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들어 내용을 까발리는 댓글이 은근히 늘었습니다. 보이는 족족 지우고 있지만요.
읽으시는 분이 늘어난 거야 기쁘지만, 이런 것은 곤란하네요…….
“원수, 훙거(薨去)”
“오늘 6시, 막부 모시츠기슈(申次衆)[각주:1]로부터, 정3위 육위대장령 아시카가 모리우지(足利護氏) 전하의 훙거가 발표되었다”
“훙거의 일시, 또는 사인 등에 대하여, 설명은 일절 없다. 보타락성 본성에는 모리우지 전하의 적손이신 시로 쿠니우지 전하가 들어가, 정무를 대행하게 될 예정이라고 전달이 있었을 뿐이다”
“혼란의 와중에 있는 각계에서는, 교토의 음모, 진주군의 암약, 오카베 잔당에 의한 복수 등등, 갖가지 풍설이 난무하며 또한 전날의 봉도참배(奉刀参拝) 이래의 하치만궁 봉쇄와의 관련도 수군거리고 있다”
“어떤 설도 근거라 할 정도의 것은 없어, 억측의 영역을 나오지 않는다”
“다만 소식통의 정보에 의하면 대장령 전하의 건강은 전혀 의심할 수가 없었다는 것이며, 이것이 옳다면 병사라고는 생각할 수 없어, 훙거에는 역시 인위적인 무언가가 관여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 발표를 받은 진주군 총사령부에서는――”
그를 가리켜, 특별히 불만이 많은 남자였다고는 말할 수 없겠지.
어느 날 돌연히 홍차를 마시는 자유를 빼앗겼다면 분개했겠지만, 홍차가 아니라 커피라면 인내도 했을거고, 연하의 아내가 밀통했다고 들으면 검을 뽑는다곤 해도, 그녀가 미형배우를 내세운 극장에 발길 끊이지 않고 다니는 정도라면 허용할 수 있다.
남 수준의 너그러움은 갖춘 남자였다고 말해도 좋다.
그의 주변 인간은 약간 다른 의견을 보일지도 모르지만, 그것은 필연적인 견해의 차이라는 거다.
적어도 그 자신은, 나날의 사소한 이것저것에 대하여 일일이 불만을 내세우고 싶다곤 생각하지 않았다.
전통 있는 영국기사로서의 자부라는 것이 있다.
하지만 그 자부는 관용을 마음가짐으로 하는 것과 동시에, 부당한 탄압에 대해서는 장갑을 던지는 것도 명하고 있었다.
도가 지나친 관용의 정신은 단지 비굴이지, 기사의 명예와는 결코 맞지 않으니까다.
존경해 마지않는 부친이 그의 잘못에 화나서, 철권을 휘두른다면 눈물과 함께 받아들이리라.
사랑해 마지않는 아내가 그의 긴 부재를 한탄해, 따귀를 대접한다면 포옹으로 응하리라.
하지만 그의 재산을 약탈한 도적에게 돌아갈 택시비까지 보살펴 줄 이유가 있겠나?
있을 리가 없다. 도적의 등에 주어야 할 것은 나이프의 투척, 그것 뿐이다.
그러니까 그는, 자신의 올바름을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
「서둘러라! 꾸물대지 마」
GHQ병사 A : 「……순회는 당분간 오지 않아요.
15분마다 기지를 1바퀴 돌게 됩니다만,
그 녀석들의 시계는 초침이 4바퀴 돌지 않으면 분침이 나가지 않는 구조니까」
GHQ병사 B : 「거기의 바다에 떨어뜨려서 녹슬어 버렸겠지요. 분명」
요코하마에 있었을 때의 부하가 떠올라서 짜증난다」
「빨리 끝마쳐 줘…….
바닷바람이 몸에 스며든다. 방에 돌아가 모포라도 뒤집어쓰고 싶군」
GHQ병사 B : 「그건, 우리들이라도 같습니다만」
GHQ병사 A : 「……정말로 해 버려도 괜찮습니까?
들켰다간 군적박탈 정도론 끝나지 않을텐데요, 이거」
「흥. 들킬까 봐.
순회가 1시간에 1번 밖에 오지 않는다고 말했던 것은 너희들이다」
「로쿠하라의 간첩에서부터 단순한 유쾌범까지, 들어올 기분이 들면 누구라도 들어올 수 있다고 했을 테지만? 이제와서 내부의 인간이 의심받지는 않는다」
GHQ병사 B : 「뭐어……그렇죠?」
GHQ병사 A : 「이렇게 폭약을 설치하는 현장이 잡히지 않으면, 말이죠……」
「그러니까 서두르라고 말하고 있다」
GHQ병사 A : 「예이, 예이」
GHQ병사 B : 「이제와서 없는 걸로 할 수도 없으니까, 합니다만.
……도무지 수지가 맞지 않는 기분이 드는데요」
「수도의 교외에 목장을 하나 살 정도의 보수로는 부족한가?」
GHQ병사 B : 「부족하단 건 아닙니다만」
GHQ병사 A : 「비밀(脛に傷)을 가진 채로 군대에서 살아가는 걸 생각하면 말이지요」
「군에 각별히 애착이 있는 것도 아닐텐데? 때를 봐서 퇴역해 버려.
나도 그렇게 한다」
「이런 이국에서 촌티나는 바다를 계속 보는 매일 따윈 이제 사양이다. 이제 충분하다. 이제 용서해 줘.
돈은 손에 넣었다. 다음은 하루라도 빨리 본국으로 돌아가서 아내와 평온하게 사는 것 밖에 바라는 게 없다」
「아아, 그러니까 나는 그렇게 할 거다.
그렇게 하는게 뭐가 나쁘다는 거지? 사령부의 썩을 자식들!」
「……물론, 귀관이 단지 그렇게 할 뿐이라면, 별로 불만은 없지만.
우리, 썩을 자식들로서도」
[ESC]
<눈부신 라이트. 포위하는 병사들>
GHQ병사 A : 「…………아~아」
GHQ병사 B : 「……뭐어, 그치?
이렇게 되지 않을까하고는……말이지」
「――――――――」
귀관에게는 충고가 필요하다 생각하고는 있었다」
……범죄 저지르는데 변변한 은폐공작도 하지 않으니까 말이야. 어떻게 된 신경이지?」
본국으로는 돌아갈 수 있다. 부인과의 대면도 할 수 있다. 조용하고 평온히 지내는 것도」
「……………………」
그는 자신의 올바름을 확신하고 있었다.
그러니까――들이밀어진 현실을 받아들이려면, 긴 시간이 필요했다.
[ES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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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노카미(日向守)[각주:3]의 이상한 이야기(異聞)
제47회 시기산(信貴山) 낙성(落城)
<사락>
“――마침내 오다(織田)의 병력은 오테문(大手門)을 깨뜨리고, 노도가 되어서 성안으로 쏟아져 들어온다.
일기가성으로 밀어닥치는 인마(人馬)에 우에몬노스케(右衛門佐)[각주:4] 조금도 겁먹지 않고 가로막지만, 숫자에 밀려서, 여기서 궁지”
“세 명 네 명하며 찔러 쓰러뜨리고, 더욱 다음 적을 요구하여 고개를 돌리는 우에몬노스케, 두려워 뒷걸음질치는 오다의 병진(兵陣)으로부터 홀로 달려 나온 코레토 휴가(惟任日向)의 가신 사사키 아무개에게 창이 맞아서 부러지고”
“타치를 뽑을 새도 없으니까, 지금이라며 차례차례로 창을 찌르는 잡병들, 배에 어깨에 날끝을 맞고, 마츠나가(松永)의 적자의 운명은 다한다. 사사키 아무개 그 목을 떨구어, 우에몬노스케 히사미치(久通) 이렇게 끝났도다. 향년 35세, 유언(辞世)은 없다고 전해진다”
“우에몬노스케가 죽었다고 알자마자, 농성측은 보조가 흐트러져, 깃발을 바꾸어 창끝을 돌리는 자, 갑옷과 투구를 벗어 던지고 도주하는 자가 뒤를 끊이지 않고, 공성측이 중간 성곽과 바깥 성곽에 불을 지르자 기개가 있는 자도 단념하고, 자해하여 적어도 유해를 적에게 넘기지 않는다”
<사락>
“이젠 방도가 없는 마츠나가 단죠우추(弾正忠), 이 전말을 본성 정상에서 내려다 보고, 최후의 때가 왔다고 깨닫는다.
운하와 같은 눈 아래의 군세, 총대장은 밉고도 미운 노부나가(信長)의 적남 아키타죠노스케(秋田城介), 그 우마지루시(馬印)[각주:5]를 보고 이빨을 쳐 울리고”
“패망은 좋다, 죽음도 좋다, 하지만 화살 하나도 보답하지 않고는 끝낼 수 없다며, 단죠우는 차솥(茶釜)[각주:6]을 안아 들고, 오다의 사람들 눈에 나타난다. 아키타죠노스케는 저도 모르게 서고, 옆의 하사바 치쿠젠(羽柴筑前)도 거품을 문다”
“기어다니는 거미와도 닮은 그 이형의 차솥이야말로, 오다 나이후(内府)[각주:7]가 전부터 바란 대명물(大名物).
나이후가 모반을 두 번 거친 마츠나가를, 이것과 맞바꿔서 사면한다고까지 말하게 했다”
<사락>
“당황해서 제지의 목소리를 지르는 아키타죠노스케, 단죠우 응하지 않고 소리 높이 조롱해 웃곤, 최후의 한 마디를 읊으니”
“――다루부시(だるぶし), 오도라(あどぅら), 우루(うる), 바아쿠루(ばあくる)[각주:8]――”
“그 한마디가 불을 질렀는가.
터무니 없는 폭발이 성곽을 흔들고, 주변을 연기 아래로 메운다”
“오다의 일동은 목소리도 없이, 자초지종을 바라보았다”
“점차 개여 가는 연기구름, 대신해서 나타나는 거대한 이형.
기는 거미와도 닮은 그 외모는, 확실히 차솥이 틀림없다”
“하지만 신장은 산처럼 부풀어 올라, 그야말로 하늘을 찌를 정도.
차솥의 위에 우뚝 선 것은 말수가 없다고 알려진 마츠나가 단죠우추, 양손을 들고 숨을 마시곤, 커다란 목소리로 선고한다”
“나의 마도서 『에이본 대사경론(叡梵大師経論)』이 부른 귀계신(鬼械神)――쿄텐묘히라구모(古天明平蜘蛛)!!
아키타죠노스케 노부타다(秋田城介信忠)여, 자 상대해주마!”
“오다 아키타죠노스케, 하사바 치쿠젠, 코레토 휴가도 또한 아연실색해서 마츠나가의 외침에 귀를 빼앗긴다.
휴가노카미의 품안에는 반천련(伴天連)으로부터 맡은 『사령비법(死霊秘法)』이 있지만, 휴가, 아직 그 의미를 모르고――――”
“계속”
「…………」
말미의 연재소설까지 다 읽어 버리자, 이젠 신문으로 시간을 보낼 수 없었다.
접어서 탁자 위에 두고, 갈 곳도 없는 시선을 정원에 흘린다.
빛바래져 있다――고 보인 것은 정원의 초목의 책임은 아니겠지.
개여 있어도 흐려 있어도, 따뜻해도 추워도 그렇게 보인다면, 그것은 보는 측에 문제가 있는 거다.
정신의 기능이 무뎌져 있으면, 안구는 해변국화(浜菊)도 산다화(山茶花)도 차이 없이 비춘다.
그런 상태가, 요 몇일 계속되고 있었다.
그 비의 날로부터.
시간은 단지, 무의미하게 지나가고 있다.
무라마사의 은성호 탐색이 성과를 올리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 날 이래, 하치만궁으로부터 호출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렇다면 그것대로, 시간의 사용법은 있을 터였다.
별로 연일, 정원수를 향해 부당한 비난의 시선을 계속 던지지 않아도 된다.
거의 도움이 되지 않기는 해도, 무라마사의 탐색행동을 돕는다든가.
은성호와의 대결에 대비해, 일과인 단련량을 늘려 본다든가.
해야 할 일은 얼마든지 있다.
하지만 나는 그 어느 것도 하지 않고, 무의미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육체에는 아무 이상도 없다.
움직이려 하지 않는 것은 정신이었다.
무언가――탄력이 끊어져 버린 것 같은.
그런 심경에 빠져 있다.
이래서는 좋지 않다, 라고는 생각한다.
이루어야 하는 사명은 잊지 않았다. 나는 은성호를 쓰러뜨리지 않으면 안 되는 거다.
탄력이 끊어졌다는 둥 말하며 마음을 이완시키고 있을 때는 아니다.
지금 이 순간이라도 일어나서, 싸움에 대비해 무언가를 해야 한다.
그렇게 생각한다.
하지만 자신의 속에 거는 목소리는 응하는 것이 아무것도 없이, 메아리를 남기고 사라져 갈 뿐이었다.
그런 상태가, 단지 자기자신의 약함에 기인하는 것이다, 라고.
거기까지 알고 있어도, 어찌할 도리가 없다.
……중증이다.
마치 남의 일처럼, 나는 토해 버렸다.
<스르륵>
<문이 열린다>
마키무라 가정부 : 「카게아키 님」
「……무슨 일이지요」
소리는 커녕 기척도 제대로 없이, 마키무라 가정부가 나타난다.
가사 일절을 혼자서 담당하는 이 인물은, 그 노동량과는 상반되게 존재감이 희박한 구석이 있었다.
덕분에 지금 같은 심경에서도 대화하는 것에 권태감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
내가 다시 보면, 그녀는 필요최저한도의 말만으로 용건을 전했다.
마키무라 가정부 : 「전화입니다」
「제게?」
머리를 안고 영문을 알 수 없는 것을 외치면서 달려 나가려고 했을 뿐입니다」
『그래요?
그럼 괜찮지만』
[ESC]
태연작작한 카나에양의 목소리로부터, 요전날의 일건을 끄는 듯한 무언가는 느껴지지 않는다.
그런데도 나는, 허심하게는 들을 수 없었다.
연쇄적으로 기억이 소생해, 번민의 씨앗이 다시 싹틀 것 같아진다.
어떻게든 그것을 억누르자, 대신에 돌과 같은 피로감이 양어깨를 짓눌렀다.
「……전날은 흉한 모습을 보여 드렸습니다.
죄송합니다」
『아뇨아뇨, 그 때는 이쪽이야말로 무신경해서.
그리고 나서, 큰 일은 없었나요?』
「덕분에」
야유로 들리지 않도록 주의해서 답한다.
그 날로부터 오늘까지 오오토리 주종은 서장댁에 준비된 방을 비우고, 나와 얼굴을 맞대지 않았다. 그것이 나의 심리에 있어서 플러스인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이렇게 전화를 거쳐서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괴로운 거다.
정직히, 앞으로 몇일 더는 대면을 피하고 싶었다.
하지만 대위의 용건 나름으로는, 그렇게도 할 수 없겠지…….
「그래서, 어떤 일이십니까.
일부러 전화를 쓰게 된 이상은, 긴급한 용무일거라 짐작했습니다만」
『예……』
약간, 말꼬리를 흐리는 오오토리 대위.
주저하는 모습은, 음성의 신호화를 거쳐도 사라지지 않고 남아서 전해져 왔다.
전화는 그 편리성을 인정받으면서도, 아직 일반에의 보급이 진행되었다고는 말할 수 없는 기기다.
설치 코스트는 비싸고, 이용요금도 또한 마찬가지이다.
경제적으로 곤궁한 것처럼은 보이지 않는 오오토리 대위에게 있어서 그것이 중요한 문제라곤 생각되지 않았지만, 전화를 써서 연락을 해 온 것은 지금이 처음이었다.
그녀는 대개, 용무가 있으면 구두로 전한다.
이번은 그렇게 하지 않았으니까, 이유가 있을 거다.
『카게아키 님……』
「네」
『지금부터 말씀드리는 것을, 잘 들으세요』
「예」
들은 대로 수화기에 머리를 대고, 귀를 기울인다.
[ESC]
『문제의 열쇠는 “자동감응형 센서 차동장치를 탑재한 기체로 3대째에 해당하는 니치모의 4익 구동기”입니다』
「……열쇠?」
차동장치?
「이것의 답은 4글자.
그 첫 글자째가 마지막 해답의 칸에서…… “도” “츠” “그” “브” 와 조합해서 한 단어가 될 것입니다만」
『아, 문제는 “마이너 명기(名騎) ・일륜모빌(日輪mobile)”과 유한제기(有限製騎)의 경기용 검주”입니다』
「…………」
까아아악……
까아아악…………
까아아악………………
까아아악……………………
그래서, 지금 질문의 의미는?」
일간 야마토 스포츠를 읽고 우연히 발견한 이 퍼즐에, 제가 어느 정도의 시간을 들였다고 생각하나욧!?』
아가씨는 어제 16시부터 불면불휴로 도전하고 계십니다』
입욕 중에도입니다.
화장실에서도 가지고 들어가서 생각하고 계십니다.
정직히, 좀 적당히 하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심각하게 의문이었다.
카게아키 님, 지금 당장 건조사로 오시는 편이 좋아요』
코후쿠산(巨福山) 건조사는 가마쿠라 5산이라 총칭되는 명찰(名刹)들 중 제1위. 가마쿠라 막부 5대 싯켄 호죠 도키요리(北条時頼)에 의한 창건 이래, 긴 역사를 가진 선사(禅寺)이다. 종파는 임제종(臨済宗).
가마쿠라를 대표하는 사원의 하나이므로 발길을 옮기는 일 정도는 물론 있지만, 말하자면 그것 뿐인 관계에 지나지 않는다.
지금 당장 가야 할 이유라는 것은 상상이 가지 않았다.
건조사에서 무엇이 있건, 자신과는 먼 사정일 터이다.
요 당분간의 소란스런 정세를 모르시는 가요?』
다만, 의미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을지에 대해서는 자신이 없었다. 활동이 무디어진 머리에 채워진 지식은 그 후로 단지 사장되어 있을 뿐이었으니까. 슬슬 발효해도 이상하지 않다.
인터네이션이 일부 이상했던 대위의 말에 수긍한다.
그 사실이 보도된 것은, 확실히 하치만궁 봉도참배의 하루이틀 후의 일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시카가 모리우지의 급사와 친왕과의 사이에 관련이 없다고는 말할 수 없다.
이제와서지만, 나는 그런 생각에 이르렀다.
친왕이 나를 대신한 자객을 써서 결행했을지도 모르는 거다. 봉도참배의 한중간에 대장령이 토벌당했다고 해도, 그러한 사실을 조심성 없이 공표는 할 수 없었을 거니까, 간격을 두고서 단지 『급사』라고 전한 보도와 모순은 되지 않는다.
자신의 눈으로 확인한 것은 아니지만, 어떤 이유로인지 봉도참배 이래 하치만궁이 엄중히 봉쇄되었다고도 들었다.
……의혹이 깊어질 소재로서는 충분하다.
그렇다곤 해도 가능성의 하나로 있을 수 있다는 것 뿐이지만. 친왕의 곁에 사정 좋게 암살자가 될 인간이 존재하고 있었다고는, 도무지 상상이 어렵다. 라고……거기까지 생각하고, 나는 자신의 침묵을 알아차렸다.
막부의 동요는 상당하다던가요」
GHQ도입니다』
『그쪽의 사건은 모르시는 가요?』
사건?
「……요코스카 군항의 진주군 기지에서 과실에 의한 사고가 있어서, 고급장교 한 사람이 책임을 지고 사직했다――는 이야기라면 귀로 들었습니다만」
그렇다고는 해도, 이것은 무관계할 거다.
그 이외라면……딱히 없었던 것 같다 생각하지만.
『예, 그거. 그 건입니다』
「……글쎄요?
대장령의 훙거와 요코스카의 사고가 연결되어 있는 것일까요?」
『사고라면, 연결은 되지 않지만요?』
「…………」
사고가 아니다――라고?
그렇다면.
……어떻다는 것인가. 여전히, 카나에양의 이야기는 귀결이 보이지 않는다.
「대위님. 이야기의 가닥이 불명확합니다.
요컨대, 제가 건조사로 향해야 하는 이유란 무엇일까요」
『어머나, 결론을 서두르시나요?
사랑하는 사람끼리, 좀 더 느긋하게 이야기를 즐기지 않겠나요?』
「사랑이 있다면, 그것도 좋을 거라고는 생각합니다」
『또 그렇게 무정하게.
카게아키 님은 항상 그렇게, 제 기분은 조금도 알아 주시지 않아요』
「그 나름대로 헤아리곤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그 이유는 모르는, 당신이 나에게 품은 악의 정도는.
『이제 됐습니다.
그럼 요건만 전할 테니까요』
「네」
『건조사에는 마이도노노미야 전하가 계십니다.
서장님도 아마도 함께』
「미야 전하가……?」
어째서――라고 반문하려다가, 과연 깨달았다.
머리가 둔한 것도 여기까지 왔느냐고, 내 일이지만 어이없을 수 밖에 없다.
하치만궁이 봉쇄되었다면, 친왕의 거처는 별지(別地)로 옮겨져 있는 것이 당연하다.
그리고 그것이 건조사, 라는 것이겠지.
가마쿠라 5대산의 제1위라면, 지체 높은 친왕이 몸을 두어도 걸맞지 않을 건 없다.
「알겠습니다. 교시(御教示) 감사드립니다.
가까운 시일 내로, 문안드리러 찾아뵙기로 하지요」
『……정말로 어떻게 되신 건가요?』
쿡쿡하는 웃음이, 대위의 목소리에 이어진다.
전화 상대를 바닥 없는 얼간이라 보고, 즐기고 있는 상태로 해석되었다.
모조리 다 알고서――
내가 그런 상태로 떨어진 이유도 숙지하고서.
그 웃음소리는, 그렇게 들렸다.
『지금 당장, 이라고 말씀드렸지요.
내일이면 이미 늦어요, 카게아키 님』
「……그 말은, 어떤」
[ESC]
『이제부터, 건조사가 습격당합니다』
「――――」
「뭐라고요?」
습격당해?
달아날 장소도 없음. 그 분은 목숨을 빼앗기게 될려나요』
그쵸? 카게아키 님』
어디의 누가, 왜 미야 전하를――」
저는 친절하고 정중하게 말할 생각이었는데』
그럼 한마디만』
『책모는 저주와 같지요.
방식을 그르치면, 자신에게 돌아 오는 것입니다』
「……즉――」
『네, 여기까지.
지금은 행동이 있을 뿐이에요, 카게아키 님』
「기다리길!」
『서두르세요?』
<뚝>
전화는 일방적으로 끊어졌다.
무의미한 신호 밖에 흘리지 않게 된 수화기를 분하게 응시한 후, 모기(母機)로 되돌린다.
……무슨 일이냐.
친왕이 습격당해? 책모를 그르쳤기 때문에?
대장령을 황천으로 보낸 것은 역시 친왕의 손이고, 그것이 로쿠하라에게 발각되어, 보복을 한다는 것인가?
혹은, 그런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라――
아니.
뒷사정에 대한 억측 따윌 돌리고 있을 때가 아니다.
대위의 이야기가 전부 사실이라면, 최후의 충고도 옳을 거다.
지금은 행동이 있을 뿐이다.
「――무라마사!!」
「듣고 있나!?
지금 당장 돌아와라!!」
그 히로인 루트라고 해서 꼭 히로인이 주인공에게 호감을 가졌을 필요는 없지요.
이 작품은 원래 쉬운 여자가 없습니다.
- 명령서나 서찰을 관리하는 직책. [본문으로]
- 자국에 위협이 되는 대상이나 현상이 외부 혹은 내부에서 발생하거나 진행하는 것을 대처하는 것. [본문으로]
- 관직의 하나. 아케치 미츠히데(明智光秀)는 코레토(惟任)라는 성과 이 관직을 받아서 코레토 휴가노카미라 칭했다. [본문으로]
- 마츠나가 히사미치(松永久通). 마츠나가 히사히데(松長久秀)의 적자. [본문으로]
- 전장에서 대장의 말 옆에 세워 소재를 알리는 표식. [본문으로]
- 마츠나가 히사히데는 천하의 명기라고까지 불린 차솥을 가지고 있었다. 이름은 히라구모(平蜘蛛). [본문으로]
- 사법, 행정, 입법의 최고기관인 태정관(太政官)의 관직 내대신(内大臣)의 별칭. [본문으로]
- 쿠툴루 신화의 악신 요그 소토스(Y'gs-Othoth)의 소환주문.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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