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최후반부까지 왔군요…….
《――미도우! 저거!!》
「!!」
눈치챈 것은, 검주의 지적과 거의 동시였다.
복도에 쓰러져 있는, 작은――――
그것.
「챠챠마루!?」
<변신이 풀려 있다>
빠르네, 오빠」
챠챠마루는 부상을 입고 있었다.
경상은 아니다. 중상이라는 표현도 엄밀히는 들어맞지 않는다.
상처의 깊이, 크기, 출혈의 양……
그것들을 감안해서, 뇌의 제정신인 부분이 고하고 있다.
이것은 치명상이다.
무자의 회복력으로도 생명의 유출을 멈출 수 없는, 상처.
이야~, 빡센 거 한방 먹었습니다」
우스운 듯이 웃는다.
핏기를 잃은 입술을 떨면서.
「정말……바보 같아~.
필요없는 짓해서, 지뢰 밟다니」
예상이 틀어졌구나~」
「…………맞지 않았던 거다」
품안에서 진행되는 한 생명의 박약화를, 어쩔 도리도 없이 느끼면서.
무심코, 생각한 대로 중얼거린다.
있었을 거다」
오빠와, 함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면――」
챠챠마루가 한손을 뻗는다.
그것은 안타까울 정도로 느리다.
이렇게」
나의 손가락을, 부드럽게 쥔다.
검지, 하나만.
부탁하면 되었을까」
챠챠마루의 손이 떨어진다.
힘으로 빼앗는 쪽을, 이미 선택해버렸으니까」
챠챠마루가 창의 너머를 가리킨다.
나는 올려본다――자신이 늦었던 것을 직감적으로 깨달으면서.
빛나는 작은 구체가, 떨어진다.
하늘 꼭대기로부터 똑바로. 백은의 기체를 목표로 하여.
《좋은 적이었구나.
도타누키 마사쿠니인가……역사에 이름을 남길만 했다》
「――――」
《미도우?
왜 그러지, 조금 전부터 위만 신경쓰고》
<삐빅――>
《……흠. 무언가 나풀나풀대고 있구나.
저것이 거슬리나?》
「――――」
「진기수렴!!」
<슈왕!>
《……미도우!? 뭘 하는 거지!》
「준비해라, 무라마사!
뭔지 모르겠지만」
「뭔지 모르겠지만!」
「무섭고 불길한 것이 온다!!」
《뭣이!?》
<떨어지는 빛 속의 소녀>
《…………》
《뭐, 뭐냐――저것은!?》
「생각하지 마라!
생각해도 모른다!」
「최대의 무력으로 억누른다!!」
《……알겠다!!》
<키이이이이이이잉――――!!!!>
「기아허공――마왕성!!」
「……저 소용돌이는!」
《하치만궁에서 보였던――》
빛나는 구체에 덮쳐진 은성호가,
그 검은 소용돌이를 만들어낸다……!
<콰아아아아앙――――!!!!>
무지성.
무지능.
무사고.
지적 활동이 존재하지 않는다.
야생동물 수준으로도――곤충 정도로도―― “사고” 를 하지 않는 생명 개체.
공허.
……공허?
아니다.
가득 차있다――한가득히 차있다.
마음이 있다.
지성의 범주에 얽매이지 않는, 원초적인 마음.
청순.
무구.
투철.
그 풍부한 마음에 접한다.
악의.
악의!
악의!!
싫다든가, 밉다든가.
죽이고 싶다든가, 죽이고 싶다든가.
원망스럽다든가 샘난다든가 거슬리니까 없어져라든가――――
그렇게 언어화되기 이전의,
지성없는,
악의.
백치의 악의.
무(無)이면서 전(全).
공허하면서 충일(充溢).
굳이 이름 붙인다면,
어둠.
바닥없는 암흑.
죄 없는 사악.
선성(善性)의 거절.
악의의 우주.
이 앞에서 무엇이 의미를 가질까.
생명?
<두근>
사랑?
<두근>
정?
<두근>
좋아해, 라는 마음?
그게,
뭐라고?
「아――카――」
《겍, 긱, 가가가가가가가가가》
<콰득――――>
「소용돌이가……쪼개진다!?」
《그런……
은성호의 그 술법이 깨진다는 거!?》
「…………」
「아……안 되나!?
안 되는 건가!?」
생명은 죽음에……
사랑은 시간에……
정은 거짓말에……
절대적으로 패배한다.
사랑은 강한 것일지도 모른다.
아주아주 강한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둠은 항상 사랑보다도 한층만 더 강하다.
그러니까 반드시 어둠이 이긴다.
최후에는 악한 것이 승리를 거두어 버리는 거다.
반드시.
「――이――이――아――――」
<콰직――――>
「은성호가……져……」
「――――」
「신이여!」
「――처, ――」
[ESC]
「처녀의 일념, 얕보지 마라!!」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앙――――――――――!!!!!>
헛수고……
헛수고야……
거역해도 헛수고야……
좋은 것은 반드시 멸망해서.
나쁜 것이 되는 거니까.
「그것이 어쨌다고」
「사랑은 덧없을지도 모른다.
약한 걸지도 모른다.
변하기 쉬운 것일지도 모른다.
형태 없는 꿈일지도 모른다」
「허나, 상관없다!
히카루는 영원한 사랑 따윈 바라지 않는다」
「일순간으로 좋다」
「일순간의 진실만 얻을 수 있다면――
이 목숨에는 확실한 의미가 있었다!!」
―――――――――――……………………
「어둠이여.
네 녀석은 마지막엔 반드시 이기는 것이지?」
「그렇다면 네 녀석의 존재야말로,
이전에 빛(光)이 존재한 것을 증명한다!!」
――――――――――――――――――――――――――
――――――――――――――――――――――――――
――――――――――――――――――――――――――
――……………………………………….
「떠나라, 사악!!
네 녀석 따윈 부르지 않았다. 이 세상의 끝에서 언제까지나, 차례를 기다리고 있거라!!」
[ESC]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앙――――――――――!!!!!>
<빛이 가신다>
·
·
·
「……………………」
《……사라――》
「사라졌어?」
「…………………………」
「교, 교수? 사라져버렸습니다만.
단조뢰탄도, 은성호도」
「아니야」
「엣?」
「사라지지 않았다.
극소의 흑점이 되었다」
「한계 이상으로 높아진 중력에 의해, 스스로 붕괴한 거다……」
「…………」
「시, 실패했다는 것……입니까?」
「아니」
「성공이다」
「중력의 소용돌이인 흑점은,
지구중심방향을 향해 낙하한다!!」
<큐아아아아앙――――――!!!!>
·
·
·
<큐아아아아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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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큐아아아아앙――――――!!!!>
·
·
·
<콰작――>
GHQ 중위 : 「……힉!?」
GHQ 중위 : 「교, 교수!
팔이――팔이팔이팔이」
GHQ 중위 : 「유, 유리처럼……
다다다, 다리도!?」
신의 생명을 품은 물……」
모든 것이 수정처럼……」
농밀한 광수(光水)를 받으면……이처럼……순수하게 신의 일부가 되는 거다」
그것을 신의 계시라고 본 당신은 옳았다」
「당신을 믿은 나는 옳았다」
「나의 몽상,
신의 추정은 옳았다」
<――쿠드득>
「보인다」
「나에게는 보인다, 신!」
「우주의 끝에서부터 찾아온 금속의 생명」
「당신을 이해한 것은 이 나다」
「당신을 이끈 것은 이 나다」
「당신을 모독한 것은 이 나다」
「이 볼프람 폰 지버스가,
지구의 혁세(革世)를 가져왔다!!」
<쿠드드드득――>
「오오――――」
「새로운 세계여!」
「새로운 시대여!」
「황금의 여명이여!」
「지이이이크 하아아아이이이이이일!!」
<――파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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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일어나고 있는 거야……》
「……빛 기둥이……몇이나……」
「…………」
<퀴이이이이이이잉――――――――>
<환하게 빛난다>
《――미도우! 남방!》
「사가미만인가!?」
<큐아아아아앙――――――!!!!>
사가미만――
아니 조금 더 앞, 태평양 위인가.
한층 더 장대한 빛 기둥이 뿜어져 오르고 있었다.
높다. 구름의 위, 더욱 그 너머로.
마치 무언가를 하늘의 끝까지 밀어올리는 것처럼.
「……닿았어……」
「뭐……?」
「닿은 거야.
공주는……신의 자리에」
「…………」
《…………》
《아……아아》
「무라마사?」
《하, 하늘에……》
「……………………………………」
「태……태양……?」
태양이――――하나 더.
「……여명이야……」
「……황금의 여명이야……」
삶과 죽음의 선택을 자기에게 부과하는 명제로서 스스로 묻는다
그러면 조소로 환희하는 와중에 희극의 막이여 자 올라라
폭풍우의 밤에 짖는 개는 어리석은 도적과 과감하게 싸운다
따뜻한 둥지에서 어미 새를 기다리는 새끼 새는 뱀의 배를 침상으로 잠든다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햇빛 아래에서 태어난 사자는 수천의 사슴을 포식하고
작은 시냇물 소리를 듣는 개구리의 알은 아이가 주워서 밟아 부순다
생의 의미를 믿는 이여 광대의 진지한 궤변을 들어라
죽음의 공포에 떠는 자여 악마의 가면은 검은 칠의 거울
생명에 의문을 향한다면 광대와 악마는 수저를 쥔다
생명을 믿고 탐닉한다면 광대와 악마는 관을 벗는다
짐승이여 춤추며 벌판을 달려라 노래하고 떠들며 사납게 뛰어다니라
삶과 죽음의 틈새서 자기를 비웃는 황홀함으로서 스스로 잊는다
그러면 새벽의 한탄을 종으로 신곡의 막이여 자 올라라
기적을 행하는 성인은 중생을 구원한 신을 저주하고 구토한다
황금 투구의 패왕은 만리를 정벌하고 애마와 함께 강바닥에 가라앉는다
호수의 아름다운 공주는 나라를 버리고 사랑을 택해 분뇨에 빠져서 처형된다
고아인 갓난아기는 지렁이의 피를 어머니의 젖으로 삼아 초승달이 되어 배부터 썩는다
생명이여 이 찬가를 듣고서 웃다 지쳐 원망을 거듭하고
생명이여 이 기도를 듣고서 분노에 떠는 기쁨을 베개로
백년의 생은 불꽃과 검의 사슬이 겹겹이 꾸미리라
7일의 생은 어둠과 정적에 지켜지는 무구함에 빛이 날 것이다
짐승이여 춤추며 벌판을 달려라 노래하고 떠들며 사납게 뛰어다니라
이제는 어떤 사슬도 우리도 그대의 앞에서는 썩은 흙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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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금신이 깨어났습니다.
모든 검주의 원점이며, 의지 없는 절대자였던 금신은 그토록 바란 사수를 얻고 눈을 떴습니다.
작중에서 볼프 교수가 말한 수정의 밤은 복수편에서도 카게아키가 그의 저서인 검주몽상론을 읽었을 때 언급이 되었지요. 그의 말을 감안하면, 무라마사 세계관에서 수정의 밤은, 그 사건 당시에 독일 여기저기에 무슨 연유인지 금신의 빛이 직격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습격당한 유데아들의 상점 유리창이 깨진 파편 탓에 수정의 밤이라 불린 것이 아니라, 정말로 수정화 현상이 일어난 것이지요. 그리고 아돌프 히틀러는 이것을 신의 계시라 해석하고, 유데아에 대한 학살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던 것.
볼프 교수는 그런 히틀러의 해석을 믿고 추구한 인물이었던 것입니다.
아무튼 아직 제법 분량이 남았지만, 길었던 마왕편도 드디어 끝이 보이기 시작하는 군요.
이야기도 절정을 향해 달려갑니다…….
- 크리스탈나하트. 1938년 파리 주재 독일 대사관의 3등 서기관인 에른스트 폼 라트가 유데아 헤르셸 그린슈판에게 암살당한 것을 계기로 독일 전역에서 일어난 유데아 습격사건. 이때 일어난 방화와 약탈로 91명의 유데아가 살해당하고 수만명이 체포되었으며, 이때 깨진 상점의 유리파편들이 거리를 가득채웠던 것을 빗대어서 수정의 밤이라 불린다. 이 사건을 계기로 제3제국의 유데아 말살정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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