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화에는 선택지가 상당히 많이 들어갑니다.
복수편은 이렇게 선택지가 무진장 쏟아지는 경우가 있어서, 이것저것 시험해봤습니다만 역시 이걸 한꺼번에 올리면 가독성이 떨어진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러므로 진천기에서 했던 것처럼 기본적으로는 선택지 분기를 자동선택해서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부우우웅……끼익>
……처음으로 봤지만, 훌륭한 절이네요」
<차에서 내린다>
「정말로.
이것만은, 야마토에서 밖에 맛볼 수 없는 묘취(妙趣)이옵니다」
「한(漢)이나 교지(交趾)는 또 다르지요.
……상처를 입히는건 아까울려나」
「확실히, 안에는 국보도 있고…….
되도록 건물에는 위해가 가지 않도록, 주의하면 될까요」
「그렇네요.
되도록」
「바로 향하시겠습니까?
그렇지 않으면, 당분간 대기를?」
「……기다립시다.
한꺼번에 정리하고 싶은 걸요」
「그렇사옵니까.
그럼 차의 준비를 하지요」
「부탁해요」
<달그락……달그락>
「……그 분은, 오고 계실까요」
「모르는 척은 할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요.
뭐니뭐니해도 카게아키 님이고」
「알 수 있게 되셨다고?」
「물론이죠.
이미 쭉, 그 분에 대해서만 생각하고 있으니까」
「오늘 여기서부터의 일이라도, 몇번이나 상상해 보았어요?
납득시키고 검을 겨눴을 때, 그 분은 어떻게 하실까……하고」
「어떻게 하실까요? 그 분은……」
「분명 원통한 심경으로 가득하겠네요…….
왜냐하면 그 분에게는 전부가 본의가 아닌 일이었을게 틀림없는 걸요」
「죄는 범하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응보를 받게 되었다」
「……불합리하네요」
「불쌍하옵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어요.
제가 용서하지 않는 걸요」
「네」
「어떤 이유가 있어도 용서하지 않아요.
그를 죽인 것은 용서하지 않아요」
「그렇게 하지 않으면 백만명이 희생되었더라도 용서하지 않아요.
구원받은 백만명이 카게아키 님에게 아군이 된다면, 함께 쳐잡습니다」
「누가 결정했지요……?
그 한 명의 목숨보다, 백만명의 목숨이 무겁다고」
「누구일까요……」
「그가 스스로 그렇게 결정했다면, 좋아요.
하지만 그렇지 않았어요. 그는 자신의 의사로 죽은 게 아니에요. 살해당했어요」
「타인에게 목숨의 가치가 매겨져서, 살해당했어요.
그러니까 저는 용서하지 않아요」
「미나토 카게아키를 용서하지 않아요」
「말씀대로입니다……」
「제가 그 분의 입장에 있다면 완전히 같은 일을 했더라도, 말이죠」
「같은 일을」
「예.
카게아키 님도 분명 그러셨던 것처럼……아무것도 가르치지 않고, 힘으로 목숨을 빼앗았겠지요」
「어쩔 수 없는 희생이라고, 설명해주시지 않습니까」
「뻔뻔한 이야기라고 생각하지 않나요?
그것은 즉, 지금부터 당신을 죽이지만 이것에는 이유가 있으니까 납득해 줘, 라고 부탁하는 것과 같잖아요」
「살해당한 사람은, 살해당해 두고서 누군가를 원망하는 것도 할 수 없게 되요.
죽인 사람은, 죽여 두고서 누구에게도 원망받지 않아도 되어 버려요」
「……그런 일이 있어도 된다고 생각해요?」
「과연……」
「그러니까 저는요, 카게아키 님에게는 감사하고 있어요.
왜냐하면, 원망할 수 있는 걸요」
「그 분이 자신의 뜻 하나로 그를 죽여 줬으니까, 이렇게나 복수심을 들끓일 수 있어요.
이렇게나 살의를 태울 수 있어요」
「그가 자신의 의사로 희생되었다면, 분명 어찌해야 좋을지 알 수 없었어요.
마음이 갈 데를 찾을 수 없었어요……」
「그렇게 되지 않았던 것은 카게아키 님의 덕분.
그렇겠지요? 할멈」
「…………」
「그러니까……상냥하게 죽여 드리지 않으면.
아픔은 느끼게 하지 말고, 일격으로 심장을 꿰뚫어. 자는 듯이 떠나게 해드립시다」
「그 분의 원통함을, 일고도 하지 말고.
자비 따윈 없이. 증오만을 부딪혀서」
「힘으로 목숨을 빼앗겠어요.
그 분의, 있는 힘껏의 미련을 뒤집어 쓰면서, 그것을 짓밟고 죽입니다」
「그리고서――저는 원망받는 거에요.
어느 날인가 이 심장도, 제가 그렇게 한 것처럼, 복수의 날끝에 꿰뚫릴 겁니다」
「그걸로 좋은 것이군요」
「그것이 좋은 거에요」
「……」
「그것이 복수란 것.
언제까지라도 끝없이 이어지는, 살의와 증오의 고리……」
「다른 말로 뭐라고 하는지 알아요? 사요」
「법과 정의」
「그래요.
당한 만큼 갚아준다. 한 만큼은 돌려받는다. 인류 보편의 일대 율법(一大律法)」
「근년의 윤리라든가 도덕이라든가는 분명 그것을 정의로 인정하지 않을 듯합니다만.
뭐, 윤리도덕 따윈 마음의 화장. 결국은 겉치레이옵니다」
「예.
마음의 진실은 언제라도 변함없어요」
「변하지 않지요」
「귀현(貴顕)인 자, 보편의 정의를 체현해서 살지 않으면」
「네」
「차는?」
「지금 바로」
<쪼로록……>
「좋은 향기네요」
「아가씨」
「뭔가요?」
「즐거우십니까」
「예, 아주」
「그 즐거움은 소중한 것을 잃은 슬픔과 표리일체이옵니다」
「그렇네요.
……이런 것은 뭐라고 하는 걸까요?」
「업(業)라고 하는 거에요.
인면수심(人面獣心)의 아가씨」
[ES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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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우웅―!>
《도대체, 무슨 일이야!》
「나중에 설명한다!」
다행히도 주변에 있어서, 기다릴 정도의 텀도 없이 돌아온 무라마사를 맞이하자마자, 취한 것은 우선 장갑.
합당리에 폭렬 직전의 급가동을 강요하여, 아직 밝은 하늘로 뛰어 오른다.
갑철의 여기저기가 하중를 받아서 삐걱인다.
《위험하다니깐!》
「바로 끝난다. 참아라」
속도의 급상승에 맞추어 불길한 소리가 더욱 심해진다. 참을 수 없는지 검주가 불평으로도 경고로도 해석되는 절규를 발했다.
하지만 상관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서장댁에서 건조사까지는, 도보라면 그럭저럭한 거리지만, 검주를 달리면 확실히 엎드리면 코 닿을 데다.
거의 한순간에 도착한다.
다소 무리한 기항을 해도, 심각한 손상은 되지 않을 거다.
그 결론을 무라마사는 공유하지 않은 상태였다. ……목적지마저 듣지 않았으니까 당연하기는 하지만.
《또 장갑기수의 흉내를 내려는게 아니면, 속도를 떨어뜨리는 것이 현명해!
나는 어쨌든, 당신의 몸이 견딜 수 없어》
「……」
목소리는 내지 않고, 전부 이미 안다는 뜻만을 보낸다.
말로 하는 수고를 아낀 것은 마음이 안달했기 때문만이 아니었다.
무라마사의 지적은 옳다.
이미 그레이 아웃의 징조를 감지하고 있다. 혈행(血行)이 흐트러진 거다. 긴장을 풀면 그 순간이라도 시야는 색을 잃고 암전하겠지.
그렇게 되면 다음은 추락의 결말만이 기다린다.
정신의 표면을 얼음처럼 단단히 굳혀, 어둠에 녹아 가는 충동에 저항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그것은 나의 힘이라는 힘 전부를 필요로 하는 행위였음이 틀림없다.
하지만 바닥난 밑바닥에서부터 찌꺼기 같은 여력을 더욱 긁어모아, 얼마 안 되는 속도상승에 충당한다.
《――미도우!》
이미 쓸모도 없는 목소리에 상관하고 있을 순 없다.
일절 귀를 기울이지 않고, 총력투입의 기항을 계속한다.
자기가속을 써야 할까――그런 사안도 뇌리를 스친다. 하지만 나는 채용하지 않았다.
이젠 음의를 발동하고 있을 수고가 아깝다.
게다가 이미, 하치만궁까지 얼마간도 없을 터이다.
<삐빅!>
《미도우!!
45도 상방!!》
「――――뭐?」
나의 반응은 너무도 둔했다.
<쿠웅!>
「컥――」
<슈웅――>
<떨어진다>
「오……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미……미도우――!?》
위험하다.
지표로――
「우…………으읍!」
<재상승>
……가까스로.
눈앞까지 다가온 나락의 턱을 벗어나, 다시 상냥한 하늘의 품에 안긴다.
부복해서 기도하고 싶어질 정도의 안도감.
――에, 잠겨있을 상황이 아니었다.
《간담이 서늘해졌다니깐!》
「없을텐데, 그런 것.
그것보다, 손상 정도를 말해라」
물을 것도 없이 등의 격통으로 짐작할 수 있었지만.
난폭한 호흡을 한번 토할 때마다, 지독히 쑤신다.
《배면갑철이 대파…….
그래도 다행이네. 합당리는 거의 상처가 없어》
「불행중의, 인가.
……그래서, 지금 건 적습인가?」
얼빠진 물음을 지껄인다고 알면서 얼빠지게 날린다.
직전까지 전혀 다른 일에 의식을 쏟고 있던 탓도 있어서, 그 순간의 인식이 애매했다.
무언가 금타성을 들은 것 같은 기분도 들지만……그 기억도 불확실하다.
포탄이라고 들으면 그렇게 생각할 수 있고, 낙석이었다고 들어도 부정할 근거가 없다. ……그것은 어디의 부유섬에서 떨어져 내린거냐고는 묻겠지만.
그런 나에 대하여, 검주의 대답은 명석했다.
《적이야. 당연하잖아.
255도 상방!》
들은 대로, 기수(騎首)를 돌리자.
……그 위용은 숨지도 않고서, 거기에 있었다.
악마였다.
혹은, 서양의 용을 의인화한 것처럼도 보인다.
그것은 터무니없이 폭력적이고, 악마적이며, 원념 같은 파괴의 욕구로 가득차 넘치고 있었다.
체구는 무라마사의 1.5배, 아니, 2배 가깝다.
에노시마의 거수(巨獣)를 별격으로 친다면, 내가 일찍이 만났던 중에 틀림없이 최대급의 괴물이다.
그것이 파충류의 피막을 연상시키는 모의를 펼치고, 유유하게 하늘을 나는 것은, 과연 어떠한 인과가 부른 악몽인가.
충동적으로, 뺨을 꼬집어 당겨서 찢어내고 싶어졌다.
그리해서 피가 나오지 않으면 눈도 뜨일 거다.
《상처가 늘어날 뿐이니까 그만해 둬.
유감스럽지만, 현실의 존재야》
「알고 있다. 에노시마의 체험은 귀중했구나.
인식신호는 발하고 있나?」
《아니》
「소속불명기인가……」
운 나쁘게 로쿠하라의 방공대에 포착되었을 가능성도 일단은 고려해 보았지만――소속을 보이지 않는다면 다르겠지.
원래부터, 저러한 괴상한 검주를 로쿠하라가 제식채용했다는 소문은 얼핏 들은 기억도 없지만.
그리 되면, 습격당한 이유는……
「설마, “알”이 심겨진 기생체――」
《그런 기척도 없어.
은성호와는 무관계해》
마지막으로 나머지 하나가 남았을 “알” 도 아니라고, 무라마사가 말한다.
그렇게 되면.
………………………………………….
「어디의 누구냐」
《나한테 물어도…….
그 대답은 본인 밖에 모를 거잖아》
「그렇겠구나……」
《물어 볼래?
제대로 대화를 할 수 있는 상대인지 어떤지는 제법 미묘하지만》
그렇다고는 해도, 그렇게 하는 것말곤 방법도 없다.
이쪽에게 습격당할 짐작이 없는 이상, 단순한 오해일 가능성도 높은 거다.
……단순한 오해로 척추가 구부러질 정도로 맞은 것은 너무도 처량하지만.
그런데도 이대로 계속하는 것보다는 나을 거다.
《나의 전방의 불명기에게 고한다.
이쪽에 공격할 의사는 없다》
《귀기(貴騎)의 소속, 및 목적을 묻겠다》
………….
답신은 없다.
「남에게 이름을 묻는다면 우선 자기부터 밝혀라, 는 것일까」
《어떨까나…….
그렇다고 한다면, 저쪽은 이쪽이 누군지도 모르고 덮쳐 왔다는 것이 되지 않아?》
「그러한 특수한 성벽의 소유자라는 가능성도 있다」
《없지.
그렇달까, 그런 녀석은 떨어뜨리자》
동의하지 않는 것도 아니었지만 그것은 놔두고, 나는 불명기와의 교신을 계속하려고 시도했다.
그렇다고 설마, 정직하게 「이쪽도 소속불명기입니다」라고 고할 수는 없다.
《이쪽은――국제통화공영연맹 야마토 진주군의 소속이다.
극비임무 중이므로 인식신호를 소지하지 않았다》
《……》
《반복한다. 이쪽은 진주군 소속이다.
귀기의 소속, 및 목적은 무엇인가》
《……………………》
「……?」
뭐지?
이것은…………답신인가?
전속력으로 달린 직후의 인간 같은――이라기 보다는 말기의 천식환자 같다고 형용하는 편이 가까운, 병적으로 흐트러진 숨결.
그것은 단순한 호흡음이지, 언어는 아니었다.
하지만 의사를 전하지 않았느냐고 말하면 다르다.
그 호흡은 오히려 한 의사의 덩어리였다.
즉, 나에 대한――――해의(害意)의.
《와!》
「치!!」
그리고 대답은 그것 뿐이란 것인가!
<슈왕!>
<달려든다>
여하튼 발도한다.
누구이건, 단지 무저항하게 베여줄 수는 없다.
나에게도 해야 하는 일이 있다.
특히, 지금은――
(……그래)
급작스런 습격으로 잊혀져 있던 일을 떠올린다.
그래, 이런 데서 영문도 모르고 싸우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한시라도 빨리 이탈해서――
――아니……설마, 이것은 오오토리 대위가 전해 온 친왕의 위험과 관계가 있는 일인가!?
설마가 아니다. 오히려, 그렇게 생각하는 편이 자연스럽다.
그렇다고 한다면……섣부르게 달아날 수는 없다. 뒤쫓아 올 거고, 그렇게 되면 친왕에게로 일부러 적을 데리고 가는 처지가 되어 버린다.
그래선 구원은 커녕 발목잡기다.
이탈한다고 해도, 적기의 전투능력을 박탈하고나서 할 필요가 있다.
「무라마사, 방침 결정.
적기를 죽지 않을 정도로 두들긴 후, 이탈한다!」
《존명!》
고도우세는 적기가 차지하고 있다.
이쪽은 기류를 거슬러 올라서 영격하지 않으면 안 된다. 형세의 불리는 불보는 것보다도 뻔하다.
적의 무장은 커다랗고 흉악한 형상의 전투도끼.
그 일격에 외관에 상응하는 기체중량과 낙하세력이 더해진다면, 그야말로 위협이 될 것이다.
그럼, 이 1합.
어떻게 응해야 할까?
* 마주 벤다. <== 선택
* 우선 방어에 사무친다.
나는 타치를 상단으로 쥐었다.
적도 또한, 아무렇게나 어깨에 멘 상단.
그렇다면 상대의 아래로 기어드는 측이 서로 치기를 제압한다.
《당신의 머리를 주서(juicer)로 믹싱(mixing)―!!》
정신나간 듯한 절규와 함께 밀어닥친 적기는 이상하기까지 한 위세로 넘치고 있었지만, 공격의 동작 자체는 엉터리였다. 제대로 된 무술의 그것이 아니다.
피해서 빠지는 것은 별 것도 아니었다.
적기의 배 아래로 들어가면서, 타치를 휘둘러내린다.
<카앙――!>
「극――」
《단단해……!》
강고한 손맛에 나는 어금니를 깨물고, 무라마사는 분하게 갑철을 떨었다.
적의 중후한 모습은 아무래도 허울만 그럴듯한 것이 아닌듯하다. 사소한 검격은 통용되지 않는 것 같다.
하지만 아무튼 이 1합은 제압했다.
이대로 이쪽의 흐름으로 갖고 갈 수 있다면, 그렇게 시간이 걸릴 것도 없이――
<콰앙!>
<엇갈린다>
「뭐……뭣이!?」
……허리에 일격을 받았다!
그다지 무거운 공격은 아니다. 손상 정도도 근소하겠지.
하지만 어째서지!?
도끼의 공격 궤도로부터는 확실히 피했을 터.
하지만――하지만, 공격을 받은 것은 틀림없이 적기와 교차하는 순간, 게다가 적이 있는 위로부터였다.
의심할 여지 없이, 적이 날린 공격인 거다.
하지만!
「무라마사! 지금 건 뭐지!?」
《모――모르겠어!
도끼는 피했다……고 생각하지만……》
철의 마음을 가진 무라마사도 동요를 금하지 못하고 있다.
그만큼 정체를 모르는 공격이었던 거다.
도대체, 무엇이라는 것인가.
은폐 무기인가, 그렇지 않으면 특이한 체술인가……?
<슈왕!>
<거꾸로 횡전>
<반전하강하여 속도를 얻고 재상승>
<삐빅!>
반전해서, 다시 적영과 대치한다.
다시 보아도 완전히 이형이다. 어딘가 종교적이기마저 했다――물론 선성(善性)을 보이는 것이 아니라, 많은 종교가 부정하는 악성(悪性), 그 순수한 발로로서다.
저러한 기체를 모는 것은 누구일까.
금타성을 들으면 여성이라고 생각되지만, 음정을 벗어난데다 묘하게 에코가 걸려 있기 때문에 단정은 할 수 없다. 그리 제정신이 아닌 것만은 아무래도 확실한 것 같지만.
수수께끼에 쌓인 저 적기도 이쪽과 같은 기동을 취하고 있다.
……하지만 반전하기 위해서 그린 호는 분명히 이쪽보다 크다.
즉 선회성능은 무라마사보다 현격히 뒤쳐지는 것 같다.
고도우세는 아직 적의 것이지만, 이대로 승부가 계속된다면 머지않아 역전할 수 있을 거다.
무자의 겨루기에 있어서, 무라마사와 같이 방향전환이 우수한 기체는 선수를 잡아서, 상대가 태세를 갖추기 전에 승부로 끌어들여 버릴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그 이점은 활용하지 않으면 손해다, 인가.
2합째를 어떻게 응하지.
적기는 변함없이, 미움을 빚어서 굳힌 것 같은 전투도끼를 쥐고 쏜살같이 돌진해 온다――
* 방어에 사무친다. <== 선택
* 맞서 친다
이번에는 상태를 보자.
나는 타치를 휘두르는 식으로, 요격한다――
고 보이기만 해 두고, 서로 치는 순간에 크게 진로를 바꾸었다.
아주 정직한 일격을 피해서,
그리고,
「……보였나!?」
《안돼!
하지만 하나. 저건 사격이 아니야》
《틀림없이, 무언가의 타격이야》
「…………」
설마, 다리를 재주 좋게 써서 발차기를 넣고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슈왕!>
점차 차츰차츰, 모래가 물을 빨아들이듯이, 가슴 속에 초조가 퍼져가는 것을 느낀다.
이대로는……비록 최종적으로 승리를 거둘 수 있더라도,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된다.
정체불명의 적을 쓰러뜨려봐야, 그것만으로는 나에게 있어서 아무런 의미도 갖지 않는다. 건조사로 향해서, 친왕과 서장을 구출하는 것이 목적이다.
상대하는 적기는 그 목적의 단순한 장해에 지나지 않는다.
1초 반초라도 빨리 돌파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2합을 거쳐서, 나는 아직 상처다운 상처도 상대에게 입히지 못했다.
차라리――이제 이런 정체를 모르는 무자를 상대하는 전장 따윈 던져 버리고, 건조사로 향해야 하는가.
그런 생각이 떠오른다. 의외로, 버릴 것은 아니라고 생각되었다.
먼저 염려한 것처럼, 친왕에게로 적을 유인하는 결과가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어쨌든, 친왕들의 무사의 확인을 최우선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어떻게 하지.
* 전투속행 <== 선택
* 전역이탈
<다시 반전하강하여 재상승>
……아니, 안이한 선택은 할 수 없다.
친왕들이 놓여진 상황을 모른다는 것은 즉, 지금 현재는 완전히 안전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거기에 일부러 저런 위험한 물건을 거느리고 찾아뵙는 것 따윈, 평지에 파도를 일으키는 것의 극치라는 것이겠지.
카나에양이 말한대로 위험한 처지에 있다고 해도, 적에게 쫓기면서 달려드는 것은 역시 구원도 뭣도 될 리가 없다.
당초의 방침을 바꾸지 말고, 우선 이 적을 제압해야 한다.
라고――결론짓고.
다시 초조가 격해진다.
그래, 우선 저 무자를 어떻게든 하지 않으면.
할 수 있는 한……할 수 있는 한 빨리.
서두르지 않으면, 모조리 뒤늦게 된다……!
<삐빅!>
《…………?
미도우》
《적기가……》
「응?」
……뭐지?
복부의 갑철을 열고…………
무언가를 내밀었다.
봉 형태의――――?
나는 시각을 강화해서 보았다.
《저건……》
「……포다」
포문이다.
전차포와 아주 비슷했다. 아니, 그 자체로 보였다.
적은 어떤 의도일까.
통상의 화포, 게다가 연발이 되지 않는 것 따윈, 도무지 무자에 대하여 전과를 올릴 수 있는 병기가 아니다.
무자의 기동력이 있으면 회피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고, 직격을 받아도 갑철강도로 위력을 거의 죽일 수 있으니까다.
견제가 기껏. 그것도 연사 가능이라는 전제로.
저 포는 어떻게 보아도 단발이다. 또한, 딱히 색다른 것도 없다.
에노시마의 거대병기가 탑재하고 있던 것처럼, 기기괴괴한 성능을 자랑하는 마포(魔砲)라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그렇다면……어째서.
적은 마치 결정구인 것처럼, 이 국면에서 꺼내었는가.
무언가――있는 걸까.
통상의 포로, 무자에게 타격을 줄 방법이……
「…………」
* 없다. 이대로 돌격!
* 있다. 여기선 퇴피! <== 선택
―――저건 위험하다!
「무라마사, 퇴피!」
《에?
어――어느 쪽으로!?》
* 오른쪽
* 왼쪽
* 위 <== 선택
* 후방
「위다!
적의 배면 방향을 잡는다!」
「구조적으로 그 쪽으로는 쏠 수 없을 거다!」
《존명!》
투구각을 끌어올려서, 위로――위로.
적이 포구를 향할 수 없는, 그 등쪽으로.
무라마사는 기동성능의 전부를 구사해서 나의 요망에 응한다.
하지만――안다. 적도 또한 투구각을 올려서, 나를 사격범위(射界)에 넣으려고 쫓아오고 있다.
달아날 수 있을까――――!?
<쿠우우웅――――!>
<태앵――!>
《뭐, 뭔가 굉장한게 왔어……!
하지만 빗나갔어!》
「좋아……!」
……어떻게든 호랑이 아가리를 달아났나.
위험한 데였다.
《……그래서, 결국……
지금건 도대체 뭐였던 거야?》
「고속철갑탄(高速徹甲弾)이다」
「고~소옥철가압탄?」
대 용기병용 고속철갑탄.
텅스텐제의 탄심(弾芯)을 경합금(軽合金)의 외피로 감싼 2중의 구조에 의해, 높은 관통력을 얻은 포탄이다.
착탄의 순간에 부드러운 외피가 무너지고, 뾰족한 탄심이 돌출해서 갑철을 꿰뚫는 구조로 되어 있다.
대 용기병용의 것은 중량이 극히 가벼워져 있기 때문에 초속(初速)이 대단히 높아, 근거리에서는 무자의 반사신경으로도 회피가 어렵다.
거리가 열리면, 탄속은 크게 떨어지지만.
군사 식자(識者)의 사이에서는 가장 실용적으로 완성된 대 용기병용 화기라 평가되고 있다.
유감스럽게도――전 세계의 무자에게 있어선 다행스럽게도――재료인 텅스텐이 귀중하기 때문에 양산을 할 수 없다.
만약 양산이 가능했다면……장래적으로 그렇게 된다면, 전장의 양상은 크게 바뀔 것임이 틀림없었다.
그 정도의 병기다.
이런 것까지 쏘아 왔다면, 호기심 많은 무자가 호기심으로라도 덮쳐 왔다는 가능성은 이제 만일에라도 있을 수 없다.
적은 버젓한 조직에 속한 자이다.
그것도 높은 기술력과 경제력을 겸비한――즉, 대규모인.
로쿠하라인가. GHQ인가.
어느 쪽이라 해도, 친왕을 덮친다는 위난에 관련된 자라고 봐도 틀리진 않을 거다.
내가 원호로 향하는 것을 예측해서, 발 묶기로 보내졌는가.
그렇다면 더욱 더, 여기서 유예는 용서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는 반면, 나의 초조는 어느 정도 다스려져 있었다.
지금의 한발이 정수리에 얼음물을 퍼부은 효과를 가져와 주었는가.
정신에 냉정함이 돌아왔다.
이 일전을, 문득 돌아볼 수 있는 정도로는.
「……정말로……기묘하다.
아니 원래부터, 보기에도 기묘하지만」
「어디가 어떻게, 라는 것이 아니라……
저 무자의 싸움법은 이상하단 기분이 든다」
적의 행동거지로부터 풍기는, 묘한 초짜티 때문인가.
그것도 있겠지――라고는 생각한다.
하지만 그 한마디로는 정리되지 않는 듯한.
다른 요소가, 아직……
《그것은 분명――
열량에 대해서네》
「뭐?」
물음을 보내긴 했지만, 나는 대답 따윈 기대하지 않았다.
하지만 무라마사에게 있어선 실마리였던 것 같다.
자기자신이 확인하는 듯이, 추측을 말하기 시작한다.
《이상해. 어떻게 생각해 봐도.
나의 감정이 틀리지 않다면――저 무자는 전속력으로 돌진해 와서, 그대로, 전력으로 때려 왔어》
《열량이 10 있다고 쳐서, 그것을 합당리의 가동과 근력 증강에 5씩 분배하지 않은 거야.
어느 쪽도 10이야. ……그런 것, 절대로 있을 수 없는데》
「……」
무라마사의 말을 이해하는데, 약간의 시간을 필요로 했다.
통상, 무자는 겨루기에 임할 때, 간합에 들어가기 직전까지는 합당리(즉, 기항력)에 열량을 쓰고, 간합에 들어가면 즉석에서 갑철(신체강화)에 열량을 붓는다.
이 절묘한 파악도 무자의 기량 중 하나이다.
무라마사의 표현을 빌리면, 서로 벨 때까지는 합당리에 10, 서로 벨 때는 합당리의 몫을 0으로 하고, 근력강화에 10의 열량을 쏟는다는 거다.
이것은 겨루기에 있어서 철칙이며, 우선 예외는 없다.
파악의 수고를 싫어해서 기항과 갑철에 5씩 분배한 채로 산만하게 싸우는 무자는, 결코 겨루기의 승리를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유리불리를 무시하고, 할 수 있다 할 수 없다를 묻는다면――그런 식으로 열량을 쓰는 것은, 할 수 있다. 하려고 생각하면 누구라도.
하지만 무라마사가 말한 적의 기묘함은, 그러한 것이 아니다.
어느 쪽도 10.
합당리 가동도 신체강화도 전력으로――전속력인 채로 최대근력을 구사해서 덮쳐온다.
적기의 이상한 위세는 거기에 기인하는 것이었나.
하지만 있을 수 없다.
분량으로 말하자면, 10의 힘을 가진 자도 8의 힘을 가진 자도 있다. 개인차는 각양각색이다.
통상 인간의 배의 열량을 가진 무자라도, 이 세상의 어딘가에는 있을 거다.
하지만 비율로 말하면, 어떤 자도 10할의 힘 밖에 가지지 않은 거다. 평균치의 20할의 힘을 가진 인간이 있다고 해도, 그것은 본인에게 있어서는 10할이다. 그것은 그러한 것이다. 당연히 그런 거다.
그 상식을 뒤엎고 있다.
대치하는 적기는 200%의 힘을 쓴다는 반칙을 범하고 있다.
적어도 무라마사는 그렇게 말했다.
…………………….
「기괴한 언동과 맞추면, 무언가 약물을 쓰고 있다고도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네.
열량 그 자체도 왠지 이상하고……그건 있을만한 것 같아》
《그렇지만――》
그것만으로는 역시, 설명이 가지 않는가.
《알고 있어――!
네가 좋아하는 것은 모친과 시체다아――!!》
하지만 수수께끼의 대답을 낼 틈은 없이.
악마의 기체는 또다시, 구풍(颶風)을 벗 삼아 덮쳐왔다.
친왕 습격의 보를 받고 다급히 날아간 카게아키였습니다만, 정체불명의 기괴한 검주에게 가로 막혔습니다.
영웅편의 전투가 혼과 혼이 격돌하는 힘의 승부였다면, 복수편은 차가운 전투로직이 지배하는 지성의 무대입니다.
때문에 이렇게 플레이어를 시험하는 선택지가 많은 편이지요.
보면 짐작이 가겠지만 복수편에서는 전투 중에 여러 선택지를 제시하고, 그 선택지에 따라서 전투의 흐름과 결과가 바뀌게 됩니다.
번역에서 이걸 다 넣었다가는 가독성이 떨어져서, 글의 흥미를 잃을 우려가 있으므로 앞으로도 선택지 파트는 별도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 검주회전일록에 'GUTS EIDER' 항목 추가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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