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성기는 그리 길지 않은 것 같았는데 의외로 분량이 제법 되는군요.
재빨리 끝내버릴 생각이었지만 생각보다 시간이 걸리고 있습니다.
요시노어류 합전예법(吉野御流合戦礼法)은 무자를 위한 무술이다.
일찍이 미나토(皆斗) 본가의 역대당주가 무자였던 시대에는, 검주와 함께 이 전투기술(戦技)도 일자상전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미나토(皆斗)가가 사적(士籍)으로부터 멀어지자, 거의 동시기에 이 무술도 버려져서, 이후는 미나토(湊斗)가의 남자――무희의 신랑 또는 무희일 수 없는 남아――가 계승하는 것이 관례가 되었다.
무자의 기술이니까 당연히, 그 기법은 검주를 이용한 기항전투――무자의 꽃인 하늘의 싸움에서 완성을 본다.
라고는 해도, 그것만이라는 것도 아니다.
요시노어류는 기초단계에서 영법(泳法), 체술(体術), 그리고 갑주도법(甲冑刀法)의 3계통으로 크게 나뉜다.
이것들 전부를 습득하면, 3계통의 통합에 기반한 검주조법(劒冑操法)이 허락되어, 전수면허(皆伝免許)가 된다.
단련의 비중을 물으면 오히려 검주조법이 가장 적다.
이것은 무자 전투술(戦斗術)의 전반에 보이는 경향으로, 전혀 드문 이야기가 아니다. 요시노어류는 널리 알려진 유파는 아니지만, 기법의 내실은 극히 표준적인 것이다.
이러한 경향이 되는 이유는, 검주를 이용한 전투훈련이라는 것의 어려움――수타검주가 양산되는 현재는 무자의 집단훈련은 군의 상식이 되었지만, 일찍이는 1가에 1벌이 보통이었다――이 그랬을 것이다.
무자가 무자를 차근차근 가르친다는, 이상적인 교육형태는 매우 드문 것이었다.
그것은 즉, 경험자가 미경험자에 대해서 직접적인 실천교육을 베풀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른 기술이라면, 이것은 치명적인 문제가 되었겠지. 한 척 밖에 없는 배의 조작법을 초보에게 가르친다――게다가 그 배는 아주 소형이라 한 사람 밖에 탈 수 없게 되었다면, 과연 얼마나 수고가 필요해질 것인가?
하지만 무자무예 제파(諸派 : 여러 유파)의 과거 기록의 끈을 풀면, 거기까지 문제가 되지 않았던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교육의 실패가 없었던 것은 아니고, 기초를 완전히 습득하고나서, 검주를 장갑하니 만족스럽게 날 수 없어서, 결국 면허를 얻을 수 없었다……그러한 자도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러한 이야기는 매우 드물다.
기초를 충분히 몸에 익힌 자는, 검주사용 경험자로부터 실천지도를 받지 않더라도, 대개 그다지 어려움은 없이 검주의 조작법을――하늘에서 싸우는 방법을 안다.
즉, 기초과정의 완성도가 그만큼 높은 것이다.
체술훈련에서 기본적인 움직임을 배우고,
영법에서 평면적이지 않은 공간적인 운동을 배우며,
갑주도법에서 장갑상태에서의 싸움법을 배운다.
그리고 그 통합으로서, 물 속에서의 착갑전투훈련(着甲戦闘訓練)까지 해낸 자는, 검주를 얻어 하늘로 달려 올라가도 우선 당황하는 일이 없다.
속도차는 있더라도, 감각적으로는 거의 같다.
…………라고.
뭐, 통념으로서 그렇게 되어 있었다.
물론, 나는 검주를 두른 경험 따윈 없으므로, 널리 알려져 있는 이 무술적 상식이 어느 정도로 진실에 가까운 건지, 또는 떨어져 있는 건지, 아무것도 말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생애 그럴 것이다.
애초에 미나토(湊斗)가는 무자의 가계가 아니니까, 검주의 소지운용을 법적으로 허락받지 못한다.
실용경험 같은 건 쌓을 수가 없다.
요시노어류의 계승은 기초 3기술을 습득 후, 형식으로서 검주사용을 상정한 비전의 전수를 행하여, 완료한다.
이걸로 무자의 무술을 칭하는 것 따윈, 어쩌면 불손하다고도 말할 수 있겠지. ……하지만, 그런 것은 아무래도 좋았다.
가전(家伝)의 합전예법이, 기초수련으로서 검주를 쓰지 않는 무술도 포함하고 있다――지금의 나에게 있어서 의미가 있는 것은, 그쪽의 편이다.
<휘익!>
3관물(貫物)의 긴 목도를 우측 어깨에 멘 자세로부터 왼쪽 아래 방향으로, 단숨에 휘두른다.
다리의 디딤은 행하지 않는다.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고, 휘두른다.
되돌려서, 한번 더.
똑같이. 비스듬히 베기의 형태로 휘두른다.
<휘익!>
가장 기본적인 움직임이다.
겨루기에 있어서의 정위(正位), 상단자세로부터의 베기를 상정한 단련에 해당한다.
죽도를 이용한 경기검도(競技剣道), 혹은 그 기반이 된 맨살검술에서는, 상단이라고 하면 검을 머리 위로 크게 치켜든 자세를 가리키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무자검법에서는 이 우측어깨 메기가 상단이다.
이유는 단순해서, 머리 위로 휘두르려면 투구가 방해가 되니까다.
팔이 투구의 뿔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하면서의 상단으로는, 도저히, 무자의 갑철을 깨뜨리는 검 따윈 바랄 수 없다.
발디딤을 하지 않는 것도 또한, 무자 특유의 조건을 근거로 한 일이었다.
발의 디딤……즉, 체중이동을 행하면, 검격의 위력은 비약적으로 늘어난다. 이것은 틀림없다.
하지만 지상에서의 이야기다.
하늘에서의 체중이동의 힘은, 합당리의 출력과 모의의 정밀도, 그리고 고도우세에 의해 이루어지는 고속기항으로부터 만들어지는 것. 발기술의 차례는 없다.
무자가 지상에서 단련해야 하는 것은, 하늘의 맞서치기에서 활용가능한 힘――즉, 완력과 상반신의 탄성이었다.
따라서 휘두르기는 이 형태가 된다.
<휘익!>
흡기(吸気)와 함께 치켜들고, 호기(呼気)와 함께 베어내린다.
상체의 수축이 이것에 연동했다. 치켜들 때는 가슴을 전방으로 내밀듯이 해서 부풀어오르고, 휘둘러내릴 때는 가슴을 등뼈로 끌어 들이듯이하고 줄어든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하늘의 겨루기를 상정한 연습이다.
하지만 지상전에서 무의미한 것이냐면――꼭 그렇지는 않았다.
자주, 맨살검술의 달인은 칼을 다루는데 근력은 불필요하다고 말하며, 힘에 맡기는 무자도법을 비웃었다.
사실, 지상의 비장갑 전투에 특화된 검술의 정묘함은 무자의 칼기술에 비할 바가 아니라,
하늘에서 강용무쌍(剛勇無双)을 구가받은 무자가 지상에서 검의 달인인 노인과 검주를 쓰지 않고 대련한데서, 장작 하나에 때려눕혀졌다……라는 일화는 많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달인의 영역의 이야기.
<휘익!>
이번에는 발디딤과 함께, 한번 휘두른다.
완력, 배흉근력(背胸筋力), 거기에 체중이동의 힘이 실린다.
목검의 끄트머리가 바닥의 흙에 접촉하기 직전에, 손바닥의 긴장이 운검(運剣)을 세웠다. 그 손맛으로 파악한다……
지금의 타격력이라면, 상대가 같은 중량의 무기를 가지고 완강하게 받아냈더라도, 우선 눌려서 부서질 것이다.
종이 한장 차이로 간파하여, 강인한 힘을 교묘하게 받아흘려서 제압한다―― 같은 것은, 명인의 묘경(妙境)이나 초짜의 몽상에서 밖에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말처럼 간단하게 할 수 있는 행위가 아니다.
심상한 적수와의 대련에서는, 우선 없는 사태일 것이다.
무자의 검은 대개 힘에 맡긴 것이지만, 힘이란, 가장 단순한 강함이다. 단순하기에 이해가 쉽고, 쓰기 쉽다.
맨살검술의 기술은 복잡하다. 극에 달하면 무적이겠지만, 그것은 어렵고, 또한 심신의 충실함이 없으면 발휘되지 않는다.
일종의 도구로서 보아, 편리성에 차이가 있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간단히는 우열을 비교할 수 없다.
게다가 맨살검술만큼 복잡정교하지 않더라도, 무자도법이라도 수많은 기술을 가졌다.
그 대다수는 지상전에서의 응용이 가능한 것이다.
하늘을 나는 용, 검주를 잃어 두더지가 된다――무자를 싫어하는 자가 자주 입에 담는 명구(名句)가 올바르게 사실을 가리키는 것이라고는, 나에게는 생각되지 않았다.
……단순히 편들기라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실제로, 무자가 아닌 내가 무자도법을 수련하는 의미는 적고, 맨살검술을 했으면 좋았을테지만, 그렇다고 인정해 버리는 것은 상당히 괴롭다.
시간을 과거로 되감아 선택을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니고, 만약 바꿀 수 있다고 해도, 미나토의 가예(家芸)를 잇는 것은 나에게 부과된 책무였으니까 어쩔 수 없다.
요시노어류만이 나에게 허락된 무예의 길이라면, 그것을 무의미한 것이라고는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심리적 건강을 위해서 좋지 않다.
…………하지만.
단순한 나의 감정적 문제를 옆으로 치우더라도, 아직, 남는 것은 있다.
“힘에 맡긴 검” 이, 한 걸음 삐끗하면 어디까지 이르는가――
나는 그것을, 알고 있다.
땀을 털어내고, 도장의 한 구석을 바라보았다.
작은 자리가 설치되있고, 거기에 한 벌의 투구가 있다.
두터운 갑옷은, 갈라져 있었다.
――두동강이로 잘려 있다.
1년 전부터 이대로다.
이 1년, 너무나도 다망해서, 대장장이에게 수복을 부탁할 틈도 없었다.
……1년전.
그래, 그 때에.
[ESC]
「――――」
등뒤로부터 보아도, 서 있는 그 모습은 아름답다.
심기(心気)는 예용(鋭勇)과 진정을, 신체는 긴장과 유연을 빠짐없이 갖추어, 약간의 틈도 엿볼 수 없다.
(때려넣는 것은 무리구나)
심중으로 인정해둔다――지금 여기서 갑자기 공격을 걸었더라도, 어렵지 않게 막힐 것이라고.
히카루에게 요시노어류의 가르침을 시작하고서 아직 수년……하지만 실력은 이미 나를 능가하고 있었다.
아니, 그것은 처음부터 그랬던가.
애초에 히카루가 요시노어류의 수행을 희망했을 때, 관례에 반하는 것이라며 혼케의 허락을 얻을 수 없었지만――그러자 히카루는 제멋대로 나의 기술을 훔치기 시작해서,
3일 후에는 나에게 대련을 요구해서 패배시켰다.
나의 범재(凡才)도 있지만, 그렇다고는 해도 이상한 자질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
그렇게 사실을 선행시키는 형태로 억지로 혼케의 승인을 얻고, 정식으로 수련을 개시해서 단 2년.
전례가 없는 속도로, 히카루는 오전면허(奥伝免許 : 비전, 오의를 습득했다고 인가받는 것)의 앞까지 도달해 있었다.
사실, 내가 가르친 것 따윈 전무에 가깝다.
그늘로부터 3일간, 나의 수행풍경을 바라본 것만으로 나의 기량을 넘은 히카루다. 성장하는 그 모습은 확실히 하나를 듣고 열을 안다는 것이었다.
그 때문일까, 아무래도 히카루에 대해서 사제라는 의식이 옅다.
청출어람의 명예, 라고 생각하기에도 복잡하다. 솔개가 매를 낳았다는 것보다도, 매가 우연히 솔개의 아래에서 얹혀지냈다고 표현하는 쪽이 적절하다고 생각된다.
자랑스럽게는 느끼지만, 그것은 어느 쪽이냐고 말하면 제자를 이끈 스승으로서가 아니라, 천재인 여동생을 가진 오빠로서의 심정이었다. 천재의 탄생에 대하여, 자신이 무엇을 했다고도 생각되지 않는다.
하지만……최후에, 이 하나만은, 스승으로서 가르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그것은 기술이 아니라, 심법(心法)에 속하는 것이지만.
히카루의 뒷모습이 흐려졌다.
순속(瞬速)의 발디딤.
내리친다――
무기는 불룩한 날(蛤刃)의 전장타치(戦場太刀).
거치물은 철의 투구.
투구베기(兜割).
<카앙!>
「…………우윽!」
「훌륭해」
솔직하게 감상이 세었다.
실제로, 나무랄 데가 없는 일도였다.
하지만――확인할 것도 없다. 톱을 음성화한 듯한 울림이 모든 것을 말하고 있었다.
실패다. 투구는 쪼개지지 않았다.
히카루에게로 다가가서, 타치를 조사한다.
때려 넣었을 물타처(物打処 : 대상을 베는 최적부위)가 몇치, 칼날이 으깨져 있었다.
「……또 부러져서 날아갈 거라고 생각했지만.
무명인 것치고는, 명도다. 실은 이름이 있는 도공(刀工)의 작품일지도 모르겠구나」
「……그렇구나. 칼은 좋다.
히카루의 실력이, 부족하다」
진심으로 분해하면서, 히카루가 어금니를 악문다.
그런데도 납도(納刀)의 손기술이 난잡해지지 않는 것은 역시나였지만, 코등이가 약간 날카롭게 울린 것은, 분통을 조금 억누르지 못한 탓이었을지도 모른다.
머리카락을 타고 땀이 몇방울, 도장의 흙에 떨어져 스며들었다.
지금의 한칼에, 상당한 체력과 기력을 던졌을 것이다.
휘두르기를 천번하는 것은 체력이 필요하지만, 단련하면 누구라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천번분의 체력을 한번에 소비한다――그것은 재능이 없는 자가 할 수 있는 행위가 아니었다.
히카루는 안색을 잃고, 호흡을 난폭하게 흩트리고 있다.
재차, 나는 그 깊은 재치에 경탄했다.
「……그것이 화근인가」
무심코 중얼거린다.
히카루에게, 들은 기색은 없었다. 피로 속에서, 자신의 상념에 사로잡혀 있는 것 같았다.
시선은, 분하기까지 건재함을 과시하는 갑옷에 못박혀 있다.
투구의 꼭대기에는 얇은 상처가 있지만, 그래서 히카루의 마음이 위로받는 것도 아니겠지.
「……부족해……」
「힘이, 부족해」
「……」
「최후의 시험에서, 이처럼 시간이 들고, 꼴사나운 모습을 보일 줄이야……
나는 이 2년, 무엇을 단련하고 있었던 것인가」
수치를 담아서, 히카루가 신음한다.
홧김에 배를 가를 수도 있는 눈을 하고 있다.
「……아무래도, 자만하고 있었던 것 같다.
미안하다, 카게아키」
「사과할 필요같은 건 없다.
나도 너와 같이……아니, 그 이상으로 이 최후의 시험에서는 애를 먹었다」
「그 때, 못 쓰게 만든 칼이 총액으로 어느 정도 되는 것인지……양부에게 듣는 것이 무섭구나」
「……」
농담을 할 작정이었지만, 히카루는 걸려 들어주지 않는다.
숙여서, 생각에 잠겨 있었다. ……농담의 졸렬함만이 이유는 아닐 것이다. 평소의 여유가, 지금의 히카루에게는 없다.
가슴에 고통을 느꼈다.
이것은 유파의 규정에 있는 것, 어쩔 수 없는 결과라고는 해도――여동생을 속이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이 투구베기는, 요시노어류 인가(印可)를 바라는 자에게 부과되는, 최후의 시련이었다.
수련자는 두꺼운 날의 강도(剛刀)가 주어지고, 그걸로 투구를 양단하도록 요구받는다.
하지만 이것은 근본적으로 무리한 이야기인 것이다.
투구라는 것은, 벨 수 없도록 만들어져 있으니까.
과거, 많은 명인과 달인이 투구베기의 신기에 도전했다.
그 중의 몇 사람인가는 성공을 이루었다.
하지만 그것들이라도, 양단을 이룬 것은 아니다.
예를 들면, 가장 저명하며 가까운 예, 사카키바라 켄키치(榊原鍵吉)의 천람(天覧 : 천황이 관람하는) 투구베기에서는, 투구의 지름 세치 가량의 할상(割傷)을 입혀서 성공으로 치고 있었다.
본래, 투구베기란 그러한 것이다.
그 정도로 베면 충분히 안의 인간에게는 치명상이 될 것이고, 검성(剣聖) 영역의 기술이더라도 그 이상으로 깊게 베어넣는 것은 불가능.
양단 따윈 필요도 없고, 인간이 이룰 수 있는 행위도 아니다.
――게다가. 사카키바라 켄키치들의 투구베기가 통상의 갑옷을 써서 시도된 것인대 비하여, 요시노어류의 오인가(奥印可) 시험에서는 죽은 검주……
일찍이 미나토가(皆斗家) 총령이 애기로 삼은 검주의 유해가 사용된다.
검주로서는 이미 죽어서, 초능(超能)을 잃었지만, 그 갑철의 완강함만은 지금도 건재하다. 전차로 밟히더라도 패이지도 않을 것이다.
맨몸의 인간의 검격으로 베어서 갈라질 리가 없었다.
무리이다.
무리, 인거다.
이 최후의 시험은, 할 수도 없는 것을 명한 것이다.
「…………」
히카루를 보고 있는 것이 괴로워져서, 툇마루로 시선을 돌린다.
호랑나미가 금귤의 가지에 머물러 있었다. 흔들하고 날개를 흔들며――무책임한, 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인간의 제멋대로일까.
투구베기의 시험은, 양단하면 된다라는 것, 이 아니다.
결국 포기해서, 자신의 힘의 한계를 인정하는 것으로, 완료로 친다.
요시노어류가 수행의 최후에 있어서 요구하는 것은, 초인의 힘이 아니었다.
오히려 자기가 초인이 아닌 것, 아무리 검이 극에 달하더라도 보통 사람에 지나지 않는 것을 깨닫도록 요구받는다.
성공이 아니라 단념이, 합격의 조건인거다.
――검무(剣武)에 빠지지 말지어다.
투구베기 시험의 진의는, 이 훈계를 주는 것에 있었다.
…………그것이 틀렸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큭……」
「히카루……」
생각에 빠진 히카루의 눈빛을 보면, 무심코 입도 미끄러질 것 같아진다.
물론, 시험의 진실은 유파의 규정에 따라서 발설이 허락되지 않는다.
유연한 사고력의 소유자라면, 뒤를 읽어서 재빨리 정답을 아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외골수인 히카루에게 그런 발상은 없다. 그것은 잘 알고 있다.
재능있는 자일수록 이 시험에서는 실패한다고, 양부도 옛날에 말했다.
히카루에게 있어서는 최대의 난관이겠지. 짓궂게 보자면 최후의 시련에 걸맞는다고 말하지 못할 것도 아니다.
검을 가진 자에게 힘에 대한 훈계는 필요불가결하다고는 해도, 이렇게 시험하는 측에 몸을 두면, 자신이 터무니없이 심술궂은 인간이라 느껴져서 견딜 수 없어진다.
하지만――그것도 마지막이 가까울 거다.
히카루는 이미 자만을 인정하고, 자기의 힘의 한계를 알았다.
완고한만큼 당분간 더 시도할지도 모르지만, 머지않아 반드시 창시자(流祖)가 요구하는 겸허함을 몸에 익힐 것이다.
나는 자신의 여동생의 기량을 믿었다.
그것은 전혀, 어렵지 않은 것이었다.
「너무 깊게 생각하지 마라」
히카루의 어깨를 두드리고, 의도적으로 가벼운 말을 건다.
「일이 막혔을 때는, 일단 힘을 빼고서, 시점을 바꾸어 보는 것도 좋다.
이것은 이렇다고, 믿어 버려선 안되는 거다」
「……음……」
완곡하게 조언을 할 생각이었지만, 히카루의 반응은 아주 둔했다. 분명 의도는 전해지지 않았겠지.
전해져 버리면, 규정을 깨뜨리는 거지만. 이 딜레마가 안타까워서 견딜 수 없다.
「양부의 말을 빌려서 말한다면, 칼은 단단할 뿐인게 아니다――이다.
단단한 칼날의 아래에 부드러운 심지를 넣어, 비로서 강유(剛柔)를 겸비한 부러지지 않는 칼이 만들어진다」
「이전에, 출장하는 김에 들은 말이지만.
생각하면, 그것은 너에게의 전언이었을지도 모른다」
「아버지인가……」
「아아.
……히카루는, 아직 만났던 적이 없었구나」
「………응」
기묘하게 감정이 없는 목소리로, 히카루가 인정한다.
아버지라는 단어에 아무것도 느끼는 바가 없는 건가……그렇지 않으면 무엇을 생각해야 될지 모르는 건가.
어느 쪽이건, 가엾은 일이었다.
히카루의 아버지――양모의 남편――나의 양부――는, 지금 현재, 미나토가에 없다.
그것은 단순히 좌표적인 의미에서도 그렇고, 또한 법적인 의미에서도 그렇다.
히카루가 탄생하자마자, 여러차례 혼케와 의견이 어긋났었던 양부는, 내쫓기듯이 미나토가로부터 호적이 지워졌다.
지금은 옛 성씨로 돌아가서, 가마쿠라에서 공직에 올라 있었다.
혼케가 보면, 미나토 무희의 후계만 만들면, 눈에 거슬리는 남자를 언제까지나 가까이 놓아둘 이유는 없었을 것이다.
그 사람에게 있어서, 미나토(湊斗)의 남자는 종마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니까 히카루는 아버지를 만났던 적이 없었다.
출생 직후에 얼굴을 맞대기는 했을테지만, 설마 기억에는 남지 않았을 거다.
나는 양부가 집을 나간 후에도 때때로 가마쿠라에 나가서 만난 적이 있었지만, 히카루에게는 그런 기회도 없었다.
무희의 딸이 이 토지를 떠나는 것에, 혼케는 결코 좋은 얼굴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양부의 쪽이라도, 여기에 접근하려고는 하지 않는다.
다망한 탓도 있겠지. ……환영하는 인간보다, 환영하지 않는 인간에 대해서 생각해 버리는 탓도 있을 거다.
하지만――
「……그 사람은, 이제 미나토가에 돌아오는 일은 없지만.
요시노어류 종주(宗主)의 입장은 버리지 않으셨다. 만나면 기술의 교정을 해주신 적도 있다」
「……?」
「네가 오인가에까지 달한다면, 종주를 잇게 할 생각이다. 요전날, 그렇게 들었다.
그 때는――편지를 주고받아서 끝낼 수 있는 일이 아니니까」
「양부는, 이 집으로 올 수 있을 거다」
「……」
딱히, 격려하려고 생각해서 입에 담은 것은 아니었다. 그렇게 생각했다면 도중에 말을 멈추었겠지.
그런 격려는, 쓸데없이 히카루를 몰아세울 수도 있다.
히카루와 양부가 한번이라도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그 생각이, 문득 입으로 나왔을 뿐이었다.
하지만 어떻건 간에, 그것이 히카루의 마음을 자극한 것은 아니었던 듯하다.
무관심하게, 시선이 떨어진다.
「……카게아키」
「응?」
「히카루는……아버지를 만날 수 있는 것일까」
「……그래」
억양이 적은 음성으로부터, 진의는 잴 수 없다.
애매하게 끄덕이면서, 내심으로 고개를 기울인다.
……투구베기 시험을 완수해, 자신이 면허에 이를 수 있을까――라는 의미로 물었을지도 모른다.
약간의 텀을 두고서 그렇게 깨달아, 나는 말을 이었다.
「반드시, 만날 수 있을 거다」
「그런가……」
담담한 대답.
히카루는 마지막 땀을 닦자, 타치를 놓고, 대신에 목도를 손에 쥐었다.
휘두르기를 시작한다.
기분이 좋은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규칙적인 리듬으로 귀청을 때린다.
그것은 이미, 평소대로의 히카루였다.
[ESC]
1년전, 그런 일이 있었다.
어째서인지, 그 날의 일은 잘 기억하고 있다.
훨씬 충격적이었을 터인, 그 다음――히카루가 다시 투구베기를 시도한 날의 일은, 지독하게 기억이 애매한데.
혹은, 기억이란 때때로 그러한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그 날.
히카루는 철갑옷을 쪼갰다.
그리고 그날 밤, 광독병에 쓰러졌다.
「…………」
히카루에게 그 괴이를 완수하게 만든 것이, 과연 무엇이었는가――
지금도, 나로서는 알 수 없다.
천재.
그 한마디로 납득할 수 밖에 없는 것인가.
그렇겠지, 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불가능했을 텐데.
맨몸의 인간이, 검주의 힘을 빌리지도 않고, 단조갑철(鍛造甲鉄)을 양단한다는 소행은――결코.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아무리 그 검주가 죽어 있고, 거기다 과거에 한번 쪼개진 적이 있었다고는 해도, 그것은 숙련된 대장장이의 손으로 완벽하게 수복되었을테고,
<치직>
과거에도
한번,
「……!」
그렇다.
나는――알고 있다……
무엇이……
괴이를 이루어내는가.
그것, 은――
<치지직>
「……카게아키?」
「……아……」
――내내 서있었던 것 같다.
목소리에 돌아보면, 양모가 출입구에 서서, 걱정스런 모습으로 나를 보고 있었다.
멍하니 있던건 몇분도 아니었다고 생각하지만……아니, 그럴지도 모른다.
급격한 현실감의 회복에 곤혹한다.
조금, 생각할 것이 있어서……몰두하고 있었습니다」
뭐, 적당하게 해두렴」
걱정을 끼쳤습니다」
고개를 숙인 박자로, 땀으로 젖은 앞머리가 이마에 닿는다.
……차가웠다. 역시, 상당한 시간이 지났던 것 같다.
양 눈꺼풀을 감고, 그 위로 가볍게 손을 댄다.
의미는 아무것도 없지만, 평정을 되찾으려면 이러한 의식이 불가결하다.
혼케도, 터무니없는 것을 말했구나」
「예……」
이미, 본가에서의 경위에 대해서는 보고를 끝마쳤다.
양모는――쌍수를 들고 기뻐하지는 않았다.
「너의 부탁을 그럴듯한 핑계로 걷어찰 생각인지……나에게 들으란 건지. 단순히 그때의 분위기였는지.
무엇이건 간에, 제대로 된 생각이 아니구나. 혼자서 산적을 어떻게든 해라, 라니」
「……혼케로부터는, 마을사람들에게 협력을 받아도 좋다고 듣기는 했습니다」
「네가 그렇게 하지 않는 것 정도는, 저쪽도 알고 있어. 왕래는 길었으니까.
알고 있으면서 말한거야. 그 영감탱이」
「……」
부정의 근거를 찾을 수 없어, 입을 다문다.
확실히, 마을사람을 말려들게 할 생각은 없다. 산적은 마을 전체의 문제이지만, 이번 혼케와의 약정은 내가 개인적인 사정으로 맺은 것이다.
타인에게 위험을 분담시켜서는 안 되었다.
과연, 그 노인이라면, 나의 그런 심리 정도는 간파할 것이다.
「……하지만, 혼케는 약속은 지킵니다.
그만한 자존심은 가지고 계신 분입니다」
「……거기는 믿지만.
카게아키, 너 진심으로 갈 생각이야?」
「네」
겨우 열린 길이다.
히카루를 구하는데 이르는.
「나가주세요, 라고 부탁해서, 네 그렇습니까……로 끝나는 이야기가 아니야?」
「아무튼 우선은 대화부터 시도할 생각입니다만……네.
아마도 그렇게 끝나지는 않겠지요」
「죽을지도」
「가능성으로서는」
「죽으면 아프다고.
아니, 시험한 적이 없으니까 모르지만」
「그럼 죽지 않도록 주의합니다」
「무섭지 않은거니?」
「무섭습니다.
산적단의 한가운데로 혼자서 들어간다……라고 생각한 것만으로」
나는 한손을 내밀었다.
「이처럼.
손끝이 떨립니다」
「……그렇다면」
「하지만.
히카루를 구하기 위해서」
떨림은 멈추었다.
그 다섯손가락을 꽉 쥔다.
「어쩔 수 없습니다」
「………….
곤란한 아들이야」
「용서를」
「좀 더 뺀질거리는 아이로 키웠어야 했어」
「힘껏, 스바루 님을 본받을 생각이었습니다만」
「……귀엽지 않는 말투만은 한사람 몫이야.
정말이지, 차암」
「알았어.
그렇지만 나도 함께 갈 거니까」
「그것은 안 됩니다」
「안됩니다라니, 되는 걸.
아들을 그런 곳에 혼자서 보낼 수 있을까보냐」
「요즘은, 모친의 과보호가 사회문제화하고 있습니다」
「아들을 무장약탈집단의 안으로 혼자서 보내는 모친이 있다면 그건 학대라고 하는 사회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아들의 비행은 아닐까요.
……아니요, 그러한 문제가 아니라」
「혼케로부터는 자신의 수완으로 일을 해결하라고 명받았습니다.
스바루 님의 힘은 빌릴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마을의 인간을 써도 된다고도 말은 했겠지.
나라도 마을의 인간이야」
「……」
「후후, 서투른 아들녀석.
입으로 어머니에게 이기려는 것은 10년 빨라――」
「혼케는, 마을의 인간이라고는 하지 않았습니다.
마을의 남자라고 말했습니다」
「포기해주세요, 스바루 님」
「……10초 지나지 않았어……
그렇달까 할아범 바보~! 그렇게 내가 싫은 거냐~!」
「게다가……스바루 님.
히카루를 혼자서 남기고 갈 수는 없습니다」
「……」
「제가 없는 동안, 히카루를 지켜주세요.
부탁 드립니다」
「………….
아~!」
「정말~!」
「젠장~!
귀엽지 않아――!!」
시야가, 갑자기 닫혔다.
……머리를 끌어안겨진 것이라고, 그리 깨달을 때까지 몇 초 걸렸다.
「변변치 못한 아들이다.
모친의 말을 듣지를 않아」
「죄송합니다」
「너 같은 아이는 정말 싫다」
「경애하고 있습니다.
스바루 님」
「멍텅구리.
잘 들어라? 불효자식. 하나만, 내가 말하는대로 해주렴」
「네」
「무사히 돌아올 것」
「네.
최대한의 노력을 하겠습니다」
<퍽!>
「분위기 읽어.
그런 말을 듣고 싶다고 생각하냐」
「……반드시 돌아오겠습니다.
스바루 님」
「좋아」
저항하기 어려운 힘을 띄고 있던, 양모의 팔로부터 해방된다. 대신에 주어진 것은 탄식이었다.
무언가를 뿌리치는 듯한 간격을 두고나서, 양모는 다시 나를 똑바로 바라본다.
「언제 가지?」
「내일이라도」
「회사는?」
「이미 휴가를 신청했습니다」
어짜피 산적이 가지고 사라진 상품의 보충이 될 때까지는 일이 돌아가지 않는다.
출근해도, 할 일이 없었다.
게다가 산적문제의 해결은 회사의 이익에도 기여한다.
사정을 말하고 휴가를 요구하면, 사장은 두말 할 것 없이 인정했을 뿐인가, 유급(有給) 취급으로까지 해 주었다.
……다만 그것은, 기대가 나타났다는 것보다도, 부조금의 선불이라는 면이 강한 상태였었지만.
그 때, 사장의 표정에 있었던 희망과 체념의 다툼은, 1대9로 체념측이 우세로 보였다.
무리도 아니다.
「……방책 하나 정도는 있을 거지?」
「특별히는」
「없는거냐, 아들이여!?」
「우선은 만나고나서, 생각하겠습니다」
「아아……
역시 굉~장히 불안해……」
「부디, 염려마시길」
「무리한 말 하지마.
그럼……하나만 조언이다」
「이건 모친이 아니라, 무의 길을 가는 선배로서.
……라고 거창하게 자세잡고 말하니 무지하게 부끄럽지만」
「옛.
경청하겠습니다」
자세를 바로해, 듣는 자세를 잡는다.
양모가 그렇게 서론을 하고 말하는 것에는, 그만한 가치가 있을 터였다.
그녀도 자신의 부친으로부터 요시노어류를 배웠다.
딸과 같이. 히카루가 요시노어류의 수행을 희망했을 때, 혼케가 불쾌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최종적으로 묵인한 것은, 별게 아니라, 이미 양모의 전례가 있었으니까였다.
게다가 그 역량은 범용함의 영역을 아득하게 넘는다.
양모가 일부러 솜씨를 피로하는 일은 결코 없다.
하지만 일상의 태연한 행동거지로부터 엿볼 수 있는 공부(業)의 수준은, 천재인 히카루에게마저 필적하는 것이었다.
그런 사람의 조언이라면 소홀히 대할 수는 없다.
배청(拝聴)의 자세로 기다리는 나에게, 양모는 고했다.
「죽이면 안 돼」
「……」
「누구도.
한사람도, 죽이면 안 된다」
「……예」
확실히, 쓸데없는 살생은 무인으로서 가장 부끄러워 해야 할 일.
말할 필요도 없이, 피할 수 있다면 피하고 싶다.
하지만……숫자와 흉포성으로 압도하는 산적단을 상대로, 불살을 관철하며 대항할 수 있는 것일까?
그것은 너무 어려운 일이 아닐까 느껴졌다.
그런 내심이 전해졌겠지.
「카게아키.
적을 죽이면, 싸움은 끝난다고 생각해?」
「……」
「그것은 아니야.
반대지」
「적을 죽이면, 싸움은 끝나지 않게 되」
「……예……」
막연하게……
양모가 말하려 하는 바는 모르는 것이 아니, 지만……
「만약 네가 죽으면, 나는 너를 죽게 만든 녀석을 전원 죽인다.
한 사람도 용서하지 않아. 절대로」
「!」
「…………네가 누군가를 죽이면.
그 사람과 가까운 자가, 똑같이 맹세할지도 몰라」
「그렇게 되면, 그 녀석도 죽일래?
그러면 이번엔, 그 녀석의 형제나 누군가가 복수하러 올지도 모르겠네……」
「…………」
「끝이 없겠지?」
「예……」
양모가 말하는 대로다.
나는 자신의 얕은 생각을 부끄러워했다.
한 사람이라도 죽이면, 거기에는 닦기 어려운 원한이 태어난다.
그렇게 되면 끝장이다. 그 뒤로는 서로를 짜부러뜨리는 수렁이 기다릴 뿐이겠지.
나 혼자서 시작한 일이라도, 마을이 말려 들지 않고 끝날 리는 없다.
산적측과 마을측에 다대한 사망자가 나오게 된다.
그거야말로, 만난(万難)을 물리쳐서 피하고 싶었던 최악의 결말인데……
해결은 커녕, 지독한 본말전도이다.
「그렇니까 알겠지, 카게아키……
어떻게 해서든, 아무도 죽게하지 않도록 해」
「너 자신도 포함해서야」
「…………」
「네.
스바루 님」
깊숙히 일례한다.
밤의 도래를 고하는 차가운 바람이, 툇마루로부터 불어오고 있었다.
안 그래도 어려운 상황인데 더욱 허들이 높아져 버렸습니다.
하지만 스바루의 말은 지나친 이상론이기는 해도 분명히 옳은 말입니다.
결코 누구도 죽이지 마라.
지금의 카게아키를 생각하면 이것만큼 사무치는 말도 없지 않을까요.
'번역 - 장갑악귀 무라마사 > 제5편 숙성기(宿星騎)'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장갑악귀 무라마사 -제5편- 숙성기(宿星騎) - 6 (5) | 2013.09.24 |
---|---|
장갑악귀 무라마사 -제5편- 숙성기(宿星騎) - 5 (0) | 2013.09.24 |
장갑악귀 무라마사 -제5편- 숙성기(宿星騎) - 3 (0) | 2013.09.20 |
장갑악귀 무라마사 -제5편- 숙성기(宿星騎) - 2 (0) | 2013.09.18 |
장갑악귀 무라마사 -제5편- 숙성기(宿星騎) - 1 (1) | 2013.09.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