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기로 재진입합니다.
먼저도 말했듯이 영웅편 진입 때와는 내용이 일부 변경되었습니다.
사랑하는 세실리에게
흰색과 정적의 계절이 다시 왔어. 너는 몸이 상하지는 않았을까? 너에 대해서 생각하는 시간은 동쪽 끝의 섬나라에서 우울한 나날을 보내는 나에게 있어서 유일한 평온함의 소재이지만, 겨울은 그것조차 불안의 그림자로 가리려 해. 빨리 나에게 무사함을 전해주길 바래. 만약, 만일에도, 그렇지 않다면――지금 당장 이 편지를 던져 버리고 닥슨 박사의 진료소로 향하도록 해. 금전적인 걱정은 일절 필요없어. 야마토로 건너기 전에 제대로 이야기를 했어.
혹은 몸은 건강해도, 무언가 다른 걱정거리가 있는 건 아닐까. 그러한 때는 플로리다의 어머니를 의지해줬으면 해. 경건한 그녀가 이교도를 증오하는 것은 너도 알고 있겠지만, 더욱 더 미워하는 것이 있는 것에 대해서는 어떨까? 그녀는 한 번 가족이라 정한 인간이 불합리하게 상처를 입었을 때, 십자군마저 웃도는 전의(戦意)를 발휘할 거야. 적이 도적이라도, 수금봉투를 든 여왕기사이더라도――빵 가게의 주인이 오늘 마지막 흰빵에 붙인 불합리한 가격표이더라도. 그녀는 나에게 그러한 것과 마찬가지로 너를 사랑하고 있어. 어떤 사소한 고민이라도 상담을 걸어도 상관없어.
아아, 하지만 나는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걸까. 이만큼 너의 몸을 염려하고 있으니까, 지금 당장에 꺼림칙한 바다를 넘어서 돌아가, 이 양팔로 너를 껴안고, 모든 해악으로부터 지켜야 하는데. 너는 내가 그렇게 하지 않는 것에 대하여, 커다란 실망을 금할 수 없는 것이 아닐까? 나의 애정부족에 확신을 가져 버린 것은 아닐까?
세실리, 나만의 세실리, 너만은 나를 제발 이해해주길 바래. 사람의 형태를 한 것 중에서 내가 가장 사랑하는 것은 너야. 하지만 나는, 고향도 사랑하고 있어. 나와 너를 낳은 고향의 대지를.
아아, 위대한 고향! 이 사랑은 너에 대한 사랑과 나눌 수가 없는 것이야. 결코!
그러니까 나는 너와의 일시적인 이별을 받아들이고, 이교(異教)의 열등인종을 상대로 하는 임무에 종사하고 있어. 이 얼마나 기분이 가라앉는 나날일까. 아름다운 문화는 없고, 고상한 사람들도 없고, 너도 없는――그냥 좁을 뿐인 섬나라의 안쪽에 잘도 이만큼이라 생각할 수 밖에 없는 노란 원숭이의 무리만이 시야에 꿈틀거려. 전혀 인간성이 보증된 생활이라고는 말하기 어려워.
하지만 고향 마을에 대한 사랑――나아가서는 너에 대한 사랑이 나에게 인내를 요구한다면, 비록 백년이라도 참아 보이겠어. 물론, 그 백년을 일년으로 줄이기 위한 투쟁이라면 더욱더 기꺼이. 너도 이해해 주고 있는 것이라고 믿어. 우리는――그래, 우리는, 이 섬나라를 필요로 하고 있어.
자유와 평화를 위해서.
어린 대니에게도 부디 가르쳐 두었으면 좋겠어.
태어난지 얼마 안된 너를 내버려 두고, 먼 이국으로 사라져 버린 아버지는, 결코 고귀한 책무를 소홀히 한 것이 아니라――너의 미래를 행복으로 채우기 위해서, 우리 대륙의 미래를 획득하기 위해서,
<똑똑>
GHQ 병사 : 「소령」
「……뭐지」
GHQ 병사 : 「D8호가 출두했습니다」
「들여보내라」
GHQ 병사 : 「옛」
「헤헤……
이거 원, 오랫동안 연락을 못드렸습니다」
「얼굴을 맞대는 것은 오랜만이라곤 해도, 필요한 연락은 수시로 주고 받고 있었을 것이다.
무소식이라는 것은 적절치 않군. 그렇지 않으면 지금 건, 그 음울한 겸손의 미덕이라는 건가」
「케헷.
변함없이, 야마토어에 통달하셨군요」
「현지어의 숙련 따윈 임무의 범주. 당연한 일이다.
네 녀석들은 상당히 자기 나라의 언어가 난해하다고 믿고 있는 것 같구나?」
「아니었습니까」
「어처구니없다. 야마토어는 단지 원시적일 뿐이다. 요령만 파악하면 이해는 별 거 아니다.
신대륙 원주민이 쓰는 그림문자와 다르지 않아」「이거 송구스럽습니다……」
「네 녀석의 경의를 사고 싶어서 시간을 할애한 것은 아니다. 나는 빈틈을 주체하지 못하는 것이 아닌 거다.
설명을 듣기 위해서 네 녀석을 불렀다」
「설명입니까……」
「해명이라고 말을 바꾸어도 상관없다.
그쪽이 좋다면」
「헤, 헤, 헤……
그럼 해명을 하지요」
「……」
「라고는 말해도……곤란하군요.
당해 버렸습니다, 라고 밖에 말할 게 없어서……」
「그걸로 나에게 납득을 요구할 생각인가?」
「그리 할 수 있다면, 편했겠지요」
「네 녀석에게 공여한 검주 2벌……
신카이에 갓산, 이었지. 그 둘이 큰 성과도 올리지 못한 채로 사라진 사실을, 나는 웃어 넘기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인가」
「비용대효과라는 원칙 정도는 알고 있을텐데?」
「수지가 맞지 않는다, 라고 말해요.
이쪽의 말로는……」
「검주는 귀중한 물자다.
1기가 전차 몇대, 병사 1개중대의 편성비용마저 웃돈다」
「예……
야마토로부터 몰수한, 귀중한 물자로군요」
「그것이 없어진 결과, 얻은 것은 뭐지?
조금의 살인사건과, 마을 하나의 괴멸」
「충분하지 않습니까. 뒤쪽은?」
「코스트를 던지는 의의가 없었다, 라는 점이 문제다.
그 마을을 멸한 것은 은성호이지, 네 녀석의 준비와는 아무 관계도 없다」
「결과적으로는, 그런 걸로 되어 버렸습니다」
「그 결과를 논하고 있다.
이의가 있나」
「터무니 없어요……」
「게다가 은성호는 아직도 정체불명의 존재. 그런 것이 아무리 흉행을 저질러 봐야, 우리의 목적에는 기여하지 않는다. 나는 야마토 무자의 흉행을 바랬던 것이다」
「즉, 네 녀석이 올린 성과는 영이나 마찬가지.
이의는?」
「……없어요……」
「좋다.
그렇다면 나는 네 녀석에게 앞으로 하나를 물으면 끝난다」
「소리마치 이치죠.
네 녀석은 무능한가?」
「헤, 헤, 헤……」
「……」
「옛하고 대답하면, 그야 편하겠지요?」
「그렇구나.
네 녀석이 그렇게 하고 싶다면 멋대로 하면 된다. 나는 별로 말리지 않아」
「히에, 헷……
뭐, 시간을 받아서, 조금만 설명이라는 걸 하게 해주시지요」
「상관없을까요? 가겟트 소령」
「선택의 자유는 이미 주었다」
「헤헤.
뭐. 별로 은성호 같은게 오지 않아도, 그 마을에서의 공작은 실패했었다는 이야기라서요……」
「오오토리 카나에의 건인가.
확실히 그녀의 행동은 나라도 예기치 못한 것이었다.
하지만 그녀를 적절히 배제할 수 없었던 것은 역시 네 녀석의 능력부족이다」
「그래서?
은성호와 오오토리 대위만 나타나지 않았다면, 이제 두 번 다시 실패하지 않는다고?
그렇게 말하고 싶은건가」
「아뇨, 아뇨.
뭐, 그리 이야기를 서두르지 말아주세요……」
「흐응?」
「은성호는 어쩔 수 없다고 치고.
오오토리양은 소령님의 쪽으로 어떻게든 할 수 있었어요.
하지만 그 밖에 하나 더, 처리하지 않으면 안 되었던 것이 있어서요……」
「실패의 원인이 아직 있었다는 것인가」
「갓산을 실제로 잡은 것은 그 녀석입니다. 본 것이 아닙니다만, 뭐, 틀림없겠지요.
아마도, 신카이도. 이쪽은 아직 조사 중입니다만」
「누구냐」
「경찰관입니다.
다만, 공식상은 없는 걸로 되어있는 모양입니다만……」
「갓산을 잡았다고 했구나?」
「예.
무자에요. 붉은 검주를 사용합니다」
「이름은 무라마사……
라고, 하지요」
「무라마사?」
「……불길한 이름이에요.
특출나게요……」
「경찰국이 비밀리에 무자를 거느리고 있다는 것인가?」
「예……」
「일을 처음부터 이야기해라」
「이건, 실례를.
그 마을에 오오토리 중위……아니, 대위가 나타났을 때, 총이 겨누어진 예의 대관은 격앙해버려서」
「대위를 베려고 했습니다만.
거기서 막으러 끼어들어서, 대관을 물리쳤던 것이 문제의 무라마사」
「……」
「그때부터인지, 처음부터 그랬던가는 모릅니다만……
양쪽은 손을 잡고, 대관님의 일당에 대항해 왔어요」
「최후는 대관과 갓산을 꾀어내서 격추……했겠지요, 뭐.
나는 그 전에 당해 버렸으니까, 지켜보지는 못했습니다만」
「그런 것치고는 단언했구나.
은성호가 아니라 그 무라마사가 대관들을 토벌했다고, 무언가 판단할 재료가 있는 것인가」
「대관이나 무라마사는 산의 주변에 있었을 것입니다만. 은성호는 그쪽으로는 오지 않았으니까요.
이건 확실합니다. 산에 있던 내가 살아 남았으니까 틀림없습니다」
「흠……
하지만 가능성으로서는, 대관과 함께 은성호에게 처리되었다고도 생각할 수 있을텐데」
「아니요.
그건 아니에요」
「왜지」
「바로 요전날, 모습을 보았으니까.
가마쿠라의 근처에서」
「무엇을 하고 있었지?」
「……글쎄요.
악인 퇴치, 같은 것을 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만」
「………….
그것이 무라마사 어쩌구의 행동원리인가?」
「헤에헤헤헤헤……!」
「……」
「네 녀석의 웃음은 항상 나를 불쾌하게 하지만……
오늘은 더욱 각별하구나」
「헤헤, 헤헤헷……
실례했습니다……」
「무라마사 어쩌구를 모는 기사의 이름은?」
「미나토 카게아키.
이 녀석과는 마을의 건 이전에 만난 적이 있어서요. 그 때에 경찰이라고 밝히는 것을 들었으므로……」
「호오?」
「가마쿠라의 거리에서, 무언가의 수사를 하고 있는 듯한 미나토와 엇갈렷다는 것 뿐인 이야기입니다만.
그 조금 후에 신카이가 당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그 때, 녀석과 함께 있던 3명의 학생이, 신카이――스즈카와 료우부의 제자이고, 게다가 사냥감으로 선택되어 버렸습니다」
「어째서인지 목숨은 건졌어요……
아니, 한 사람은 별건으로 죽어 버렸습니다만」
「즉, 신카이는 그 3명을 히롱하고 있는 중에 누군가에게 섬멸당한 것이군?
나머지 2명으로부터 사정청취는 했는가」
「그게 글렀어요.
1명, 그나마 나은 쪽은 신카이에게 눈이 으깨져 버려서요. 중요한 것은 아무것도 보지 못했습니다」
「또 한사람, 아가씨의 쪽은……
몸도 마음도 스크랩이라서. 도무지」
「흠…….
하지만 사건에 무라마사가 관여한 가능성은 농후하다는 것이구나」
「예…….
신카이도 갓산도, 아마도 처리한 것은 놈입니다. 경찰의 직무로서 하고 있는 것이라면, 향후에도 물어뜯으러 올지도 모르겠네요……」
「이쪽의 조치에」
「흥…….
네 녀석이 말하고 싶은 것은 이해했다」
「헤……」
「……경찰이라고?
바보같은. 그 겁쟁이들에게 로쿠하라를 상대할 기개가 있나」
「……」
「하지만……그렇기 때문에 비밀리인가?
뭐라하건, 방해로군」
「헤헷……」
「경찰이건 아니건, 마치 정의의 사도와 같이 행동하는 녀석의 존재가 소문이라도 나면……
우리의 계획에 중대한 지장을 초래한다」
「이미 나기 시작했어요.
그 자식, 제법 여러 곳에서 활약했던 것 같아서」
「……유예는 허락되지 않는다는 것인가.
그 무라마사가 영웅이 되고나서는 늦다」
「한번 탄생한 영웅은 이미 불사다……바로 그 본인이 죽어도 사람들 사이에서의 영웅상(英雄像)은 사라지지 않는다. 야마토 민중의 마음에서 무라마사는 살아간다」
「곤란하네요……」
「……아아.
영웅은, 우리 진주군만으로 좋다」
「…………」
「대처에 대한 의견을 듣지」
「제대로 된 경찰관이라면, 적당한 이유 붙여서 경찰국에 신병을 내밀게 해서, 어딘가의 감방에 집어넣어 버리면 끝나는 이야기이겠지만요…….
경찰국의 명부에 녀석의 이름은 없으니……」
「그런 녀석은 없다고 잘라 버리면 거기까지입니다」
「……」
「그렇다고 해서, 힘으로 하려고 해도…….
그 자식은 가마쿠라 서장의 사택에 숨겨져 있는 것 같아서요. 밀어붙이기에는, 좀 문제가 지나치게 많습니다……」
「당연하군.
강압적인 행위를 해서 시민의 반감을 사선 본전도 없다」
「예…….
그 점을 생각하면, 녀석이 돌아다니는 중에 노리는 것도 좋지 않군요.
시가지에서는 너무 눈에 띕니다」
「시가지에서는 말이지요……」
「……그러니까, 교외로 꾀어내서 처리한다.
그러한 것인가」
「헤헤……」
「수단은」
「녀석은 아무래도, 은성호에게 대단히 집착하는 것 같아서.
『정의의 사도』라면 그럴 만도 합니다만」
「……호오?」
「예의 마을의 대관이요. 무라마사에게 질문받았다는 듯 해서요. 은성호를 알고 있는가, 라고.
그리고 그 마을이 더듬은 말로를 생각하면……녀석은 대관을 노려서 나타난게 아니라」
「은성호와 쫓고 쫓기는 동안에, 우연히 들렀을 뿐인지도 모르겠군요…….
그렇다면 어째서 대관을 죽인건지……」
「……흥.
하지만 어쨌든, 『은성호』는 녀석에 대한 미끼로 써먹을 전망이 있다는 것이로군?」
「예」
「그럼 또 하나의 문제다.
끌어들이는데 성공했다고 해도, 어떻게 처리하지」
「헷헤.
뭐, 고생이겠지요……」
「이노우에 신카이는, 내용물은 초아마추어였다고 해도, 명물 중의 명물…….
나가사카 대관도 갓산의 영감도 보통 수단으론 안 되는 분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살해당해 버렸으니까요.
완전편성된 용기병 1개대대……빌려주실 수 있습니까?」
「……얼빠진 소릴 하지 마라」
「헤, 헤, 헤.
그렇다면……다른 수를 빌려서 처리할 수 밖에 없군요?」
「로쿠하라에 부탁하라는 건가.
그 탐욕스러운 개들에게 그런 말을 걸어봐라, 위압적인 태도로 무엇을 요구할지 모른다」
「1개대대보다 비싸게 들거다」
「멋대로 서로 물어뜯게 하는 것이 최고로군요.
꾀어낼 장소를 골라서……」
「어디냐」
「지난번에 주운 묘한 정보를 활용하는 것은 어떻습니까?」
「…………과연.
나쁘지 않다」
「일이 이상적으로 굴러가면 일거양득인가.
눈에 거슬리는 것이 둘 한꺼번에 정리된다」
「그렇습니다……」
「……괜찮겠지. 그 방침으로 진행한다.
내일까지 계획의 상세를 세워둬라」
「알겠습니다……」
「소리마치」
「네」
「실패는 두번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남의 실패에 참는 것도, 다」
「헷헤……!
나는 3번이라도 4번이라도 태연합니다만. 뭐, 소령님에게는 거기까지 인내를 기대할 수 없지요……」
[ESC]
소리마치 이치죠는 사람을 싫어하지 않는다.
자신의 정의를 확신해 전혀 의심치 않는――미쳤다고 밖에 생각되지 않지만!――그 소령마저, 예외는 아니었다.
어리석다고 조소하고, 모멸도 해도, 혐오감은 느끼지 않는다.
소리마치는, 인간을 좋아하는 것이다.
그날그날을 신중하게 보내는 시민도, 시민의 생활을 착취해서 살찌는 공무원도, 공무원에게 아첨해서 부정하게 돈을 버는 사업가도, 그런 자들을 미워해서 싸우는 용기의 소유자도.
차별없이, 소리마치는 좋아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과 말을 나누고, 혹은 칼날을 섞고, 혹은 이용하고, 이용당하고, 때려눕혀서 흙탕물을 마시게 하고, 걷어차여 쓰러져서 시궁창에 버려지고――
그러한 관계를 맺는 것을 견딜 수 없이 좋아한다.
선이든 악이든.
적이든 아군이든.
진지하게 사는 인간의 모습은, 소리마치를 즐겁게 만든다.
그러니까.
만약, 소리마치 이치죠가 누군가를 싫어한다면.
마음 밑바닥에서부터――
누군가를 미워한다면.
그것은.
「……헤, 헤, 헤……」
「헤엣헤헤헤헤헤헤헤……!」
제4편 진천기(震天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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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C]
간수 : 「미결수 048호.
나와라」
「네」
간수 : 「…………그런데. 오늘은 뭘 하고 있어?
선반에 다리를 걸고, 매달려서」
「복근운동입니다」
――에노시마(江ノ島)에 있는 막부 직할의 어업연구소(漁業研究所).
그 실태는 병기연구시설, 게다가 은닉하고 있을만큼 극히 위험성이 높은 신형병기의 개발을 하고 있다――는 밀고를 받아, 조사를 개시했던 것이 1개월 전.
용의가 농후하다고 판단, 기회를 가늠해 잠입수사로 내보낸 조사원은 지난 주, 짧은 연락을 끝으로 통신을 끊었다.
――――『은색의 괴물을 보았다』라고.
또한, 에노시마 부근의 연안에서 의심스러운 실종사건이 다발하고 있는 사실을 확인. 인근 주민의 사이에서도 섬의 상태를 수상히 여기는 목소리가 높아지기 시작했다.
……사태는 예상 이상으로 심각하다고 생각한다.
로쿠하라 막부에 의한 비인도적 병기 실험의 존재.
혹은, 미확인 연속대량학살범――가명 은성호의 관여가 의심된다. 신속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하지만 현재, 야마토에서 조사행동에 적절한 인재는 많다고 할 수 없고, 이미 어떠한 업무에 종사하고 있지 않은 인간이 된다면 전무하다.
그러므로――
진주군 총사령부는 야마토 국내무성 경찰국에게, 국제평화의 정신에 준거한 협력을 요청한다.
이상.
잠시, 할 말이 없었다. 다른 사람도 마찬가지로 보인다. 서류를넘기는 서장의 손가락끝 소리만이 공기의 침전을 흐트렸다.
로쿠하라의 극비병기실험.
현재의 상황을 생각하면, 그것은 확실히 있을 수 있는 이야기였지만.
「……조금, 엉뚱한 이야기라는 감개를 금할 수 없습니다」
「정말이네요」
겨우, 골라서 입에 담은 말에, 카나에양은 시원스럽게 동의의 수긍을 되넘긴다.
한 걸음 물러났다――라기 보다도 관객의 어조로, 더욱 계속 말한다.
「『은색의 괴물을 보았다』라니, 괴기소설이 아니니까요.
그래도 본직의 조사원이, 그런 적당한 보고를 할까요?」
「너무 서정적이라고는 저도 생각합니다」
「게다가 병기실험. 경찰국에 대한 협력요청.
……뭐어 별개로 보면, 이렇다 할 의심스러운 것은 없기는 해도」
「예」
「둘을 맞추면 어머나 차암.
어째서 그런 찾는 측에게 있어서도 기밀성이 높은 조사에 외부의 협력을 부탁할까요?」
「적절한 인재가 부족하다, 라는 설명이었습니다만……」
「연맹은 전시중부터 다수의 현지공작원을 확보하고 있었다고요? 지금의 실정에 대해 자세할 리는 없지만……일손 부족이라는 것은 도무지, 리얼리티가 느껴지지 않네요」
눈살을 찌푸리는, 대위.
자신이 소속한 조직에 대한 의심을 말하면서, 죽눅드는 모습도 없다.
개인적으로는, 대위의 이러한 태도는 믿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하지만……
친왕이나 서장이 보면 저의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겠지. 약간 차가운 시선을 던지며, 계속 침묵하고 있다.
「솔직하게 묻겠습니다만, 이 일건에 대해서 대위님에게는 무언가 다른 설명이 주어지지 않았습니까?」
「그게 아무것도요.
갑작스런 소환에 무슨 일인가 생각해서 요코하마로 가 보면, 단지 그 종이뭉치가 떠밀렸을 뿐」
「저의 상사는 우편이라는 시스템을 모르는 것 같습니다. 곤란한 일이에요」
「기밀정보의 취급으로는 당연합니다만.
뭐, 확실히 어처구니없는 이야기옵니다」
「……로쿠하라의 병기연구를 찾기 위해서 경찰국에 협력을 요청한다.
이것은 전제로서 막부와 경찰국을 분단한 인식이 필요할 것입니다만, 이 점에 대해서는?」
「마이도노노미야 전하와 가마쿠라 서장님의 우애, 그리고 두 부이 야마토의 현황을 우려하고 계시는 것에 대해서는 이미 보고를 올렸으니까요」
대위는 이것도 또한 시원스럽게 고했다.
「경찰국은 어쨌든, 가마쿠라서는 막부와 일선을 긋는 존재라고 판단. 평화주의의 아래에 GHQ와의 악수도 응할 거라 믿고, 협력을 요청했다. ……라는 것은 아닐까요」
「과연」
「완벽하군요」
완벽하게 수상하다.
같은 결론을 내리고, 세 명은 나란히 시선을 허공에 날렸다.
어슴푸레한 천장은 이 섬나라의 평화와 질서를 회복한다는 명목을 맡아서 진주하는 군대에 대한 신뢰를 높이기 위해, 전혀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았다.
불신과 의심만이 소용돌이친다.
「……미야 전하」
「응……」
「아마도 GHQ는, 나와 하치만궁의 연결, 그리고 거기에 카게아키――고유한 전력이 존재하는 것을 눈치챘다고 생각됩니다」
대위에게 슬쩍 시선을 보내고, 서장은 말했다.
「GHQ가 미야 전하를 어떻게 취급할 속셈이건, 실전력을 보유하고 있어선 부적당하겠지요.
그래서 배제에 들어간 것이 아닐지」
「……혹은.
GHQ는 보다 직접적으로, 카게아키를 싫어하는 이유를 가졌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
오오토리 대위가 하치만궁을 비우고 있는 사이를 노려, 서장이 나와 미야 전하에게 밝힌 하나의 추측에 생각이 미친다.
그것이 진실이라면――확실히. 친왕과의 관계가 없더라도, GHQ는 나의 배제를 바랄 것이다.
「그래서, 함정을 걸어 왔다?」
「네. 에노시마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건, 그 목적으로 하는 바는 카게아키의 포살(捕殺)이라고 보는게 우선 틀림없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대처는……」
「어떻습니까?
대위」
「전적으로 찬성합니다.
저도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부터, 목덜미의 털이 곤두서있을 뿐이라 참을 수 없고.
그야말로 뻣뻣하게요」
「자, 카게아키 님.
보아 주세요」
「예」
「상스러워요, 아가씨」
「사, 상스러운 거 하는 거여!?
크학, 발이 방해라서 보이지 않아!」
「카게아키 님……
만져도 괜찮다고요?」
「그럼, 실례해서」
「……나중에 해라.
대위로부터도 이론이 없다면, 이 건은 함정이라고 단정해도 지장이 없지요」
「말을 골라서 거절하거나, 혹은 표면상 받아들여 두고서 실질적으론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요점은 게으름을 피울 것을 자처하는 거지만.
어느 쪽이든 좋다고 생각합니다. 미야 전하」
「그렇구먼.
카게아키 군, 그걸로 좋지?」
「아니요」
「뭣이라!?」
「……카게아키」
「저는 에노시마로 향하겠습니다.
미야 전하, 보석(保釈)의 밀지를 내려주소서」
「보석의……밀지?」
「조금 사정이 있으므로, 흘려들어주세요」
「알겠습니다♪」
「순순함을 어필해서 찔끔 호감도 겟.
느낌 좋군요, 아가씨」
「……어쩔 생각이냐.
너는 이것이 함정은 아니라고 생각한건가?」
「전부 액면 그대로라는 가능성도 부정은 할 수 없습니다」
「진심인가」
오히려 제정신이냐고 말하고 싶어하는 듯한 어조였다.
「저에게는, 그 점은 어느 쪽이라도 상관없습니다.
다만, 은성호의 개재가 시사되고 있는 것이 마음에 걸립니다」
「그것이 단순한 거짓말인가, 그렇지 않으면 어떠한 사실을 보이고 있는 것인가……이것은 함정인가 아닌가라는 관점으로부터는 판단이 불가능합니다.
어느 쪽이라 해도 쌍방의 가능성이 있을 수 있습니다」
「현지에 발을 들여서 확인하는 것 밖에 길이 없습니다」
「……무모하다고 생각하는디」
「이미 아는 바입니다」
「……서장……」
「카게아키.
미야 전하는 너의 몸을 염려하고 계신다」
「과분할 뿐입니다」
「필요로 하고도 계신다.
조금 전, GHQ는하치만궁이 전력을 가지는 것을 싫어한다고 말했겟지. 그 다음을 읽어라」
「이해하고 있습니다.
미야 전하에게서의 많은 후의도 잊지 않았습니다」
예의를 취한다.
「그렇기는 하나 이 몸은 은성호를 멸하기 위한 것.
부디 용서해주시길 바랍니다」
「……」
「…………미야 전하」
「………….
어쩔 수 없는가……?」
「예…….
이 사람에게는, 아직……지금은」
「……」
「조심해, 카게아키 군.
거듭거듭 말이여……」
「염려 황송합니다」
「……죽으면, 안돼」
「…………옛」
내전을 물러난다.
당연한 것 같은 얼굴을 하고서, 오오토리 대위가 동행했다.
「저는 이제부터 곧바로 향하겠습니다」
「예.
가도록 합시다」
「일단 서장댁에는 돌아가는 편이 좋습니다.
준비도 있고」
「…………」
「……그래서.
무슨 일이지? 시시쿠」
「예.
어제, 진주군과도 연결을 가진 오야토이에 속한 자로부터 보고가 있어서……」
「아무래도 가까운 시일 내에, 녀석들이 에노시마에 본격적인 조사단을 보낸다고 합니다」
「……호오, 호오」
「그 정보의 정밀도는?」
「요코하마에 잠복하고 있는 우마야슈(厩衆)에 연락해서, 시급히 조사하게 했다.
확실히, 그러한 움직임이 있다고 한다」
「헤~에.
간신히 물었다는 거야?」
「의외로, 허리가 무거운 녀석들이구려.
가르쳐 주고나서 1개월 가까이 지나지 않았소이까」
「글쎄……단지 움직임이 둔할 뿐인지.
그렇지 않으면 먹이가 너무 맛있어서 경계시켰는지……」
「어쨌든……
걸려들었다면, 이쪽의 대처는 정해져 있다」
「네, 아버님.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으로, 좋은 것이군요?」
「음.
굶주린 짐승에게는 먹이가 필요하다」
「배가 부풀면 코도 무디어진다.
녀석들에게는, 잔뜩 먹어주었으면 하는 바이구려? 공」
「그렇지 않으면 준비한 보람이 없기도 하고~.
저건 저것대로 돈이 들었고」
「예산을 좋을대로 쓰게 한 녀석이 말할 대사인가」
「삼엄한 연구소에서, 만들고 있는 것이 단순한 소품이라면 역시 들킬텐데. 진짜 지향이야 진짜 지향.
……덕분에 최고의 농담이 되어 버렸지만」
「그건 조금 지나쳤지 않을까하는 기분도 드는데……」
「그 정도로 좋겠지. 녀석들의 흥미 관심을 채워주려면.
만일이라도 현 단계에서 본 목적에 눈을 향하게 해서는 곤란하다……시시쿠, 그 쪽은 어떻지」
「기다려주시길.
……죠안」
「옛――」
「어전(御前)에」
「오우, 이건 야규(柳生)의 분.
다망할텐데, 불러내서 미안하구려」
「배려, 송구스럽습니다.
코가 중장님」
「그래서, 죠안사이(常闇斎).
사사가와의 상황은 어떻지」
「――」
「상관없다. 직답(直答)을 허락한다」
「옛. 현 시점에서는 염려할 것이 없습니다.
제 휘하인 우마야슈에 의한 방첩(防諜)은, 충분히 기능하고 있습니다」
「그 계획은 막부의 대사(大事), 국가의 대사.
……그대를 신뢰해도 상관없겠는가?」
「로쿠하라가 있기에 이 죠안.
반드시, 기대를 거스르지 않겠습니다」
「좋다.
물러나라」
「옛」
「그래서, 계획의 진척상황은 어떻겠소?」
「오카베의 난으로 수집한 실전 데이터를 바탕으로 최종조정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완료되는대로, 제1기(期) 양산의 예정입니다」
「서둘러라」
「옛!」
「이인(異人 : 외국인)들도 바보는 아니니까.
언제 이쪽의 가랑이에 손을 뻗쳐올지. 이거이거 참……」
「그렇기 때문에 준비한 에노시마……
제대로 효과가 나와 주기를 기대합시다」
이미 있던 글의 일부만 바꾸는 거라서 생각보단 작업이 편하네요.
하지만 태그도 있으니까, 조심조심 올려야겠지요.
그나저나 역시 카나에가 중간에 끼면 만담요소가 느는 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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