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전투씬인만큼, 제법 공을 들였습니다.
아마도 편당 길이는 선홍기에서 이번 편이 가장 길겠네요.
사실, 스샷이나 음악을 덕지덕지 붙여봐야, 게임할 때의 그 느낌을 완전히 재현하는 건 무리지만,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합니다.
이걸로 드디어 선홍기도 끝났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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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당리(合当理)를 임계 가동. 최저한도의 시간으로 최대의 추진력을 확보해서 뛴다――난다――날아간다.
무모라고 말해도 좋은 급발진을, 하지만 신카이의 갑철은 끝까지 버텨냈다.
공중 분해의 위기를 넘어, 암적색의 하늘을 찌르는 한 줄기의 화살로 화한다.
시야 내에 출현하는 계기류를 확인.
속도는 6백의 라인에 도달.
고도는 9백 미만――더 이상의 저공비행은 위험.
가속을 계속하면서, 기항의 안정을 회복한다.
생각처럼 속도가 높아지지 않는 것이 안타깝다.
이전에 한 번, 호기심으로 인해 기항성능을 시험해 보았을 때는 이렇지는 않았다. 그 때는 훨씬 빨랐다고 생각한다.
왜 오늘은 그렇게 되지 않지?
이유가 있는가?
……좀 더 성능을 체득해 둬야 했었다고, 이제 와서 생각한다.
하지만 동시에 생각한다. 그럴 필요는 없었다――그런 사태를 일으킬 생각은 전혀 없었으니까. 이런.
초조해하면서, 오직 달리고 달린다.
어디까지 도망치는 되는 걸까. 계속 이대로 날면 칸토우 방공권을 밟고 넘게 된다. 그것은 피하지 않으면 안 된다.
로쿠하라의
어떻게든 그전에 적을 뿌리치지 않으면 안 되지만――
내습》
「!!」
투구의 안쪽에 남자의 목소리가 울리고, 즉시.
옆구리의 뒷 부근에 스르륵하고, 벌레가 긴다.
이 감촉은.
날카로운 날붙이가 들이밀어졌을 때에 자각하는, 그것.
피부에 소름에 돋는다.
체모(體毛)의 수런거림.
몸의 밖에 아니라 안에서부터 오는 한기,
<두근>
몸을 회전해 방향을 바꾸어 도피도피도피――――!
<쾅!>
「가학!?」
옆구리에 격렬한 충격.
진동이 내부로까지 전파되어, 내장을 휘젓는다.
뱃속에 쇠공이 구르는 듯한 것이었다.
위액이 치밀어 올라 오는 것을 느낀다.
의지의 힘으로 억누르면서, 검주에게 물었다.
「당했는가――신카이!」
《요부갑철(腰部甲鉄)에 약간의 손상. 기항 및 전투에는 지장 없음》
잘리지는 않은 것 같다.
손으로 만져서 피격 장소의 무사를 확인해, 그것에 안도하면서도――다른 이유로 간이 차가워지는 것도 동시에 느끼지 않으면 안 되었다. 신카이의 대답 중 한마디.
「……전투라고?」
《적기의 속도는 이쪽을 상회한다.
전역 이탈은 지극히 곤란》
「속도를 올리면 되겠지!
좀 더 빠르게
《긍정. 단 시간이 필요하다.
현재의 고도에서는 신속한 속도 상승은 어렵다》
……고도?
그런가. 저공에서는 공기저항이 강하니까……!
「어떻게든 안 되는 건가!?」
《적기의 추적을 뿌리친다면, 선회를 구사해 속력을 잃게 하는 것이 정석이다.
하지만 이것은
「큭……!」
《항전이 지당하다고 본다》
검주다운, 어디까지나 무기적인 목소리.
억지를 써도 쓸데없겠지. 그렇다면 이를 가는 수 밖에 없다.
항전이라고?
싸우라는 건가……무자와. 무자와!
검주의 힘으로 사람을 죽이는 것에는 익숙해졌다.
하지만 무자와, 자신과 대등한 힘을 가진 자와의 전투 같은 건.
《스즈카와 료우부. 도주는 인정하지 않는다.
무자로서의 행동을 요구한다》
《칼을 맞대어라.
이쪽은 재차 승부에 응할 용의가 있다》
저녁 하늘 속, 거리를 벌려서, 다시 송신된 금타성(金打声)――
침착한 그 음성에, 어쩐지 두려움을 느낀다.
직감하는 것이 있었다.
――이 적은 절대로 자신을 놓치지 않는다.
쫓아, 붙잡고, 공격해,
자신은 살해당한다.
아름다운 것을, 이 추악한 지평에 남긴 채로.
「읏……!」
그래. 그렇다.
이 자신이 죽는다는 것은 그러한 것.
제자들.
맑게 자라, 지금이야말로 바야흐로 아름다운 그들.
――그들은 지금부터 어떻게 될까.
머지않아 썩혀진다.
이 세상에 가득한 무자비한 악의가 그들을 더럽힌다.
그것은 어쩔 수 없는 필연.
그 필연을――하지만, 자신은 거절했던 것이다.
이 손으로 구한다고 맹세했다.
그들의 아름다움을.
아름다운 것을, 아름다운 채로, 끝낸다.
자신에게 부과한 절대적인 책무.
그것은 아직……끝나지 않았다!
「……신카이.
녀석은 뭐라고 이름을 밝혔지?」
《무라마사――세이슈 센고(勢州千子) 대장장이, 우에몬노죠(右衛門尉) 무라마사.
희세의 명갑이자 요갑(妖甲). 남북조(南北朝) 시대에 발흥해 천하제일의 이름을 얻었지만,
대란을 불렀기 때문에 불과 3대만에 멸해졌다고 전해진다》
《……상대로 삼기에 부족함 없다》
최후에 덧붙여진 그 한마디는, 검주답지 않은 울림을 띄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것은 아무래도 좋았다.
「요갑 무라마사……남북조의 쟁란을 지옥으로 바꾼 원흉인가. 단지 유혈을 좋아해, 무한의 저주로 분쟁을 위한 분쟁을 일으켰다고 하는…….
그런 것이 나를 막는 것인가」
《당시의 무기라면 장대한 노다치(野太刀)가 주류였을 것.
보기에, 적기의 무기는 평범한 타치(太刀)……사칭의 가능성도 있다》
「어느 쪽이라도 좋아!
죽지 않아……나는 죽지 않아」
「나에게는 해야 할 일이 있는 거다!
신카이!」
《알겠다. 전투를 개시한다.
적기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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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누여서 선회.
어느 새인가 다시 상공에 진을 치고 있던 적영(敵影)을 시야에 넣고, 직진한다.
정면에서 격돌하는 형태다.
무자와 무자.
최강무력과 최강무력.
유사 이래, 끊임없이 하늘에서 반복되어 온 결투.
――지금 다시 그것이, 가마쿠라의 하늘에서.
그 한쪽을 스스로 맡게 된다고, 어제의 자신이 들었다면 일소에 붙였을 것이다.
하지만 피할 수 없는 것이라면!
콩알같은 적영을 확실히 응시했다.
증오를 담는다. 분노를 담는다.
그것은 완전히 정당한, 미혹도 없는 상념.
의문도 없다.
해야 하는 일을 하는 자신을 막는 자가 나타났다면, 화내고 미워하는 것 외에 무엇을 하랴.
두려움은 필요없다. 조건은 호각.
――그렇다면, 이기지 않으면 안 되는 자신이 이긴다!
무라마사라고? 역겨운 마물이. 죽어야하는 것은 네놈 쪽이다!」
직진. 칼을 휘두른다.
하늘을 향해서 달리는 이 몸 자체를 부딪쳐서 벤다.
가속에 가속을 실어, 최대의 위력으로――
――――느리다!?
고도 확보도 하지 않고 돌격이라니, 경시하는 것도 정도가 있다――아니, 그렇지 않으면 단순한 우행인가?》
「!?」
<슈왕!>
<급격히 선회하여 접근한다>
시야에,
붉은 무자가 나타나고,
――빨라!!
<쾅!>
「……으으읏!!」
전신에 달리는 충격.
열기와 냉기가 체내를 뛰어다닌다.
허덕일 듯한 뜨거움과 얼 것 같은 추위.
통각보다 정확하게, 받은 타격의 깊이를 이야기하는 그것.
《우측 견부(肩部) 갑철에 심각한 손상.
내부 골격에 다소의 피해》
「크……이놈!」
《속도 저하. 실속의 위험을 경고》
「뭣?!」
실속(失速)?
그 의미를 머릿속에서 찾는다.
실속――
속도의 저하에 의해 비행체가 양력(揚力)을 잃는 것.
실속한 비행체는 제어를 잃고, 중력에 이끌리는 대로 추락을 시작한다……
추락!?
제어불능!?
《강하해서, 속도를 회복하라》
「윽!」
<몸을 회전시켜 공중에 눕는다 → 거꾸로 수직 회전하고 강하 → 가속해서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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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를 끌어올리며, 수직 선회.
적대하고 있던 중력을 아군으로 삼아, 간신히 속도계는 저하로부터 일전, 상승을 시작한다.
그렇다곤 해도 지표가 가깝다.
충분한 속도를 얻을 수 있을지 어떨지――
《적,
「읏!?」
당황해서 머리를 끌어올린다.
등을 보인 채로는 일방적으로 베일 뿐이다. 피할 수도 없다.
아무튼 정면으로 맞서지 않으려면, 어떻게든,
《거리 200》
「아……아아앗!」
가깝다! 빠르다!
제길, 이래서는 어찌할 도리가 없다!
<자세를 잡는다>
적의 자세를 확인한다.
먼저의 일합과 같은, 칼을 어깨 위에 멘 자세.
그 칼의 길이.
저것의 사정거리로부터 달아날 수 있다면!
무라마사를 잡은 조준이, 중심의 약간 아래로 오도록 조정.
칼이 닿지 않는 거리를 잡고서, 엇갈린다――
《상단(上段)을 상대로,
「!!」
<콰아앙!!>
또 일격.
같은 어깨.
하지만 피하려고 기동하고 있었던 것에도 일단의 의미는 있는 것인지, 손상은 깊지 않다.
조금 전의 상처에 충격이 울린 정도다.
……이번은, 이라고 덧붙일 필요가 있겠지만.
상황은 일방적인 열세.
「읏……신카이!
《아니.
적기의 육체는 검주로 수호되고 있다. 이것을 넘어서 음의를 거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강하하여 가속>
「큭……!
그럼, 그 밖에 무언가 방법은 없는 건가! 무언가!」
《――꼴사납다》
모든 것을 듣고 있었던 것처럼 적절한 때에, 차가운 금타성이 전해졌다.
발신원은 시선의 끝, 압도적으로 빠르고 날카로운 선회로 빼앗은 상공으로 뛰어, 다시 돌진의 기회를 기다리고 있다.
《
네 녀석, 쌍륜현(双輪懸)은 이것이 처음인가. 그 칼이 겨누어 온 상대는, 맨몸의 인간뿐인 것인가》
《송곳니가 없는 자를 학대할 뿐인 것이 네 녀석의 검인가》
《입 놀리지 마라!》
장갑통신의 지향을 적영에게 맞추어 반박한다.
들을 의리는 없다. 분노를 그대로 토해냈다.
《모르는 자가 전혀 없는 요갑을 태연하게 모는 도배가 무엇을 말하나!
그 근성, 저주받았건 힘이 있으면 좋다는 추한 마음이 비쳐보인다! 틀렸나!? 무라마사!》
《그렇게 말하는 그쪽은 이노우에 신카이(井上真改)인가.
이즈미노카미 쿠니사다(和泉守国貞). 오사카(大坂)의 마사무네라고 구가된 번제 시대 초기의 명작…… 조정에 헌상이 허락되어 한 번은 그 창고에 놓였을 정도의 걸작품》
《이러한 검주를 입었으면서 그 추태.
어찌해도 이해할 수 없다. 네 녀석은 이름 있는 무문(武門)의 출신이 아닌 것인가?》
《조사한 한 네 녀석은 일개의 교사.
하지만 어쩌면, 숨은 혈통의 인간인가하고 의심했지만……
조금 전의 무작법(無作法)을 보기엔 그렇게도 생각되지 않는다》
《어찌된 일이냐. 네 녀석은 왜 검주를 가졌지?
로쿠하라에게 아첨을 팔아서, 받은 것인가》
《!》
그 어조는 특별히, 모멸적이진 않았지만.
내용만으로도 충분히 과했다.
숨을 삼킨다.
보일 리도 없는 자신의 얼굴이 창백해진 것을 안다.
《……우, 》
이 내가.
로쿠하라에게, 라고?
《웃기지 마라아아앗―――――――!!》
적은 이미 눈앞.
칼이 3번째로 덮쳐 오는 찰나.
<기이이이이잉! 콰아아!>
전신을 덮은 검주, 그 갑철과의 접촉을 느낀다.
감각. 감각. 감각. 집중하는 의사의 작용에 의한 예민화로 한없이 깊이 깊이.
접촉은 접합으로 진화.
갑철을 나의 피륙이라 인식.
피가 흐르고 신경이 통하고 혼이 머문다.
육체와 갑철의 합일.
상리(常理)를 유린하는 융합을 하고, 그리하여 마음 속에 굽이치는 힘의 유동을 지각――장악.
<파창!>
「
조종하는 것은――자기자신의 피!
<촤악!>
「음……!」
이쪽의 어깨죽지로부터
그 틈에 칼날을 파고든다.
교차.
나의 갑철이 비명을 지르는 일없이, 일합을 마치고 떨어진다.
《핫! 굶주린 요갑놈.
나의 피를 감사히 마시거라!》
보복의 욕설을 던진다.
조금은 속내가 풀렸다.
하지만 상황은 호전되지 않았다.
속도계의 눈금은 실속이 가까운 것을 나타내고 있다. 다시 강하해서, 속력을 회복할 필요가 있다.
<강하 → 가속>
이래서는 진전이 없다……!
《피를 조종한다……그것이 신카이의 음의인가》
단조로운 어조를 살짝 놀라움으로 흔들며, 무라마사가 목소리를 날려온다.
음의(陰義).
고래의 제법(製法)으로 단련된 진타 검주 중에서도 특상의 물건만이 다루는, 단순한 신체강화를 넘어선 이능의 술(術).
무라마사의 지적은 옳다.
그 일격이야말로, 신카이가 갖춘 음의의 발현이었다.
《음의까지 다룬다면, 설마 모조나 위조품이라는 것은 있을 리 없다.
그 검주는 틀림없이 이노우에 신카이의 진품》
《단순한 교사에 지나지 않은 네 녀석이 어째서 가지고 있지?》
《훗……!》
대답할 의리는 없었지만, 의미는 있었다.
지금은 시간을 갖고 싶다. 벌게 해 준다면 벌어야 했다.
어차피 지금부터 죽일 상대에게 감추지 않으면 안 될법한 것도 아니다.
코웃음 친 다음에, 응한다.
《산타클로스의 선물……
이라고 말하면 웃을까?》
《뭣……?》
《12월의 24일은 아니었지만, 내가 그 폐교에서 두 명째의 제자를
거기에 놓여져 있었다》
《나에게 사용하라는 것처럼》
《…………》
침묵의 맞장구. 진위를 파악하기 어려워하는 모습이었다.
알 바 아니다. 금타성을 계속 보낸다.
《나에게도 이해자는 있다는 것이겠지.
그렇지 않더라도 상관없다. 누구의 어떤 의도라도, 나에게 있어서 이 검주는 은혜 이외의 무엇도 아니었다》
《이것의 덕분에 나는 이전보다 훨씬 간단하게, 완벽하게, 아름답게, 상냥하게……
사랑스러운 사람들을 죽여줄 수 있게 되었으니까!》
머리를 끌어올리며 위쪽으로 선회.
붉은 적――이 거리에서는 검은 점이지만――이 시야에 들어온다.
약간, 멀다.
회화할 시간을 잡기 위해서, 반경을 크게 한 둔한 선회를 하고 있었겠지.
이쪽의 의도대로였지만, 그 여유만큼 화가 나기도 한다.
칼을 쥔 양손에 힘이 깃들었다. 속도는 회복되어 있다. 문제는 아무것도 없다.
《간다――!》
《……과연.
사실은 어찌됐건 즉 네 녀석은,
아음속과 아음속의 정면 상대.
확실히 와해시킨다는 표현이 걸맞는 속도로, 상대거리가 감소한다――사람의 걸음이라면 끝도 없는 여정, 하지만 지금은 순식간의 도약.
《납득이 간다――그 우행》
《읏!》
<콰앙!!>
《우측 상완부(上腕部)에 피격. 무거운 손상.
더 이상 오른팔에의 피격은 위험하다》
《고확률로의 기능정지를 경고》
《크으으……!》
감각이 둔하다――
결국 생각처럼 움직이지 못하게 되기 시작한 오른팔을 안고, 갈데없는 울분의 신음성을 낸다.
어째서지?
어째서 지는거지!?
지금의 한순간.
서로의 칼이 접촉하고――맞부딪쳤다……
하지만 즉석에서 신카이의 칼은 튕겨나고, 무라마사가 날렸던,
무라마사의
아마도, 아니 확실히 상처가 없을 것이다.
완전한 패배.
왜, 여기까지 차이가……
《참으로 견뢰(堅牢)한 갑철. 오사카 마사무네의 이름에 부끄러움이 없다.
아깝게도,
《무라마사아……!》
《고도(高度)의 열세도 이해할 수 없는 도배가 그 같은 명품을 손에 넣는 일 따위.
보물을 가지고 다시없이 썩히는 것이다》
……!
고도의 열세?
《들어라, 반편이.
무자의
높이란 즉
《적보다 고위를 차지한 측은 아래로 달려서 공격을 가할 수가 있다.
속도를 얻고, 속도가 전환된 위력을 얻을 수 있다》
《우위에 서는 것은 당연하겠지》
《!》
《대하여, 저위(低位)의 측은 중력에 거슬러서 속도를 깎이면서 달려오르지 않으면 안 된다.
현저한 불리를 짊어지게 된다》
《이 상황은 2합째 이후에도 변함없다.
고위의 쪽은 획득한 속력을 살려 빠르게 상승할 수 있고,
한편 저위 쪽은 속도를 회복하기 위해서 강하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
《고로, 고위를 빼앗긴 자는 일합 겨루기를 한 후, 신속한 선회를 행하여,
적이 태세를 고치기 전에 돌격하는 것으로 역전을 꾀한다.
혹은 일단 전역을 이탈해서, 승부를 다시 건다》
《선회성을 자랑하는 검주라면 전자, 가속이 뛰어나다면 후자다. 검기(劍技)로 타개를 도모하는 맹자도 있다. 그 어느 쪽도 하지 않고, 상대의 씨름판에서 계속 싸우는 것 따위 다시없이 어리석다》
감정의 색채를 담지 않은 채, 모멸의 말을 토하는 무라마사.
무언가 대꾸를 하고 싶지만, 돌려줄 말이 아무것도 없다.
아마추어의 짧은 지식 정도의 항공역학이라면 기억 속에 있었다.
꺼내 보면, 그 내용은 적의 발언을 증명한다.
――비행체가 가진
위치역량은 체중과 높이, 운동역량은 체중과 속도로 결정된다.
그 때문에, 고공을 고속으로 나는 비행체일수록 많은 역량을 가진다……운운.
즉, 적보다 낮은 위치에 있으면서 호각이라고 믿어 버리고 있던 자신이 바보였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침묵에는 견딜 수 없었다. 구원을 바라는 것 같은 심경으로, 신카이에게 물어 본다.
「신카이……녀석의 말은 옳은가?」
《
《그렇다면》
빨리 가르쳐라!
……전부 목소리로 내지 않았던 것은, 쓸데없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검주의 의식은 능력의 제어에 특화된
며칠 전, 학생들에게 그렇게 말한 것은 다름 아닌 자신이 아니었나. 그런 것에 인간다운 배려 따윌 기대하는 쪽이 틀렸다.
무자는 검주를
검주에게
그것은 상식으로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 말의 무게는 몰랐다.
《스즈카와 료우부. 네 녀석은 다룰 줄 모르는 장난감이 주어진 아이다.
그 아이에게 목숨을 빼앗긴 사람들에게는 도저히 미치지 않지만, 네 녀석의 모습도 불쌍한 생각이 인다. 또 하나 가르쳐 두지》
《읏……》
《네 녀석은 어째서 무자가
《달아나는 무자를 위에서부터 쫓아 베어도, 포격조차 튕겨내는 갑철을 뚫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고속으로 정면에서 마주 돌진하면 갑철을 부수는 위력을 얻을 수 있다》
《이 점에 생각이 이르면……
《!》
밉살스럽지만, 그 말에는 번뜩이는 것이 있었다.
먼저의 겨루기. 똑같이 칼을 휘둘렀지만, 자신은 위로 빠지고, 녀석은 아래로 잠겨, 참격하면서 교차했다……
무라마사의 칼은, 나아가는 신카이를
타격력에 큰 차이가 붙는 것은 당연……!
《이해했나.
그렇면, 간다》
그리고 피부에 육박하는
《적,
《크으……》
출발이 늦어졌다.
혀로 윗턱을 누르며 급선회.
늘어나지 않는 속도계와 대조적으로 위세 넘치는 적영을 교대로 흘기면서, 그 밖에 할 수 있는 것이 없이 단지 돌진한다.
이대로는 두 번, 세 번 반복해서 같은 전철을 밟는다.
적의 칼 자세는 변함없이, 우측 어깨 위에 멘 형태.
이쪽도 마찬가지.
고도 차이만큼 이쪽이 불리……하지만.
(녀석의 아래로 들어가면……!)
접근. 교접.
이쪽의 아래를 빼앗으려는 무라마사를 피해서――그 아래로!
――잡았다!
《요시노어류 합전예법(吉野御流合戦礼法)의 1예(芸). “
<자세 전환>
<카앙!>
「우욱!?」
승리의 확신.
그것은 싹튼 순간, 물리적인 힘으로 산산히 부서져 있었다.
지금 것은.
맞부딪치기 직전, 녀석이 칼을 돌려, 아래에서부터――!
《기항해서의 전투에서는 지상과 달리 사지를 사용할 수 없다……만, 그럼에도 검의 기술을 궁리할 여지는 있다. 힘에 맡겨 휘둘러내릴 뿐인 것이 능사는 아니다》
《상대를 고의로 아래로 빠지게 하고, 동시에 검형을 겨루기의 기본인 우상단(右上段)에서부터 우협하단(右脇下段)으로 바꾸어 영격한다.
아주, 초보적인 기술이다》
《왼쪽 견부에 손상. 가동에는 지장 없음》
크……!
즉 지금 것은 베어 들어가는 방식이란 점에서는 호각이었다――그리되면 다음은, 돌진력의 차이가 승부를 결정한다는 것인가.
그 점의 우열은 명확했다……!
「제길!!」
선회, 강하, 선회, 돌격돌격돌격――――
너 따위에게 질까보냐.
너 따위에게……휴지 한장 정도로도 도움이 되지 않는 경찰 패거리 따위에게!
이 내가!
「죽인다! 죽여주마!
<촤악!>
「우오오오오오!!」
《――같은 수를 두 번은 당하지 않는다.
나는 거기까지 친절히 어울려주는 인간은 아니다》
<아래로 빠져나간다>
――회피당했다!?
<콰앙!>
《흉부갑철에 피격》
「읏……!
신카이! 선회해서 녀석의 머리를 누르는 것은 할 수 없는 건가!?」
《현재 상태로는 불가능하다.
신카이의 선회성은 무라마사에 비견할 수 있다고 분석되지만,
현재는 축적한 손상 때문에 성능 발휘에 지장이 생기고 있다》
《고로 불가능》
「크……아아아아앗!!」
《괴로운가, 스즈카와 료우부.
하지만 감수해라》
《그 괴로움은 지금까지 네 녀석이 타인에게 주어 온 것이다.
같은 괴로움을 맛보는 것은 네 녀석의 책무》
《칼날의 응보는 자신에게 돌아온다.
사람의 목숨을 빼앗은 자는 자신의 목숨도 빼앗긴다.
악에게 응보는 반드시 있다……
《닥쳐어어엇!》
마치 자기자신을 타이르고 있는 것처럼 다짐하는, 그 성가신 목소리를 뿌리친다.
우위에 교만한, 위압적인 설교 따위 들을 생각은 없다.
악에게 응보 따위 있을까보냐. 선에게 보답이 없듯이!
그런 세상에서 믿을 수 있는 것은 아름다운 것 뿐이다.
아름다움만은 배신하지 않는다. 영원하지 않다는 한점을 제외하고!
사라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포기하자. 어찌하더라도 그것만은 어쩔 도리가 없는, 숙명이라 생각을 정하고서.
그 저주를 받아들이자!
하지만 썩는 것에는 참을 수 없다.
아름다운 것이 추한 무언가로 변해 버리는 것만은!
그것만은 용납하지 않는다. 결코.
그것을 인정해 버린다면, 아름다움에는 가치가 없다.
인정할까보냐!
그러니까 내가 파괴하는 것이다!
파괴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아름다운 것을 아름다운 동안에!
그것은――악인가!?
《스즈카와 료우부……
괴롭게 허덕이며, 분노해 한탄하며, 흉인(凶刃)의 아래서 목숨을 잃어라》
《싫어어어어어어어엇!!》
다르다!
악이아니다악이아니다결코악따위는아니다!
나는 옳다! 틀리지 않았다!
『너의 절망에 타인을 말려들게 하지 마!
우리는 그렇게 약하지 않아!!』
시끄러워!
나는 옳다! 나는 옳다!
나는 올바르다! 그러니까 죽어서는 안 된다!
힘을!
힘을 줘!
불합리하게도 나를 죽이려 하는 녀석을 죽일 수 있는 힘을!
누구라도 좋다!
어떤 힘이라도 좋다!
어떤 힘이라도――나를 구해준다면!
이 세상의 아름다운 여러가지를 위해서, 나를!
[ESC]
『――유쾌한 짓을』
『그
구경료로, 이것을 주지. 도움이 된다……기 보다, 그것을 가지고 있으면 싫어도 도움이 될 때가 찾아오겠지만』
『――응? 나는 어쩐 자인가, 라고?
어떤 자, 라는 것은 깊은 물음이구나. 누구냐, 라고 묻는 것과는 달라.
이름을 고하는 것만으로는 대답으로서 부족하겠지』
『너는 나의
그렇다면 이렇게 대답하지』
『――나는 천하포무(天下布武).
그렇다――너라도 좋다.
불길한 살육자! 네가 요구에 응해 준다면, 그래도 상관없다!
힘을!
힘을!
나에게 힘을!
<키이이이잉……>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
단전에서――횡경막 아래에서――흉포한 무언가가 꿈틀거린다.
<두근>
그것은 무언가의 각성. 무언가의 움직임.
그 날,
<두근>
있을 수 없는
있을 수 없는
<두근>
태아의 이름을 가라사데 괴물.
미쳐 날뛰고 울부짖으며 자신을 지키는 모체를 찢어 먹는다. 격통.
실재하지 않는 괴물의 실재하지 않는 송곳니와 손톱이 불러 일으키는 환상의 아픔.
배가 찢어진다. 그것도 환상. 고통만이 현실.
<두근>
스즈카와 료우부의, 신카이의, 존재하지 않는 자궁으로부터 지금 탄생하는 비사실(非事実)의 괴물.
그것은 누구의 눈에도 비치지 않는다.
누구의 손에도 만져지지는 않는다. 완전한 망상. 비실재(非実在).
<두근>
그리고, 오직.
흘러넘치는 이,
<파창!>
물결치는 힘에 지향성을 준다.
방대한 질량을 집속. 경도를 부여. 속도를 부여. 예리함을 부여. 파괴하기 위한 모든 것을 부여.
다음은――
때려박을 뿐!
「백화란단찬화라(白華爛丹燦禍羅)!」
<콰콰콰콰!>
「
·
·
·
「우욱……!?」
《가르쳐주지……혈액만이 아니다!
신카이의 음의는
<콰콰콰콰――!>
지상의 하천으로부터――바다로부터――뿜어져 오른 수류에 쳐 날아가, 무라마사가
노도는 다시 그것을 쫓았다. 하늘을 누비는 물의 용에게는 너무나 작고 하찮은 무자를 단숨에 삼킨다.
어떤 맹자라도 잠시도 버티지 못했을 것이다.
저기까지의 거대질량에 습격당해, 무사할 수 있을 리 있겠나!
「핫……하하하하하!
하하하하하하하하! 어떠냐, 보았느냐……이 힘. 신카이의 힘. 나의 힘이다!」
「아름다운 것을 위한! 나의 정의다!」
치밀어오르는 충동을 억누르지 못하고, 대소하면서, 하지만 스스로도 일어난 사건에 대해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설마, 여기까지의 것일 줄이야……!
도대체 어느 정도의 양을 끌어올린 것인가.
막대한 수류는 지금은 흩어져, 지상에 쏟아지고 있다. 때 아닌 비에 기겁하는 거리의 모습이 눈에 떠오르는 듯했다.
무사마사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다.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거미로부터 변한 그 무서운 모습은, 깨끗이 하늘에서부터 사라져 있었다.
「……추락했나.
걸맞는 말로라고 해야겠군」
《――아니.
방위
적영 확인》
「뭐!?」
믿기 어려운 보고에, 눈을 크게 뜨고 표기된 방향을 바라본다.
거기에는 확실히, 그 모습이.
「그것을 맞고서 무사하다는 건가!?」
《적기는 나의 백화란단의 직격을 받기 직전에 방벽을 전개.
그 효과에 의해 치명타를 피한 모양》
「방벽이라고?」
《자력(磁力)의 벽을 쳐, 수류를 자화(磁化)시키고서 반발, 위력을 감쇄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자력……
즉 자력 조작이
《그렇게 추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괴물놈.
침을 뱉고 싶은 데였지만, 머리는 투구에 덮여있어 그것도 할 수 없다.
검주를 장갑하고 있으면 이따금 이러한 세세한 부자유와 맞닥뜨리는 일이 있다.
이 힘으로도 녀석을 쓰러뜨리기엔 부족한 것인가.
신카이로는 녀석을 쓰러뜨릴 수 없는 것인가!?
……이놈.
눈에 거슬린다.
나의 길을 방해하는 남자. 한사코 가로막으려 하는 저 심홍.
쓰러뜨린다.
쓰러뜨릴 수 없다고 말할까보냐.
이 자신이 올바르다면, 옳으니까, 틀린 녀석을 배제할 수 없을 리가 없다.
쓰러뜨린다. 배제한다……!
《적기의 상태를 확인.
흉부 갑철을 중심으로 심각한 손상》
「응?」
《전 기능이 대폭으로 저하한 상태에 있다고 추측.
현 시점에서의 성능비는 신카이가 우월하다》
「손상……! 그런가!」
역시 녀석이라도 멀쩡할 순 없었던 것 같다.
생각해 보면 당연한 일.
이 사이에 몰아붙이면, 이길 수 있다!
《적기, 복원기능의 작동을 확인.
소요 시간은 불명》
「그럴 시간은 주지 않아!」
투구각을 내리고 강하 돌입.
눈 아래를 선회 기항하고 있던 무라마사도, 이쪽을 알아차리고 각오를 정했는지, 머리를 올리고 다가온다.
조금 전까지와는 완전히 역전한 형태.
<고오오오오!>
《무라마사아아앗!》
《……신카이》
《무자의 격투는 높은 위치를 차지한 자가 유리……였겠다!?
받은 가르침, 고맙게 활용해주마!》
돌격. 진격.
칼을 걸고, 적 아래로 빠지면서 휘둘러 내린다!
무라마사도 하단으로 잡아, 베어올려 온다.
하지만――우열은 명확하니까!
「샤앗!」
<콰앙!>
「크윽!?」
무라마사의 칼을 쳐서 튕구고, 그 갑철에 베어넣는다!
반응은 단단해, 손목의 뼈가 저릴 정도였지만――하지만 오히려 그 감각이 기분 좋다.
겨우 이 손으로 녀석에게 일격을 가해 줄 수 있었던 것이다.
《적, 왼쪽 견부 갑철에 손상》
《핫!
어떠냐, 무라마사! 우위로부터 일전, 두들겨 맞는 쪽이 된 기분은》
《상당히 각별한 것이겠지!?》
《……그렇다고는 할 수 없지.
그런 것은 이제 와서 네 녀석이 가르쳐 줄 것까지도 없다》
《이미 익숙해졌고, 질렸다…….
하지만 고통이라는 감각은 분할 정도로 항상 신선하다》
그런 대답을 넘기면서, 목소리만은 변함없이 흐트러짐이라는 것이 없다.
어차피 허세겠지만.
《하지만……먼저의
아무리 신카이가 명물이라고는 전해져도, 거기까지의 힘을 가졌다고는 솔직히, 믿기 어렵다》
《저것은――
《흥.
은색의 파괴신이, 나에게 힘을 내렸다……라고도 말할 수 있을까》
분명히 이해는 할 수 없겠지만.
이해할 수 있더라도 믿을 리 없다.
하지만 무라마사의 대답은 예상을 배신했다.
《네 녀석에게 은성호의
《호오?》
알. 확실히 그것은, 알을 연상케 하는 구형(球形)을 띄고 있었다.
그렇다면 이 남자, 무언가 알고 있는 것인가……?
《우리는 그 기척을 쫓고 있었으니까.
하지만……그것은 단지
《네 녀석이 보인 이상한 힘과는, 아무 관계도――》
《있겠네》
돌연히.
맑은 목소리가 대화에 끼어든다.
얇은 도자기를 손끝으로 때린 것 같은 울림.
……설마, 이것은,
《이번에 은성호가 흩뿌린 7개의 알은, 나의 노다치와 합쳐서 만들어진 것.
그 알에는 나의 힘이 머물러 있어》
《그럼, 그것이――》
《조금 전의 비상식적인 음의의 원인이겠네.
그리고 아마, 갑철의 심상치 않은 견고함도》
《어때, 이노우에 이즈미노카미? 공교롭게도 나는
셋츠(摂津) 대장장이가 그만큼의 성능을 완성시켰다고는 어떻게도 생각되지 않아》
《그렇지 않으면 과소평가?
그것이 쥬로쿠요기쿠(十六葉菊 : 조정에서 하사받은 꽃잎 16장의 국화 문장)를 받은 검주의 진면목일까?》
《――아니. 귀하의 지적은 핵심을 찌르고 있다》
질문을 받고, 놀랍게도 신카이는 응했다.
기분 탓인지――아니, 틀림없이 착각이겠지만――경의를 닮은 태도를 담아서, 금타성을 발신한다.
《이쪽의
이 이물의 상세는 해석할 수 없었지만――이것이 귀하의……
귀하
《……폐를 끼치고 있는 것 같네》
《배려는 필요 없다. 어떤 형태이건, 선인(先人)의 업을 접하는 것은 기쁜 것이다》
「그쯤 해둬라, 신카이」
전투의 한중간에는 걸맞지 않는 기묘하게 편한 분위기를 감돌게하며 대화를 나누는 검주들에 초조하여 끼어든다.
대화에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었지만, 하나만은 확실했다.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시시한 것을 횡설수설하고……!
시간을 벌 작정인가, 무라마사. 깨끗이 포기를 못하는군……무자라면 무자답게, 깨끗이 죽어라!》
《그렇군》
무라마사――갑철의 안쪽에서부터의 목소리.
검주보다 오히려 검주다운 차가운 음성으로, 그것은 담담하게 계속 말했다.
《지금의 말에는 완전히 동의한다.
그러면――무자답게 깨끗이 죽어라. 스즈카와 료우부》
《……!?》
말을 날리자마자, 무라사카의 홍영(紅影)은 머리를 돌리면서 선회.
이쪽에게로 진격한다――압도적으로 불리한 아랫방향에서부터.
……무슨 말을. 이 남자.
상황을 모르는 것인가.
고도에서 열위에 있는 것도 녀석이며, 손상의 정도가 보다 깊은 것도 녀석!
죽어야 하는 것이 어느 쪽인지 따위, 정해져 있을 것인데!
「……도가 지나친 허세는 불쾌한 것이군. 처음 알았다.
좋아, 신카이――꿈 정도는 허락한다. 망상에 잠긴 채로, 녀석을 매장해라」
《알겠다》
약자놈!
그래, 녀석이 약자라는 것이다.
그토록 뭐라고 호언장담을 해뒀으면서, 마지막에 매달린 것이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 망상일 줄이야!
참으로 보기 흉하다.
추하다.
그 추함에 걸맞게, 꼴사나운 최후로 떨어져라――!
「
《――“ 흘러서・되돌아라 ”》
<위이이이이잉!>
「!」
<파앙!>
「지금 것은――!」
《자력 방벽의 발동을 확인》
공격이 튕겨났다.
갑철의 강도에 밀린 것은 아니다――경질의 고무를 때린 것 같은, 기묘한 감각이 손바닥에 남아 있다.
――자극(磁極)의 반발을 이용한 방어!
조금 전도 이것을 사용해, 노도의 수류를 막은 것이 아닌가.
「이놈……끈질기다!」
《음의의 계속 사용은 사수에게 부담이 크다.
연속적인 공격에 의한 돌파가 타당하다》
그런 굼뜬 짓은 하고 있을 수 없다.
저 신물이 달리는 존재를 언제까지나 보고 있을 수 있겠나!
저 결계가 검격을 막는다면, 막지 못하는 공격을 가하면 된다.
그러면 일격으로 끝난다.
백화란단!
체내의 힘을 집중한다.
굽이치는 흐름을 끌어당기고, 움켜쥐고, 집속해서――!
「
<두근!>
[ESC]
<고도가 떨어진다, 시야가 회색으로 변해간다>
…………에?
뭐야, 이건?
시야가――색을, 잃었어?
그것만이 아니다.
춥다――!
뭐야, 이 신체의 안쪽에서부터 오는 이상한 오한은!?
「신카이! 무슨 일이냐!?」
《――――》
대답이 없다. 아니――대답하고는 있는 것인가?
노이즈 같은 잡음만이 조금 닿는다.
《한계가 온 것 같구나》
《무라마사! 이것은 뭐냐……
한계란 무슨 의미냐!
네가 무슨 짓을 한 건가!》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것은 네 녀석의 미숙이 부른 현상……
《……열량 결핍!?》
《무자의 선회기동은 격렬한
하지만 이것은 통상, 그다지 문제는 되지 않는다. 검주의 방호가 기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이유로 인해, 검주의 방호가 약해지면, 이것은 즉시 인접한 위험이 된다.
그리고 그 이유는, 문제를 시력 장해만으로 끝내지 않는다》
《열량 결핍.
검주는 능력을 발휘하기 위해서,
강대한 힘을 사용하는 때일수록, 소모도 막대하다》
《그 소비량이, 육체의 내구 한계를 넘으면……그래. 지금의 네 녀석처럼 된다》
《네 녀석의 열량은, 먼저의 대규모의 음의로 이미 바닥나 있었다. 거기에 더욱 무리를 거듭하면, 결과는…… 검주의 거의 완전한 기능정지. 틀릴까?》
《그……그런》
그런, 바보같은.
그런 거, 나는 몰랐었다.
몰랐는데.
너무하다.
어째서……어째서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았지.
어째서, 이런 일이 될 때까지!
《이것은 무자에게 있어 상식 이전의 사항.
하지만――맨몸인 자 밖에 상대하지 않아, 한계를 맛본 적이 없었던 네 녀석이 알 도리도 없다》
《우우……》
《스즈카와 료우부. 타인의 손을 빌릴 것도 없이, 자신의 악행의 보답은 자기자신이 불렀구나.
네 녀석은 곧 추락한다……》
《하지만, 그 갑철의 강도가 있으면 죽는 일은 없다.
고로 최후는, 나의 손으로 보내주겠다》
《시……싫어……!》
죽을 수 없다.
나는 죽을 수 없다.
움직여!
움직여, 팔다리! 움직여, 신카이!
왜 움직이지 않아! 왜 마비된 거냐! 왜 떨어지는 거냐!
움직여어어어어어엇!
나는 죽을 수 없는 거다!
아름다운 것들을 위해서!
나, 는――――
《작별이다, 스즈카와 료우부.
사람의 아름다움에 매달린 약자》
《네 녀석은 악이란 한마디만으로 단정해서는 안 되는 인간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아아》
이미 뚜렷치 않은 시야의 안쪽.
심홍의 무자가 칼을 칼집에 넣는다.
거합(居合)/발도술의 자세.
일도필살(一刀必殺)의 의사의 구현.
그 흡인과 반발의 작용을, 거합의 기술에 넣은 것인가……》
여기까지 정밀하며 고압의 힘을 부리는 건 사수에게 있어서도 검주에게 있어서도 그야말로 생사를 하늘에 맡기는 줄타기일 터……그것을 해내고 있다……》
무의 귀도(鬼道)를 걷는 자가 달아날 수 없는
호소에도, 검주는 움직이지 않는다.
단지 고요한 말만을 보냈다.
죽음이 온다.
최강이자 최흉, 가까워진 모든 것을 멸한다고 구가된 요갑이, 그 저주의 궁극을 해방하려 하고 있다.
절대로 피할 수 없는 죽음의 운명. 무라마사.
깨달아 버렸다. 이해해 버렸다.
신카이의 갑철은――무쌍무적이어야 할 방벽은――지금부터 오는
겨우 깨달았다.
요갑이 요갑인 까닭.
저것은 죽음. 저것은 멸망. 오로지 순수한,
연관되어선 안 되었던 것이다.
가까워져선 안 되었던 것이다.
죽음을 시작하자》
마음의 달을……널리……알리어……》
《어둠에……미혹된……
사람을……비추…………리…………》
<콰아아아아아아아앙――!!>
소년은 보았다.
황혼을 꿰뚫는 두 줄기의 광적(光跡).
정면으로 마주하고――동시에 치고――그리고――
황동색의 빛줄기가, 흩어진다.
소년은 보았다.
그 찰나의 일섬――
무엇보다도 빠른.
무엇보다도 강한.
만물을 동등하게 먼지로 폄하하며
소년은 보았다.
지금은 오직 홀로 하늘을 나는, 심홍의 빛의 궤적.
소년은 보았다. 하염없이 보고 있었다.
마음 속으로부터 솟구치는, 뜨거운 떨림을 느끼면서.
<쿵!>
<파칭!>
「……?」
(……신카이.
신카이의
(사라져 버렸습니다. 아니, 어이어이.
어떻게 할 거야)
「……………………」
「나는 몰라요~.
……로, 끝나면 좋겠지만」
뒹굴며, 천장을 응시한다.
그 밖에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자는 것조차.
활짝 열어놓은 채인 미닫이문은 뜰로부터의 바람을 옮겨, 쌀쌀할 정도였지만, 그것이 자는데 방해라는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기분 좋다.
하지만 잘 수 없다.
그렇다면 일어나면 되겠지만, 한쪽 발을 부상당한 상태에서는 그것도 귀찮았다. 아픔은 이제 거의 없다고는 해도,
그것은 가만히 있는 것을 전제조건으로 아슬아슬하게 성립되고 있는 것이 확실할 거다.
그 안식을 버릴 이유도 없다.
대놓고 말하면, 뒹구는 것 이외에는 없는 것이었다.
뜨거운 신체를 껴안고서.
「…………」
그 후에.
미나토 씨가 준비한 것이겠지. 경찰이 와서, 우리들은 보호되었다.
그대로 병원으로 직행이었던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나의 치료는 지혈과 봉합, 진통제 투여만으로 끝나 버렸지만, 다른 두 명은 당연히 그렇게는 안 되었다.
지켜볼 수 없었지만, 집중치료실에 보내졌다고 들었다.
아마도, 지금도 아직 거기에 있을 것이다.
수술이 끝날 때까지 자신도 남는다고 말할 만큼 말해 보았지만, 그 자리에 있던 전원에게 돌아가서 자라고 혼나서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무슨 도움도 되지 않기는 커녕, 방해 밖에 안 되는 것은 스스로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나는 아저씨와 아줌마, 타다야스의 가족들과 엇갈리는 형태로, 경찰의 차로 보내져 혼자 돌아왔다.
그리고선, 지금은 여기서 이렇게 밤바람을 듣고 있다.
「…………」
생각해야 할 것은 많이 있었다.
아저씨와 아줌마, 타다야스의 가족에게도, 나의 입으로부터 일의 설명을 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경찰로부터 이미 들었더라도――그런가, 경찰의 사정청취도 있다.
병원에서는 누구도 나에게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배려를 해준 것이었겠지만, 응석부리고 있을 순 없다.
세 명 중에 가장 무사에 가까웠던 인간으로서, 나에게는 설명할 의무가 있을 것이었다.
올바르게, 본 것 일어난 것을 그들에게 전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것이 괴로움을 수반하더라도.
미리 준비를 해 두어야 했다. 나는 설명은 특기가 아니니까.
그 밖에도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은 얼마든지 있다. 우선 내일 아침밥은 어떻게 할까는 것부터……그 스즈카와에 대해서까지.
그리고, 동료에 대해서도.
코나츠, 타다야스, 리츠.
그 세 명을 덮친 현실――――
생갹해야 할 것은 정말로 많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그 어느 것도, 가슴에 그리지 않았다.
내일이 되면.
내일, 이 침상에서 눈을 뜬 그 순간.
나는 처음으로, 오늘 일어난 일의 전부를, 정말로 현실로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그리고 마음이 으스러질 것이다.
코나츠의 몸을, 타다야스의 눈을, 이제는 없는 리츠를 생각해서, 베개에 엎드릴 것이다.
마루 위를 몸부림치며, 의미 없는 절규를 지를 것이다.
그것은 안다.
그렇게 된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지금만큼은, 나의 마음은 구원받아 있었다. 비통을 감춰주고 있는――뜨거운 흥분이.
그러니까 지금만, 이 하룻밤만, 나는 이 열에 잠긴다.
내일부터의 슬픔을 극복하기 위해서.
어제까지의 나와, 지금의 나는 다르다.
그것은 하나.
믿는 길이 있다는 것.
정의.
그것은 생각으로서……개념으로서 있는 것만으로는, 진심으로 믿을 수 없다.
그걸론 부족한 것이다. 단순한 휴지조각이다.
그러니까 나도, 그런 것은 믿지 않았었다.
포기하고 있었다. 그런 것은 없다, 라고.
그렇지만.
나타났다.
정의는 형태로서 나타났다.
믿기에 충분한 모습을 가지고.
정의는 체현하는 자가 있어야 비로서 의미를 가진다.
정의를 받들며 싸우는 자가 필요했던 것이다.
그런 사람이 있다니 생각도 하지 못했다.
싸우는 자, 무인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것은 로쿠하라 막부에 지나지 않는다. 욕망에 맡겨 힘을 휘두를 뿐인 굶주린 늑대 집단. 그것이 전부.
무의 세계는 로쿠하라의 야심이 석권하고 있다.
힘 있는 무인은 전부가 그 일당이며, 힘없는 사람들의 탄압에 분주하고 있다. 힘없는 사람들을 위해서 싸우려고 하는 무인 따윈 한 사람도 없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있다.
지금은 알고 있다.
자신의 욕망이 아니라,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서, 싸우는 사람이 있는 것을 알고 있다.
그것이, 단 한 사람이라도.
나는 그 사람이 있다면, 정의라는 것을 믿을 수 있다.
그것은 단순한 표제가 아니라.
의미 없는 장식이 아니라.
국어사전과 도덕의 텍스트 속에서 낮잠을 탐할 뿐인 한마디도 아니라.
사람이 올바르게 있기 위한 도표.
그러니까, 나는 이 길을 가자고 생각한다.
지금 확실히 보이고 있는 이 길을.
그리고――
<철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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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가 멈추는 소리>
「무슨 일이십니까? 아가씨」
「……」
「오오……그러고 보니 닛타 님의 댁은 이 근처였습니다.
들리실 생각입니까?」
「……」
「아가씨?」
「지금……
붉은 무언가가, 하늘을 지나간 것 같은」
「붉은……무언가?」
「사요. 당신은 아무것도 보지 않았나요?」
「그것은 무리한 말씀입니다. 아가씨의 눈에조차 확실치않은 것이, 어째서 이 노파에게 보일까요.
유성이나 다른 무언가인 게?」
「별……
나의 눈에, 완전한 신뢰를 두어도 좋다면, 저것은……무자, 였던 것 같은」
「홋. 밤인데도 차암, 막부의 분들은 변함없이 바쁜 것 같으니.
근면한 폭군이란 참으로 민폐가 되는 일입니다」
「물론, 아가씨의 눈은 확실해요」
「막부……예. 그렇네요.
그렇겠지요」
「드문 일도 아닌……
단지 그것 뿐인 일」
「그런데……」
「어째서……이렇게.
나는……」
「……아가씨?」
밤의 장막에 덮힌 뜰.
그 속에서 홀로 어둠을 날려 버리는 붉은 빛을 발하며, 내가 믿는 정의가 거기에 있었다.
서둘러 일어나, 무릎 걸음으로 툇마루까지 나온 나를, 무자는 말없이 내려다 보았다.
갑철에 덮인 그 눈의 색채는 차갑다. 하지만 걱정되지 않았다. 그 안쪽의 상냥함을 알고 있다.
무라마사.
심홍의 무자.
이 모습을 보고 싶었다.
눈시울의 뒤에 눌어 붙어서, 세부까지 떠올리는 것도 간단했지만. 그렇더라도 실물의 모습을 보고 싶었다. 보고 싶었었다. 조금이라도 길게, 조금이라도 가까이서.
소원이 이루어져, 나의 무라마사가 지금 여기에 있다.
……설마 정말로, 나를 위해서?
아니, 바보 같은. 분명히 사건에 대해서 나에게 묻고 싶은 무언가가 있다. 이런 쓸모 없는 세상에서 단 한 사람의 정의의 사도가 한가할 리도 없다. 용무가 없으면 내가 있는 곳 따위에 일부러 오겠냐.
……그야 뭐, 걱정해서 보러 와 주었다는 것도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러니까면서 응석부릴 수는 없다. 부끄럽다. 협력해서, 재빨리 용건을 끝내게 해주지 않으면.
그런데도.
붉은 웅자(雄姿)를 이렇게 가까이 해 버린 나는 이미, 인내가 듣지 않게 되었다.
말하고 싶은 것이 굉장히 가득 있지만……무엇을 어떻게 말하면 좋을지」
나는 당신을 믿어」
당신의 싸움을 믿어.
당신의 정의를 믿어.
당신이 가는 길을 믿어」
한 번은 당신에게 실망했었어」
그 때, 엎드려서 비는 당신을 보고서, 나는 생각했어.
이 녀석, 싸울 때는 싸운다고 말했던 주제에, 입 뿐인 거 아니냐고」
그렇지만……달랐구나. 내가 바보 같은 것은 그 말대로였지만. 의미가 달랐어」
저런 똘마니들은, 싸우지 않으면 안 되는 상대가 아니었어」
정말로 강한 녀석은, 그런 걸 일일이 상대하지 않아……그래. 그런 거야」
초인인 무자가 맨몸의 인간에게 칼날을 향한다……그런 때만, 당신은 싸워」
자신을 지킬 힘이 없는 누군가를 위해서」
무라마사――미나토 씨는 아무것도 대답하지 않는다.
혹시 수줍어하는 걸까. 그런 것을 언뜻 생각한다.
나는 당신을 믿어」
올바르게 살려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믿어」
아아……젠장. 어째서 이런 싸구려틱한 말 밖에 할 수 없을까. 말하고 싶은 것은 싸구려 같은 게 아닌데.
내가 싸구려틱하기 때문인가?
……그야 그렇지.
나는 무라마사와 달리, 아직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믿는다고 한 것 뿐이지, 믿고서 무언가를 한 것이 아니다. 입 뿐인 자식이다. 초염가 판매의 특가 상품이다.
그렇지만 지금부터는 다르다. 다른 인간이 되고 싶다.
그걸 위해서――지금은, 믿는다.
이 세상에는 무라마사라는 이름의, 정의의 사도가 있다는 것을」
그 모습을 본다.
전신을 물들이는 홍색은 선혈의 색. 꺼림칙하며, 하지만 믿음직하다. 왜냐하면 그것은 싸우는 각오를 말하는 것이니까.
황금으로 만든 타치(太刀)는 홍색 중에서 한점, 눈부시게 빛난다.
준엄한 투구는 마치 귀면(鬼面).
가슴에 내단 갑철은 성벽.
이 정도로 적으로 돌려서 두려운 모습이 그 밖에 있으랴.
이 정도로 수호자로서 안도할 수 있는 모습이 그 밖에 있으랴.
무라마사.
저주스러운 이름을 가진, 상냥한 무자.
그것은, 나를 내려다 보면서.
……천천히, 고개를 흔들었다.
투구의 안쪽에서부터, 흘러나온 것은 그런 말.
고요하고 고요한, 빙원(氷原)을 건너는 바람의 소리.
나는 조금 멍하니 있고, 그리고나서.
……아아, 그런가, 하고.
마음 속으로 끄덕였다.
이 사람은, 정말이지.
좀 더, 타인에게 이해와 평가를 요구해도 좋지 않은가.
미나토 씨.
당신은 분명히, 자신에게 굉장히 엄격한 사람이겠지.
얼만큼 일을 해내도, 보다 더 완벽함을, 좀더 좋은 결과를――예를 들면 나와 코나츠와 타다야스가 전원 상처 없이 무사히 끝난다든가――생각해서, 자신을 감점시켜 버리는 사람이겠지.
그러니까 그런 것을 말하겠지?
그렇지만 당신은 오늘, 우리들을 구해주었던 거야!
그것은 틀림없다. 당신이 와 주지 않았다면, 우리들 세 명은 전원 죽었다. 살해당해서, 지금 쯤은 그 상자의 안이다.
그렇게 되지 않고 끝난 것은, 당신이 구해주었으니까.
나는 당신에게 감사하고 싶다.
당신을 존경하고 싶다.
그런데. 당신은 자신을 깎아내려서, 그렇게 해주지 않는 거야?
……조금 쓸쓸해진다.
그래도, 좋아.
나는 믿는다.
당신은 정의의 사도다.
야마토에서 유일한, 정의를 위해서 싸워 주는 무자다.
유일한――――영웅.
정의의 사도는, 어디에도 없다」
나는 손을 뻗었다.
붉게 빛나는 모습에.
나는 믿는다. 당신을 믿는다.
당신을 이상으로 삼는다.
당신을 목표로 한다.
그래서――
………………
어라?
어째서, 나, 쓰러진 걸까.
어째서, 눈에 뿌옇게 보이는 걸까.
이래서야, 무라마사의 모습이 제대로 안 보인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모습이.
제길, 뭐하는 거야, 나.
피로로 쓰러져 버린 거냐?
그거야 무리도 아니지만.
조금만 더 힘내라.
지금은 저기에 무라마사가 있으니까.
이 사람 앞에서 보기 흉한 모습을 보이지 마.
아아……제길, 눈이 흐려진다.
왠지 피가 모자란 것 같은 느낌이다.
어째서일까. 출혈은 굉장하지 않았을 텐데. 역시 지친 탓일까.
일어나고 싶지만 일어날 수 없다.
몸이 어딘가로 가버린 것 같다.
손가락 하나 움직이지 않는다. 봐주라.
움직이는 것은 눈 뿐이다.
그러니까……적어도 무라마사의 모습을 제대로 보고 싶은데. 이렇게 뿌옇게 되어 버리면 그것도 할 수 없다.
어째서 이렇게 뿌예지는 걸까.
왠지 차갑네.
뺨이 젖어있다.
어째서일까.
눈물?
어째서 나, 울고 있는 걸까.
뭐가 슬픈 걸까.
이상해……
슬프다.
뭔가가 슬프다.
슬퍼서――슬퍼서. 눈물이 멈추지 않는다.
무엇일까.
나는 무엇이――
아아……그런가.
무라마사의 모습이 이제 안보이기 때문이다.
눈물 탓으로, 시야가 일그러져, 이제 무라마사의 형태를 알 수 없다.
나는 분명히 그게 슬픈 거구나.
이렇게 눈물을 흘릴 정도로.
괜찮아.
일어날 때까지 기다리고 있어 줄거야.
이 사람은 상냥하니까.
그러니까 조금 자자. 일어날 수 없으니 어쩔 수 없어.
조금 자서, 피로를 풀고……그리고 나서 다시 일어나, 무라마사의 모습을 보자.
그리고서, 그 모습을 쫓아서.
걷기 시작하자.
이상을 쫓아서.
정의를 위해서 싸우는 길을, 나도――――
[ESC]
「미나토 카게아키.
스즈카와 료우부, 및 닛타 유우히의 살해 용의에 의해 체포한다」
「……수고했다」
「…………」
<타자 소리>
《코우류우 41년 10월 12일》
《미결수 미나토 카게아키 칸토우 구치소 수감》
《용의》
《살인죄 14건》
《그 중 1건은 존속살인》
이것은 영웅의 이야기가 아니다.
영웅을 뜻하는 자는 필요없다.
제1편
선홍기(鮮紅騎)
-了-
드디어 선홍기가 끝났습니다.
여기까지 보셨으면 알겠지만, 이 작품은 결코 밝은 전개를 지향하지 않습니다.
어쩌면 보다 눈부신 미래가 기다리고 있었을지 모르는 친구들은 잔혹하게 그 미래를 잃었고,
그마저 극복하고 앞으로 나아가려던 소년은 영문도 모른 채 믿었던 영웅에게 살해당합니다.
아마도 여태까지는 유우히를 주인공으로 믿은 분도 많겠지만,
안타깝게도 이 작품의 세계관은 소년이 꿈꾸는 삶을 살아가기에는 너무 냉혹한 곳이었지요.
그러면 슬래쉬 다크 어드벤쳐 장갑악귀 무라마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겠습니다.
* 검주회전일록에 '90식 용기병', '94식 용기병', '은성호', '무라마사', '신카이' 추가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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