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윽……크!」
――반응이 있었다.
낮은 자세로부터 휘두른 타치는, 적기의 무릎 부근을 맞추고, 물어뜯어……
얕지 않은 열상(裂傷)을 갑철에 새겼다.
한쪽 다리를 끊기에까진 이르지 않았지만, 뼈에 영향을 줄 정도의 타격은 줬을 거다.
그 부상은 확실히 적기의 운동을 저해하겠지.
발디딤에도 지장이 있게 되면, 나아가서는 검격의 위력도 저하시키지 않을 수 없을 거다.
나는 커다란 우세를 획득했다.
앞으로 한 수――》
우열은 확실하다.
적수라도, 그것을 모를 거라곤 생각되지 않는다.
오오토리 시시쿠는 감정적이라 보여도, 전투에 대해선 항상 냉철함을 본분으로 하는 듯하다.
그렇다면――지금, 재차 대화에 임하면, 혈기를 억누른 결단을 기대할 수 있는 거 아닐까……?
시도할 만큼 시도해 보고 싶었다.
피할 수 있는 분쟁은 피해두고 싶다.
또한 각하, 쿠니우지 전하, 오오토리가 당주, 이 어느 분에 대해서도 해할 의사가 없다」
사사가와 공방은 대답하지 않았다.
아니……대답할 수 없었던 건가.
표정은 철면으로 엿볼 수 없지만, 고민의 양상은 균형을 잃은 선 모습에서 보였다.
아픔을 씹어 죽이는 이갈이까지, 귀에 들려 오는 것 같았다.
오른쪽으로, 왼쪽으로――떨리는 다리를 질질 끌고, 시시쿠의 몸이 흔들린다.
그것은 그의 내심의 동요를 보이고 있다고도 느껴졌다.
빈틈투성이의 모습에, 굳이 때려넣기를 삼가한다.
하지만 물론, 날끝에 위압을 담아 타치를 쥐어 두는 것은 잊지 않는다.
이쪽이 빈틈을 보이면, 이 기백 날카로운 장이다, 부상을 억누르고서라도 베어 들어오는 게 틀림없었다.
<쿠당!>
견딜 수 없었는지, 그는 결국 무릎을 떨어뜨렸다.
단단한 바닥에 갑철을 겹친, 높은 소리를 울린다.
고개를 숙이듯이 몸을 굽히고.
오오토리 시시쿠는――타치를 쥐었다.
「웃――」
「…………」
날끝을 후방으로 향한, 허리칼(脇構え)[각주:1]을 취하고 있다.
앉은 위치로부터 일보를 내디뎌, 횡일문자(横一文字)로 베어버리는 자세이지――만.
그런가.
반격의 준비와 동시에, 다리 부상의 회복도 시도할 심산인가.
이리해서 다리를 쉬게 해 두면, 상처의 치유도 빨라진다.
게다가 그 회복 상황을 나의 관찰안으로부터 은폐할 수 있다. 서 있으면 자세의 변화로 짐작할 수 있지만, 다리를 쓰지 않고 앉아 있어선 간파할 방법이 없다.
궁지에서 이 임기응변, 칭찬해야 마땅하다.
……하지만. 그 임기응변이 의미를 가질지 어떨지는, 나의 판단에 의존하는 것이다.
칼 겨루기(太刀合)의 한중간에 휴전 제안 따윈, 확실히 무인으로서 있을 수 없는 타약한 행동이었을지도 모르지만, 그렇다고 해서 적의 회복을 입다물고 허락할 정도까지 얕보여선 곤란하다.
거기까지 무르지는 않다.
「오오토리 중장. 말은 이걸로 마지막이다.
다음은 타치로 한다」
「……」
「길을 열어라.
――무언은 거절이라고 받아들이지만, 어떻지」
「……벼, 」
「……?」
「별 수……없지」
「……중장」
「별 수……없으, 니.
……이렇게……」
「해주마!」
<휘익!>
――――뭐!?
그는……다리를 차올렸다.
무릎을 굽혀서, 접고 있던 다리를.
그런 발차기는 나에게 닿지 않는다.
닿아봐야, 아픔과 가려움도 느낄 리 없다.
――뭐지? 무슨 의미가……
<콰악!>
「욱!?」
……맞았다!?
무엇을!?
<챙그랑!>
……이것은.
오오토리 시시쿠의, 버렸던 와키자시!!
「싯――」
「상놈이!!」
<쿠웅――!>
후방으로의 퇴피는 늦었다.
뛰어오르듯이 날려서 퍼부어진 시시쿠의 베기를, 어깻죽지에 맞는다.
충격이 체내를 달려서, 오장육부를 휘저었다.
「그흐……!」
깊은 상처를 입은 다리로 지지된 일격이라고는 믿기 어렵다.
너무 무겁다.
확실한 반응이 있었지만……
실질 이상으로 부상을 가장했는가? 비틀거리며 무릎을 굽혔던 그때부터 기만당한 것인가.
그건 와키자시의 위치까지 자연스럽게 이동해, 다리 아래로 감추기 위한 동작이었는가!
《어중간한 데서 손을 느슨히 하니까!》
(돌려줄 말이 없지만, 다물어 둬라!)
무라마사의 질책에 반박만 해 둔다.
통각의 격렬한 주장을 얼버무리는데, 어느 정도는 도움이 되었다.
어금니를 갈며, 적수와의 간합을 다시 잰다.
약간 멀다.
재차 타치를 상단으로 한 오오토리 시시쿠의 모습으로부터, 다리 부상의 영향을 찾아내진 못했다.
결코 절무는 아니겠지……만, 이미 추측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이 남자에 대하여, 안이한 예측은 목숨에 연관된다.
지금, 확실히 몸으로 깨달았다.
「바닥 없이 얼빠진 놈이……
전장의 마음가짐조차 제대로 모르는가!?」
「네놈 따윌 타치의 녹으로 하는 것도 부아가 치밀지만, 살려서 돌려보내는 것은 더욱 허락 못한다.
야마토의 미래를 점치는 대례(大礼)에 그 우열함으로 발을 들인 죄, 피라는 피 전부를 흩뿌려서 갚아라!!」
흥분한 오오토리 시시쿠는 검주를 몸에 장갑하기 전과, 외관 이외에 아무것도 다르지 않았다.
사사가와 공방. 로쿠하라 중장. 막부 최후의 대장수(大将帥)이다.
사사가와군 10만을 한 손으로 거느려, 그 오카베 단죠우인 요리츠나마저 격파한 천하의 효장(驍将)――――
하지만.
나는……거기서, 지금은 큰 엇갈림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오오토리 중장」
「거듭되는 문답은 쓸모없다!
이것 이상, 나에게 필요없는 시간을――」
[ESC]
「당신은, 정도(正道)의 무인이 아니로……군」
나의 말이, 즉답으로 대답을 받는 일은 없었다.
그렇다고 해서, 내려온 침묵의 장막이 묵살을 나타내는 것도 아니었다.
이 정적은, 갑작스레 자욱히 낀 상념――아니, 원념으로 가득차 있다.
지금의 한마디는 오오토리 시시쿠의 심중에 닿아, 어딘가를 관통한 것 같았다.
「현혹의 요검.
중상의 위장.
그리고 와키자시를 다리로 조종하는 농간」
「하나만이라면, 비상수단으로서의 뒷기술(裏技)일까하고 납득도 간다.
하지만……3수」
「중장, 당신은――」
「멋대로 혀를 움직이지 마라.
미나토 어쩌구……」
「…………」
「……그렇다.
나는 원래……그러한 것이었다」
「자신의 처지에, 아무 불만도 없었다.
오오토리의 선선대――토키하루(時治) 님을 위해서, 어떠한 진흙이라도 이 몸에 받을 각오가 있었다」
「하지만 어리석은 선대가 모든 것을 부쉈다!
녀석의 탓으로 나는 본래의 역할을 잃고, 뿐만 아니라 선선대의 유지를 이루기 위해서 불손하게도 그분의 대역을 맡을 수 밖에 없어졌다!!」
「네놈 같은 건 알 리 없다.
그림자에 숨어야 할 자신이 겉으로 나타나――하물며 충성을 맹세한 주군의 직무를 침범하는, 이 치욕!
이 자학(自虐)! 이 자독(自涜)!」
「…………」
「비웃거라! 그렇다. 그 말대로다.
영리하게도 네놈이 간파한 대로, 사사가와 중장이라 받들어지는 이 몸은――――이와 같이 영인(影人)에 지나지 않는 거다!!」
<키이이잉――>
<빛나며 사라져간다>
《엣――》
「……은신!?」
음의인가!
갖가지 뒷기술에 더해서……검주까지도 그러한 성질일 줄은! 여기까지 오면, 의심할 여지는 한 조각도 없다.
오오토리 시시쿠는――암살자인가!!
《사라졌……어?》
(……아니.
잘, 봐라)
공간과 물체의 경계선에 단층이 있다.
양 눈을 굳히면, 덧없지만 그 엷은 선을 지각할 수 있다.
거의, 착각이라 혼돈할 정도지만…….
(빛을 투과시키고 있는 것이 아니라, 갑철의 색을 주위에 용해시키고 있는 거다.
일종의 의태……보호색이구나)
《……과연.
갓산 3기조보다는 나은, 걸려나?》
(글쎄. 어떨까)
저것은 속임수였다.
종류를 간파하면, 쳐부수는 것까지는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이것은 틀림없이 1기로 이룩한 음의의 업.
후우마 3기의 합력기만큼 불합리한 효과를 자랑하지 않는 대신에, 술을 무효화하는 열쇠의 존재 따윈 기대할 수 없을 것 같다.
(무명검주인 것 같지만…….
성가신 힘을 쓰는 구나)
《……나의 신호탐사와 열원탐사에는 반응이 있어.
이쪽에는 아무 영향도 주지 않는 것 같아》
《하지만……》
무자의 본령인 공중전이었다면, 무라마사가 자세히 송신해주는 적기의 위치정보는 큰 도움이 되었겠지.
하지만. 이 지근거리의 백병전에서는, 전혀 쓸모없는 물건이었다.
의지할 수 있는 것은 나 자신이 갖춘 오감 뿐이다.
적기의 윤곽이――약간, 커졌어?
접근하고 있는 건가.
아니. 정말 그런가? 오인은 아닌가?
「……크」
배의 바닥에 지독히 추위를 느껴, 한번만 떨었다.
진정하고 다시 보면, 적수는 반 걸음, 다가온 것 같다고 알 수 있다.
그 자체는 좋다. 아직 간합의 여유는 있다. 떤 것은, 다른 이해 때문이었다.
순식간에 판별이 되지 않는다.
적수가 접근해 와도, 즉시, 그것을 알 수가 없다. 착각인지 아닌지, 검사하는 수고를 필요로 한다.
……어떻게 생각해도, 이것은 치명적이었다.
적의 거동에 대한 즉응이 불가능하다.
사사가와 공방이 베는 간격에 들어와도, 나는 감지할 수 없다. 그대로 그가 베어들어도, 반격은 커녕 방비마저 갖출 수 없다. ……그렇게 된다.
이걸로 이길 이치가 없었다.
(그렇다면, 차라리――)
이쪽에서부터 발을 디뎌, 벨까.
지금 이 순간은 적수의 위치, 상관거리를 대강 파악하고 있다. 짐작이 틀린 장소를 벨 걱정은 필요없다.
……한다면 지금이다.
적이 움직이고 나서는, 어쩌면 이미 늦는다.
한다면 지금.
「――――」
하지만.
나는 결의를 정할 수 없었다.
공격할 기회(戦機)도 얻지 않고 쳐들어가봐야 마중기술의 먹이감.
그렇다면 거짓 공격과의 2단 자세로 걸까? 그거라도 가망은 없다. 이미 한 번 시험해서, 낚을 수 없었다…….
안된다.
선수를 취해도, 이길 수 없다.
(……하지만)
기다려도, 같다.
색채 없는 적기의 공세에 대한 나의 반응은 결코 신속하지 않아, 대처의 기술도 지연된다.
단지 허무하게 베이겠지.
「……」
――밀면 죽음. 물리면 죽음――
이미 소재를 알 수 없는 적수의 안구가, 그렇게 말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다시, 적영이 흔들렸다.
가까워졌나. 그렇지 않으면 좌우로 몸을 옮겼는가――
안구에 명해서 그 식별을 시키기, 전에.
나는 결단을 하나 내리고, 행동했다.
자세의 균형을 무너뜨리지 않도록 유의하면서 반보 후퇴.
검을, 칼집으로 되돌린다.
한 호(呼).
한 흡(吸).
(자장――수궁)
《흘러서 ・모여라!》
나의 뜻에, 검주는 반문하지 않고 응했다.
<콰자작――!>
「…………!」
수궁의 태도……칭하여 전자발도.
명칭 그대로의 구조를 가진 이 기술은, 자기를 이용한 가속에 의해 음속 이상의 영역에 달하여, 모든 방어를 무위로 만든다. 어떤 자도 간파할 수 없고, 무엇도 견뎌낼 수 없다.
필살의 술이다.
죽일 수 없는 상대에게 써야 할 검이 아니다. 하지만 다행이도 지금은 지상전――고고속(高高速)으로 오가는 공중전과는 달리, 가슴이나 머리라는 치명적 부위를 피해서 때려넣는 것이 가능하다.
중상을 입히게는 되지만, 그것도 무자라면 치유할 수 있겠지.
문제는……
「……」
「……」
근본적으로, 상황은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내가 전자발도에 무적의 두 글자를 씌웠다고는 해도, 그것은 『호각의 조건에서 속도비교를 하면 반드시 이긴다』라는 정도의 의미에 지나지 않는다.
호각의 조건, 요는 같은 출발선에 서는 전제로 필승.
현황이 그러냐고 묻는다면, 물론 아니었다.
적수는 지금, 간합의 변화를 나보다 우선해서 감지하는 권리를 소유하고 있다.
적의 전진에 의해 혹은 나의 돌출에 의해, 서로의 거리가 일족일도(一足一刀)까지 이르렀을 때, 적측만이 그 사실을 즉시 아는 거다. 적상(敵像)을 알아차리는데 시간을 필요로 하는 이쪽은 확실히 늦는다.
이 격차가 있어선, 신속의 발도도 칼집 안에서 잠에 들 수 밖에 없다.
검기를 내지를 틈을 타고나지 못하여, 나는 참사(斬死)할 거다.
……따라서.
오오토리 시시쿠에 대한 승리는, 이 근본적 열세를 없애지 않고선 실현되지 않는다.
대등한 대결에서 필승수(必勝手)인 전자발도를 살리기 위해, 우선 조건을 대등하게 갖고 들어가는 준비가 필요한 거다.
어떻게 해야 할까.
즉――
어떻게 해서 적기의 위치정보를 잡아낼까. 이것 뿐이다.
나의 지각, 감각을, 어떻게 활용하면 필요정보를 얻을 수 있을까?
시각인가.
……적영을 이처럼 애매모호한 상으로 밖에 파악할 수 없는 나의 눈을, 이것 이상 어떻게 혹사할 수 있을까.
그럼 청각……이것이라도 어디까지 기대할 수 있을까.
압도적인 우위에도 관계없이 적이 한 호흡에 밀고 들어오지 않는 것은, 발소리를 죽이기 위해서가 당연하다. 그는 소리야말로 역전의 실마리라고 분별해서, 강하게 경계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호흡이라도 읽어 볼까.
……호흡은 진퇴를 여실히 말한다. 하지만 이 남자에 한해서는, 호흡조차 위장할 수도 있다. 암토기습(闇討奇襲)의 농간에 너무도 뛰어나다.
「…………」
시기가 다가온 것을, 피부로 느낀다.
슬슬――때인가.
미혹이 있건 없건, 결단하지 않으면 안 된다.
생각하지 않고 계속 서있는다는 선택은 단순한 자살이다. 살아서 목적을 달성하고 싶다 생각한다면, 다른 선택이 필수이다.
그럼 결정하자.
이 국면……
의지해야 하는 것은 어떤 감각인가?
* 시각 <== 선택
* 청각
* 제6감
……어디를 보지?
* 위
* 아래 <== 선택
* 왼쪽
* 오른쪽
적에게 눈치채이지 않도록, 살그머니 시선을 아래로 떨군다.
거기에는――내가 원하는 것이 있었다.
[ESC]
그림자!!
바닥의 면에 그려진, 검은 인물상.
복도의 전등이 비추는 그것을 발 아래까지 더듬어 가면, 대적이 선 위치는 적나라했다.
시시쿠는 깨닫지 못했다.
초보적인 실태, 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본래, 있을 수 없는 일이니까――야암(夜闇)의 품에서 칼날을 휘두르는 암살자가, 지면에 그림자를 떨어뜨리는 것 따윈.
본분을 거슬러 광명의 아래로 나와 버렸기 때문에 있는 결함.
그는 여태까지, 그 점을 알아차릴 기회를 갖지 못한 것이겠지.
내가 얻은 유일하며 최대의 기회였다.
「――――」
그것을 살린다.
간합의 접촉――――
그 순간적인 기회(瞬機)에,
벤다!!
[ES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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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도우!》
《미도우, 정신차려》
「우……음」
신체에 눌려 있던 것을 떠밀어내면서, 선다.
보면, 벽이나 무언가의 잔해였다.
주위의 양상의 변화를 확인한다.
……아무래도 나는, 벽을 몇장인가 부수면서 상당한 거리를 날려가 버린 것 같다.
「무승부였나……」
《그래.
이쪽도 무거운 걸 하나 받았어》
등뼈가 삐걱삐걱하고 아픈 것은 그 탓이겠지.
골격이 비뚤어질 정도의 타격이었던 것 같다.
《발도를 일순간 빨리 때려넣은 것이 다행이네.
그걸로 어느 정도 위력을 죽인 거겠지》
「적기는?」
《이 근처에는 반응 없음.
저쪽도 호쾌하게 날아간 것 같지만》
《찾아?》
「설마」
즉답하고 머리를 좌우로 흔든다.
저런 난적과의 싸움을, 일부러 요구하는 기호는 없다.
지금 중에 이탈하는 것말곤 없다.
「무라마사.
조금 전의 위치와 현재위치, 쌍방을 확인해라. 계단으로의 길을 다시 조사한다」
《그런 거 하지 않아도 괜찮아.
……뒤를 봐》
「응?」
[ESC]
들은 대로, 돌아 본다.
……지하로 늘어선 계단이, 거기에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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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뚜벅……뚜벅……뚜벅……>
계단은 생각 외로 길었다.
하지만 경사는 완만하고, 때로는 평면의 통로로도 되었다.
걸은 시간에 비하면, 그다지 깊지는 않을 거다.
지상의 저택 범위로부터 벗어났느냐면 그렇지도 않아, 단지 빙글빙글 돌고 있을 뿐이라고 무라마사는 말했다.
……설계의도를 잘 모르겠다.
어찌되었든 몇 분이 지나서, 나는 겨우 방 같은 장소에 도착했다.
「…………」
실내에는 광원이 없었다.
전등 정도는 준비되어 있을 것 같았지만, 이리 어두워선 스위치의 소재를 조사하는 것도 어려을 거다.
우선, 나는 둘러보았다.
《……미도우》
「……아아……」
있다.
어둠 속, 무언가가 보였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안다. 안다――피부의 감각으로 단순한 사실을 이해한다.
은성호는 여기에 있다.
……성급한 행동은 삼가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은성호가 이 가까이에 있다면, 즉 여기는 맹호의 사냥터다.
언제 어느때, 잘 갈린 손톱이 덮쳐 와도 이상하지 않았다.
마음을 진정시켜, 실내로 한 걸음 내딛는다.
조심하고 또 조심을 거듭해, 탐색하지 않으면……
「괜찮아.
그런 걱정하지 않아도」
「!」
유유히, 방의 안쪽으로부터 목소리가 던져짐과 동시.
흰 빛이 작렬했다.
……단순한 빛이다. 광량도 대단한 건 아니다.
하지만 어둠에 익숙해진 눈은 급격한 변화에 대응하지 못해, 잠시 시력을 잃었다.
서서히 회복한다.
지하실의 모습이――명확해 진다.
《――――》
뭐야?
이것은.
비틀려 있다.
이런 것은 모른다.
이런 것은 있을 수 없다.
미쳐 있다.
이런 것은 현실계에 존재하지 않는다.
괴기(怪奇),
괴기.
존재해서는 안 된다.
기괴(奇塊),
기계(奇械).
존재가 용서되지 않는 물체.
존재해서는 안 되는 물체다.
기이(奇異)한 덩어리.
이기(異奇)한 생명.
무엇인 건가.
이것은――――무엇인 건가.
「……뭐, 전위예술이란 거?
바보같은 수고를 들여서 아무 의미도 없는 걸 만들어 버렸다 생각하면, 정말 그렇네~」
그것을 빙글하고 돌아서, 소녀가 한 사람, 모습을 보인다.
어째서인지, 스스럼 없는 태도였다.
어딘가에서 만났을까.
「바벨의 탑이야!」
「신을 목표로 한 꿈의, 말로지!」
「여기에는 이제 아무것도 없어.
끝나 버렸으니까, 아무것도 없어」
「신은 오지 않고.
세상은 아무 일도 없어」
「……뭐가 부족했던 걸까~.
용기일까. 우정일까」
「역시 사랑일까.
생각해 보면 이 세계의 모든 문제라도 사랑이 있으면 비교적 적당히 해결되지~」
「오빠.
역시 당신을 내버려 두는게 아니었어」
「잡아두지 않으면 안 되었어.
……어째서 그렇게 하지 않았을까나아. 그렇게 하면 즐겁게 지낼 수도 있었는데」
「그치~?」
아하하하고, 소녀가 양손을 벌리고 웃는다.
그 목소리는 나에게는 실내가 아니라, 그녀의 체내의 공동(空洞)에 반향하고 있는 것처럼 들렸다.
뼈도 내장도 심장도 없는, 공동의 소녀.
「……내의 푸념만 듣게해선 미안한가.
자. 본방 쪽으로 부디」
「……?」
「사랑을 말하건 작별하건.
좋을대로 해」
「…………?」
「아.
아직 깨닫지 못했을려나」
「그렇지 않으면 전력으로 현실로부터 전략적 철수?」
「……」
「오빠.
안돼, 제대로 봐줘」
「마지막이니까……」
《미도우》
「이것은,
이 사람은」
응시하고
있다.
「――――」
알고 있다.
알고 있는, 눈동자.
「――――아」
미소짓고 있다.
기쁜 것 같다.
「――――아, 아」
나와 만난 것이.
기쁜 것이겠지.
「――――――――――」
미소짓고 있다.
미소지으며, 나의 이름을, 살며시.
「――――――――――――――――――」
카게
아키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어》
《어머님》
《어머님》
「아……우우우아아아아에아아아아아아아」
「히, 카――카카, 카」
「히카루」
「히카루!」
「히카루――히카루! 히카루!!」
「……닿지 않았어」
「그 힘――지상최대의 파괴력을 다 먹으려면, 완전한 “기아허공(飢餓虚空)” 이 필요했어.
하지만 거기까지 닿지 않았어」
「뭔가 부족했었어.
역시 사랑일까. 사랑이겠네~에. 응」
「……………………」
「어디보자.
자, 끝내기로 할까」
「오빠는 빨리 도망쳐.
왠지 모르게 말하지만, 아직 이 세상에 하다가 남긴 것이 있는 거 아니야?」
「――――――」
「여기에 있으면 말려드니까.
어이, 무라마사」
《……엣?》
「정신차려.
문자 그대로 강철의 마음으로, 사수가 평정하지 않을 때에 지지해 주는 것도 검주의 역할이겠지?」
「밖으로 끌고가줘」
《………….
다, 당신은 어떻게 하는 거지?》
「내버려 둬. 곰팡내 나는 골동품이.
이쪽의 정리는 이쪽에서 하겠어」
《――――》
《당신》
「시끄러워.
냉큼 가」
「마사쿠니!」
<파창!>
「너~도 주인이 없어진 세상에 흥미가 없는 것 같네.
함께 갈까?」
《…………》
「그 힘……
팔대지옥의 불꽃을, 마지막으로 원해」
「세계의 모든 것은 되지 않았지만.
그렇다면 적어도, 자신 정도는, 재도 티끌도 남김없이 지우고 싶으니까」
「해 버려, 도타누키!!」
<화르르륵―――!!>
《……음의!?》
《안돼――미도우!》
「……………………」
《제정신일 수 없는 것은 이해해.
잊으라고 억지는 부리지 않아》
《하지만 지금음 움직여 줘!
괴로워하는 것도 미치는 것도 나중이야!》
「――――」
《도망치는 거야!》
<콰아아아아아―――!!>
오오토리군 병사T : 「불이다!!
지, 지하로부터――」
오오토리군 병사U : 「카나에 님이 지르신 건가!?」
오오토리군 병사V : 「집째로 태워 버릴 생각이야……」
오오토리군 장교D : 「안돼, 소화할 수 없어!
퇴피해라!!」
오오토리군 병사W : 「중장 각하는 어떻게 되셨지!?」
오오토리군 장교C : 「외곽경비의 용기병대는 어떻게 되었지!
왜 구원으로 오지 않아!」
오오토리군 병사X : 「……이것이 천벌이란 건가……」
오오토리군 병사V : 「이, 이제 싫어!
나는 사양이야. 나는 이제 도망치겠어!!」
오오토리군 장교C : 「어이 기다려! 멋대로 자리를 떠나지 마라!」
오오토리군 병사T : 「부, 불이 여기로――!」
오오토리군 병사G : 「주……주군……
어떻게 할까요……」
오오토리군 병사H : 「퇴, 퇴피하는 것이 옳은 것은?」
「…………」
<탕!>
<문을 차고 들어온다>
오오토리군 병사H : 「……각하!!」
오오토리군 병사G : 「그, 그 상처는!?」
「상관치 마라」
오오토리군 병사G : 「하……하지만.
시급히 치료를 하지 않으면, 」
「상관 마라」
「…………」
「하나에 님――」
「최후의 날이야.
시시쿠」
「………………」
「네가 필사적으로 지탱한 오오토리가는 오늘로 마지막.
이걸로 끝」
「그러니까 채점해 줄게.
――오오토리 시시쿠. 너의 충의와 성심, 헌신과 고투는, 전부 헛수고였어」
「너의 이름은 단순한 반역자, 단순한 압제자, 단순한 학살자로 역사에 남을 거야」
「――――――――」
「……그러길 원한다면, 내가 여기서 너를 죽여줄게.
그렇지 않으면, 네가 나를 죽이겠어?」
「마지막 정돈, 희망을 들어줘도 좋아」
「……그렇다면.
어느 쪽도」
「하나에 님의 자비, 아직, 이 몸에는 과분한 영예라 압니다」
「……」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아직――」
「쿠니우지 전하는 탈출하셨지?」
오오토리군 병사H : 「예……옛!
조금 전, 확실히. 라쿠오진의 사람이 알리러 왔습니다」
오오토리군 병사H : 「주군을 피난시킬 계획도 갖추어졌다고 합니다.
차와 호위의 준비가, 뒤쪽에」
「……그런가.
그렇다면 좋다」
「하나에 님, 들으신대로.
괴로운 심정일 따름이다만, 걷는 수고를 끼치겠습니다」
「……시시쿠」
「끝이 아닙니다.
오오토리의――야마토의 미래는 결코, 무너지지 않습니다」
「이 시시쿠가 있는 한!!」
[ESC]
·
·
·
<뛰어 들어온다>
<콰당!>
「……………………」
오오토리 본가는 불타고 있었다.
무엇을 어떻게 해서, 지금 여기에 있는 건지 모르겠다.
하지만 정신차리면, 나는 이렇게 양 무릎을 꿇고, 홍련의 불꽃에 삼켜져 가는 관을 멀리서 바라보고 있었다.
무수한 불꽃이 하늘로 날아오르고 있다.
하늘도 태우려는 것처럼.
《……미도우……
향기가…………사라졌어》
《지금…………》
「……………………」
마음은 철이 되어 있었다.
흔들림도 없이, 떨림도 없이, 단단해져 있다.
그런데도.
그 하나만은, 깨달았다.
(끝났다)
――――끝났던 거다.
·
·
·
용기병D : 「……오오!
중장 각하!」
용기병E : 「주군도……용케 무사히!
설마 오지 않는 건 아닐까, 염려하고 있었습니다!」
「……」
「이제부터 지휘소를 옮긴다.
2기는 차에 탑승, 하나에 님을 지켜라」
「다른 자는 기항해, 적습에 대비해라.
지상 공중을 불문하고, 의심스러운 그림자가 있다면 즉석에서 공격――나의 지시를 기다릴 필요는 없다」
「알겠나?」
용기병D : 「옛!」
용기병E : 「임무 이해.
즉시 포진하겠습니다」
용기병D : 「주군, 차로――」
용기병D : 「……?」
용기병E : 「……음악소리?
왜, 이런 때에……」
용기병D : 「어디에서――」
<슈웅――――!>
용기병D : 「――――」
용기병E : 「커――헉――」
<쿠당탕!>
<콰당!>
「……………………」
「……언니?」
「……네년인가……」
어디까지나! 복수를 위해서!」
네년은 어떻지」
아무 것도 없을텐데!」
용서할 수 없다――」
시시한 복수극에, 나의 신명은 바칠 수 없다!!」
단지」
대의와 맞바꿀 가치 따윈, 있을 리가 없다!」
그러면」
당신의 목숨으로」
오오토리 카나에는 남자를 내려본다.
분노로 흥분한 그 남자를.
카나에는 안다.
그는 의심치 않는다――
자신의 올바름을, 진정, 의심치 않는다.
그 역도! 어딘가의 암고양이와 사귀어 네년을 낳게 한, 그 후안무치한 놈과 아무것도 다르지 않아!」
눈앞의 작은 일에만 마음을 사로잡혀, 결국 대국이라는 것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그 결단이 국가의 장래를 어둠으로 닫아, 머지않은 싸움에서 10배가 되는 괴로움을 사람들에게 준다는 것을, 어째서 모르는 거냐!?」
그것은――틀렸다.
오오토리 토키츠구는 알고 있었다.
항상 고뇌하고 있었다.
자신의 결단은, 잘못이 아니었는가 하며.
최종적으로는 한층 더 고난을 신민에게 강요하는 일인게 아닐까며.
자신이 믿고, 선택한 길을, 필사적으로 달려가면서――
아버지는 항상, 자신의 올바름을 의심하여, 고뇌하고 있었다.
……그것을 이 남자는 모른다.
자신의 올바름을 의심치 않는 이 남자는, 아버지의 고뇌를 아무것도 모른다.
왜!
카나에는 알고 있다.
멀리 해외에 있었지만, 아버지의 고충은 항상, 손에 잡힐 듯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런데 그는 모른다.
아버지의 곁에 있었으면서!
이 남자가 아버지의 고뇌를 헤아려, 흉금을 열고 의견을 냈다면, 오오토리가는 다시 세워졌겠지.
그에게는 그만큼의 재능이 있고, 아버지에게는 그만큼의 도량이 있었다.
하지만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가 아버지에게 준 것은, 결별의 칼날 뿐이었다.
웃을 수 밖에 없는 무능!」
네년의 아버지야말로 나의 인생을 저주한 장본인――」
그 남자는 태어나선 안 되었다」
그리고 지금, 그는 부정한다――
아버지의 존재 전부를.
자신의 올바른을 확신하는 그가.
그 올바름에 걸고, 아버지를 쓰레기라 단정한다.
아버지는――어떻게 생각할까.
그렇게나 깊게 고뇌하고 괴로워했던 아버지가, 이 남자의, 완전한 몰이해로부터 오는 매도를 들었다면.
어떻게 생각할까.
「……………………」
<두근>
용서하지 않는다.
「…………」
오오토리 토키츠구는
오오토리 시시쿠를 용서하지 않는다
<두근>
「……시시쿠……」
「아아, 별 수 없겠지.
하늘의 실수의 불평을 해도 나아질 게 없어」
「나의 손으로 정리를 하면 될 일이다…….
부녀 2대, 내가 뒷처리를 해 주지」
「네년의 부친은 침상을 덮쳐 죽여주었다.
아무것도 모르고, 아무것도 깨닫지 못하고――그 얼간이는 애벌레나 다름없는, 걸맞는 비참한 방식으로 죽였다!」
「――――――」
「네년도 거기서, 날벌레처럼 죽어라!」
<파창!>
「시시쿠우우!!」
<슈와앙!!>
「천치――
사선은 간파했다!」
<날아오른다>
<콰아아아!>
<회피한다>
<급가속>
<급상승>
<상승한계>
<커브를 틀며 비스듬히 활강>
「악한 혈맥은 여기서 끊는다!
아버지의 곁으로 가라, 카나에――――」
<철컹>
[ESC]
그리고
남자는
벌레처럼
죽었다.
<휘이이잉…………콰아아앙!>
“카나에 님은 꽃을 좋아하신다던 가요”
“괜찮다면, 이것을……”
“취향에 맞으시면 좋겠습니다만.
나――저는, 꽃의 좋고 나쁨 같은 건 전혀 알지 못해서”
“……네.
어제저녁, 들었습니다”
“시라카와(白河)의 분가를 잇는 건이 정식으로 정해진 것……아울러 오오토리 아라타(新)의 이름을 시시쿠로 고치는 것.
그리고……혼약에 대해서도……”
“기분……입니까?
저의……”
“이번의 건이 저의 주인인 토키하루 님과, 카나에 님의 아버님이신 토키츠구 님――하여간 언쟁이 많은 이 두 분 사이를 중재하기 위해서, 나가쿠라 노인이 손을 쓴 것은 알고 있습니다”
“카나에 님에 대하여, 말이 많은 고용인들이 좋지 않은 소문을 내고 있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관계 없습니다”
“저는, 쭉 이전부터……
카나에 님을”
“아름다운 분이라고만, 생각해왔습니다”
“……카나에 님……”
“만약――
저와 같은, 태생이 수상한 외부인의 반려가 되어도 좋다고, 당신이 생각하신다면”
“이 아라타, 아니 시시쿠는――반드시 오오토리의 성을 쓰기에 어울리는 무인이 되어서……
결코 카나에 님이, 저와의 혼약을, 잘못이었다고 한탄하게 하지 않겠습니다!”
「아…………」
「아, 아아……」
아아……
아, 아, 아, 아………
아으……우……크……우우……
우흐흐흑……
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으아아으아아하하하……
아하하하하하!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아하하하하하하하……
아하하하하……
버로우즈의 화살은 시시쿠의 목숨을 벌레처럼 앗아갔습니다.
카나에는 아버지의 원수를 갚기 위해서, 과거의 약혼자를 자신의 손으로 죽였습니다.
이로서 하나의 복수극이 막을 내렸습니다.
또한, 은성호를 쫓았던 카게아키의 긴 여정도 참혹한 형태로 결말을 맞이했습니다.
해야 할 일은 이제 하나만이 남았지요.
복수편도 드디어 결말을 향해 달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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