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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노시마의 흙을 밟았을 때에는 이미 한밤중이었다. 작은 배를 조달하는데 시간이 걸린 것, 배를 다루는데 익숙하지 않았던 것, 등이 그 이유다. 새벽녘까지 이미 몇 시간도 남지 않았겠지.
일단 오늘은 상태를 보아 둘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섬을 일주할 여유는 커녕, 막부의 연구소를 관찰할 시간도 있을 것 같지 않다.
「그만두도록 하지요.
효율을 말하자면 그 쪽이 바람직한 것은 확실합니다만, 새벽까지는 철수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이상, 남은 시간은 기껏해야 1, 2시간」
「이래서는 어차피 이렇다 할 성과는 기대할 수 없습니다. 또한 순찰 중인 무자, 존재불확정한 채인 “괴물” 등의 위험과 조우했을 경우에 대처가능한 자가 저 뿐이라는 점도, 문제가 됩니다」
「확실히 그렇네요…….
아아, 카게아키 님에게 지킴받지 않으면 설 수 없는, 냇버들(蒲柳)의 체질[각주:1]인 이 몸이 참으로 원망스러워요」
「풋」
「…………할머어엄?
지금 것은 무엇일까나. 기침이라도 했어요?」
「아니, 그런 것이옵니다.
이 사요년도 슬슬, 나이를 먹었으니까」
「우후후, 그래요.
몸은 소중히 해요, 할멈?」
「네, 감사합니다.
그나저나 미나토 님」
「네」
「냇버들의 체질이란 덧없고 약하다는 의미에요.
결코 유들유들하다든가, 뻔뻔스럽다든가 라는 의미는 아니옵니다」
「알고 있습니다만」
「문맥적으로 봐서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해도 납득해 둬 주십시오」
「네」
<철컥>
「파파는 용감한 전사였다~.
결코 도망가지 않는 남자였다~.
그래도 치명상은 등이었다~.
왜, 어째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파파~♪」
정직히 이번 조사에서는 어떤 진전도 기대하지 않았다.
분위기를 파악할 수 있으면, 내일 이후의 수사를 원활히 진행하는데 도움이 되리라. 그 정도의 심산이다.
하지만.
섬의 이상의, 적어도 그 일부는, 불과 몇분으로 우리의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
누구 할 것없이 말수를 줄이고 있는 것은 물론, 은밀행동을 유의하고 있으니까다. 하지만.
비록 피크닉의 한중간이었다고 해도, 회화가 고조되었을지 어떨지.
입으로 내지 않더라도, 이미 누구나 깨닫고 있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이 무(無)의 감촉. 간과하기에는 너무나도, 피부에 차갑다.
생명의 기척이 없었다.
동물이 없었다.
원래, 감각이 예민한 야생동물은 그리 인간의 앞에 모습을 보이거나 하지 않지만.
과연, 먼 곳을 달리는 소리도, 희미한 숨결도, 침입자에 대한 경계의 시선마저――일절 없을지는.
환경이 융숭하게 보호되고 있었을 터인 에노시마에서, 이 꼴이다.
무슨 일일가.
「……상륙한 주변은, 그렇지 않았는데.
오히려 짐승도 벌레도 풍부하게 있었던게」
「바다에도 물고기가 많이 보였습니다. 정보대로.
하지만 한편, 이 주변은 마치 죽음의 세계」
「식물은 정상으로 보입니다만……」
「아니요.
나무들의 상태도, 상륙지점과는 달라지고 있습니다」
「세상에 그럼, 아가씨?」
「달빛만으로는 알기 어렵겠지만.
……시들고 있습니다. 전진하는 것에 따라서 조금씩」
「……후미 근처에는」
「무성하게 우거져 있었어요.
계절을 생각하면, 이상할 정도로……」
「……」
생물의 성장이 이상하게 촉진된 지역과,
반대로 생명이 고갈한 지역.
――무엇인가.
이 망가진 균형은, 도대체.
[ESC]
……그리하여 도착했다.
지금, 눈앞에 펼쳐진 광경.
고갈의 근원을 요구해 도달한 것이, 이것이었다.
예전 모습은 흔적도 없군요」
완전히 메말라 있었다.
무엇하나 남김없이.
콘크리트의 틈새마저 뿌리를 내릴 잡초가, 여기에서는 노랗고 비참하게 변색해 있었다.
벌레 등은 흔적도 없다. 하물며 다른 동물이야.
흙까지도 메말랐다.
손끝으로 집은 그것이 금새 너덜너덜 무너져서, 모래가 되어 지면으로 돌아간다.
「……」
「막부는 여기서 무엇을 하고 있는 걸까요?」
「글쎄요……
참으로 시시한, 민폐가 되는 무언가일 거라고는, 상상이 갑니다만」
후방의 중얼거림을 등으로 들으면서, 조금 방향이 다른 것을 생각한다.
막부――막부만이 일으킨 일이라면 좋다. 아니, 좋은 건 아니지만…….
문제는――
(어떻게 생각하지?)
무라마사에게 묻는다.
지금은 그늘에 잠복해서 주변을 엿보고 있을 거다.
《그렇네…….
확실한 것은, 아직 아무것도 말할 수 없지만》
(아아)
《중력이상이 이것을 일으켰다고 해도……이상하지는 않을, 까나.
은성호의 능력의 폭은 나라도 헤아릴 수 없는 부분이 있으니까……》
(기척의 쪽은 어떻지?)
《적어도, 지금까지는》
(없음인가)
《그래》
물론, 아직 섬 안을 전부 돈 것은 아니다.
정말 일부다.
무라마사가 말하는 대로, 현단계에서는 무엇도 명언할 수 없다.
불길(不吉)의 발소리는――귀에 아플 만큼 들리더라도.
「대위님……」
「네?」
「이 중에서는 가장 눈이 좋을 겁니다.
저기에……무엇이 있는지, 알겠습니까」
「저……트여 있는 부근입니까?」
「네.
지면에, 무언가가……없습니까」
「…………」
「가까이 가서 확인하고 싶은 바입니다만……
전망이 좀 지나치게 좋군요」
「네. 순회경비 중인 자가 없을 리도 없는 것을 생각하면, 섣부르게 나갈 수는 없습니다.
……어떻습니까. 대위」
「……확실히.
무언가가……」
「바퀴자국 같은」
「바퀴자국?」
「깊은 도랑이 있습니다.
거대한 짐수레를 끌기라도 하면, 저런 흔적을 만들 수 있을까요……」
「거대한……」
「그것도, 상당히.
저것이 무언가의 목적으로 판 것이 아니라, 정말로 무엇인가가 움직인 흔적이라면,
터무니 없는 괴물이로군요」
그렇게 말하고서, 대위가 입을 다문다.
자기자신의 말에, 상기한 것이 있었던 것임이 틀림없었다.
――괴물
『은색의 괴물을 보았다』
「……뭐라고 말해야 할지.
쿠퍼 감독[각주:2]의 영화 속에 섞여 들어와 버린 것 같은 심정입니다」
「정말로, 그렇네요」
「…………」
아직 아무것도 모른다.
누구의 그림자도 안 보인다.
은성호는 여기에 있는 것인가.
혹은 또 기생체는――
로쿠하라는 여기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병기라는 건 실재하는가?
――아무것도 모른다.
하지만.
무언가가 있다는 것만은, 이미 명확했다.
「……그래서?
뭐가 있었다고~?」
연구원 : 「네.
폐기반으로부터의 보고입니다만……」
「네크로(Necro)나 카니발(Carnival)에 눈을 떴나?
알았어. 허가한다」
연구원 : 「……아니요. 그러한 것은 특별힌」
「자원재이용 정신이 부족한 놈들이구만.
조금은 나를 본받아야 한다니까. 그래서?」
연구원 : 「침입자를 발견, 포박했다는 것입니다」
「뭐야, 살아있는 쪽이냐.
그 녀석들의 신원은? 어딘가의 스파이냐? 아~……」
「아니, 아아니, 귀찮아.
연료고에 던져 넣어둬」
연구원 : 「조사는 하지 않아도 괜찮겠습니까?」
「어느 쪽이건 하는 건 똑같잖어?
스파이이건 단순한 바보이건」
연구원 : 「그건 그렇습니다만……」
「그럼 쓸데없는 거 하지마.
이쪽이라도 보고서 읽는 것은 감질난다고~.
그렇달까 나~, 3행 이상의 활자를 보면 불 붙이고 싶어지는 사람이야~」
연구원 : 「……알겠습니다.
그럼 그렇게 처리해 두겠습니다」
「응~, 잘 부탁해.
가 아니야~ 잠깐 기다려」
연구원 : 「네?」
「어째서 폐기반이 침입자 찾아낸 거야.
경비대는 뭘 하고 있었어?」
연구원 : 「……그것이.
이전부터 폐기용 구역의 경비는 어설퍼서……」
「어째서?」
연구원 : 「경비원은 모두, 그 주변의 순회를 싫어합니다.
망령이 나온다, 라던가 해서」
「……그건, 그게~, 뭐냐.
터무니없이 속이 깊은 개그냐?」
「너무 깊어서 웃을 데를 모르겠다고~……」
연구원 : 「유감이지만 진심입니다……라기 보다, 믿은 것이겠지만요.
저기에서 무엇이 폐기되고 있는지는 그들도 알고 있을테니까」
「바보냐. 죽어.
경비대에 말해둬라. 이런 일이 한번 더 있으면, 너네들도 연료고행이라고」
연구원 : 「……전하겠습니다」
「오늘은 뭐, 됐어.
대장만으로」
「처리해 둬라」
연구원 : 「…………네」
「아~, 나른해~. 우오~. 짜증나.
죽인다~. 범한다~. 시끄러~. 죽어~」
「왠지 의욕 나왔다.
일해볼까. 허니의 상태를 볼테니까, 베터리 꺼내라. 오늘은 1개로 좋아」
연구원 : 「네」
[ESC]
오늘의 해안은 서늘했다.
어제에 비하면 별천지일까 생각될 정도로. 그런데도 아직 달력상의 계절에 걸맞다고는 말할 수 없었지만, 반소매로 지내는데 괴로움을 느낄 정도로 으스스한 추위다.
이 범상치 않은 기온 변화에, 현지의 사람들은 울적한 한숨을 쉴 뿐이었다. 들어보면, 역시 이것도 빈번하게 일어나는 사상이라고 한다.
……에노시마가 이상하게 되고 나서.
저, 그 에노시마 사발이라는 것을 한 번 먹어보고 싶습니다」
「……소라의 타마고토지(卵綴じ)[각주:3]가 어째서 에노시마인지, 저로서는 조금 의문입니다만」
해안선을 걷는다.
동행하는 것은 카나에양 뿐이었다. 다른 쪽은 별도 행동을 취하고 있다.
산책이 아니라, 밤에 대비한 정보수집을 할 생각이었지만, 그 의도는 달성할 수 없었다.
탐문하려고 해도 사람이 적은 거다. 한산해져 있었다. 이 시원한 공기가 철에 맞지 않는 해수욕객을 흩어냈기 때문이겠지.
적당한 데서, 끝맺어야 한다고 생각된다.
「돌아가면서도 볼 수 있습니다」
「앙. 그 내츄럴하게 여자의 마음을 짓밟는 벽창호스러움이 정말 멋져…….
어질어질, 어지러워라」
「괜찮습니까. 대위님」
「카게아키 님의 매력이 저를 유혹한 겁니다.
이것은……사랑?」
「착각입니다.
정신을 확실히 다잡아 주세요」
「이렇게 카게아키 님의 곁에 있는 것만으로 고동이 격렬해져요……아앗. 나는 도대체, 어떻게 된 걸까나?」
「심장질환의 일종이라고 생각됩니다.
의사의 진단을 받아주세요」
「다릅니다……!
저의 가슴에 둥지를 튼 가시의 정원, 이것은 분명, 카게아키 님의 진심어린 말씀이 있으면……!」
(진심어린……)
「……」
「당신은, 착란하고 있습니다」
「알겠습니다. 이제 그걸로 좋습니다.
그럼 조금 쉽시다」
「네」
걸음을 멈춘다.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다.
형편이 좋았을 지도 모른다
그녀가 무언가를, 나에게 말하려 하고 있는 것은 알고 있었다.
침묵을 벗삼아서 기다린다.
곧바로, 예기하고 있는 것은 찾아왔다.
「카게아키 님」
「네, 대위님」
「또, 전투가 되는군요」
「……네.
어쩌면」
에노시마에 있는 것이, 은성호와 관련되었건 그렇지 않건.
그 비밀을 아는 것은――평화롭지 않은 충돌을 의미하지 않을 수 없을 거다.
로쿠하라가 감추고 있는 무언가를 폭로하고, 한편 평온리에 탈출한다는 것은, 조금 지나친 낙관이다.
그리 할 수 있다면, 그보다 나은 일은 없지만.
「또, 사람이 죽는군요」
「……네」
가벼운 어조로 던져진, 날카로운 가시.
「카게아키 님은……」
「……」
「사람을 죽이는 것을, 좋아합니까?」
그 물음에는, 말문이 막힌다.
호흡조차 잊었다.
오오토리 대위는 이쪽을 살피고 있었다.
주의 깊게――눈동자는 깊게 내려진 눈꺼풀에 감춰져 있어도 입가로 안다. 웃지 않는 미소를 띄운 입가로.
그녀는 엿보고 있었다.
나의――마음속을.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싫습니까」
「……네.
혐오합니다」
「살인행위는 무서운 것입니다.
결코――」
「용인할 수 없습니다」
모순.
살인자가 그것을 입에 담는, 불합리.
대위는 그 모순을 지적하지 않았다.
단지, 웃었다.
「저는……」
「……」
「사람을 죽이는 것이 좋습니다」
웃었다.
「사람의 생명을 약탈(寇掠)하는 순간……
향락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철컥>
어느 사이에.
옷자락으로부터 뽑힌 장총은, 끝부분을 나에게 향하고 있었다.
나의 심장에.
「유감.
카게아키 님과는, 취미가 맞지 않네요」
「…………」
「기호란 사람 각자.
하지만 조금, 시시한 취미일까 합니다」
「그렇게 생각합니까?」
「네.
이렇게도 생각합니다」
「무엇일까요」
「수치를 알아라, 고」
「……!」
오오토리 대위는 웃음을 터뜨렸다.
당황해서 입가에 손을 대고서――하지만 한층 더, 웃는다.
보통 인간이라면 폭소할 데이다.
그녀가 받아 온 교육은 그런 행동을 허락하지 않는 것이겠지.
쿡쿡, 쿡쿡하고.
웃는다.
귀에 거슬렸다.
「즐기실 수 있으셨던 것 같아 다행입니다.
해학을 부릴 작정은 없었습니다만」
「예……정말로.
지금건 즐길 수 있었습니다」
「사례로……저도 하나.
즐거운 이야기를 하지요」
「……」
「옛날 옛적에……
어느 산속에, 귀신이 살고 있었습니다」
「귀신은 그야말로 강하여, 맷돼지나 곰마저도 귀신에게는 대적할 수 없었습니다.
귀신은 어느새 산의 주인이라 불려, 두려움받게 되었습니다」
「귀신은 이윽고, 마을로도 눈을 향합니다.
인간에게도 자신의 강함을 과시해주고 싶어졌던 겁니다」
「귀신은 산을 내려와, 기슭의 마을에서 날뛰었습니다.
남자를 죽이고, 아이를 먹고, 여자를 범하고……」
「아주 기뻐하며, 마을을 황폐하게 만들었다고 합니다」
「……」
「하지만 마을을 다스리는 영주는 용맹한 사무라이였습니다.
마을을 지키기 위해서, 감연히 귀신에게 맞섰습니다」
「귀신은 강하여, 영주는 몇번이나 패해서, 상처 입었습니다.
그런데도 영주는 포기하지 않고 싸워서, 끝내는 산의 신선의 도움을 얻어서, 귀신을 타도했습니다」
「모두 기뻐했습니다.
하지만 이윽고, 곤란한 것을 깨달았습니다」
「귀신에게 범해진 아가씨들의 배가, 3개월도 지나지 않아서 부풀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요. 귀신의 아이를 배어 버렸습니다」
「이대로는 다시 귀신이 태어나 버립니다.
어쩔 수 없이, 영주는 울면서, 아가씨들을 모아서 태워 죽였습니다. 귀신에게 더럽혀진 혼을 맑게 하기 위해서, 그렇게 하라고 신선이 조언한 겁니다」
「……」
「이리하여, 마을은 평화를 되찾았습니다.
영주는 살아있는 신으로 받들어졌고, 사후는 신사에 모셔저서 진정한 신이 되었다고 합니다」
「잘 되었구나, 잘 되었어」
대위가 입을 다문다.
주변이 조용해진다.
침묵.
정적.
그녀의 입술이 떨렸다.
경련하듯이.
「풋」
「……」
「쿡쿡……아하핫」
「아하하하하하하하하!」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ESC]
<타앙―!>
「……자.
슬슬 갈까요」
「카게아키 님」
「……네」
목덜미에 생긴 화상을 한 번, 손끝으로 문지르고.
나는 끄덕였다.
온 길을 돌아가는 도중.
문득, 본주민의 속삭임을 들었다.
――또 사람이 없어졌다.
이번엔, 하야댁의 꼬마들이다――
「……!?」
·
·
·
·
·
·
<쿠당!>
경비원 : 「기다려주세요!
여기는 막부 직할의 시설입니다! 진주군의 분이라도 무허가로의 출입은
인정되지 않습니다!」
「……」
경비원 : 「잠깐……
그러니까, 기다리라고――」
<휘익!>
경비원 : 「쿠엑!?」
「만지지 마라, 열등종!」
연구원 : 「소장!」
「뭐야 이 소란은!?
이놈이고 저놈이고 골통이 썩어서 닥치는 대로 Fuck하기 시작했냐!?」
「나도 끼워줘!!」
연구원 : 「아닙니다!
GHQ의 장교가 밀어닥쳤습니다. 연구를 공개하라고……!」
「뭐라아아아아!?」
「……헷헤.
이거 좋은데. 이야기가 갑자기 간단해져 버렸어」
「성질 급한 소령님이, 이렇게 움직여 주신다면……
나는 하고 싶은 것만 하면 되는거지?」
「헤, 헤, 헤……!」
「뉴도 님.
에노시마에서 연락입니다」
「오우.
왔는가, 왔는가……」
《여보세요여보세요!?
유사 중장!?》
「이야, 이야. 이건 소장님.
항상 그렇지만 기운차시구려」
「어떨가요, 연구의 쪽은――」
《그런 상황이 아니에요오오오―――!!
GHQ의 Fucking할 것들이 왠지 무리지어서 이쪽에 왔습니다만――!》
《이거 도대체 어떻게 된 겁니까아아――――――!?》
「호우호우」
《나의 연구를 넘기라니! 웃기지마 병신 죽인다 똥같은 새끼가. 나의 소중하디 소중한 허니에게 니네들의 물렁 XX를 찔러넣을 생각이냐! 백인은 클 뿐이지 파워어어가 부족해! 그렇지요!?》
《그런 걸로 허니가 오르가즘할 리가 없을텐데~! 안돼! 분수를 알아라 백돼지 자식! 적어도 흑인 데려와! 그러니까 각하, 그 부분 아무쪼록 잘 부탁드립니다!》
「음?」
《군대 데리고 이쪽에 와줘요! 저 녀석들 내가 말하는거 전혀 듣지 않아~. 정수리 갈기지 않으면 안되요, 이거. 당분간은 경비대로 버틸테니까, 그 사이에 Help. 초(超) Help me》
「흠……뭐.
그렇게는, 안되는 구려……」
《……헷?
뭐라고요?》
「진주군과 분쟁을 일으킬 수는 없구려, 소장.
당신의 곤경은 짐작하지만……일에는 경중이라는 것이 있소이다?」
《어이.
아니, 잠깐 기다려, 대머리》
「여기선 참기 어려운 것을 참고, 삼가하기 힘든 것을 삼가해, GHQ의 요망에 따를 수 밖에 없으므로.
와신상담(臥薪嘗胆). 쥐구멍에도 볕들 날이 있습니다. 소장, 여기선 참기만 하는 것으로 갑시다」
《웃기지 마, 어이, 이 썩을 땡중.
너 완전 싹밀린 귀두 같은 대가리 주제에, 그래도 되는거냐? 나의 연구를 빼앗아도 되는 거냐!?》
「아까워, 아깝구려!
하지만 어쩔 수 없소이다」
《있을 수 없어어어엇―――――!》
<뚝>
「후우」
「뉴도님.
차라도, 타드릴까요」
「대접받을까.
하지만, 요시키요(義清)……」
「네?」
「오늘은, 좋은 날씨로구나」
「……옛.
기분 좋게 개여 있습니다」
연구원 : 「……소장……」
「……끊었다…….
그 대머리 공방, 나를 잘라 버렸어……」
연구원 : 「…………」
<쿠당탕!>
「――네놈이, 여기의 책임자인가」
「…………돼지 자식」
야음을 틈타 에노시마에 상륙한다.
어제와 같이, 하지만 어제보다 현격히 효율 좋게. 시각이 0시를 지났을 무렵에는, 이미 조사에 들어가 있었다.
어둠의 장막을 밀어 헤치듯이 걷는다.
어젯밤의 인상이 있는 탓이겠지……풍경을 가라앉히는 깊은 암흑은 한층 더 수상하고, 음비(陰秘)하게 보였다.
저도 모르게, 발걸음이 무겁고, 신중해진다.
「미나토 님.
오늘 밤의 방침은 어떻게?」
「일단은 어젯밤 발견한 기괴한 장소로 향합시다.
새로운 이변이 발견될지도 모릅니다」
「그 후, 연구소로」
「그렇네요. 똑바로 연구소로 향하는 편이 이야기는 빠를 겁니다만.
방위적으로, 크게 샛길로 빠지는 것도 아니고」
「네」
『어업연구소』는 섬의 중앙으로부터 약간 서로 벗어난 부근에 자리잡았다고 한다.
적어도, 막부 발행의 지도에서는 그렇게 되어 있다.
그것이 사실과 다른 표기였을 경우에는, 자력으로 소재를 찾지 않으면 안 될 거다.
그렇기에 확신한 무언가의 실마리가 남은 장소는 우선 파악해두고 싶었다. 어떻게 도움이 될지 모른다.
그렇다고는 해도 시간은 유한하며 항상 부족하다.
들른다면 서두를 필요가 있었다. 자칫하면 신중의 도를 넘어서 겁쟁이가 되려고 하는 다리를 질책해서, 소리가 나지 않을 정도의 빠른 걸음으로 나아간다.
그리하여 곧바로, 도착했다.
지면에 깊숙이 손톱자국이 남은 기이한 공터. 메마른 나무들도 어제 그대로였다.
어제는 시간이 없었던 것도 있어서 위함을 무릅쓰는 것은 피했지만, 이 장소로부터의 관찰로는 알 수 있는 것에도 한계가 있다. 발을 들이지 않으면 정보는 없을 수 없다.
물론, 신중하게 순서를 밟지 않으면 안 되겠지만.
주위의 생명반응을 찾아라」
《존명》
<고오옹>
《……반응 없음.
아무것도 없어……》
《정말로 아무것도.
개와 고양이 한마리조차……》
「그런가……」
지금도 느끼는 으스스한 무(無)의 기척의 실재가, 증명된 모양이었다.
역시 이 부근에는 생물이 없는 거다.
이상한 혹서 그리고 급격한 온도변화를 생각하면, 생태계의 손상은 오히려 당연하겠지.
하지만 그렇다고는 해도 사멸(死滅)은 도가 지나쳤다.
그 밖에, 무언가.
이유가 있을 거다…….
「카게아키 님?」
「……주위에 사람은 없는 것 같습니다.
조사를 실시하지요. 가급적 신속히――」
《――미도우!!》
[ESC]
긴장된 금타성이, 나의 혀에 쇄기를 박는다.
듣기에도 명확한 경고의 절규.
손바닥으로 동행자에게 정지를 재촉하고, 머리 위의 검주를 올려다 본다.
「무라마사?
어떤――」
《고열원(高熱源) 반응!!
뭐야――뭐인 거야, 이거!》
「무라마사!?」
고열원――무자인가――
《고고도 열원반응 있음!
온다――――무언가가!!》
「어디냐!?」
《지하야!》
――――지하!?
<쿠우우우웅!>
눈앞의 빈터에, 네모진 함몰이 일어난다――그렇게 보였다.
다음의 순간.
그 구멍의 아래로부터, 그것은 부양해서, 나타났다.
바야흐로.
괴물이라고 부를 수 밖에 없는 물건이었다.
백금에도 가까운 은색의 피부.
인체를 극단적으로 추상화한 것 같은 조형.
무엇보다도――
그 거구.
육지에 오른 고래였다.
총중량은 몇톤에 이를지, 계산마저 되지 않는다.
그런 것이……
떠있다.
도무지, 현실감을 맛보기 어려운 광경이었다.
사고가 정리되지 않는다. 무엇을 생각해서, 무엇을 하면 되는지 알 수 없다.
아마도, 나만이 아니었을테지만.
온전히 움직이려고 하지 않는 머리를 질타한다.
해야 할 일이 있을 거다――무언가 있을 거다.
위험.
여기는 구경거리 오두막의 안이 아니다.
경악을 즐길 여유 따윈 없다.
해야 할 일.
해야 할 일이――
「……무라마사」
《……미도우?》
「저것이, 뭔지……
알겠나?」
《…………》
《……검주, 야.
조금……이색적이지만》
「검주인가……」
어쩌면이라 생각했지만.
저것은, 검주.
그렇다면.
「“알” 의 유무는」
《…………없음》
《저건, 아니야》
「기생체가 아닌가.
물론, 은성호도 아니지」
《그래》
「그럼――여기선 물러나야 한다, 로군」
《그렇네…….
싸울 기분은 없습니다, 라고 말해 볼래?》
우람한 대검주(大劔冑)는, 이쪽에 시선――시선?――을 쏟고 있다.
이쪽을 보고 있다.
확실하게 이쪽을 보고 있다.
「…………」
무언가, 좋지 않은.
생각치 못한 사태가, 일어난 듯한.
연결되지 않는다.
잘 파악할 수 없다.
헤맨다――당황한다.
그럴 경우가 아닌 것만은 알고 있지만.
<우우우웅>
「……!!」
「이것은……!?」
「……흡수!
안됩니다, 아가씨!」
미지근한 바람이 분다.
신체의 심지가 얼었다.
무언가가 사라지고 있다.
무언가를 빼앗기고 있다.
이것은――
이것은, 공격이다!
「무라마사!!」
《――――!!》
<창! 창! 창!>
날아가는 창처럼, 거미가 날린 강사가 허공을 달렸다.
은색의 거갑(巨甲)에게 꽂힌다.
그것이 얼마만큼의 손상을 주었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기묘한 바람은 그쳤다.
육체의 자유가 회복한다.
「철수를!」
나는 동행자를 향해 외쳤다.
「후미로――
아니, 카타세까지 돌아가 주세요!」
「――」
오오토리 대위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런 수고를 거치는 대신, 즉석에서 뛰어서 물러난다.
단지, 뒤꿈치를 돌리기 직전.
한 번만, 시선을 던져서 넘겼다.
시선을 돌려준다.
지금은 여기까지다.
달려서 떠나는 등을 배웅할 여유는 용서되지 않아, 자신의 등으로 사라져 가는 발소리만을 듣는다.
그리하고 마주 본다.
――거상(巨像).
거미의 반격을 받고서 위축된 색도 없는 그 괴영(怪影).
《미도우!》
<파창!>
「귀신을 만나면 귀신을 벤다.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벤다」
「츠루기의 이치는 여기에 있노라」
<파차창!>
「……그럼.
시작한다」
《그래……》
싸우지 않으면 안 된다.
적어도 그녀가 탈출할 때까지는.
이 상대와――
일찍이 본 적도 없는, 보는 것을 상상할 수 없었던 대적과.
진천기는 이전까지는 어렴풋했던 각 히로인의 본질이 드러나기 시작하는 파트이기도 합니다.
이치죠에게는 광(狂)의 정의가 있었듯이.
그리고 이번에 카나에가 보여준 일면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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