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에는 페이스가 올리기가 벅차네요.
당분간은 이 정도 페이스를 유지하는 게 옳을 듯합니다.
이상」
어쩔 수 없었다아아아아아아!?」
정상참작의 여지를 인정한다」
어쩔 수 없었다는 것은, 도대체 어떻게 어쩔 수 없었습니까?」
「……이상의 이유에 의해, 피고인에게 피해자에 대한 살의는 없었다고 단정할 수 있습니다」
「UT ・KKI ・SI ・NEEEEEEEE!!」
「으~응, 뭐 이딴 변호가…….
딴지를 걸 데가 너무 많아서 어디서부터 딴지를 걸어야 할지 모르겠어」
「이것도 일종의 노 가드 전법인가?
함부로 딴지를 걸면 카운터 먹을 것 같아」
「납득해 주셨습니까」
「한 것 같은 기분이 들어.
그럼 폐정인가」
「속지 말아 주세요, 판사!」
「에~」
「뭔가 불만이라도」
「없겠냐!」
「그치만 들었겠지~ 지금 거~.
어쩔 수 없었어~. 살의는 없었다고~. 그러면 미안해☆ 라고 사과하게 하면 이제 그걸로 된 거잖아~?」
「좋지 않아!
어쩔 수 없었건 살의가 없었건, 그래서 살해당한 쪽이 납득이 갈 리가 없을텐데!!」
「법률은 죽은 사람을 위해 있는게 아니고?
살아있는 사람을 위해 있고?」
「역시나 판사.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니네~들……자신이 말하고 있는 것이 사회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라든가……조금은 생각해라.
부탁하니까……」
「그런 거 말해도냐옹~?」
「이것이 업무이므로」
「그아――――!!
나쁜 의미로 직업 의식이 너무 발달한 세계는 정말 글렀다―――――――!!」
「으~음. 어리광 심한 검사네」
「별 수 없네~. 타협안을 생각해 줄게」
「어떤?」
「카게아키 쨩은 나쁘지 않으니까 사형 같은 건 할 수 없지만~.
대신에 거기의 변호인을 죽여도 돼」
――――기다려.
「나입니까」
「응」
「뭐어, 피고인만 구하면 나의 업무는 달성되므로 상관없습니다만」
「검사는?」
「으~응……
어느 쪽이냐~하면 지금은 피고인보다 변호인 쪽이 열받는데」
「어른이 되는 것도 필요하지?」
「그렇~네요.
그럼, 그걸로 좋습니다」
기다려.
기다려 줘.
「응?
왜 그런가~ 피고인. 입 뻐끔뻐끔하고」
「뭔가 말하고 싶은 거라도?」
있는게 당연하지!
왜――나의 죄로 내가 벌받지 않고, 다른 인간이 살해당하지 않으면 안 되는 거냐!!
나를 벌하면 된다……!
나의 죄에 발뺌할 여지 따윈 없는 것은, 누구보다도 내가 알고 있다!
이 목에는 교수대의 줄이 어울린다――아니, 필요하다!
그러니까 나를……
「아무것도 들리지 않아」
「딱히 의견은 없는 것 같습니다」
………………!?
입이――움직이지 않는다!
독이다. 독으로――마비되어 있다――
「그럼 형을 집행한다」
「엑스큐셔너(Executioner)~, 컴온!」
<철컹>
기다려!
기다――――――
「해버려♪」
「――――――――――――――――――」
어째서냐!!
어째서……이 내가 사는 것이 허락되고……
살아야 할 사람이 죽어 가는 거냐!?
이 세상에 정의는 없는 것인가.
그런 것은 이제 그만해 줘.
어떻게 하면 끝나지? 어떻게 하면 이것만으로 하지?
내가 스스로 자신을 죽일 수 밖에 없는 건가.
안락한, 도피로서의 죽음 밖에, 나에게는 허락되지 않는 것인가.
벌은? 고통은? 철퇴는?
벌!!
이만큼의 죄를 범한 나에게, 어째서 단죄인 죽음이 주어지지 않는 것이냐.
오욕으로 가득 찬 형사(刑死)로 보답해 주지 않는 것이냐.
그것이…………이 세계라는 것인가!?
그렇다면 세계에는 아무런 희망도 없다!
올바른 인간이 비명에 가고――그 죽음을 초래한 악귀에게 벌은 없이――그러면 올바른 인간의 올바른 삶은 완전히 무가치로 돌아간다!!
그런 것을 인정할까 보냐.
그들에게는 가치가 있었다――커다란 가치가 있었다!
그것을 내가 무도하게 빼았았던 거다.
그러니까, 부탁한다.
누가……누구라도 좋다.
나를,
이 나를――――누가――――
마이도노노미야를 놓쳤다……인가」
「기대에 따르지 못해, 죄송합니다.
처분은 삼가 받겠습니다」
「――――」
「…………」
「부디 아가씨, 아니 오오토리 대위를 꾸짖지 말아주십시오. 중령님.
모든 것은 이 늙은이가 부족했기 때문의 부주의……」
「예. 실은 그런~ 겁니다」
「라는 것은 새빨간 거짓말이다뾰~.
중령님, 소관은 상관의 명령에 따랐을 뿐입니다. 책임의 소재를 틀리지 말아주시길」
「당신 그러고도 나의 종자야!?」
「말할 자격이 없을텐데, 썩은 귤감」
「……뭐 좋아.
무슨 일이 있어도 말살해 둘 필요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일단 겉 무대로부터 물러나게 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당분간은 쓸데없는 참견도 그만두고 얌전히 있겠지」
「……그 사이에 결착을 낸다.
전부」
「…………」
「수고했다.
물러나서 쉬어주게」
「귀관의 다음 배치는 추후에 전하겠다」
「……네.
실례하겠습니다」
「……흥……」
「달아났건, 달아나게 했건, 사라진 녀석에 대해선 아무래도 좋다.
죽은 녀석도」
「하지만……
포로, 인가」
「미나토 카게아키.
……흠. 글쎄……말이지?」
눈을 뜬 그곳은, 미지의 장소였다.
희고, 청결감이 있는 방이다.
넓지는 않다. 기껏해야 6다다미이겠지. 하지만 물건이 적은 탓인지, 매우 넓게 보였다.
존재감을 가진 물체는, 바로 지금까지 내가 몸을 누이고 있었던 검소한 침대 정도 밖에 없다.
다음은 의자가 하나와 자잘한 물건이 몇 점.
다시 보면, 벽에 창마저 없었다.
답답함을 느끼는 것은 틀림없이 그 탓일 거다. 통풍구는 있지만, 신체적으로는 어쨌든 심리적으로는 전혀 필요충분치가 않다.
납을 채운 것처럼 무거운 두개골은 생각을 돌리기 전에 우선 여기서 나가는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방의 한쪽 구석에서 문을 발견하고, 그쪽으로 걷는다.
정말 몇 걸음을 나아가기 위해서, 몇 번이가 비틀거렸다.
어찌된 영문인지, 손발의 감각이 둔하다.
타인의 몸을 실로 조종하고 있는 심정이 되면서, 어떻게든 도착한다.
손잡이를 잡아서, 돌리고 당겼다.
<철컹철컹>
밀어 본다.
<철컹철컹>
「…………음」
그럼.
상황이 새롭게 한가지 판명되었다.
문은 열리지 않는다.
잠겨 있었다. 물론, 바깥쪽에서.
손잡이를 핥듯이 살펴 보았지만, 열쇠구멍도 없고 버튼도 당김쇠도 없다.
여는 것은 불가능했다.
즉, 감금되어 있다.
……아니.
단정하는 것은 경솔한가.
여기는 단지 병원의 병실이며, 잠겨 있는 것은 관계자 이외의 출입을 금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환자의 증상에 따라서는, 안쪽에서 열리지 않는 방에 수용할 필요도 있을 거다.
그렇, 다면――우선, 해야 하는 것은 하나다.
기상한 사실을 바깥에 전하자.
<똑똑>
「실례.
어느 분인가, 계시지 않습니까」
<똑똑>
「여보――」
<퍽!>
파수병 : 「Be quiet(조용히 해)!」
「…………용서를」
감금되어 있는 것은 틀림없는 것 같다.
그렇다고는 해도, 지금의 목소리.
잘못 들을 수 없는 외국어――영어였다.
영어를 하는 인간이, 나의 신병을 이 방에 봉하려 하고 있다.
……즉.
(나는 진주군에 구속되어 있는 것인가)
그렇게 된 것 같았다.
이유에 짚이는 곳이 없다…………라고 말했다간 건망증의 비방을 받겠지.
에노시마에서 GHQ의 장교들과 적대한 기억은, 풍화시켜 버리기엔 역시 아직 시간이 부족했다.
그 때는 은성호의 등장에 의해서 모조리 혼돈 속에서 막을 내려 버렸지만, 그래서 GHQ가 나를 방치하자고 변심했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다음 수를 걸어 오는 것은, 오히려 당연하다고도 말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는 해도 돌연하다.
아무 맥락도 없이 이런 형편이 되었던 것의 설명으로는 충분치가 않다.
아니……맥락?
맥락.
나는 건조사에 친왕들을 구하러 가려고……
그렇다……건조사로의 공격.
요컨대, 그것은――――진주군의……?
그럼, 그것도――
「――――」
……쪼개질 것 같은 두통에, 뇌가 쑤셨다.
일단 생각을 멈춘다.
지금은, 다른 걸――
그러고 보면, 무라마사는 어떻게 된 거지.
이 실내에 없는 것은 틀림없다.
보면 아는 거고, 보지 않아도 아는 일이었다. 무자를 검주와 함께 가둔다니, 너무도 바보스럽다.
(무라마사?)
……………………………
「무라마사」
……………………………………………………………
소리를 내서 불러 봐도, 금타성의 대답은 없었다.
들리지 않는 건지, 들리고 있어도 대답할 수 없는 것인지…….
이것은 희유한 사태다.
물론, 나쁜 의미로.
연을 맺은 사수와 검주는 둘이서 1기의 무자가 된다.
한 개체라고도 말할 수 있으며, 그러한 이상에는, 양자가 떼여 놓이는 일 따윈 있을 수 없다.
서로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거리를 벌리고 있어도, 곁에 있는 것처럼 통화할 수 있는 거다.
그걸 지금은 할 수 없다.
가장 타당한 가능성은, 회화하는 능력을 잃었다는 그것이다.
즉, 완전히 파괴되었다.
죽은 자에게 입은 없다.
한 마디로 생물이라곤 정의하기 어려운 검주라도, 그 격언으로부터 달아날 수는 없다.
「…………」
――그 이외에는, 통신차단장치에 밀봉되어 있는 가능성 정도 밖에 짐작이 가지 않지만.
GHQ가 방해자로서 처리하려고 한 무라마사를 위해 거기까지 수고를 들였을지 어떨지는, 크게 의문이다.
단……맹독에 시달린 이 육체가 생존하고 있다.
무라마사가 회복시킨 것이라면, 적어도 그것이 종료할 때까지는 건재했다는 것이 된다…….
아무튼, 지금은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다.
움직임이 일어나는 것을 기다릴 수 밖에 없겠지.
자유를 빼앗기고, 그 자유를 되찾을 방법이 없는 이상, 그것이 유일한 선택이다.
……그런 것을 선택이라고 부르고 싶진 않지만.
나는 적어도 최선을 다하도록, 침대로 돌아가서 아직 피로가 짙게 남은 신체를 눕혔다.
·
·
·
<문을 열고 뛰어든다>
<벌컥!>
쾌적한 죄수 라이프를 보내고 계실까요~?」
<오른쪽 위! 오른쪽 위!>
천장으로부터 출현이라니……역시나 보통내기가 아닌 분이십니다. 홋홋홋」
도무지 진정이 되지 않아. 무심코, 평상시의 구치소 생활처럼 몸음 움직여 버렸습니다」
다 당신은 몸을 움직이고 싶어지면 천장에 매달립니까. 평상시부터!?」
비록 천장에서부터 인간이 드리워져도 흐트러져선 안 된다고, 아버님이 따끔하게 말씀하셨던 것을 잊으셨습니까!」
「잊기 이전에 그런 핀 포인트스런 교육은 받지 않았습니다!」
<벌컥!>
파수병 : 「What's happening(대위님, 무슨 일이――)」
파수병 : 「My eye(뭐시여)――――――――――――――!?」
문 밖에 계신 분입니까?」
「아니요, 지금도 시끄럽게 하고 있어요……
그렇달까 슬슬 내려와. 괴기박쥐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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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읍~ 하아~, 스읍~ 하아~」
「필요없는 심로를 걸어버린 것 같아서……
죄송합니다」
「아니요…….
상당한 하트 브레이크 샷이었기는 합니다만」
「뭔가 호쾌하게 졌군요, 아가씨.
인간충격력(人間衝撃力) 승부라든가 그런 것에」
「그렇네요~. 패널티 에리어의 반칙으로 PK 받아서, 자아 1점이라고 생각한 데서 삼루수의 히든 볼 트릭[각주:1], 런너 아웃, 시합 종료. 채점의 결과 2대1로 판정패라는 느낌이었을까나」
「다음부터는 아가씨도 양자론(量子論)에 기초해서 벽을 빠져 나가면서 등장하는 정도의 재주를 부리지 않으시면 안 되는군요」
「살기 어려운 세상이군요……」
진주군 대위 오오토리 카나에. 그녀의 시종 나가쿠라 사요.
기다렸다, 고 할 것도 없이 나타난 내방자는, 그 2명이었다.
여기가 GHQ의 시설이라면, 두 사람이 있는 것에 의심스러운 점은 아무 것도 없다.
하지만――무엇을 위해서 왔는가, 그것은 현 상황에서는 완전한 수수께끼의 저편이었다.
아무튼, 일을 처음부터 순서대로 물어볼 수 밖에 없다.
「대위님」
「네?」
「우선, 제가 먼저 질문을 해도 좋을까요」
「부디」
쾌락을 얻어서, 짧게 사고를 돌린다.
최우선 사항은……
「마이도노노미야 전하는 어떻게 되셨습니까?」
「건조사로부터는 무사히 탈출하신 것 같습니다.
사체는 발견되지 않았고……」
「지금 쯤은 어디엔가 잠복해서 상황을 엿보고 계시는 것이 아닐까요」
「……그렇습니까」
가볍게 숨을 내쉰다.
어쨌건 간에, 그것은 길보였다.
친왕의 몸은 여전히, 안전과는 거리가 멀겠지만……
정치적 생존술에 뛰어난 그 사람이다. 위험한 곳을 벗어나 살아남은 이상은, 계속 살아남을 방법을 반드시 찾아낼 거다.
이 건에 관해서는, 이미 내가 걱정해 봐야 어떻게 될 리도 없다.
그렇다면 다음은, 나 자신의 일이다.
「저는 어째서 여기에……
아니요. 우선, 여기는 어디일까요」
「요코하마입니다」
대답은 단적이고, 약간 완곡했으며, 하지만 역시 자명요연(自明瞭然)했다.
요코하마.
――――진주군 총사령부.
나는 GHQ의 본부시설에 있는 것 같다.
「그럼……
왜 저는, 그 요코하마에?」
「건조사에……쓰러져 있었다고 생각합니다만」
「예.
그것을 사요가 주워서, 여기까지 차로 옮겼습니다. 그치요?」
「예」
「그것은――」
「…………」
「수고를 끼쳐서」
「아뇨아뇨」
과연 감사를 말할 처지인지 어떤지.
조금 망설인 끝에 일단은 말해둔다.
내심을 읽었는지, 노녀(老女)의 대답은 어깨를 움츠리는 듯한 울림이었다.
(……그런가……)
한 번 질문을 끊고, 정보를 정리한다.
친왕과 적대하여, 건조사를 덮친 것은 GHQ이고……
내부에 있던 카나에양은 그 정보를 잡아서, 나에게 가르쳤다……?
습격이 행해졌을 때, 그녀들도 부근에 있어서……
기절한 나를 발견. 회수해서, 요코하마 기지로 운송했다……라는 것인가.
「무라마사……
저의 검주는?」
「물론, 함께 데리고 왔습니다.
지금은 별실에서 쉬고 계셔요」
「유감스럽게도, 만나게 해 드릴 수는 없습니다만」
「……그건.
어째서일까요」
「만나게 할 수 없다, 란」
확답이 이어지는 흐름이 여기서 두절되고, 뻥하고 간격이 비었다.
카나에양의 표정은, 실언을 찔려서 대답이 막힌 인간의 그것은 아니다.
이 간격을 즐기고, 맛보고 있는, 그런 얼굴이었다.
실제로 대답할 필요는 없다.
그녀는 이미 명확하게 해 보였던 거다. 나와 그녀의, 입장관계를.
검주와의 접촉이 허락되지 않는 것은 어째서인가.
――무장시켜서는 안 되니까다.
그녀가 어째서 나의 무장을 위구하는가.
――그녀와 내가 적대하고 있으니까다.
즉.
어떠한 사정에 의해서인지, 친왕과 GHQ의 사이에 대립이 일어났고.
그리고 그 때, 그녀는 GHQ의 입장에서 행동했다.
그녀의 여태까지의 언동, 또 에노시마에서 나와 함께 말살당하려 했던 것을 생각하면, 그 이유는 단순한 소속문제로 되돌릴 수도 없겠지만……
아무튼 그렇게 되었다.
필연히 친왕의 은혜를 입은 나와도 대립한다.
그녀가 건조사 습격을 예보한 것과 이것은, 모순되는 것 같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한꺼번에 일소하기 위해서 그렇게 했을 뿐일지도 모르니까다.
전부 설명이 되었다.
다음으로 알 수 없는 것은……친왕과 GHQ의 대립이유와.
또 하나.
왜 내가 지금 살아있는 것인가.
살려준 것인가.
살해당하지 않고, 요코하마에 구금되어 있는 것인가.
「오오토리 대위님」
「네♪」
「현재, 제가 생존이 허락되어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심장이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요?」
미소짓는 GHQ 대위.
그 미소가 비웃음이라 불리는 부류의 것인 것은 명백했다――그녀는 전혀, 감추려고도 하지 않는다.
놀랄만한 일도 아니었으니까, 상관없이 계속한다.
「정지시키는 것은 간단했을 터입니다」
「그럴까나?」
「저의 관자놀이에 총구를 누르고, 방아쇠에 건 손가락에 100그램 정도의 힘을 주는 것만으로」
정말 1시간 전까지 의식을 놓고 있었던 거다.
좀더 엉성한 방식으로 죽여도, 나에게는 저항할 방법은 없었다.
쿡쿡, 하고 작은북을 닮은 기분 좋은 울림.
카나에양은 목구멍 안쪽만으로 웃음소리를 내고 있었다.
「그렇네요……」
「…………」
「하지만 저에게도, 여러가지 사정이라는 것이 있어요」
「괜찮다면 들려주셨으면 합니다」
「괜찮은데요?」
미소.
「우선 하나론, 카게아키 님을 살려서 데려오면 좋겠다고 부탁받은 것」
「……?
부탁받았다?」
「GHQ 내부의 인간에게, 입니까?」
「예」
「……어느 분일까요」
전혀 짚이는 곳이 없었다.
진주군 내에는 구명의 준비를 해 줄만한 붕우는 커녕, 단순한 지인마저 없다. 오오토리 주종을 제외하고.
덧붙여서 말하자면, 길가에서 지병의 발작에 괴로워하고 있던 낯선 영국인을 도운 기억도 없다.
안부를 배려받을 이유 따윈, 상상의 범주 밖이다.
「볼프 교수라고 불리고 있는 분입니다.
천연자원국(天然資源局)에서 고문을 맡고 계시는……아시는 바가 없습니까?」
「아니요……」
기억의 구석에도 걸리지 않는 이름이다.
볼프――늑대? 독일어……?
「지인이 아니신가요?
……그 분은 어째서 카게아키 님의 몸을 염려하신 걸까」
「학자라는 인종은 보통 사람의 이해로부터 좀 벗어난 부분을 때때로 가지고 있으므로.
뭐, 미나토 님에 관한 보고 중에 무언가 교수의 흥미를 자극하는 부분이라도 있었던 것이?」
「그런 걸려나요?
성적 흥미 같은게 아니라면 좋겠습니다만」
「그것은 저도 발악하고 싶을 정도로 곤란합니다」
「머지 않아 교수와는 면회의 장소가 마련될 것이니까, 진실은 그 때 직접 확인하세요.
……그것은 그렇다 치고……」
「이유는 또 하나.
이쪽이 제 개인적 사정입니다」
「……예」
미소.
그것을 본다.
그것이 형태를 만드는 것을 본다.
단일한 뜻.
단일한 정.
단일한――――
(아아)
마음이 깊게, 깊게 수긍한다.
여태까지는 의혹에 지나지 않았던 것을, 확신의 영역으로 밀어 올린다.
(나는 이 사람에게 미움받고 있다)
[ESC]
악의.
「카게아키 님.
당신을 호락호락하게 죽게하고 싶지는 않았으니까」
마치 산그늘의 용수(湧水)와 같이.
차갑고 풍부하며, 투명한 악의.
<데엥―――데엥―――데엥―――데엥――――――!!>
4시를 알리는 종소리를 들으며, 나는 처음으로 실내에 시계가 있는 것을 깨달았다.
서양식의 감방 이외의 아무것도 아니라 생각되는 이 작은 방에는 어울리지 않는, 그런대로 훌륭한 벽시계다.
이런 곳에 그런 것을 설치한 인간의 의도를 상상한다.
창이 없고 밤낮의 구별도 되지 않는 방에는 시계 정도는 좋은 것을 두어야 한다는 배려인가. 방 전체의 궁상스러움을 부각시켜 수용자를 몰아 세우려는 모략인가.
처형까지의 남은 시간을 정확히 가르쳐서 확실히 각오를 정하게 하려는 악의가 뚝뚝 떨어지는 친절인가.
그렇지 않으면 단순히 여분을 여기로 돌렸을 뿐인가.
「……새벽인지 저녁인지, 고민되요?」
「그것도, 조금은」
「새벽입니다.
카게아키 님이 눈을 뜨셨다고 듣자마자 와 버렸습니다만……생각해 보면 비상식적이었군요」
「이 사요년이 부주의했사옵니다.
미나토 님, 무례를 용서해 주세요」
「사죄 같은 것은 불필요합니다.
곧바로 와주신 것은 고맙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변변한 사정을 알지 못한 채 방치되지 않을 수 있으니까.
하지만 새벽 4시…….
건조사 경내에 쓰러지고 나서 꼬박 하루는 지난 것 같은 기분이 들었지만, 기실은 아직 반나절에도 미치지 못했던 것인가.
아니, 하루반이 지난 것일지도 모르지만.
……몸의 무거움을 근거로 하면, 그 쪽이 가능성이 있을 것 같다.
「대위님」
「네, 카게아키 님」
「처음으로 만난 것은, 그 마을입니다……
지금은 이미 존재하지 않는, 그 작은 마을에서」
「예…….
그 산위의」
「그때부터 아직 그다지 시간은 흐르지 않았습니다.
바로 어제의 일이라고도 생각될 정도로」
「하지만 그 사이에 여러가지 일이 있었습니다.
악한 대관을 상대로 싸우거나, 장갑경기를 둘러싼 음모에 개입하거나, 에노시마에 숨어들어서 커다랗고 이상한 거와 싸우거나……」
「네」
「어느 것 하나도 400자 원고지 300장 정도라면 매꿀 수 있을 것 같은 사건이었지요」
여러가지 일이 있었다. 정말로 다사다난했었다.
그것은 정말로 그 말대로다.
「하지만 대위…….
저는 모르겠습니다」
「깨달으면, 당신은 제게 악의를 품고 계셨습니다」
「…………」
「저는 짧은 교제 속에서 언제, 어떤 이유에 의해 당신의 악의를 얻은 것일까요.
생각해 봐도, 그 수수께끼는 풀 수가 없습니다」
「아니요……
애초에, 이유는 있는 것일까요?」
사람이 사람을 혐오하는데, 일일이 이유라 할 정도의 이유 따윈 필요하지 않다.
벌레를 좋아하지 않는다. 피부에 맞지 않다. 그냥 왠지 모르게. 그걸로 충분히, 인간은 타인에게 악의를 향할 수 있다.
자신이 남에게 호감받기 쉬운 성격이라고는 술자리의 농담으로도 말할 수 없다.
나에 대한 악의에 아무 이유도 없었다고 해도, 이상해할 만한 것은 없는 거다. 하지만――
「이유라면 있어요……」
「……」
「아주 알기 쉽고.
아주 단순한, 이유」
「그것을 제가 모르는 것은, 역시 터무니 없는 실태인 걸까요」
무언가……무서운 무자각(無自覚)을 내가 범하고 있다면, 사과하지 않으면 안 되겠지.
사과해서 끝날 일인지 어떤지는 별개로.
하지만 카나에양은 기분이 상한 모습도 없이, 우아하게 고개를 흔들어 보였다.
「아니요, 부디 신경쓰지 마세요.
카게아키 님이 이해하지 못하시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들려주실 수 있을까요」
「물론」
장발의 영애는 미소를 넓혔다.
그 함유성분――악의째로.
「그렇게 하기 위해서 구했는 걸요.
꼭 듣게 하겠습니다……」
「조금, 긴 이야기가 되어 버립니다만」
「상관마시길.
다행히, 지금의 저는 빈틈을 주체 못하는 몸입니다」
진지한 얼굴로 말한다.
……풋하고 가볍게 웃음을 터뜨리고 나서, 오오토리 카나에 대위는 이야기를 시작했다.
오오토리(大鳥)씨는 무가의 명문으로서 일찍이 알려졌다.
발상은 헤이안기(平安期)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오랫동안 궁중의 무자를 통괄, 아니면 거기에 준하는 입장에 있었다. 소위 석천어유서가(釈天御由緒家) 가운데, 현대까지 혈맥을 전한 유일한 가문이다.
무자집단으로 근위군 필두로서의 육위부(六衛府)가 형성된 후는 그 총령인 육위대장령(六衛大将領)을 많이 배출했고, 뿐만 아니라 한시기는 완전히 일족 내에서 세습마저하고 있었다.
가문의 격이라는 점에서는 현재의 패자 아시카가(足利)씨도 미치지 못한다.
영고성쇠가 이치인 이 세상에서, 왜 오오토리씨는 천년에마저 걸쳐서 지위와 실력을 보유할 수 있었는가.
이유는 권문(権門)에 있기 십상인 내부항쟁을 기적적인 결속에 의해서 미연에 계속 막아 왔던 것에 구할 수 있으리라.
가문을 둘로 나누어 싸우는 치명적 결렬을 맛보지 않고서, 오오토리가는 역사를 거듭해 왔던 것이다.
하지만 그 좋은 전통은 근년이 되어서 마침내 끊어졌다.
코류 30년. 후에 대전 전야라 불리는 시대의 일이다.
야마토는 표면상의 평온이야 유지하고 있었지만, 수면 아래에서는 대륙의 이권을 둘러싸고 유럽 제국과의 긴장이 날마다 높아져, 사람들은 전쟁의 기색을 헤아리고 고양과 으스스함을 느끼고 있었다.
당시의 오오토리 당주는 극우사상의 신봉자이며, 유럽 측에서의 양보를 거절하고 개전에 대비해 군비확장을 추진하도록 밤낮없이 활동하고 있었다.
그 영향력은 커서, 나라는 그가 바라는 방향으로 노를 틀었다.
하지만 그와 의견을 달리하고 있던 남동생――카나에의 아버지――은 그런 정세를 걱정한 끝에, 결단.
형에 대하여 하극상을 일으켜, 권력을 탈취한다.
당주는 유폐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죽었다. 암살의 소문이 돈 것은 물론이다――진위는 놓아두고.
그에게는 어린 적남이 있었지만, 이는 쿠데타 때에 직신(直臣)의 손으로 구출되어, 어디엔가로 달아났었다.
형을 쫓아내고 당주의 자리에 이른 남동생은 대륙경략(大陸経略)을 융화의 노선으로 전환하도록 활동을 시작했지만, 내외의 버거운 반발에 시작부터 고투를 강요당하게 되었다.
특히 안쪽, 오오토리 일문의 저항이 격하여……
결과적으로 일족단결의 전통을 유린한 남동생을 심정적으로 도무지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것인가. 전당주의 방침에 위구심을 품고 있던 자는 적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빠짐없이 반항과 태만의 도당으로 화했다.
내부의 반발을 얼르면서 외부의 적에게 대처하지 않으면 안 되었던 신당주의 정치활동은 지체하여, 성과를 올리지 못한다.
그런데도 그는 포기하지 않았지만, 물론 운명은 이미 그의 등뒤에까지 소리없이 다가와서, 손가락질하며 웃고 있었던 것이다.
당시의 오오토리가에는 원래 다른 집안에서 들인 양자에다가 청년이지만, 재치에 의해서 분가의 하나를 맡기까지에 이른 인물이 있었다.
이름은 시시쿠(獅子吼). 전당주에게 심취하고 있던 남자이기도 하다.
그는 찬탈을 단호히 허용치 않고, 다시 쿠데타에 의해 가문을 올바르게 만들자고 결의하고 있었다.
하지만 다른 집안 출신인데다 분가당주인 그가 당주의 자리를 빼앗으면, 잘못에 잘못을 거듭하는 결과 밖에 되지 않는다.
사물의 절차를 고집하는 시시쿠는 쿠데타의 우두머리로서 올바르게 당주의 자리를 이어야 하는 자――즉, 전당주의 적자를 모시자고 바라여, 그 행방을 찾았다. 그러나 묘연히 알 수 없는 채로, 시간만이 지나가고……
그 사이에도 대륙정세는 긴장을 늘렸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당주는 군을 이끌고 일어서는 기개를 보이지 않고, 시시쿠가 보자면 어리석은 생각에 지나지 않은 융화의 모색에 심취하고 있다.
여기에 이르러 그는 마침내 결의한다.
직속의 병사를 이끌고 당주를 급습, 살해하고, 후임으로 그 차녀 하나에(花枝)를 앉혔다.
아버지를 살해당한데다 꼭두각시로 삼아진 하나에가 본의였을 리도 없지만, 시시쿠로서도 괴로운 선택이었겠지.
그에게 하나에는 어디까지나 중계이며, 진정한 당주는 하나에의 사촌남매에 해당하는 인물이었다.
시시쿠는 일문을 장악하여 실권자가 되자마자 바로 그 힘으로 정통한 당주인 남아의 탐색을 재개하려고 했지만,
실제로는 그럴 틈도 없이, “대전” 이 발발한다.
……그가 간신히 바란 인물의 소재를 밝혀낸 것은 대전 종결로부터 실로 6년 후, 코류 41년의 일이다.
거기에 약간 앞서서, 국외로부터 첩보의 그물을 던지고 있었던 카나에도 그 인물을 찾아냈다.
그녀는 시시쿠의 쿠데타 때에 마침 유럽에 유학중이었기 때문에 돌아갈 집을 잃은 상태였지만,
유럽 여러국을 전전하면서도 야마토의 상황에 마음을 썼고, 특히 오오토리가에 관련된 정보의 수집은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 보람이 있어서 사촌남매의 행방을 잡고, 또한 시시쿠도 곧바로 그를 발견할 것을 알자,
카나에는 취득하고 있던 이중제국의 군적(軍籍)을 이용해서 국련 야마토 진주군에 배속. GHQ 장교로서 귀국한다.
그것이――이 해의 초가을.
「……그렇네요.
그런 기분도 없다고 말하면 거짓말이 됩니다만」
「시시쿠에게의 복수 밖에 할 것이 없었다면, 이 나라에 돌아올 일은 없었겠지요」
「……」
「야마토에 돌아온 이유는 둘이 있습니다」
「하나는……귀현의 혈통이 이어진 자로서의 책무를 다하기 위해.
우리는 민중을 지키는 대가로서 그들에게서 양식을 얻고 있었으니까」
「야마토가 일찍이 없는 위난 속에 있을 때, 먼 나라로부터 한가하게 바라보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제게는 국민을 구하기 위해서 해야 하는 일을 할 의무가 있습니다」
「확실히, 확실히」
나도 말없이 수긍을 돌려주었다.
그러한 것이다――본래의, 올바른 귀족계급이란.
고대에서의 탄생에서부터 시간을 거침에 따라, 점차 의무는 잊혀지고 권리만이 강해져 버렸지만.
오오토리가가 오래 이어진 것은, 대대의 인간이 이 카나에양처럼 귀인의 혈통의 본분을 잊지 않도록 조심한 덕분도 있을까…….
「……그리고, 또 하나.
가족을 지키기 위해」
「여동생분……입니까」
「예.
하나에――제 마지막 육친입니다」
「아가씨와는 7살 차이가 납니다만」
제법, 떨어져 있다.
과연……그러니까 더더욱 걱정인가.
「뭐어 사실, 그 아이에 대해선 그 다음에랄까, 제법 아~무래도 좋습니다만」
「예?」
「그렇네요.
아가씨의 유학전 시점에서, 자매 싸움의 승패는 5대5에 육박하고 있었다고 기억하고」
「맞붙는데선 이겨도 최후에 함정에 빠져 있는 것은 저였었지요……」
「악랄한 책모에 뛰어난, 장래가 염려되는 공주님이셨사옵니다」
「그래요그래요.
저와는 전혀 닮지 않았어요」
「악학(悪虐)한 폭력에 뛰어난 아가씨와는 싫어질 정도로 피의 연결이 느껴졌지요.
도대체 무슨 저주로 그 상냥한 주인님과 영부인으로부터 이런 지옥틱 자매가 태어났는지」
「실은 다리 아래에서 주워온 것이 아닐까요」
「저기 할멈, 전부터 물어보고 싶었지만, 당신 주종관계라는 것을 뭐라고 생각하고 있어?」
「……」
어떤 여동생인 것일까.
「요컨데에요.
현재는 꼭두각시 당주로 만족하고 있더라도, 언제까지나 그대로 있는다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분이시므로」
「예에」
「누군가의 도움 같은 건 없어도, 앞으로 몇년의 시간이 있으면 시시쿠를 배제하고 명실공히 당주가 되겠지요. ……조금 전에 원수를 위해서라면 돌아오지 않았다고 말했던 것은 그런 것입니다」
「제가 쓸데없이 참견하는 것보다 여동생에게 맡겨 두는 편이 훨씬 스마트하게, 주위에 대한 민폐도 최소한으로 정리되는 걸요.
그것을 알면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습니다」
「시시쿠 님에게도 그 편이 괴롭겠지요.
하나에 님은 진정한 잔학함을 갖추신 분, 깨끗이 죽이는 것보다도 살려두고 끝없이 괴롭히는 방법을 채택할 것이 틀림없으니」
「……」
「그러한 여동생입니다.
……그러니까 제가 지키고 싶었던 것은 그 아이보다……다른 한 사람 쪽」
「저와 하나에의 사촌남매.
시시쿠가 혈안이 되어서 원한 오오토리 본가 적통의 적자
……그 쪽입니다」
「……?
하지만」
이야기를 듣는 한, 그 백부의 적남이라는 것은 카나에 자매의 정적(政敵)에 해당하는 것이 아닌가?
그런 사람을……지킨다?
「정치적 사정만이 인간관계의 전부가 아니에요, 미나토 님」
「……예」
「부모끼리의 관계는 복잡했지만, 아이는 또 별도였다는 겁니다.
저도 하나에도, 사촌남매는 정말 좋아했습니다」
「그 작은 남자아이를 껴안으면, 왠지 행복한 기분이 들어서…….
하나에도 그랬으니까, 오늘은 어느 쪽이 그를 안을지로 또 싸움이 나서」
「하나에는 정혼자로서. 저는 장래의 의누이로서…….
그 아이를 품에 넣을 권리는 자신에게 있다고 우기고, 양보하지 않았습니다」
「……그랬습니까」
아이에게 있어선 정적이기 전에 우선 친척.
과연, 그렇다면 적의 따윈 없겠지.
「그럼, 지키고 싶었다는 것은」
「그는 오오토리 일문의 먼 친척에 해당하는 가정에서 평온하게 살고 있었습니다. 아무것도 모르고.
어떻게 생각해도……오오토리의 당주 같은 것으로 받들어지는 것보다 그대로인 편이 행복했습니다」
「그런데도 그 자신이 당주이자고 바란다면 좋아요. 하지만 시시쿠는 분명 그의 자발적 의사 따위에 구애되지 않습니다. 거절당하면 힘으로 빼았겠지요.
저는 그 때, 그를 구할 생각이었습니다」
「그의 행복을 지키기 위해.
하나에가 용건이 끝난 도구로서 처분당하는 것을 막기 위해.
……저는 그렇게 하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아무것도 할 수 없었어요」
「――――」
[ESC]
당돌히 나타난 선명한 붉은 색채에――
눈을 빼앗겼다.
오오토리 카나에의, 단정한 입술의 가장자리로부터, 피가 한 줄기 떨어지고 있다.
입술의 안쪽인지, 뺨의 뒤인지……어딘가를 깨물어 끊은 것 같았다.
그녀는 지금 비통이라는 것을 핥고 있다.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라고요?」
「…………」
「카게아키 님.
잘 들으세요……」
「그 남자아이는」
「저희가 사랑하고 있었던 그 아이는, 말이죠」
「이름이」
「유우히, 라고 합니다」
「어이! 거기의――어두컴컴한 악당!」
「……미안합니다. 그럴 듯한 말은 무엇 하나 없습니다.
그렇지만 나는 리츠를 찾기 위해서 무언가를 하고 싶고, 그렇게 해야 한다고도 생각합니다」
「믿어.
이 세상에는 무라마사라는 이름의, 정의의 사도가 있다는 것을」
예……죽어 버렸습니다」
당돌하게――죽어 버렸습니다」
「그것은 누구보다도 카게아키 님이 잘 아시겠지요?
그쵸……?」
「――――」
「모를 리는 없겠지요…….
무라마사 님」
「참으로 실례입니다만, 여러가지로 조사했습니다.
무엇보다……에노시마에서, 당신과 소리마치님의 이야기를 버릇없게도 훔쳐 들어 버려서」
「악인을 벴을 때 선인도 베지 않으면 안 될 줄이야, 고생스러운 검주를 쓰시는군요」
「――――――――」
「그런 검주라도 쓰지 않으면 안 되었던 거군요.
은성호――그 마물이 초래하는 재앙을 멈추기 위해서」
「……이 무슨 일일까요.
헤아린답니다, 카게아키 님」
「은성호의 “알” 을 받은 자는 베지 않으면 안 되요. 벨 수 밖에 없지요.
내버려두면 제2의 은성호가 되어 버리니까……어찌해도, 벨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베면……
또 한 사람, 아무 죄도 없는 사람을 베지 않으면 안 되게 되요」
「그런데도 무수한 사람들의 목숨과는 바꿀 수 없어요.
그러니까 당신은……베었어요. 무고한 사람을」
「필시 괴로웠겠지요.
고통스러웠겠지요……」
망연해 할 뿐인 나에게, 뻗어진 하얀 손가락끝.
그것은 나의 뺨에 닿아서, 별안간 쓰다듬었다.
관능적일 정도로 상냥하게.
[ESC]
「하지만 용서하지 않습니다」
「……」
그 아이의 목숨을 힘으로 빼았았어요」
당신에게 구함받은 야마토 1억의 인간 전부가 당신의 면죄를 인정하더라도」
저는 당신을 용서하지 않습니다」
연정을 속삭이는 듯이 열정적인, 그 시선에 쏘아 맞혀진다.
무릎이 떨고 있었다. 실금의 징조마저 느꼈다.
이 무슨 살의인가.
이 무슨 악의인가.
이 사람은, 목숨과 혼의 전부를 걸고 나에게 복수할 생각이다.
절대로 용서받을 수 없다.
반드시 살해당한다.
지금, 이 순간이라도.
무섭다.
일찍이 이 정도의 공포를 맛본 적은 없었다.
아니――분명 여태까지는 공포 따윈 몰랐었다.
이것이 공포였던 거다.
도망가고 싶다.
아우성치고 싶다.
사람의 연민을 구걸할 수 있는 행위라면, 어떤 것이더라도 하고 싶어서 견딜 수가 없다.
용서해 달라고 울부짖고 싶다.
……용서해 줄까.
수치도 체면도 버리고, 어떤 행위라도 하고, 변명을 말하고 사죄를 반복해 속죄를 약속하면……어쩌면……
이 여성이라도……용서하는 것은……
주――주, 」
「이런, 왜 그러십니까, 미나토 님?
조금 전은 태연하게, 왜 자신을 죽이지 않았어, 간단히 죽일 수 있었을 거다, 라고 말씀하셨는데」
「목소리가 떨리고 있어요.
……가면이라도 벗겨졌습니까?」
「……크……」
시종의 노골적인 도발의 언사도, 심신을 묶는 공포를 없애는 도움은 되지 않았다.
대답도 하지 못하고, 단지 숨을 삼킨다.
떨리는 혀를 어떻게든 얼러서, 나는 카나에양에게 말을 계속했다.
「주――죽이는 겁니까」
「……」
「당신은……이미 아시고 계십니다.
무라마사에 대해서――은성호에 대해서……」
「제가 어째서 그를 죽였는지……」
「그것들 전부를 이해하고서……
그런데도 당신은, 저를」
「……저를……」
「용서하지 않습니다.
죽입니다」
「……」
「제……제가……
울면서 자비를 청하고……」
「남은 목숨 전부를 속죄를 위해 쓴다고 맹세하고……」
「당신의 발 아래에 엎드려서 부탁해도……」
「…………」
「이런이런」
「……그……그런데도.
그런데도, 당신은」
「당신은」
「예.
카게아키 님……」
「결코 용서하지 않습니다」
「――――――――――――――――」
안된다.
무슨 짓을 해도, 소용없다.
용서받을 수 없다.
살해당한다.
미나토 카게아키는――――단죄받는 거다.
「……본의가 아니겠지요.
하지만 유우히라도 본의가 아닌 최후를 받아들였는 걸요. 카게아키 님도 참아 주시지 않으면」
「당연하군요」
「안심하셔요.
지금 당장이라고는 말씀드리지 않습니다. 은성호의 일건이 정리될 때까지는 기다려 드리겠습니다.
여태까지 대로 협력도 하지요」
「그것은 저라도 모르는 체를 할 수 없는 문제.
해결하는 데는 카게아키 님의 힘이 필요합니다」
「그러니까……그것이 끝나는 대로.
잘 부탁해요?」
「…………」
「물론, 저항하지 말고 죽으라는 무자비한 것은 말씀드리지 않습니다.
그 검주로 싸우셔요.
사양은 필요없습니다. 실은 카게아키 님도 이미 보셨습니다만, 저도 검주를――」
[ESC]
「――――――――」
「――――――――」
양 무릎을 바닥에 찌른다.
하얀 손을 받들었다.
차갑고 아름다운 손바닥에, 나의 안구로부터 넘친 물방울이 실린다.
이제,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
「…………에?」
「당신의 존재에 감사합니다.
당신이 있어 주었던 것에 감사합니다」
「감사를……」
「…………」
복수한다고 말한다.
닛타 유우히의 비통한 죽음에 걸고, 나를 죽이겠다고 말한다.
미나토 카게아키를 결코 용서하지 않고,
죽여 준다고 말한다.
――――아아.
완벽하다.
완벽한 단죄자다.
미나토 카게아키를 위한 죽음이다.
걸맞는 처형이다.
이 사람이 나를 죽여 줄거다.
――닛타 유우히의 원통함을 풀기 위해서!!
바랄 수 있는 한, 최고지상(最高至上)의 결말.
그것은 돌연히 하늘에서 내려 왔다.
은혜와 같이.
이 세상에 정의는 있었다.
사악을 용서치 않는 심판은 실재했다.
이제, 이것 이상은……아무 것도 바라는 것이 없다.
「오오토리 카나에.
당신에게 모든 걸 바칩니다」
「이 미나토 카게아키의 모든 것을 내밀겠습니다」
「무슨 일이더라도, 당신에게 따르지요.
삶도 죽음도, 모두 당신이 명하는 대로」
「언제든지――
이 목에, 단죄의 칼날을」
「………………………………………………」
우려할 것은 무엇도, 지금은 없다.
책무를 다하자. 은성호를 쓰러뜨리자.
그리해서, 무라마사의 주계에 얽매인 내가 또 한 사람 누군가를 죽이려고 해도…………괜찮다.
그 전에 나는 살해당한다.
――이 아름다운 여성이 나를 죽여 줄거다.
[ESC]
「…………」
오오토리 카나에는 알 수 없었다.
착란해서, 아우성칠지도 모른다고는 생각했다.
욱해서, 덮쳐 올지도 모른다고는 생각했다.
울면서 목숨을 구걸할지도 모른다고는 생각했다.
각오를 정하고, 전부 포기하고 고개를 숙일지도 모른다고는 생각했다.
하지만, 이것만은 생각지 못했다.
――――감사.
모르겠다.
오오토리 카나에는, 미나토 카게아키를 알 수 없었다.
이치죠의 단죄는 "죽을 죄를 졌으니까 죽인다" 입니다. 이것은 엄정한 그녀의 정의관을 준거하여 처하는 천벌이지요.
하지만 카나에의 단죄는 "내 소중한 사람을 죽였으니까 죽어라" 입니다. 선악의 유무마저 철저히 배제하고 오직 저지른 업보만을 보는 순수한 복수이지요.
때문에 카게아키에게 있어서 그녀는 얄궂게도 그가 오랫동안 간절히 원했던 구원자로 화합니다.
세상 전부가 자신을 긍정하더라도, 그럼 그 전부를 몰살시키는 한이 있더라도 반드시 그를 죽여줄 절대적인 심판자이지요.
- hidden ball trick. 야구에서 수비수가 공을 몰래 갖고 있다가 주자가 베이스에서 떨어졌을 때 아웃시키는 트릭 플레이. 여기선 축구하는데 뜬금없이 야구 플레이로 뒤통수 맞은 황당한 상황을 가리킨 것.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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