미천한 놈들의 헛소리에 귀를 빌려주지 마시고, 나를――」
「헛소리이건, 그렇지 않건.
4공방의 반수를 차지하는 두 분이 찬동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라이쵸우 공……무겁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지 않소?」
「윽……」
「여기선 부디, 삼가하시길.
……그래서 시시쿠 공」
「무엇일까요」
「라이쵸우 공이 성에 남는 것도 반대일까요.
그러면 쿠니우지 공을 지키는 책임, 어느 분이 맡으면 되겠소?」
「스님으로 좋겠지요.
나는 이거 이상 사사가와를 방치해 둘 수 없고……챠챠마루는 논외입니다」
「논외구나.
그 녀석은 안돼」
「소거법으로, 도우신 공 밖에 없습니다」
「흠……
챠챠마루 공의 의견은 어떻소이까」
「좋은 거 아니야~?
코가는 그렇게 덜그럭거리지 않은 것 같고. 조금 더 당신이 돌아가지 않아도 괜찮겠지」
「…………」
「이것은……곤란해졌구려.
……라이쵸우 공?」
「예, 옛?」
「두 분의 추천을 받아서야 적당히 넘길 수가 없습니다만……이래서는 마치 이 사람이 라이쵸우 공으로부터 역할을 빼앗은 듯한 결과.
견딜 수 없는 심정이구려」
「부디 라이쵸우 공의 의견을 들려주시지오.
불흥이 있다면――그것은 물론, 당연한 일이다만――이 사람이 두 분에게 사과드려서, 철회를 받을 생각입니다만……?」
「……아, 아니요. 당치도 않아요.
도우신 님이라면 안심하고 쿠니우지를 맡길 수 있습니다. 아버님을 오래 모셔, 가장 신임이 두터웠던 분이고…………호, 호호호」
「그럼 라이쵸우 공도 두 분과 같은 의견이라고?」
「…………예.
도우신 님, 부디 잘 부탁드립니다」
「그러면 별 수 없구려. 분수에 넘치는 대임(大任)이지만, 삼가 받들겠소.
이 도우신 스님, 목숨을 대신해서라도 쿠니우지 전하를 지키겠소이다」
「여러분들은 관할구역으로 돌아가, 제반사를 정리한 후, 다시 등성(登城)해주시구려」
「알겠습니다」
「예이~」
「…………」
「그럼 평의는 여기까지로 하지요.
괜찮을까요」
「그렇구려.
수고하셨소, 라이쵸우 공」
「아니요……
실례합니다」
「……흥.
인사를 하고 나갈 만큼의 자제심은 남아있었나. 저 남자치고는 대단하구나」
「너무한 말투구나.
하지만 저 녀석도, 공방 같은게 아니라, 일개 대장을 했다면 행복해질 수 있었는데 말이지~?」
「…………」
[ESC]
(뭐야, 정말……!
엎친 데 덮친 격이잖아!)
(쿠니우지가 대장령이 되기 전에, 아버님의 장례를 나의 손으로 거행하면……
실권을 쥐는 발판이 되었어! 그런데……저 녀석들!)
(칸토우 관령도 안 된다니!
혈통을 감안하면 아무것도 이상할게 없는데……!)
(이대로는, 막부는 도우신 님의 것이 되.
그런……)
(…………)
(역시……
그자들과 손을 짤 수 밖에 없는 것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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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쏴아아아……>
아침부터 수상했던 하늘의 모습은, 낮이 가까워져서 드디어 그 본성을 드러냈다.
굵은 강우는 정원토를 망치고, 나날의 꼼꼼한 손질의 성과를 무로 되돌리도록 기를 쓰고 있다.
천둥소리도 귀에 닿는다.
지금은 아직 멀지만,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는 것 같았다.
「…………」
하늘의 소란은 하지만, 어딘가 공허해, 우울한 사색에 가라앉고 싶어하는 의식을 만류하는 도움은 되지 않았다.
의논상대가 되어주는 사람도 없다.
서장은 출근 중, 가정부인 마키무라 씨는 다망하다.
무라마사도 일과인 은성호 수색에 나가서 없다. 비는 검주의 탐사기능을 방해하지만, 은성호의 향기을 잡는 능력은 또 별도이므로 문제없는 것 같았다.
녹스는 것을 모르는 검주는 빗속의 탐색행도 고생이 아니겠지. 물방울을 튀기면서 어두운 가마쿠라를 돌아다니는 거미 모습의 파트너를 생각해서, 나는 부러워했다.
해야할 무언가가 있으면, 쓸데없이 고민하지 않을 수 있다.
……싸워 왔다.
싸우고, 싸우고, 싸워 왔다.
은성호의 “알” 에 더럽혀진 무자를 몇 사람이나 죽였다.
그리고 같은 수만큼, 내 곁에 있던 사람을 죽였다.
선악상살(善悪相殺).
나에게 부과된 이 학살법은, 아직 끝을 맞이하지 않았다.
아직, 죽이지 않으면 안 된다.
다음은 누구를 죽이는가.
누구를 적으로 해서, 누구를 아군으로 해서, 그 양쪽을 베는 것인가.
적은 모른다. 은성호인가, 그렇지 않으면 최후의 “알” 이 맡겨진 누군가인가.
아군은――아군은, 알고 있다.
그녀일테지.
한결같이, 올바른 길을 요구하며 나아가려는 소녀.
그 모습을, 나는 동경하고 있었다. 부러워하고 있었다.
만날 때마다, 볼 때마다, 그 마음이 깊어진다.
용서된다면, 나도 그녀처럼 있고 싶었다.
올바르게.
똑바로.
나아간다――――
이미, 나에게는 불가능한 자세.
수많은 죄를, 과오를 범한 나는, 거기에 묶여서 그 책임을 짊어진 삶의 방식 밖에 택할 수 없으니까.
<푸확!>
아야네 이치죠를, 나는 멀고, 고귀하게 느낀다.
그러니까, 죽이겠지.
다음의 적을 죽였을 때.
그녀를――――
회색의 방에서 혼자.
우두커니 앉아 있으면, 그런 것만을 생각한다.
나도 밖으로 나가, 은성호를 찾을까.
아무 의미도 없는 것을 알고서, 그렇게 결의하려 했을 때였다.
문득, 사람의 기척을 느껴서 정원에 눈을 돌린다.
석상이 거기서 서서, 나를 보고 있다.
<쏴아아아……>
「…………」
「…………」
순간은 울적한 사색이 환상을 불렀는가하고 생각했다.
――아니다. 소녀는 실재(実在)다.
소녀는 거기에 있고, 거기에 내내 서있었다.
아무것도 말하지 않는다.
표정도 없다.
나에게 있어선, 환영해야 할 손님이다.
하지만 말을 거는 것이 주저되었다.
그녀 특유의 가열차기까지 똑바로 앞으로 향하는 안광이, 지금은 자취를 감추고, 어딘가 안개가 걸린 그것으로 바뀌어 있다.
그 무덤덤한 눈동자가 돌부처를 연상시켰다.
무기질적인 불상이 실은, 조각사가 정념을 다해서 만들어진 것 같은 소녀의 흔들리지 않는 두 눈동자 안쪽에도 파도가 있는 것을 간단히 엿볼 수 있다.
하지만 그 실상이 안 보인다.
처음으로 보는 이치죠였다. 만났던 처음 무렵의, 나를 노골적으로 혐오하고 있었던 모습과도 다르다.
그리고 그녀도 또한, 처음으로 보는 듯한 눈을 나에게 향하고 있는 것이었다.
으스스하다.
비와도 계절에 맞는 추위와도 관련없는, 무언가에 얼었다.
그것은 두려움이었을지도 모른다.
――무엇을? 무엇을 두려워하는가?
얼음비에 맞는 소녀는 목소리도 없이, 한팔을 내밀었다.
그것은 총을 들이미는 동작을 닮아 있었다.
손안에, 종잇조각을 쥐고 있다.
「미나토 씨」
내가 아무것도 말하지 않는 중에, 소녀는 말문을 끊었다.
그 목소리는 눈앞의 남자가 무엇을 말하려하고 있었다 해도, 봉해서 목 안쪽으로 걷어차 되돌릴만큼의 압력을 갖추고 있었다.
방법도 없이, 숨을 삼킨다.
압도되고 있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와――」
살의인가.
분노인가.
비민(悲悶)인가.
지금의 이치죠는 그야말로 칼날이라고, 깨닫는다.
격정을 벼려내어 만들어진 칼날이다.
누군가의 가슴을 찌르기 위한.
누군가의,
「나와」
나를,
찌르기 위한――――
<번개가 번뜩인다>
「영화를 보러 가지 않겠습니까!!」
<콰르르르르르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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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히 전위적인 발성영화였구나」
「죄, 죄송합니다.
저런 이상한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서……」
이치죠와 같이 가서, 북 가마쿠라의 은막에 들어갔다.
기후의 탓이겠지, 한산했던 관내에서 2시간 정도, 수박과 장화를 접착제로 삶은 것 같은 내용의 영화를 감상했고.
참으로 애매한 감개에 잠기면서, 늦은 점심을 먹기 위해서 근처의 소바(蕎麦 : 메밀국수) 가게로.
지금은 그 탁자의 하나에서 마주 보고 있었다.
이치죠의 당돌한 권유에 어떤 의도가 있었는가, 그것은 아직 묻지 않았다.
관심은 있었지만, 물어보지 못했다.
아무튼 울적한 고독으로부터의 구제는 고마웠다는 것도 이유이긴 하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역시 오늘의 이치죠는 어딘가 이상하고, 편하게 질문하기 주저하게 되는 분위기에 감싸여 있는 것이 컸다.
이 시점에서도 그렇다.
<뻐꾹~>
소바가게의 아가씨 : 「손님, 주문은?」
「이치죠, 어쩔거지」
「아, 네.
저기~……식힌 너구리(冷やしたぬき : 식힌 면을 내는 메뉴) 아직 해?」
소바가게의 아가씨 : 「아직이고 뭐고, 그런 반인류적인 물건은 우리 가게에서는 내지 않습니다」
「……아니, 잠깐 기다려.
반인류적이란 건 뭐야」
소바가게의 아가씨 : 「네?」
「무슨 말을 하고 있지, 이치죠」
「에……에?」
「튀김찌꺼기를 식힌 국물에 담가 먹는다는 행위가 인류에게 용서될 리가 없을텐데.
오스트랄로피테쿠스까지 거슬러 올라가도 결코 있을 수 없다」
소바가게의 아가씨 : 「예, 정말로.
오늘의 동반자분은 농담이 능숙하시네요」
「예, 저도 의외의 일면을 본 기분입니다」
「……저기~……」
소바가게의 아가씨 : 「그러고 보니 최근, 이상한 소문을 들었어요.
그 식힌 너구리라든가 하는 녀석을, 정말로 만들어 손님에게 내고 있는 가게가 있다던가……」
「설마. 도시전설이겠지요.
아니, 허세표현의 일종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딘가의 농담을 좋아하는 자가 마치 실재한 것처럼 말해서, 들은 상대도 맞장구를 쳐서 진실로 받아들여지게 해 보인다. 그런 대화가 재미있으니까 유행했다……그런 바가 아닙니까」
소바가게의 아가씨 : 「그렇지요? 역시 그렇네요~.
아니, 알고 있었습니다만」
「당신도 농담을 좋아하는 것 같군요」
소바가게의 아가씨 : 「아핫핫」
「…………」
「그래서 이치죠.
농담은 접어두고, 주문은 어떻게 하지」
「예, 예에.
그럼……보통 너구리로……」
「그런가. 좋은 선택을 했군.
그럼, 저도 같은 것을」
소바가게의 아가씨 : 「네, 너구리 2개!」
<뻐꾹~>
위세 좋은 목소리로 받고서, 점원이 주방으로 들어간다.
처음으로 이 가게의 포렴(暖簾 : 입구에 거는 천)을 빠져나간 것은 10년이나 옛날이 되었고, 그녀와는 그때부터의 지기였지만, 그 쾌활함은 당시부터의 것이다.
그 목소리를 들으면,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어진다.
「맛있습니까?
여기의 너구리」
「아아.
최초에 그것을 먹었을 때는,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왠지, 상상이 가지 않습니다」
「저것은 이미 10년전.
내가 아직 너처럼 학생복을 입고 있었을 무렵이다」
점내를 바라본다. 지금도 옛날도, 같은 분위기.
여기저기로부터 기억의 씨앗을 주워, 나는 조근조근 말을 늘어 놓았다.
「졸업여행이었다.
친구들와 함께 가마쿠라의 명소를 보고 다녔다」
「5산(五山)을 참배하고, 하치만궁에서는 사네토모(実朝) 암살 놀이를 했고……그 다음에는 마침 점심먹을 시간이었으므로 가까이에 있는 소바 가게에 들어갔다.
그것이 여기다」
「실은 그 여행에서 나는 실패를 범했었다.
가진 돈이 적었던 것이다」
「다른 모두는 달랐다. 모처럼의 여행이니까라며 넉넉하게 용돈을 가져 왔었다.
그들은 들으란 듯이, 라고나 할까 들리고 있었지만, 차례차례로 비싼 것을 주문했다.」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코나가야(小長谷)는 수북히 쌓인 오로시 소바(おろし蕎麦)였다. 오자키(尾崎)도 같았다. 안도(安藤)는 확실히, 특선 소바를 수북히 담아달라 주문했었다고 생각한다」
「모두 100엔 이상의 고액 메뉴다.
나의 소지금은 총액으로 100엔 안팎이었다. 그들은 물론 그것을 알고 있었다」
「알겠나」
「…………모, 모르겠습니다」
(뭘 질문받은지를……)
「그들은 도전하고 있었다.
이 장소에서 전재산을 털어, 프라이드를 지킬만한 도량이, 네 녀석에게 있느냐고」
「그들의 우월감으로 가득한 미소는, 나에게 하나의 결단을 시키는데 충분했다.
지갑의 내용물은 125엔. 그것만 확인하면, 이미 망설임 따윈 없었다」
「나는 너구리 소바를 주문했다.
60엔이었다」
(……없었네. 도량……)
「그들은 주문한 소바가 도착하자, 정말 맛있는 듯이 먹기 시작했다.
너구리 소바를 기다리는 나에게, 겉치례 뿐인 연민의 말을 걸면서다」
「패자를 깎아 내리는 것에 관해서 그들은 달인이었다」
「정말로 친구였습니까? 그 사람들」
「하지만 그들은 몰랐을 거다.
승패가 얼마 안 되는 시간으로 뒤집힐 운명이었다고는」
「그 전환기는, 나의 소바가 온 순간에 찾아왔다」
「한눈에 알았다.
모든 것이 역전했던 것은 누구의 눈에도 명확했다」
「가게를 나왔을 때, 코나가야가 중얼거렸다. 제일 싼 것을 주문한 녀석이 제일 맛있는 걸 먹어버렸다, 고.
그 옆에서 오자키는 가게의 장소를 필사적으로 기억하려 하고 있었다」
「나는 승자였다」
「………….
그래서, 그~. 결국, 어떤 소바였습니까?」
「음.
그런 것이다」
「네?」
<뻐꾹~>
소바가게의 아가씨 : 「예이, 기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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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거, 처음 먹습니다」
국물 속에서 튀김찌꺼기가 톡톡 튀기며 춤추고 있는, 그런 너구리 소바는 나도 여기서 밖에 먹었던 적이 없다.
단순히 튀기게 할 뿐이라면 간단하다 생각했지만.
맛과의 균형이 어려운 걸지도 모른다. 이 가게의 너구리는 신선한 튀김찌꺼기와 소바와의 궁합이 발군이었다.
이치죠도 만족하고 있었다.
이걸로 얼마간이라도 입이 가벼워지면 좋겠지만.
「이렇게 맛있는데.
비의 탓일까요」
「그것도 있겠지만……
막부의 식량증산계획의 여파로 당분간 폐점하고 있었으니까. 최근까지」
그리 넓은 것도 아닌 점내를 바라본다.
아직 점심때라고 말할 수 있는 시각인데, 손님은 2명 뿐이다. 즉 우리 밖에 없다.
「그 사이에 손님이 떨어져 버렸겠지.
영업재개가 알려지면 다시 활기찰 거다」
「그러고 보니, 그랬습니다.
우리쪽 근처에서도 최근, 닫혀 있던 가게가 재개하거나 새롭게 만들어지거나 했습니다」
「최대의 반막세력이었던 오케베당도 제압되어, 로쿠하라의 통치는 안정으로 향하고 있다.
말하자면 그 혜택이다」
향후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전날의 대사변은 정황의 안정화와 정반대의 방향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장기적 시야에 선 평가는 또 별도이지만.
비관하면 이 가게라도, 활기가 돌기 전에 다시 폐점이라는 귀추(帰趨)도 있을 수 있다.
「헤택입니까……」
「……?」
「감사하지 않으면 안 될까요.
지금까지 지독하게 조여두고서, 그것을 겨우 살짝 풀은 것 뿐인데」
의문의 뜻은, 문법상의 형식에만 머물고 있었다.
발언자의 음성도, 눈동자도, 스스로의 물음에 대답을 이미 확고히 찾아내고 있었다.
문득, 두려움을 느낀다.
첨단공포증(尖端恐怖症)의 심리에 닮았을지도 모른다.
「웃기는 이야기입니다」
「……그렇더라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낫다」
「예……」
「식료규제의 완화는 기쁜 일이 틀림없다.
구원받은 사람도 많겠지」
「그렇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나는 용서하지 않습니다」
「…………」
「별도이니까.
좋은 일을 하면, 그만큼 과거의 악행이 사라진다, 라는 규정은 없습니다」
「……그렇구나」
그 말대로다.
「선은 선입니다.
악은 악입니다」
「선은 선으로 인정되더라도,
악은 악으로 심판되어야 합니다」
그 말대로.
그러니까――나는.
자신을,
결코――――
「그러니까 나는 용서하지 않습니다.
비록, 겉으로는 악과 싸우고 있더라도」
「뒤에서는 자신이 악을 저지르고 있다.
그런 사람이 만약 있다면, 절대로」
[ESC]
용서하지 않는다.
「…………」
「…………」
이치죠는 나를 보지 않았다.
고개를 숙이고, 탁상의 결에 주시를 향하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건 우연일까.
지금의……일치는.
「이치죠」
<드르륵>
「……슬슬 나가지 않겠습니까.
조금 더 함께 해주세요」
「함께, 가줬으면 하는 곳이 있습니다」
나를 보지 않은 채로, 이치죠는 시선을 가게 밖으로 미끄러뜨렸다.
비는 아직 계속 내리고 있었다.
야심은 크지만 머리가 따라주지 않는 라이쵸우.
덕분에 4공방 사이에서는 거의 동네북입니다. 이 사람, 자기가 도우신에게 좋을대로 좌지우지 되었다는 거 이해는 하고 있을려나요…….
그리고 카게아키와 이치죠의 관계도 그리 달갑지 않은 전환점에 들어섰습니다.
이미 이치죠가 카게아키의 행적을 알았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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