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마치 이치조. 그런 이름이었다.
그 창백한 얼굴의 남자를, 기묘한 상자에 넣어진 모습으로 올려본다.
바위 위에 앉아서, 남자는 표정 없이 생각에 잠긴 상태였다.
이쪽에는 시선도, 말도 던지지 않는다.
손상은, 치명적이진 않았다.
바로 본래의 거미형으로 돌아왔던 것이 공을 세웠겠지. 재생이 신속히 진행되어, 지금은 이미 반쾌유하여 있다.
다만 기능정지에 빠져있는 사이에 구속되어서, 지금도 움직일 수 없으니까, 역시 치명적인 상태라고 생각해야 할지도 모른다. 남자가 파괴할 기분이 들면, 거기까지다.
하지만……어떻게 할 생각인가.
이쪽이 먼저 말을 걸어줄 의리는 없어, 고집부리는 것처럼 입을 다물고 있었지만. 저쪽도 입을 열지 않아서야 사정을 전혀 이해할 수 없다.
별 수 없었다.
남자를 향해서, 금타성을 보낸다――이 상자가 어떤 구조인 건지 신호를 방해하기 때문에, 카게아키와의 연락은 되지 않지만, 이런 지근거리라면 닿을 거다.
《있지, 당신》
「……예.
꽃따러 가는 겁니까……?」
「죄송합니다만, 그건 참아주세요」
《……아닙니다.
그런 거 할 리가 없잖아, 검주가》
「헤, 헤, 헤……!
그랬습니까. 실례했습니다」
「여하튼, 멋진 모습 쪽이 머리에 남아있어서요.
무라마사 누님……」
《――――》
……그러고 보니, 이 남자.
내가 에미시에서 거미 형태로 돌아왔을 때, 전혀 동요하는 모습이 없었다.
즉 처음부터 나를 검주인 무라마사라 알고서 덮쳐왔다……?
《당신의 앞에 에미시의 모습으로 나왔던 적은 없었다 생각하지만……》
「전에 있었어요.
누님한테서는 뒤쪽이었지만, 말이죠」
《………….
그거, 미행했다는 거네》
「헷, 헤헤……!
뭐, 요 일주일 정도」
「봉도참배에서부터 소동의 탓으로 당신과 그 자식을 오랫동안 잃어버렸습니다만……
겨우 찾아냈으므로」
《……》
「놀랐어요. 그 자식의 곁에 좋은 에미시 여자가 붙어 있다고 생각했더니, 그게 무라마사라 불리고 있었어요. 설마 이런 재주 좋은 검주가 있다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지?》
「예에?」
《에노시마에서 졌는데도 질리지 않고 우리를 찾고, 따라다니고, 나를 덮치고 납치해서…….
당신은 무엇을 바라는 거야》
「…………」
《……복수?
후키와, 후나의》
「……?
누구입니까, 그거」
《에미시의 자매야.
그 마을에 있었던――》
에노시마에서 겨루기를 하면서, 확실히 이 남자는 그녀들에 대해서 입에 담았을 거다…….
「아아…….
그런 이름이었습니까」
《……?》
「복수……
헤, 헤, 복수요?」
「어떤 복수입니까.
사냥감을 낚아채였으니까, 그 복수, 라는 것이 되는 겁니까!」
《사냥감?》
「네.
어떻게 봐도 깡패같은 남자를 주워서, 집에 들여버리는 사람 좋은 자매입니다……그림으로 그린듯한 봉이니까」
「멋대로 먹고, 멋대로 뜯어낼 수 있지요.
어떻게 할까하고 꿈에 부풀어 있었던 참에 당신들이 나타나서, 전부 백지화되었습니다만……!」
《……뭐야 그거.
그런 건, 복수라 말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
「말씀대로……」
《장난치고 있는 거?》
「아니요……」
《………….
이유다운 이유가 없다면, 미도우를――카게아키를 괴롭히는 것은 그만둬》
《무엇을 할 생각인진 모르지만, 당신이 그 사람에게 악의를 품고 있는 것은 알아》
「……」
《당신은 아무것도 몰라.
그 사람은 이미 충분히 괴로워했어……지금도 괴로워하고 있어》
《무라마사의 이름이 짊어진 죄를 당신이 묻고 싶다면, 나한테 해.
미도우에게는 손을 대지 말아줘……》
《나는 이제……그 사람을 해방하고 싶어……》
「………….
말씀하신대로, 저는 당신과 그 자식이 무엇을 해 왔는지 자세히는 모릅니다……」
「알고 싶지도 않으니까.
나에게 있어서 중요한 것은, 하나 뿐이므로」
《뭐지……?》
「어떤 일이 있었건 간에, 알맹이를 보자면, 그 자식은 조금도 바뀌지 않았다는 거에요……」
「그 녀석은……그 때 그대로입니다」
《……그 때……?》
「누님, 당신도 보고 있었을 겁니다.
그 산에서, 에미시 꼬마들을 죽였을 때――」
「그 자식은……울고 있었어요」
《――――》
「그게……」
「그게……도무지, 말이지요……」
《……당신은……》
「헤, 헤.
그럼」
갑자기, 남자는 어조를 바꾸었다.
파충류 같은 미소를 펼치고, 내려다본다.
「무라마사 누님.
당신은, 저 자식을 해방하고 싶습니까」
《……그래》
「그렇습니까.
그렇다면 이야기는 간단하지요……」
《엣?》
「당신이, 없어지면 돼요.
그렇겠지요」
《――――》
「안 그래요?」
<스릉>
[ESC]
말하고서.
남자는 아무렇게나 허리에 찬 칼날을 뽑아내어――
내리쳤다.
·
·
·
·
·
·
전언이 가리킨 장소로 향해서.
달린다. 달린다. 달린다.
시간은 지났다――너무 지났다.
무라마사를 빼앗기고 나서, 몇 시간이 되었을까.
해는 기울어, 하늘은 붉어지기 시작했다.
무사하다. 아직 무사, 할 거다.
소리마치의 목적이 무엇이건, 무라마사를 죽일 필요 따윈 없는 거다.
그러니까 무사하다.
그렇게 믿는다.
비록 아직도 무라마사와의 통신이 두절된 채라도.
아무리 불러도 어떠한 반응이 없더라도.
살아있어 줄 거다.
분명. 절대로. 반드시.
그러니까 서두르지 않으면 안 된다.
1초라도 빨리. 무라마사한테로. 구해내기 위해서.
달린다――――
거기는 단순한 황무지였다.
풀이 종잡을 수 없이 돋았고, 크고 작은 돌멩이도 무수히 널려있다.
그 가운데에 고목과 같이, 소리마치 이치조는 있었다.
바위에 맡기고 있던 허리를 들어올려, 내 쪽으로 몇 걸음 걸어온다.
거기서 멈추었다.
「여어」
「……」
……무라마사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인질로 잡아, 무언가를 요구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했지만. 무슨 속셈일까.
데리고 있어선 즉석에서 탈환될 우려도 있다고 짐작해서, 다른 곳에 숨긴 것인가……?
냉정하게.
냉정하지 않으면.
우선은 안부를 확인하자.
「무라마사는 어디냐」
「에노시마 이래……로군?
이렇게, 못생긴 상판을 서로 들이대는 것은……」
「케, 케……!
뭐 내 쪽은, 그 가난신도 다가가지 않을 것 같은 얼굴, 그늘에서 보고 있었지만」
「무라마사는 어디냐!」
「케, 케, 케에……!」
사체를 먹는 까마귀의 웃음과 너무 닮은 소리.
진정해라……진정해라!
비장의 패는 저쪽의 손에 있다.
초조해서는 안 된다.
「집착하고 있구만.
고작 검주에……뭘 그렇게, 빠져있는 거지?」
「너에게 설명할 필요는 없다.
무라마사를 내놓아라」
「이쪽도 연애담 따윌 들을 의리도 없지.
어디, 돌려달라……돌려달라고 한다면」
「헤헤, 어떻게 돌려줄까?」
「………….
너는, 나에게 보복하고 싶은 걸 텐데」
「어떤 요구라도 들어주지」
「후헷, 헤헤……!
그거 고마운데. 뭐든지 들어준다는 건가」
「헷, 헷……멍청하긴.
너 따위가 뭘 할 수 있지? 네놈한테 무슨 값어치가 있다는 거냐?」
「케케……케케케!」
「……큭.
그럼 목적은 뭐냐!」
「너는 어쩔 생각이냐!?」
「어쩌고……자시고.
헷, 헤헤」
「이미 할 것은, 다 했어」
「무슨 말이 하고 싶지」
「뇌수가 있을 텐데?
사용해보면 어때?」
「쿠켁, 케케……!」
「대답해라!
무라마사는, 어디냐!!」
「히히……」
「없어」
「……뭐?」
「없어」
「이제, 어디에도, 없어」
소리마치가 반복하는 단순한 말.
그 의미를 이해할 수 없다.
없어?
이제는 없어……?
「무슨 말을 하는 거지」
「크히, 히히……!
아무래도 뇌수가 다 썩어서 녹아버린 모양인데」
「이런 것도 모르는구만」
「…………」
「알고 있을 텐데」
「죽였다.
이미 죽였다고, 말하는 거야」
<두근>
죽였다.
그 한 마디를, 오해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죽였다.
이 남자가.
죽였다.
무라마사를.
무라마사를 죽였다.
「……거짓말하지 마라」
「히힛, 후헤……」
「거짓말이다. 너는 거짓말을」
「크히히히히히히히」
「거짓말을, 」
소리마치가 윗도리 안에서부터 무언가를 꺼내어, 던졌다.
사람의 손보다 한층 커다란 것.
붉다.
선혈을 연상케 하는 진홍.
둔탁한 빛.
금속의 광택.
갑철.
무라마사의 갑철.
그, ――――단편.
「무라마사」
「무라마사!」
「무라마사아!!」
그 이름을 부른다.
검주와 사수는 불리일체(不離一体).
멀리 가로막혀 있어도 부르는 소리는 반드시 닿는다.
닿으면, 응해준다.
대답이 온다――
「…………」
「히……히히……」
「……………………」
나의 발밑에 내던져진 갑철은, 그대로,
쓰레기처럼 널려 있다.
쓰레기처럼.
근처에 구르는 돌처럼, 아무 생명도 머물지 않은 것처럼.
붉은 갑철.
그것은 지금, 단순한 잔해로,
<챙그랑――――!!>
「오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피라는 피 전부가 폭발했다.
풀 위를 뛴다. 뛰어서 달린다.
저 남자를 노려서 질주한다.
소리마치의 손이 지팡이에 뻗었다.
늦다――내 쪽이 빠르다.
지근거리로 뛰어든다.
오른 주먹을 휘둘렀다.
때린다.
<퍼억!>
마른 몸이 날아갔다.
지팡이가 떨어진다.
쫓는다.
넓게 한 걸음을 내딛고.
한번 더.
「케엑!!」
<퍽!>
그러려는 순간에, 맞았다.
소리마치의 주먹이 나의 뺨을 도려내어, 시야가 불꽃의 소용돌이로 화한다.
상관없다.
무릎에까지 울리는 타격을 무시해서, 되갚는 일격.
<퍼억!>
몇 걸음, 헛발을 딛는다.
그런데도 소리마치는 쓰러지지 않았다.
나의 양 어깨를 잡고, 믿기 힘든 힘으로 끌어들여, 배에 무릎을 찔러넣는다.
<콰악!>
대량의 쓴 즙이 목을 넘어, 구강에 솟아나온다.
토한다.
더욱이 소리마치는, 나의 등에 팔꿈치를 때렸다.
연속해서. 날카로운 충격에 등뼈가 비틀린다.
「끄아아아아!!」
외쳤다.
앞으로 수그린 자세인 채로, 사력을 다한다.
억지스런 던지기.
무리하게, 소리마치의 몸을 지면에 쓰러뜨린다.
<쿠당탕!>
나도 함께 쓰러졌다.
얽힌 채로, 서로 때린다.
때린다.
맞는다.
소리마치 이치조는 나를 증오하고 있다.
나는 소리마치 이치조를 증오하고 있다.
때린다.
밉다.
이 남자가 밉다.
이유는 어딘가로 날아갔다.
밉다.
그저 밉다.
때린다.
때린다.
때린다.
때린다.
어느새, 때리고 있는 것은 나 뿐이었다.
소리마치는 움직이지 않는다.
나에게 맞고, 맞으면서 웃고 있다.
「헷……헤헤」
「좋은, 얼굴이다」
「그걸로 좋아」
「알기 쉽다고……」
「내가 미워서, 죽이고 싶겠지?」
「네놈은 지금……나를 죽이고 싶어서, 죽이려하고 있다」
「그걸로 좋은 거야……」
「지금까지는, 그렇지 않았다」
「네놈은 마지못해서, 죽였다……」
「언제나, 그랬겠지?」
「꼴 사나웠다고……」
「사람을, 죽여두고서……
사실은 이런 거 하고 싶지 않았다 말하고 싶어서, 울었다」
「그럼, 하지 말라고…….
네놈한테 살해당한 녀석은, 모두 그렇게 말한다」
「저주의 무라마사를 껴안고 어딘가에 틀어박혀야 했어……」
「그런데 네놈은 시원스레 나와서……
세계를 위해서인지, 보다 많은 사람을 구하기 위해서인지, 아무도 부탁하지 않은 사명을 멋대로 짊어지고, 사실은 죽이고 싶지 않은 주제에 죽이고……울었다」
「시시해」
「멋대로 죽여두고서, 자신을 연민하기나 하고선……」
「속이 뒤집힌다」
「구역질이, 나와」
「지금은 좋다」
「좋은 얼굴이다」
「미워서 미워서, 죽이고 싶어서 죽이고 싶어서 참을 수 없으니 죽이는 얼굴이야」
「모두 그렇게, 죽여야 했어」
「……그 에미시 꼬마들도!」
시끄럽다.
조용히 해.
네 녀석의 목소리 따윈 듣고 싶지 않다.
때린다.
조용하게 만들려고, 때린다.
멈추지 않는다.
소리마치는 계속 웃는다.
「죽여라」
「죽여라……」
「그 얼굴로, 죽여보여라!」
<두근――――>
죽인다.
돌을, 쥐었다.
단단하고, 뾰족한 돌이다.
이거라면 죽일 수 있다.
이마에 내리치면, 일격이다.
<두근>
죽인다.
나는,
돌을 머리 위로 쳐들어서,
* 죽인다
* 죽이지 않는다 <== 선택
[ESC]
밉다.
미우니까, 죽인다.
이것은 복수다.
무라마사는 이 남자에게 살해당했다.
살해당했으니까, 죽여서 갚는다.
당연한 법이다.
그러니까, 죽인다.
그러니까,
그러니까,
하지만,
나는,
그 당연한 복수를, 누군가에게 허락한 적이 있을까?
몇 사람이나, 몇 사람이나 죽여 왔다.
그 죽음을 깊이 슬퍼한 사람의 숫자는, 몇 배가 될까.
어느 정도의 사람이, 살해자에 대한 복수를 바랐을까.
하지만 그 중 누구 한 사람도 숙원을 이루지 못했다.
내가 이렇게 살아 있으니까.
자신에 대한 복수를 허락하지 않는 내가, 자신의 복수로 누군가를 죽일 수 있는 것인가.
(죽이고 싶다)
절실하게 생각한다.
무라마사를 빼앗은 남자가, 너무도 밉다.
하지만――무라마사를 죽인 것은, 이 남자 뿐인가.
소리마치가 한 일은 어느 의미, 복수다.
나의 살인을 미워해서, 나에 대한 보복을 바랐다.
내가 계기다.
내가 이 남자에게, 무라마사를 죽이게 했다.
(죽인다)
그러면서도, 생각한다.
이 남자를 죽이고 싶다.
이 남자의 손으로 무라마사가 살해당했으니까!
죽인다.
죽일 수 있다.
일의 시비 따윈 모른다.
나는 원래부터, 피에 잠긴 살인귀.
여자아이노인에 이르기까지 죽여왔던 것이다.
이제 와서, 이런 세상에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듯한 양아치를, 죽이지 못할 리가 있을까.
죽일 수 있다.
망설임 없이 죽일 수 있다.
여태까지 해 왔던 것처럼.
죽일 수 있다.
하지만.
과거, 내가 사람을 죽인 것은――
재앙을 봉하고 싶었으니까.
눈앞의 한 사람을 죽이는 것으로, 많은 사람의 죽음을 미연에 막을 수 있다 믿었으니까.
――그러니까 죽였다.
닛타 유우히도, 후키와 후나도.
오우지 스구루도, 가겟트 소령도.
히카루도.
그러니까 죽였던 거다.
(그렇다)
(그랬었다)
그 원점――
자신이 선택한 길을 떠올린다.
사람을 죽여서 평화를 요구한다.
그런 길에, 나는 서 있었던 거다.
지금은, 어떤가.
이 남자를 죽여서, 누구를 구할 수 있을까.
아무도 구할 수 없다.
나의 복수심이 채워질 뿐.
……그런데도 죽일 수 있나.
나는,
나의 미움을 풀고,
나 자신을 구하는 것만을 위해서,
사람의 생명을 빼앗을 수 있는가.
빼앗을 수 있는가.
「…………」
「……크……」
<휘익!>
<……퍽>
「…………」
「…………」
돌을 놓고, 일어선다.
내가 떨어져도, 소리마치는 쓰러진 채로, 이쪽을 보고 있었다.
뒤꿈치를 돌린다.
「기다려……」
「……」
「왜, 죽이지 않지」
「죽일 수 없다」
「내가, 밉지 않은 건가」
「밉다」
심혼으로부터 오는 증오를 중얼거린다.
「그렇다면 왜지?」
「……복수만으로는, 죽일 수 없다」
「…………」
「나는……
미움으로, 사람을 죽이는 것은 할 수 없다……」
「……그러냐……」
「그럼, 이제부터 어떻게 할 거지?」
「…………」
이제부터.
나는, 어떻게 하는가.
복수를 거절해서,
미나토 카게아키는 무엇을 하는 것인가.
「도망칠 생각이었을 텐데.
역에서, 내가 방해하지 않았으면」
「……」
「도망치는 거냐?
자신이 한 것 전부를 버려두고서……」
일절, 모든 것을 잊고.
홀로, 어딘가로.
그렇지 않으면――――
* 도망친다
* 선택한 길로 나아간다 <== 선택
몸은 한없이 무겁다.
손발에는 납이 채워지고, 머리 위에는 돌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지금, 몸을 찔러서 움직이는 힘은 그 무게를 웃돈다.
「떠올린 것이 있다」
「……」
「너는 말했지.
요갑을 껴안고 틀어박혀있으면 되었다고」
「그렇다. 나는 그렇게 하려고 생각하면 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하지 않았다」
「사람을 죽여서라도 사람을 구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
사람을 죽여서, 그 시체 위에 평화를 쌓는다.
그것이 내가 선택한 길.
나는 그 길의, 아직 반에 있다.
2년전의 사건에 기인하는 재앙은 지금도 세계에 남아.
무수한 대립, 무수한 쟁란 속에서 무수한 사람들이 죽고 있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나의 사명――틀렸다.
나의 목적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래서……?」
「계속한다」
「이 세상의 다툼 전부를 수습한다」
「……제정신으로 말하는 거냐」
「아닐지도 모르지」
「네놈이 어떻게, 그런 것을 해내지?
꽃이라도 나눠줘서, 전쟁은 그만두세요라고 말하고 다니는 거냐」
「설마」
이 내가 그런 행위를 해도 무익하다.
피비릿내가 벗겨지지 않은 살인자에게 사람들을 설득할 힘은 없다.
그것은 분명――
어딘가의 다른 누군가가 한다.
누군가가, 무구한 기도를 바쳐준다.
나에게는 나의 방식.
좀더 열등한 방법이 있다.
「그럼?」
「당연한 거다」
「최소한도의 살육으로 전쟁을 박멸한다」
「…………」
「이상한가」
「……아니.
이상하지는, 않은데」
「이상하지 않지만」
「……」
「네놈은 그것을, 또……
마지못해, 울면서, 하는 거냐?」
어깨 너머로 시선을 던진다.
소리마치는 차갑게, 나를 바라보고 있다.
……마지못해서?
하고 싶지도 않은데, 한다는 것인가.
무슨 말을 할까 생각했더니.
「소리마치.
착각은, 성가시다」
「……아아?」
「나는 처음부터, 싫어하지 않았다」
「싫다면, 하지 않는다.
하고 싶으니까, 했던 거다」
「……당연한 걸 텐데?
정말로 하고 싶지 않은 것을 하는 인간이 어디에 있지?」
「……」
그래.
당연한 것.
하지만――
그 당연한 것을 자각해서, 인정하는데, 오래 걸린 것처럼도 느껴졌다.
「이제부터도다.
나는 하고 싶으니까 한다」
「죽이고 싶으니까 죽인다」
「……그렇다면.
네놈은 그 때, 왜 울었지?」
「울지 않았다.
하지만, 만약, 운 것처럼 보였다면……」
「……」
「분명, 웃고 있었겠지.
눈물이 넘칠만큼, 즐거워서」
소리마치는 잠시, 침묵한 것 같았다.
이윽고――조금씩.
음침하게.
크히, 히히히히, 하고……
두꺼비가 노래하는듯한 웃음소리.
「……헷……」
「…………」
「네놈이 하는 것은, 악귀의 소행이다」
「알고 있다」
「해낼 수 있을까?
도련님 출신인 네놈이」
「그래」
「나는……나의 사악을 믿는다」
나의 목적을 위해, 이미 무수한 목숨을 빼앗았다.
그 사실에 걸고 신앙한다.
사악.
혼의 바닥에 쌓인, 암흑을.
「켁……그러냐」
「그럼, 멋대로 해라」
「……」
「그 녀석과 함께 말이야」
「그 녀석?」
「돌려주지」
소리마치는 귀찮은듯이 일어나선, 처음에 앉아 있던 바위로 접근했다.
그 그늘로부터, 무언가를 꺼낸다.
상자였다.
이것은……통신차단장치인가?
이음쇠가 떼어져, 뚜껑이 열린다.
내용물은――
「……무라마사……」
《…………》
붉은 파트너가 거기에 있었다.
건재한 것은 한눈에 알았다.
……그런가.
통신차단장치 안에 봉해졌으니까, 호소에도 응답이 없었던 것인가.
그리고, 저 폭력배가 이런 장치를 써서 죽였다고 속인 의도는, 아마도――
「소리마치」
「뭐냐?」
「가는 건가」
휘청이는 발걸음으로 떨어져 가는, 그 등에 말을 건다,
한번만 돌아보고, 소리마치 이치조는 침을 토했다.
밉살스럽게 웃고서, 말한다.
「오늘은 이걸로 용서해주지」
땅거미.
그림자가 길게 꼬리를 잇고 있었다.
무라마사가 에미시의 형태를 취해서 일어섰다.
망설임을 감춘 눈으로, 나를 올려보았다.
전부 듣고 있었겠지.
그 남자는 당신에게 자신을 죽이게 하고 나서, 나도 죽이게 하려고 했어」
끄덕인다.
이제, 주저는 없다.
이 세상의 무를 지배한다」
그리고 요구받은 대로, 누구에게라도 힘을 빌려준다」
「승리
하지만 대가는 지불하게 한다」
그 자의 소중한 누군가」
선. 정의」
이 무를 세상에 펼친다」
기피하게 될 때까지」
너는 어쩔거지」
지금은……듣고 싶지 않습니다」
적어도」
무엇보다도, 당신을 사수로 하는 검주이니까」
손을 뻗는다.
잡는다.
확실하게 들어간 힘이 되돌아온다.
마주 잡은, 그 손에 맹세한다.
――마지막에.
언젠가, 목적을 이루었을 때……
우리의 대가를 바치자.
가장 소중한 것――
서로를.
「이런……오셨습니까」
「예」
「…………」
「홋홋홋」
「……뭐, 보신 대로의 결말이라서.
당신들은 이제부터 어쩌시려는지?」
「그렇네요…….
일단, 지켜볼까요」
「어디까지 할 수 있을지.
복수라면, 언제라도 할 수 있고」
「그렇지요」
「아야네 아가씨는」
「…………」
「……헤, 헤.
역시, 가십니까……」
「남의 일보다, 당신은 어떻게 하실 거지요?」
「저야, 돌아가요.
저 녀석은 이제……어디에라도 있는 악당입니다」
「상대할 필요가 없어요…….
조직에 돌아가, 일을 하겠습니다. 막부가 무너지고 나선 이쪽도 먹는 몫을 버는 것도 고생이라서요」
「그래요.
열심히, 힘내셔요」
「헤, 헤, 헤……!
그럼……」
3자는 헤어졌다.
소리마치 이치조는 떠나고,
오오토리 카나에는 기다리며,
아야네 이치죠는, 간다.
·
·
·
·
·
·
바람이 한바탕, 흘렀다.
거기에 섞인 사나운 기운이, 피부를 태운다.
나는 돌아보았다.
잘 아는 소녀가 서 있다.
농람의 검주를 거느리고, 땅거미 아래에.
지금, 나에게 향하는 얼굴에 있는 것은――
분노.
한탄.
그리고 결의.
「…………」
한 마디도 나누지 않고, 피할 수 없는 싸움의 도래를 감지하여.
나의 입이 쓰게 비틀려――문득, 깨닫는다.
틀렸다.
이런 것이, 아니구나.
싸움에 임하는 악귀의 얼굴은, 이렇지 않다.
나는 지금부터, 나 자신이 원한 투쟁에 몸을 던진다.
근심할 이유가 어디에 있으랴.
표정은, 이렇다.
이렇게――
<……파창!>
나타난 적대자가 장갑을 이룬다.
나도 뒤쫓는다.
맹세의 말을 외친다.
그 이름을 부른다.
나의 육체를 철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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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뚱한 남자 : 「어이, 네놈을 작업은 어떻게 한 거야!?」
큰 체구의 난민 : 「……하아?」
뚱뚱한 남자 : 「다리야, 냉큼 완성시켜!」
큰 체구의 난민 : 「알까보냐!
너희들이서 멋대로 해라!」
뚱뚱한 남자 : 「뭐!?」
큰 체구의 난민 : 「……아?」
뚱뚱한 남자 : 「히카리?」
뚱뚱한 남자 : 「……?」
큰 체구의 난민 : 「…………?」
「응」
[ESC]
「화평으로서 귀한 것으로 한다!」
<투타타타타타――――!!>
<파아아아앙―――!>
<카아아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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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마사 ED - Fuel My Soul
가사 : 와타나베 카즈히로(渡邊カズヒロ)
작곡 : 무라카미 마사요시(村上正芳)
속을 드러낸 작은 가슴
さらけだせ 小さな胸
아픔만을 끌고서
痛みだけを 引きずって
떨어질 것인가?
堕ちるのか?
활짝 열린 마음이
はだけた 心が
겁을 먹어
おびえてる
그 갑옷 속에서
その鎧の中で
썩어버릴 바에는
朽ち果てるなら
저항해서 마음을 채우자 Try try try
抗う事で心満たせ Try try try
우리 밖에 할 수 없는 거야
俺たちにしか 出来ない事
Yeah Try!
이 세계를 Rock my World
この世界を Rock my World
뒤흔들어줘 Rock your Soul
揺るがしてくれ Rock your Soul
어둠을 날려버리고 Rock my World
闇蹴散らして Rock my World
전부 부수더라도 Rock your Soul
全て壊しても Rock your Soul
가자
いくぜ
No, 뒤돌아보지마 거짓은
No、振り向くな 偽りは
그런 너를 어디로도
そんなお前を どこにも
데리고 갈 수 없어
連れてかないぜ
약했던 마음이
弱った 心が
만들어낸
作り出した
그 갑옷 속에서
その鎧の中で
상처투성이일 거면
傷だらけなら
싸우는 것으로 답을 찾자 Try try try
闘うことで答え探せ Try try try
우리 밖에 찾을 수 없는 것이야
俺たちにしか 見えない物
Yeah Try!
이 세계를 Rock my World
この世界を Rock my World
뒤흔들어, 그래 Rock your Soul
揺るすのさ、そう Rock your Soul
마음을 떨면서 Rock my World
心震わせて Rock my World
전부 부술 정도로 Rock your Soul
全て壊すくらい Rock your Soul
내일로
明日へ
이 세계를 Rock my World
この世界を Rock my World
뒤흔들어줘 Rock your Soul
揺るがしてくれ Rock your Soul
어둠을 날려버리고 Rock my World
闇蹴散らして Rock my World
전부 부수더라도 Rock your Soul
全て壊しても Rock your Soul
가자
いくぜ
장갑악귀 무라마사(装甲悪鬼村正)
카게아키는 마침내 미혹을 떨쳐내고, 선악상살의 이치를 세상에 펼칠 것을 결의합니다.
마지막 끝맺음이 완결(完)이 아니라 시작(始)인 것은 이것을 의미하겠지요.
악귀의 여정은 이제부터가 시작인 것입니다.
드디어 장갑악귀 무라마사가 끝났습니다.
여기까지 오는데 장장 2년 가까운 시간이 걸렸네요.
이글루스에서 처음 번역글을 올린 것이 엊그제 같습니다.
여태까지 이 번역글을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그동안 즐거웠습니다.
* 검주회전일록에 '마사무네' 항목 갱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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