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이것저것 벌려놓은게 많아서인지 하나에 집중하기가 힘드네요.
차근차근 하나씩 정리해가야 겠습니다.
12월 4일
마지막 아침이 찾아왔다.
몇번이나 발길을 옮겨, 눈에 익숙해져 버린 방이다.
하지만 이걸로 마지막으로 보는게 된다.
절대로, 여기에 오는 일은 없을 거다.
오늘이라는 날이 어떠한 형태로 끝나더라도.
히카루는 자고 있다――
아니, 깨어나 있다.
지금은 본래의, 진짜 히카루다.
썩으려는 육체와, 육체보다도 한 걸음 빨리 붕괴해버린 정신을 가진――나의 마지막 가족.
그녀는 이윽고 잠든다.
마음을 깊이 가라앉혀, 꿈의 바닥에 떨어져, 또 하나의 자신을 현현시킨다.
은성호.
가장 강한 미나토 히카루.
가장 순수한 미나토 히카루.
미나토 히카루의, 소망의 결정.
――――나의 소망은, 히카루의 목숨을 보전하는 것.
어떠한 형태라도 어떠한 수단에 의해서라도 좋다.
죽게하고 싶지 않다.
무슨 일이 있어도, 죽게하고 싶지 않았다.
이 세계에 살게 해주고 싶었다.
무엇을 희생하더라도.
(신, 인가……)
땅 바닥으로부터 “신” 을 끌어내어, 히카루와 연결시킨다.
아직도 반신반의(半信半疑)다.
아니, 일신구의(一信九疑) 정도이겠지.
하지만 그런 일말의 가능성 밖에 히카루가 죽는 운명을 뒤집을 수 없다면, 나는 주저없이 모든 것을 건다.
나 자신의 전부를. 세계의 전부를.
누가 그것을 거절하고, 누가 그것을 부정하더라도.
힘으로 빼앗아서, 도박판에 올려주겠다.
필요한 패를 갖추고, 신의 소환이라는 회전반을 돌린다.
용서받을 일은 아니겠지.
아욕을 위해서 다른 자의 운명을 약탈한다……인간의 소행은 아닐 거다.
인간이라면, 할 수 없었겠지.
(인간이 아니다)
지금의 나는 일검에 지나지 않는 것.
유일한 사명을 갖고,
그것을 방해하는 불순물을 일절 가지지 않았다.
사람이 아니라, 검인 거다.
다행히도.
오늘 하는 일이, 아무리 무도하더라도……
나는 망설이지 않아도 된다.
한탄하지 않아도 된다.
슬퍼하지 않아도 된다.
망설임도 한탄도 슬픔도, 이미 떨어져서 사라졌다.
그 “알” , 2세 무라마사의 오염파가 그렇게 해주었다.
나는 검.
마검이다.
미나토 히카루를 사랑하고 지킨다는 이름의――
「그것은……애정이 아니다……」
「――――저주다――――」
일순간의 현기증을 뿌리친다.
잡념?
아니, 기분탓이다.
지금의 나에게 불순물은 없으니까.
(가자……)
시작하자.
이 오솔길로 나아가기로 하자.
망설임 없이.
보좌관 : 「중령님!
이쪽에 계셨습니까……」
보좌관 : 「머지않아 군의가 시작됩니다」
「그런가.
……먼저 가 있어다오」
보좌관 : 「어디에 가십니까?」
「주방에 들른다」
보좌관 : 「……주방?」
<총성과 폭발음>
「왠지……
오늘은 묘한데」
「뭐가」
「진주군 녀석들.
공격이 엄청 어설프지 않아?」
「…………」
「듣고 보면」
「그렇지」
「하지만 그것은, 일이 예측대로 진행되지 않기 때문은 아닌가」
주위를 확인한 후, 챠챠마루의 귓가에 말한다.
「나중에 결전병기를 쓸 생각이라면, 강공을 해서 쓸데없는 희생을 내자고는 생각하지 않을 거다」
「그렇지만…….
어딘지 걸리는데」
「볼프로부터의 연락도 아직 오지 않고……」
「…………」
「잘 처리되었다면, 소식을 넘길 거지만」
「야규 죠안을 경유해서인가?」
「응」
「네.
바로 지금, 전하러 왔습니다」
「…………」
「…………」
「뭔가요?」
「심장에 나쁘군」
「심장에 나빠」
「이것은, 무례를」
여느 때처럼 소리도 기척도 없이 나타난 그 남자는, 정중하게 일례했다.
그리고 조금 전의 나와 같이, 주변에 경계의 시선을 할애하고 나서 다시 말하기 시작한다.
「가마쿠라의 진주군 임시사령부에 있는 동지의 한 사람으로부터, 바로 지금 통보가 있었습니다」
「……?」
「……볼프겠지?」
「아닙니다.
녹룡회의 멤버이긴 합니다만」
「어째서야.
연락의 창구를 여럿 만들면 혼란하니까, 볼프가 일괄로 맡는다는 약속이었을 텐데~」
「볼프 교수는 현재, 구금되어 있습니다」
「……하아!?
뭐 하고 있는거야 그 팬티 아저씨!」
「서, 설마라고는 생각하지만――」
「강제외설죄인가?」
「이런 때에!!」
「아니요, 사태는 조금 더 심각할 겁니다.
캐논 중령도 교수와 같이, 행동의 자유를 빼앗긴 상태인 것 같습니다」
「……뭐라……」
「……」
캐논 중령?
들은 기억이 있는 이름이다.
확실히――단조뢰탄 투하작전을 실시할 예정인 GHQ 장교.
그런 자가, 구급되었다?
「위로 소장은?」
「모릅니다.
이미 말살당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지」
「어젯밤 미명……아니요, 정확히는 오늘입니다만.
국련사무국 차장 루비 사슈안트 백작이 은밀하게 입국, 가마쿠라 시내의 야전사령부를 방문해, 어떠한 처단을 행한 모양입니다」
「이후, 위로 소장은 소재불명.
캐논 중령과 볼프 교수는 개별적으로 감금」
「군의 통수권은, 국련 전권대리 및 대영연방 여왕의 신임대사로서, 사슈안트 백작이 사실상 장악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챠챠마루, 어떻게 된 거지?」
「들켰어……」
「GHQ의 대 야마토 정책을 맡은 캐논 중령은 신대륙 독립파였어, 오빠.
독립을 위해서 야마토를 원했고, 야마토를 빼앗기 위해서 단조뢰탄을 사용하려고 했어」
「녹룡회는, 그렇달까 볼프 교수는, 독립파에 협력하면서 이용할 속셈이었지만……」
「………….
이 막바지에, 캐논 중령과 그 일당의 정체가 국련에 드러났다?」
「그렇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어」
「네」
과연.
진주군 같은 강대한 군정조직에 녹룡회라는 수상한 집단이 간섭할 수 있었던 것은, 상응하는 빈틈이 있었기 때문인가.
신대륙 독립파――꿈꾸는 사람들. 대영연방의 표면의 강적이 러시아 제국이라면, 잠재적인 강적은 그들이라고 말할 수 있다.
대규모적인 일제봉기는 과거에 4번. 중소규모의 반란은 몇번 있었는지, 셀 수가 없다.
진주군의 중심파벌이 그 독립파고, 은밀히 대영연방을 적대시하고 있었다면, 볼프 교수 같은 속셈이 있는 협력자를 받아들인 것도 납득은 간다.
도움이 되는 아군은 얼마든지 갖고 싶은 심경이었겠지.
솜씨 좋게 기생한 것이다.
하지만 그것도, 숙주가 고사하려 하는 지금에 와서는――
「…………」
「……젠장~……」
「어째서 음모라는 건 이렇게 잘 되지가 않는 거야!?」
「음모라서겠지」
「이대로는 단조뢰탄은 떨어지지 않아.
국련에서 온 녀석은 야마토를 어떻게든 하는 것보다 GHQ의 정리를 먼저 하고 싶을 거니까……」
「…………」
「챠챠마루.
캐논 중령이란 자는, 유능한 남자인가?」
「어?」
「신병을 자유롭게 해주기만 하면, 지금부터라도 잃은 것을 만회할 수 있을까?」
「응……그것은……그렇네.
그 녀석은 터프하고, 머리도 잘 돌아가」
「지휘권을 탈환해서 작전을 속행하는 정도라면 할 수 있을려나.
전권대리라는 녀석도 아직 공공연하게 중령을 반역자 취급은 하고 있지 않은 것 같고……」
「예, 그렇게 말했습니다.
하지만 미나토 님……그렇다면 어떻게 하신다는 말씀입니까?」
「그 남자를 구하면 어떻게든 된다면, 구할 뿐이다」
「이제부터 다녀오지」
「오빠가!?」
「달리 누가 있지」
「아니, 하지만……
안돼, 위험해」
「전장에서 말할 대사라고는 생각할 수 없지만」
「정도라는 것이 있고.
이전처럼 위험한 것은 이제 싫으니까!」
「이전?
건조사 때의 이야기인가」
「저건 내의 미스였지만.
설마 그 새까만 남자가 무자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으니까……아~, 그런 거에 오빠를 덤비게 한 그 때의 자신을 때려눕히고 싶어!」
「지금 떠올려도 식욕이 감퇴해!」
「……일축했을 텐데」
「결과는 그렇지만.
진주군의 사령부에 있는 용기병은 1기나 2기가 아니야, 절대로」
「어떻게든 한다」
「어떻게든 해서 어떻게든 되었다면 6년 전의 전쟁에서 우리나라가 지지 않았습니다!」
「뭐냐 그것은.
너는 거기까지 나를 신용할 수 없는 건가」
「그, 그렇진 않아.
그렇진 않지만……」
「…………」
「째, 째려봐도 이것은 안돼!
무무무무무무섭지 않고!」
「푸잇」
「뭐 좋다.
네가 허락하건 허락하지 않건 알 바 아니다」
「다녀오지」
「싫~어~!!」
「허리띠를 잡지 마라」
「호리고에 중장님.
그, 슬슬 남의 눈이」
「안됀다면 안됀다면 안돼~~~!!
무슨 일이 있어도라고 한다면――」
「뭐냐」
「내도 함께 갈래!」
「바보냐, 너는」
「댁한테는 못 당하지!」
「장군이 진을 떨어져서 어쩌자는 거지」
「오빠라도 부관이잖아!」
「그만두면 끝날 이야기지」
「내를 버릴 생각!?」
「그런 말이 아니지만, 그런 말이었더라도, 별로 주저할 이유는 없다 생각한다」
「으~앙, 이 사람 너무해!」
「미나토 님.
호리고에 중장님」
챠챠마루를 질질 끄는 채로 다시 걷기 시작하려 한 순간, 웃기는 걸 참고 있었던 듯한 목소리가 옆에서 끼어들었다.
이모의 남자가 입가를 누르면서, 이쪽을 보고 있다.
「이번에는 너인가」
「우~」
「여기선 부디, 저에게 맡기시길」
「……죠안?」
「실은 원래, 그럴 생각이었습니다」
「너라도 한가한 걸 주체 못하는 몸은 아닐텐데」
「저의 직무 따윈, 대리를 감당해내는 자는 얼마든지 있습니다」
「그것은 나도 같다.
내 쪽이 귀찮은 일도 없다」
「하지만 적재적소라고 하지요.
당신은 잠입공작의 전문가는 아닙니다」
「……」
「이 죠안은 아시카가가의 배후자, 야규 일문의 장.
적의 진중에 숨어드는 것은, 일상다반사입니다」
「죠안……부탁할 수 있을까?」
「녹룡회를 위해서.
저의 신앙을 위해서」
「반드시 기대에 따르지요」
「응……」
「……」
「미나토 님.
적절하게도 호리고에 중장님이 말씀하신 대로――계획이란 생각대로는 잘 움직이지 않는 것」
「게다가 더욱, 예기치 못한 사태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당신은 호리고에 중장님의 곁에 남아서, 이변에 대비해주세요」
「이 죠안, 엎드려 부탁드리겠습니다」
「……알겠다」
「야규 죠안사이」
「네」
「나는 네가 죽건말건 상관없다」
「……」
「하지만 시시하게 죽지는 마라」
「그것은……어쩐지 용서할 수 없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
「알겠습니다.
그렇지만, 염려 마시길……」
「가는 곳에는, 저의 운명이 기다리고 있다.
그런 예감이 듭니다」
「운명?」
「네」
「아마도――이쪽에 남으시는 미나토 님에게도」
「…………」
「……이거.
예언자 같은 말씀을 드렸습니다」
「시시한 이야기로 귀를 더럽혔군요」
「죠안……」
「다녀오겠습니다」
<――휙!>
그림자 같은 남자는 나타났을 때처럼 일례하고――
그림자처럼 사라졌다.
「……」
「오빠, 어째서 그런 걸 말했어?」
「……무언가.
예감 같은 것이, 나에게도 있었다」
「어떤?」
「저 남자와는, 이제 만날 수 없다」
「…………」
역시 동요가 퍼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설명은 기폭제나 마찬가지다」
아직……당분간 사이는」
귀환수단의 준비도 끝마쳤습니다」
본래의 책임자가 의무를 다하게 하지」
하지만 로쿠하라군과의 전투는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나는 그렇게 믿고 있다」
많은 자가 바라지 않은 죽음을 당하게는 되겠지」
전쟁이라는 것은, 한쪽만의 사정으로 개시할 수 있지만, 종료할 때에는 양자의 합의가 필요해진다」
합의가 필요한 상대를 완전히 말살해 버리는 것입니다」
「…………」
「단조뢰탄…….
사용하시겠습니까? 사슈안트 백작」
「간단한 해결법이로구나.
아주. 아주」
「예」
「그만두지」
「……」
「나는 조건에 따라 전쟁을 허용한다.
하지만 어떠한 조건에 의해서도 대량학살은 허용할 수 없다」
「전쟁이 결국은 대량학살과 같은 결과를 낳는 것이라도?」
「그렇다」
「좋은 전쟁과 나쁜 전쟁의 구별 따윈 없다.
하지만 평화의 전제인 전쟁과, 다음 전쟁의 전제에 지나지 않은 전쟁, 그 차이는 있다」
「단조뢰탄에 의한 미증유의 대학살로 이 전쟁이 막을 내린다면――야마토의 사람들은 얼이 빠지고, 굴복하고……50년 후에 다시 일어서겠지」
「그리고 천년간, 증오에 타오를 것이다」
「…………」
「우리는 국제통화공영연맹」
「전세계에 증오와 쟁란의 씨앗이 아니라, 평화와 번영의 씨앗을 뿌리지 않으면 안 된다」
「네.
……여왕폐하의 평화와, 여왕폐하의 번영을」
「비록 이 야마토가 미개한 후진국이라도, 사는 것이 열등인종이라도 예외로는 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야말로다.……우리의 우월한 문명으로 올바르게 이끌어야 한다」
「이것은 사명이야」
「……」
「그렇지 않은가?」
「네, 백작.
말씀하신 대로입니다」
(……하지만 야마토 국민에게 앙케이트를 받으면, 『아무도 부탁하지 않았을텐데』 라는 회답이 9할 이상을 차지한다고 생각합니다)
(딴죽 자중.
이런 사람이라고, 처음부터 알고 있지 않았습니까)
(국련본부에서는 나은 편입니다)
(알고 있어요.
논법은 어쨌든, 결론은 형편상 좋고……)
「…………」
「꺄악!?」
「단조뢰탄은 사용하지 않는다.
그걸로 간단히 승리를 얻을 수 있더라도」
「아니……그렇기 때문이기도 하다.
GHQ내의 세정이 끝날 때까지는, 승리해도 누구의 승리가 되는지 알 수 없으니까」
「예, 예에」
「좋은 수습방법은 있을까」
「역시, 철병할 수 밖에 없겠지요」
「이쪽이 먼저 공격했으니까, 이쪽이 먼저 물러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그냥 물러나면 로쿠하라군의 추격을 받을 거다」
「요코하마에까지 쳐들어올지도 모르겠군요」
「그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결말이다」
「철수는, 후방에서부터 조금씩.
평행해서 정전교섭을 진행합시다」
「전망이 있는가?
단순한 무승부라서는 곤란하다……상응하는 조건을 붙여서, 진주군의 우위를 보이고서 화해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지 않으면 여왕의 이름에 상처가 난다」
「방법 나름입니다.
조정을 이용하면 어떨까요」
「교코 조정……야마토의 명목상의 군주인가.
확실히, 평화의 중개자로서는 최적이로구나」
「가마쿠라에 있는 마이도노노미야 전하라면, 창구가 되어 줄거라 생각합니다」
「좋아. 맡기지.
곧바로 움직여주게」
「알겠습니다」
「좋은 보고를 기다리고 있겠다」
「……사슈안트 경」
「뭐지?」
「부디 신변에는 주의를.
호위의 병사를 떼어놓지 마시길」
「아아……알고 있다.
여기는 적지라고, 알고 있어」
「정말은 1개사단을 데리고 오고 싶었을 정도다.
로쿠하라에 저지되건 독립파에 저지되건, 그래서는 야마토에 발을 딛을 수 없었을 테니까 단념했지만」
「예……」
「안심해주게.
섣부르게 돌아다니지는 않는다」
「그렇게 부탁드리겠습니다」
「아가씨, 우리도 할 수 있는 한 빨리 용건을 끝마치고 돌아옵시다」
「예, 그렇군요」
정신오염 후의 카게아키는 전과 비교해서 많이 무모해진 편이지요.
덕분에 챠챠마루는 오늘도 안달복달 합니다. 세뇌한 쪽이 세뇌당한 쪽에게 이렇게 휘둘리는 것도 생각해보면 참 재미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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