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진천기에서 선택을 그르쳐, 히로인 둘을 전부 죽여버렸을 경우 숙성기에서 맞이하는 결말입니다.
그럼 감상해봅시다.

죽였다.


죽였다.

몇 명이나 몇 명이나 죽였다.

은성호를 쫓아, “알” 에 감염된 자를 쫓아――
끝도 없이 이어지는 사냥의 나날.
몇 명이나 되는 적을 죽였다.
같은 수의 벗을 죽였다.
깨달으면 나의 곁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런데도 적을 죽였다.

그러니까, 이제 끝이었다.

……어디인지도 모르는, 길 위에 내려선다.
주변은 어둡고, 사람 그림자도 없다.
<파창!>
한번 숨을 쉬고, 나는 무라마사를 해장(解装)했다.
전신을 덮는 갑철이 박리해서, 심홍색의 거미를 만든다.
그리고 마주본다.
달 등불이 비추는 정적의 지평, 자신의 반신과도 같이 의지한 철기와 대치한다.

《……그래》
설명은 아무것도 없다.
하지만 나의 거미는 헤아렸다.
내가 문득 생각한 적이 있었던 것처럼, 거미도 생각한 적이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때가 머지않아, 오는 것은 아닐까하고.

《이제 당신에게는, 나 밖에 남지 않은거네.
나에게, 당신 밖에 없는 것처럼》

「아아」
끄덕인다――

「우리는, 너무 잃었다」

《……응》
서로 끄덕인다.
사실을, 받아들인다.
――차례가 왔던 것이다.
우리의, 차례가.

《그럼 둘 중 하나야.
당신이 나를 죽이느냐.
내가 당신을 죽이느냐》
<철컥>
손안에, 익숙해진 무게.
타치가 전송되었다.
무라마사의 입가에는 송곳니.
타치와, 송곳니. 최후의 선택.
――답은 나와 있었다.
그런데도 무라마사는 나에게 선택을 주었다.
그것은 성의인가――자비인가――온정인가. 육체를 강철로 만든 그녀에게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무언가.
그 무름에 매달리고 싶다고, 생각한다.
목숨을 줍고 싶다고, 생각한다.
죽음의 공포――
하지만 나는 알고 있다.
이 공포에 진다는 것이 어떠한 일인가.
자신의 목숨을 줍고, 대신에 무엇을 잃게되는 것인가.
지금의 나는 알고 있다.
그 날, 무라마사와 만났을 때에 알았던 것이다.

「답은 나와 있다」

《…………》
은성호가 흩뿌리는 파괴를 막기 위해.
나와 무라마사, 보다 필요한 것은 어느 쪽인가.
답은, 나와 있다――

《나, 는》

「너의 의사 따위는 묻지 않는다, 검주.
나는 사수로서 명할 뿐이다」

《――미도우》
우리는 알고 있다.
해야 할 일을 알고 있다.
거듭한 죄의 의미를 알고 있다.

「책무를 다해라.
무라마사」

《미도우》
공포는 있다. 후회도 있다.
남기고 가는 이에 대해 생각한다.
하지만 이것은, 내가 한 행위의 결과.
역부족이 이 최후를 결정지었다면, 애초에, 나에게 달아날 길 따윈 없는 것이다.
달아나서는 안 되었다.

「은성호를 부탁한다」

《……맹세코, 반드시.
나의 미도우》
[ESC]

<푸화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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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주의 계율은 그들 자신이라도 용서가 없습니다.
소중한 자가 한 사람도 남지 않았다면, 다음은 둘 중 하나가 다른 하나를 죽일 뿐.
……카게아키는 자기가 살면, 그가 무라마사와 만났을 때와 같은 것을 잃는다고 했습니다.
그가 무라마사와 만나고서 잃은 사람이 그에게 얼마나 소중했는지를 생각하면,
죽음을 선택한 그의 속내를 이해하실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