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기의 마지막화입니다.
역시 일부 변경점이 있습니다.
<삑!>
《적기, 포착!》
「오우!」
급하게 달린다.
너무나도 늦었다, 어쩌면, 시간에 맞추지 못한 것은 아닌가――라는 의심마저 스쳤지만.
지금은 미혹을 품지 말아야 한다.
시간에 잔여(残余)가 있는 것을 믿고, 일순간을 아껴서 달린다.
적의 거구는 정면에 있다.
지표에 있으며 지금은 부동(不動).
직전,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저 괴귀(怪鬼)는 기항을 흐트러뜨리고 불시착해 있었다.
지금 겨우, 움직이기 시작하려는 기색이 있다.
어디에도 공격을 받은 것처럼은 보이지 않았지만.
――그런 사색도 다음으로 좋다.
오로지 전진한다.
검주의 탐사기능인가, 혹은 사수의 직감인가.
감지한 듯한 거대한 무자는 예상 이상으로 민첩한 움직임으로, 이쪽으로 주공정면(主攻正面)을 전환한다.
포문의 무리가 향한다――
불을 뿜는다.
<투타타타타타―!>
<피탄당하면서 달려든다>
사정이야 어떻든 돌진한다.
상관할만한 여력도 없다.
강철의 알갱이가 갑철을 깎고, 이어지는 알갱이가 더욱 깎는다.
탁월한 사격기량이 이루는 집중탄이 철벽을 깨뜨리고 취약한 살에 도달할 때까지, 앞으로 몇초가 필요할까.
그런 위구심이 찰나에 번뜩이고,
그대로 잊는다.
지금은 가라.
오직 앞으로 나아가라.
기억한 그 한점.
위용(偉容)을 무너뜨릴 수 있는 유일한 급소.
사수의 탑승위치.
그곳을 노린다.
나아간다.
<계속해서 피탄한다>
《――미도우!》
「간다」
《요시노어류 합전예법(吉野御流合戦礼法), “ 신뢰(迅雷) ”의 변형……》
《
<콰아아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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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병(鉄巨兵)은 침묵하고 있다.
일문자(一文字)형의 깊은 균열을 드러내고, 달빛 아래에 빛나는 고철의 산이 되어 버렸다.
자유롭지 못한 다리를 혹사해서 산을 올라가, 균열로부터 흘러나온 듯한 자세로 고개를 숙인 로쿠하라 제식의 용기병을 끌어낸다.
거병의 탑승자였던 남자는, 실신해 있었다.
그것을 아무렇게나 지면에 던져 두고서, 나는 균열의 안을 들여다 보았다.
겹겹히 교차한 교량(橋梁)의 너머, 감옥에 갇혀서――웅크려 앉은 그들의 모습을 시인한다.
누구 하나, 움직이지 않는다.
몸을 서로 기대어, 굳어진 채로.
흉골을 따라서, 체내를 얼음 덩어리가 미끄러 떨어졌다.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그들의 이름을 불러, 생사를 확인한다는 단순한 작업이, 공포에 의해 저지되어 있다.
「……무라마사.
확인해라」
「열원탐사.
그들의……상태는」
<삐삑>
《…………》
《……무사해.
쇠약이 심하지만……살아있어. 바로 치료를 받게 하면 살아날 거야》
<쿠당!>
《미도우!》
「미안」
망각하고 있었던 피로, 고통이 단숨에 밀어닥쳤다.
뇌가 흔들린다. 눈이 아찔하다.
<철컹>
<일어선다>
꼴사나운 전락의 충격은 거기에 더욱 박차를 가했다.
어떻게든 뿌리치고 일어선다.
《……정말로 한계네.
지금의 우리들이라면, 이전에의 경기용 검주들과 치고 받아도 질 수 있을지도》
「네가 그렇게 약한 소리를 토한다면 상당하구나.
아직, 연구소 쪽이 정리되지 않았지만……」
《설마?》
「이번은 여기까지로 해둔다.
본건은 은성호 사건과 무관계한 것이 거의 확정했다. 그런 이상, 현 상황에서 해결을 강행해야 할 필연성은 결여된다」
「그렇다고 해서 이 섬을 방치해도 좋다는 것은 되지 않겠지만.
지금은, 그들……하야 일가의 보호가 우선이다」
「그들의 신병을 확보해서, 동료와 합류, 건너편으로 귀환한다」
《존명.
놀라게 하지 말아줘》
<철컥>
재차, 철조각에 기어오르려고 손을 걸친다.
이 열상(裂傷)으로부터 아이들을 구조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어렵다면 수단을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
혹은 나는 이 장소를 확보해서 기다리고, 구원을 불러서 시킨다는 방법도――
<타탕!>
<갑철에 맞는다>
<철커덩!>
……!?
《뭐……뭐야!
이번엔……》
《아직 뭐가 있다는 거야!?》
「…………그런 모양이다」
녹초가 된 머리가 총탄에 채찍질되어, 조금이나마 활성화한다.
……그렇다. 이번의 1건은 함정.
나의 존재를 싫어한 그들에 의한 함정.
아무 일도 없이 끝내줄 리가, 없다.
그들이 이번에 획책한, 적과 적의 상잔은 거의 이상적인 결말을 맞이했다. 로쿠하라의 괴물은 쓰러지고, 나는 반생반사의 상태다. 그렇다면, 다음은――살아남은 자에게 결정타를 찌를 뿐.
<슈와아앙――!>
<상공을 비행한다>
<저공에서 활강한다>
상공을 천천히 선회하는 적영, 셋.
저공으로부터 지상을 노려보며 내려오는 기영, 똑같이 셋.
제공전용(制空戦用) 타격용기병(打撃竜騎兵)/ST-05 웨어울프(Werewolf).
제륙전용(制陸戦用) 중장용기병(重装竜騎兵)/GR-03 가름(Garmr).
국제연맹군의 제식용기병!
<철컹!>
하늘에 용기병. 땅에 전차와 기계화 보병.
……완전포위하에 놓였다는 것이다.
선두의 전차 장갑 위에는, 우뚝선 사람의 그림자가 보인다.
군복을 안에서부터 밀어올릴 정도로 근육이 발달한 장신.
하지만 얼굴은 하얗고 단려해, 몸과 어울리지 않은 섬세함이 있다.
금발벽안(金髪碧眼), 보기에도 순혈의 백색인종. 지니고 있는 황금제의 대검과도 어우러져, 반신적(半神的)이기까지 한 자태를 완성시키고 있다.
그가 지휘관인 것은 오해의 여지가 없었다.
밤눈을 집중해서 계급장을 확인할 것도 없이. ――소령인가. 그 계급은 대대장. 혹은 군내의 일부국(局)에서 요직을 맡는 클래스의 장교를 의미한다.
감개라 할 정도의 것은 시선에 담지 않고서, 그는 나를 내려다 보았다.
「……귀관은 누구인가」
「예절로서 답하지, 야만족의 전사.
단언해 두지만 답례는 필요없다」
「나는 죠지 가겟트 소령이다.
GHQ 자료관리과에 소속했다」
답례는 쓸모 없다는 것이었으므로, 나는 가볍게 끄덕였을 뿐이지 자기소개는 피했다.
상대방이 이쪽의 개인정보에 완전히 무관심한 듯한 것이라서도 있다.
의문점만을 입에 담는다.
「……자료관리과」
「그렇다.
나는 자료를 관리하러 온 것이다」
「그 작업에는, 자료의 폐기도 포함된다」
「……」
――그러한 것인가.
자료관리과라는, 일단 듣는 한은 좌천용 부서로 밖에 생각되지 않는 그것의 실질을, 나는 대강 짐작했다.
「즉, 귀관이 소리마치들을 사용해, 야마토 지배를 위한 모략을 펼치고 있던 인물.
그렇게 해석해도 틀리지 않을까. 특수공작반의 반장님」
「대답할 필요를 인정치 않는다」
오연하게 말해버리는 장교.
그 즉답이 완전한 긍정을 의미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럼 사실이라 가정해서 거듭 묻는다.
전쟁에 선악을 묻는 것이 성과 없음을 양해하며. 하지만 정치에는 좋고 나쁨이 있다고 안다」
「귀군(貴軍)이 야마토를 제압한다는 것은 군략의 정도(正道)라 인정되어도, 비열한 책모에 의해 민심을 얻으려는 것은 부끄러운 비도(非道)라고 생각하지 않는가.
그 점, 어떻지」
「대답할 필요를 인정치 않는다」
뻔뻔스럽게, 가겟트 소령은 반복했다.
「……하지만 일반적 견해로서 말한다면.
정도라 하고 비도라 하면, 그것은 절대적인 기준을 가진 것이 아니라, 상황 나름」
「그 책모 어쩌구를 비도라 취급하느냐 아니냐는 견해의 차이가 있을 것이다」
「최저한의 인륜마저,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다, 라고?」
「아니지?」
――일종의 경탄을 금할 수 없게.
소령은 한없이 태연하게 머리를 흔들었으며, 그리고 계속했다.
「사람인 길――하늘에 계신 우리들 아버지의 가르침은, 절대적으로 존중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너희들과는 아무 관계도 없는 것이 아닌가?」
「말하는 희귀한 원숭이여……」
「…………」
잘 알았다.
잘 이해했다.
이러한 인물인 거다.
그것이 그의 정의인 거다.
전세계를 제패했다고 말해도 좋은 앵글로색슨족의 위업을, 단순히 정치전략이나 기술력의 문제라곤 받아들이지 않고, 신에게 선택받은 특별한 민족이라서의 운명이라고 믿는 사람.
결코 드물지는 않고, 또 난해한 신앙도 아니다.
하지만 그와 야마토인의 가치관을 인접시키려면, 서로 5백 광년 정도 양보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유감스럽지만, 그만큼의 여유는 없었다.
「……이쪽도 예절로서, 확인하겠다」
「귀관에게는 나에 대한 전투행동을 회피할 의사는, 일체, 철저하게 전무한가.
죠지 가겟트 소령」
「전투 따윈 하지 않는다.
말했을 거다. 우리는 자료의 관리를 실시한다」
「무라마사. 너와……
원숭이의 분수로 어째선지 우리의 군복을 두른, 우스꽝스럽고 불쾌한 광대를」
……오오토리 대위인가.
과연, 그녀는 이 소령 아래에서는 환영받지 못할 거다.
아무것도 모르고 나에 대한 미끼로 이용된 후, 낚은 물고기째로 처리당하는 것이, 이번에 그녀의 역할이었다는 거다.
……내가 말하자면, 대단히 얕잡아 본 이야기지만.
비록 그들이 여기서 나의 섬멸에 성공했다고 해도, 그녀를 포살(捕殺)하는 것엔 이르지 못하겠지.
그녀는 GHQ의 자신에 대한 애정을 맹신하지 않는다. 일이 있을 것도 예견하고 있었다.
딱히 동요하지도 않고, 임기응변으로 탈출을 해낼 것이 틀림없다.
「이, 양 자료를……
우리는 폐기한다. 그것 뿐이다」
「……」
몸 상태는, 확인할 기분도 들지 않는다.
싸움 이전에, 한 걸음 내디디는 것이 가능할지 어떨지.
괴물의 기포(気砲)를 맞은 왼쪽의 손발은 붙어있을 뿐이라는 상태. 오른쪽의 손발이라도 큰 차이는 없다.
신체의 각 부분에, 상처가 없는 곳은 거의 전무.
「무라마사……」
《일단 물을만큼 물었지만, 오체투지해서 목숨 구걸한다는 선택지는 없는거네?》
「그것이 통한다면 좋았겠지만.
그는 인종차별주의자다. 애초에 이쪽을 교섭할만한 상대라고 간주하지 않는다」
……중세 야마토인에게는 이해가 어려울지도 모른다.
그렇게도 생각했지만,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무라마사의 대꾸는 즉답이고, 명확했다.
《인간들의 일부가, 에미시에게 가지고 있었던 것 같은 감각으로, 저 녀석은 지금 이쪽을 보고 있다는 거네.
그렇다면, 이야기해봐야 헛수고이겠지》
《서로 피하거나, 죽고 죽이거나.
길은 둘 중 하나야》
「……그런가」
경험자의 말이었다.
끄덕일 수 밖에 없다. 애초에, 반대의견은 가지지 않았지만.
「돌파한다.
할 수 있겠나, 무라마사」
《알몸으로 한겨울의 후지(富士)에 오르는 것이라면, 확실하게》
「그런가.
그 정도인가」
《그 정도야.
마음 편하게 가자, 미도우!》
결코 완수해야 하는 사명이 있다.
――무라마사에게는.
여기서 쓰러지는 것은 용서되지 않는다.
비통한 최후의 예감에 취할 틈을 아껴서, 꼴사납게 살아남는 길을 찾지 않으면 안 된다.
포위대형에 시선을 준다.
……물도 새어나가지 못하는 훌륭한 포진. 개미가 기어나갈 틈새도 없다.
특히 하늘로부터의 탈출은 절망적이다.
이미 하늘을 장악당한 이상, 이륙의 순간에 격추되지 않고 끝날 가능성은 무엇을 모색해도 찾기 어렵다.
활로는 지상에 밖에 없다.
전차와 보병이 나의 발을 묶고, 그 틈을 저고도(低高度) 전투에 특화된 중장용기병이 머리 위로부터 덮친다――적측은 당연히, 그런 수를 펼쳐 올 것이다. 그것을 좌절시킬 수 있을까.
교전하면서 전장을 이동, 기회를 재서 이탈, 이 장소로 돌아와 하야 소년 일가의 신병을 확보, 그리고 동료와 합류해서, 탈출을 완수한다. 이쪽이 거쳐야 할 순서는 그렇게 된다.
……한 겨울에 알몸으로 후지산 등정보다, 어느 정도 더 어려운 것 같다고마저 느껴졌다.
나의 행동거지와 그 의미를 알아차렸겠지.
금발의 대장부가 움직였다.
――양손으로 쥔 대검을, 십자형으로 휘두른다.
소리 높이 외친다.
「신성하기에 침범할 수 없다!」
<파창!>
《검주!》
「역시인가……」
단순한 검은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황금의 칼집이 터져서 날아올라, 갑철로 화해서 장교를 덮었다.
검주이다. 어쩌면 진타의.
선언으로 볼 때, 이름은 용을 죽인 검 “신성수호(聖性守護)” ――그 모조품인가. 설마 진품이라는 것은 아닐 거다.
갑철의 질감으로 보기에 영국왕실제, 제7대나 제8대.
우선, 업물(業物)이라 불러야 할 완성도라고 생각되었다.
호사스러운 검주로 몸을 두른 장교가 앞으로 나온다.
부하에게 지시를 내리는 모습은 없다.
……설마, 일대일 대결을 하려는 것인가?
그런 나의 내심을, 들은 것도 아니겠지만.
그는 담담하게 중얼거린다.
「해충 구제는 위험을 수반한다……
게다가 얻을 게 없는 작업이다」
「이러한 일에, 우수한 나의 병사, 나의 동포의 목숨을 쓰고 싶지는 않다.
그들의 힘은, 적격한 싸움에서만 쓰여야 하는 것이다」
완전히 진심어린 목소리로, GHQ 소령은 그런 것을 말했다.
주위를 둘러싼 군사들의 사이에 소리 없이 소란이 달린다.
감격하고 있는 것 같다.
……아무래도 이것은, 좋은 이야기인 모양이다.
《……박수라도 칠래?》
「그만두지」
타치를 거두어선 안 되는 것이 귀찮다.
가겟트 소령은, 부하의 반응에 신경쓰는 거동도 보이지 않는다.
당당한 발걸음으로 앞으로 나와서――멈춘다.
나와 겨룰 생각이라면, 아직 거리는 멀다.
「……?」
「그런데, 어쩌면이다.
가장 바람직한 결말은, 동포의 손을 번거롭게 하지 않고, 해충이 멋대로 죽어 주는 것」
「해충끼리가 서로를 먹어주는 거다.
그렇지 않은가?」
어째선지 나를 향해서, 소령은 물었다.
GHQ의 의도는 이미 알고 있다.
에노시마의 함정은 그 의도에 준거해서 짜여진 것. 그리고 그것은 성공해서, 지금의 이 결과가 있다.
……그러니까 어떻다는 거지. 뭘 이제와서.
사실을 확인해서, 우쭐거리고 싶다고라도 말하는 것일까.
그렇지 않았다.
「그러니까.
최후까지. 서로를 먹어주지 않으면 곤란하다」
「――!!」
<철컹>
그의 진심을 직감한다.
그리고 즉석해서 뛰쳐 나가려고 했다.
하지만 양다리는 나의 의사를 배신했다.
다치고 지친 다리는, 자갈의 위에서 무의미하게 미끄러졌을 뿐이지, 한 걸음도 나아가지 않았다.
<슈왕!>
나의 꼴사나운 모습을 따지는 듯한 화려함으로, GHQ의 장교가 비약한다.
이쪽을 향해서――가, 아니다.
「……가겟트 소령!!」
「이 잡동사니는 잘 만들어져 있다」
거철기(巨鉄騎)의 머리 부분에 내려서, 기사는 냉담하게 중얼거렸다.
「훌륭하다. 참으로 훌륭하다.
너희들 열등종의 손에 의한 창조물 중, 이것이야말로 최상의 절품이 틀림없다」
「쓰레기를 잡아 먹으면서 쓰레기를 구축한다.
이만큼 효율이 좋은 청소도구가 달리 있겠나?」
「거기서부터 내려라, 가겟트 소령!
귀관은――기사가 아닌가!!」
「물론이다.
나는 기사다」
끝까지――
끝까지――표정에 파도가 일게하지 않고서.
앵글로색슨족의 긍지 있는 무인.
죠지 가겟트 소령은, 단언했다.
「나는 이 영광스런 성해(聖骸)에 걸고 싸운다.
신과, 조국과, 동포를 위해서」
「노란 원숭이를 위해서가 아니다.
……그것이, 그렇게나 이상한가?」
「……읏」
「비호를 요구한다면, 기사가 아니라 동물애호단체를 만나라.
작별이다, 무라마사. 너는 사납고, 교활하고, 보기에도 불쾌한 짐승이었다」
「그만둬――!」
나의 절규는 오로지, 허무했다.
<철컹>
기사의 모습이 그 안으로 가라앉는다.
――죽은 괴물이 되살아난다.
<……우우우우우우웅>
굉후(轟吼).
강철의 거구가 일어나서, 굉장한 삐걱임이 밤을 흔든다.
거기에 후방으로부터 접근한 대형차량이, 거의 한순간에 작업을 끝냈다.
……전원 케이블의 교환이다.
지금 거수(巨獸)는 생명과 송곳니를 함께 되찾았다.
완전한 모습으로 재기한다.
《――――》
표백된 사념이, 완전히 같아져 있는 나의 의식의 벌판과 겹친다.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무엇을 생각해야 할 것 인가마저도.
<철컹>
――턱이 열린다.
어떻게 하면 되지.
어떻게 하면, 되지.
<위이이이이잉>
싸우는 거다.
……그래. 싸우는 거다.
하지만.
한번 더, 이 괴물과 싸우면.
그들은,
이제,
이제――
「――――」
사고는, 단지 하얀 채로.
어떤 지혜도 낳지 않는다.
신음을 높이는 마포(魔砲)――
나를 위한 장송곡을, 우두커니 서서 듣는다.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허수아비와 같이, 우뚝 서서.
나는 무의미한 최후를 기다린다.
얼어붙은 마음은, 그 무의미함을 슬퍼하는 것마저 할 수 없다.
「……저것은」
「――장갑을!
아가씨, 빨리!」
「뭐?」
「――――!!」
순간.
모두가 하늘을 올려보았다.
――보아라, 라고.
누군가의 절대적인 명령을 들은 것처럼.
그리고 본다.
그 별을.
<쿠르릉……!>
「……으음.
조금, 과하게 힘을 실은 것 같다」
「에노시마가 없어져 버렸어」
《저기다》
「응?」
《반도가 되었다》
「오오. 정말이다!」
「깨끗하게 날았구나.
저것은 부도(浮島)였는가」
《아니야. 아마》
「여하튼 무사해서 다행이다.
저렇게 경관이 아름다운 섬을 없애 버려선 아깝지!」
《……그런 의미에서는, 이미, 엉망이지만》
……기묘하다고 밖에 표현할 수 없는 이야기지만.
진동, 혹은 충격이라는 것은, 별로 느끼지 않았다.
느낀 것은, 주변의 모든 것이 한순간에 사라진 것 같은, 굉장한 상실감――
그리고 그 일순간이 지난 후의, 하지만 아무것도 변함없다라는, 감각과 현실의 지독한 괴리.
마지막으로.
가마쿠라 주변이라면 어디에서라도 보이는 로쿠하라의 보타락성이, 조금 전보다 가까워졌다는 것으로부터……
……『사실』이 이해되어서……
「――히――」
너무나 큰 공포로, 나는 실금할 수 밖에 없었다.
《………………
아……아》
《저기……이것은……
달마 떨구기(達磨落とし)[각주:1] 같은 상황이 된 것일까……?》
《……이 섬이……》
무라마사의 금타성도 흥분되어 있었다.
스스로 말하고 있는 것을, 스스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그렇게 알 수 있는 음성.
――그런, 바보같은.
말로 하지 않더라도, 나와 검주의 생각은 같았다.
아마도 이것은, 저것의 고유기능인 중력제어의 의해 실현된 현상이겠지, 만……
추측이 미치는 것은 거기까지고, 구체적인 부분은 전혀 상상마저 할 수 없었다.
《……뭐냐.
지금, 뭐가 일어났지?》
이쪽은 이해하지 못한 것 같은, 가겟트 소령.
여우에 홀린 듯한 기분이라도 들고 있는 것인가. 딱 표정을 짐작할 수 있는 거동으로, 뜻대로 안 되는 거구의 머리를 돌려서 주변을 돌아보고 있다.
부하인 군사도 동일한 것이리라.
지휘관의 물음에 답할 수 있는 자는 없고, 지휘관과 같은 일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자도 없다.
이윽고, 소령이 탄 거기(巨騎)가 한점을 보고 굳어진다.
나와 같다. 묘하게 큰 보타락성.
……반초 후에, 그는 요구한 대답을 얻게 될 것이다.
그의 부하는, 더욱이 몇초 정도 늦을 것이다.
즉――
거기에는 최후의 평안이 있었던 것이다.
무엇이 왔는지도 모르고, 무엇이 일어났는지도 모르고, 두려워하지 않고 미치지 않고 망가지지 않고 있을 수 있는.
귀중한 시간.
이미 돌아오지 않는 시간.
최후의――최후의.
<키잉>
――왔다.
마음을 범하는, 은의 맹독.
《……뭐지?
…………장갑통신……?》
삶과 죽음의 선택을 자기에게 부과하는 명제로서 스스로 묻는다
그러면 조소로 환희하는 와중에 희극의 막이여 자 올라라
폭풍우의 밤에 짖는 개는 어리석은 도적과 과감하게 싸운다
따뜻한 둥지에서 어미 새를 기다리는 새끼 새는 뱀의 배를 침상으로 잠든다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햇빛 아래에서 태어난 사자는 수천의 사슴을 포식하고
작은 시냇물 소리를 듣는 개구리의 알은 아이가 주워서 밟아 부순다
생의 의미를 믿는 이여 광대의 진지한 궤변을 들어라
죽음의 공포에 떠는 자여 악마의 가면은 검은 칠의 거울
생명에 물음을 향한다면 광대와 악마는 수저를 쥔다
생명을 믿고 탐닉한다면 광대와 악마는 관을 벗는다
짐승이여 춤추며 벌판을 달려라 노래하고 떠들며 사납게 뛰어다니라
이제는 어떤 사슬도 우리도 그대의 앞에서는 썩은 흙덩이
<키잉>
울부짖는 목소리가 솟았다.
사람의 것이 아니다.
지성을 가지지 않은, 짐승의 것.
살의(殺意)를 구가한다.
악의(悪意)를 구가한다.
해의(害意)를 구가한다.
거기에 불순물은 아무것도 없다.
인간다운 것 일절이 없다.
이렇게까지 투명한 흉(凶)의 노래, 결코 사람은 노래할 수 없는 것.
그러니까 그것은 사람이 아니었다.
두 다리로 서서, 피부를 철의 모피로 덮고, 기계의 송곳니를 가진 짐승.
그들은 짐승이었다.
GHQ의 특수부대는, 짐승의 무리로 화했다.
《무엇을……,
무엇을 하고 있나!?》
《그만두지 못해!!
그만둬! 동료다!》
《모르는 건가!?
거기에 있는 것은 동포다!!》
<총소리와 비명, 폭음과 불타는 소리>
그들은, 흥분했다.
닥치는 대로, 미쳐 날뛴다.
어느 보병은, 동료 무리에게 기관총을 난사했다.
그리고 등뒤로부터 전차에 밟혀 뭉개졌다.
그 전차는 전방의 동형기에게 주포를 겨누었다.
하지만 탄을 쏘기 전에 포구에 수류탄이 던져 넣어져, 굉화(轟火)를 뿜으며 폭쇄한다.
겨누어지고 있던 전차는 시종 상관하는 모습없이, 하늘에 포탄을 흩뿌리고 있다.
기동성이 높은 무자에게 그렇게 잘 명중하는 것은 아니다――만, 결국 한발이 S-14의 날개를 관통했다.
천공으로부터 1기가 굴러 떨어지고, 동료는 그의 비극을 망연하게 바라본다.
그들은 짐승이 되지 않았다.
금강의 갑철로 지켜지는 무자들만이……
이 작은 세계에서, 발가벗겨진 인간의 취약함을 맛보고 있었다.
허무한 질타를 반복하는 가겟트 소령은, 그 중에 가장 냉정함을 유지하고 있던 한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그렇기 때문에, 이색적이라――짐승에게는 좋은 먹이라 보였는가.
기적을 행하는 성인은 중생을 구원한 신을 저주하고 구토한다
황금 투구의 패왕은 만리를 정벌하고 애마와 함께 강바닥에 가라앉는다
호수의 아름다운 공주는 나라를 버리고 사랑을 택해 분뇨에 빠져서 처형된다
고아인 갓난아기는 지렁이의 피를 어머니의 젖으로 삼아 초승달이 되어 배부터 썩는다
생명이여 이 찬가를 듣고서 웃다 지쳐 원망을 거듭하고
생명이여 이 기도를 듣고서 분노에 떠는 기쁨을 베개로
백년의 생은 불꽃과 검의 사슬이 겹겹이 꾸미리라
7일의 생은 어둠과 정적에 지켜지는 무구에 빛이 날 것이다
짐승이여 춤추며 벌판을 달려라 노래하고 떠들며 사납게 뛰어다니라
이제는 어떤 사슬도 우리도 그대의 앞에서는 썩은 흙덩이
흘끔, 흘끔하고 짐승들의 충혈된 눈이 일찍이의 상관을 핥는다.
말을 맞춘 것처럼, 하나같이.
《!?
귀관들――》
그는 무슨 말을 하려고 했는가.
그가 믿고 있었던 것의 하나, 고귀한 무언가의 붕괴에 직면하고서, 어떤 말로 막으려고 했는가.
사람으로서의, 그의 한없이 고상한 시도는, 그러나 기회마저 주어지지 않았다.
최소한의 위로는, 어차피 무의미했다는 것이다.
무슨 말을 하더라도 변함없다.
무슨 말을 하더라도, 짐승에게는 의미가 없으니까.
변하지 않는다.
주먹과 칼날과 납탄의 대답은.
……난타를 받는다.
괴물이――가겟트 소령이.
잠시 전, 그 나름의 표현으로, 귀중한 존재라고 언명한 사람들로부터 송곳니가 꽂히는 가운데.
그 가슴에는 무엇이 오고갔는가.
두터운 갑철은 통상탄 따윈 어렵지 않게 튕겨내고 있다.
하지만 상처가 없는 것은 아니겠지. 결코.
거대 기체의 침묵 속에서, 나는 갈 데 없는 원망을 들었다.
누구에게도, 어디로도, 향할 수 없는 분만(憤懣).
아니――
《…………》
《……네 녀석……인가……》
「……!」
[ESC]
은(銀).
백은(白銀).
순은강(純銀鋼).
달의 파편이라고 믿어진 금속.
마력이 있다고 외경받은 금속.
광기를 이끈다고 기피된 금속.
그것은 고대의, 소박한 사람들의 신앙.
근대 실증주의라는 흉포한 검이, 찢어발겨 절명시켜 버린 것.
무지(無知)와 몽매(蒙昧)가 보인 환상이라며――
하지만, 과연 무지몽매는 어느 쪽이었던 것인가.
백은은 지금 여기에 있다.
달의 미모를,
마(魔)의 무위를,
광기의 빛을,
전부 갖추고.
백은의 무자는 여기에 있다.
그렇다면 어째서 의심할 수 있으랴.
은의 신앙을 버릴 수 있으랴.
은성호!
그 광휘가 지금, 여기에 있다!
《네 녀석이――
네 녀석이!》
《 “은성호” 인가!!
나의 동포를, 부수었는가!!》
GHQ 장교라면 당연히, 은성호 사건의 상세는 들어서 알고 있을 것이다.
그 이상함 뿐인 내용과 이 현상을 합치시킨 것임이 틀림없다.
진실을 찌르는 절규에, 바로 그 은성호는 의젓하게 끄덕였다.
――그래. 그녀는 언제나, 누구의 어떤 말이라도 소홀히하지 않는다.
「음.
스스로 칭한 기억은 없지만, 확실히 나는 백은의 이름으로 불리는 자가 틀림없다」
「동포란, 그들인가.
그렇다. 필요없는 것을, 지워 날렸다」
《필요없는 것……!?》
「 “윤리” 」
「사람이 스스로의 손발에 채운 족쇄.
이것을, 치워주었던 것이다」
《어째서!!》
「그것이 이 히카루의 길을 가로막기에.
타파하고, 파괴하고, 괴멸시키지 않으면 안 된다」
《……네 녀석은……》
「 “윤리” ……
그리고 윤리에 기반해 구성된 “사회” 」
「더 나아가서는, 즉 “사람의 세계” 」
「전부를 부순다.
이 히카루의 손으로 멸하겠다」
《네 녀석은――미친 것인가!》
「아니!
나는 이성이 명하는 바에 따르고 있다」
「의심한다면, 이 히카루의 웅대한 계획을 들어라!
에노시마의 면적이 약 10분의 4평방 킬로」
《……어떻다고?》
「지구상의 육지 총면적 약 1억5천만 평방킬로.
이것을 나눗셈하면」
「…………」
「……무라마사?」
《3억 7천 5백만》
「그래!
세계는 에노시마 3억 7천 5백만개분」
「즉, 계산상, 조금 전의 에노시마킥 3억 7천 5백만번으로 세계는 히카루의 무력에 굴복한다!
어때. 틀렸나」
《…………》
《이……이……
미치광이년……!》
「으음. 이런 단순한 이야기를 왜 모르지.
영국인은 숫자에 약한 것인가?」
《남 말할게 아니야, 미도우.
게다가 그러한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혹시 그는 사라진 무우(Mu) 대륙이라든가 믿고 있는 사람인가?
아직 지저제국(地底帝国)이 있다, 라고?」
《아니. 그런게 아니라.
비현실적인 이야기를 아주 진지하게 말하는 인간을 보았을 때, 대개의 인간은 그와 같은 반응을 하는 거다. 미도우》
「……비현실적?
무슨 바보같은」
「한다고?
나는」
「…………」
히카루.
히카루.
히카루.
나의――――여동생.
번번히 겹친 극변(劇変)에 녹초가 된 정신은, 주위에 펼쳐지는 향연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그런데도, 생각한다――저기에 있는 그녀를.
「히카루……」
「응」
무심코 입에 담은, 가슴 속의 이름.
곧바로 빙그르하고, 그녀는 이쪽에 얼굴을 향했다.
이을 말은 없다.
은의 모습을 응시한다.
과거의 모습은 거기에 없었다.
무엇 하나――
그녀도 이쪽을 응시하고 있었던 것인가.
잠깐 조용히 있던 다음, 기쁜듯한 동작으로 끄덕인다.
「고통.
번민.
오뇌(懊悩)」
「하지만 아직도, 꺾이지 않는 의사」
「아주 좋다!
이쪽에 가까워지고 있다, 카게아키」
――이 2년.
그녀가 나에게 의미가 있는 말을 던진 것은, 지금이 처음은 아닐까 생각한다.
그런데, 알 수 없었다.
그녀가 무슨 말을 하는건지.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역시――
역시, 그런 거다.
저것은 다르다.
히카루가 아닌 거다.
여동생은, 이미……
잃어 버린 것이다.
「어째서……」
「응?」
나는 그 이상 없이 어리석은 질문을 날렸다.
「어째서, 미쳤지」
「너까지 그런 것을 말하는 건가」
토라진 듯한 목소리.
거기에 광기의 자각 따윈 이슬만큼도 없다.
……당연하다. 그렇기 때문에 미쳐있는 것이다.
이런 물음에는 의미가 없다. 알고 있다.
그런데도 미련이, 나에게 말을 계속하게 했다.
「저주받았기 때문인가?
그런가?」
「…………」
「미치지 않았어……
카게아키」
「미쳤다.
미친 게 아닌가!」
나는 GHQ의 병사들――이었던 것――을 가리켰다.
「그들을 봐라!
네가 발하는 파장을 받아서 저렇게 되었다!」
「네가 미쳤으니까, 너와 마음을 겹친 그들도 미쳐 버렸던 것이다!
그럴테지!?」
나의 손가락을 쫓아, 은의 시선이 지상을 떠돈다.
……아비규환의 도가니.
시선이 조금 가늘어졌다.
그것은, 회심(会心)의 형상.
「…… “포무(布武)” ……」
「뭐?」
……포무?
「하지만 확실히 알 수 없는 부분은 있다」
「왜 누구나 지성을 잃는거지?
왜 히카루처럼 있을 수 없는거지?」
「그만큼 굶주려 있었던 것일까……
사람은 평소, 거기까지 투쟁(斗争)의 본성을 억압하면서 살고 있는 것인가? 히카루와는 달리」
「그러니까」
은성호는, 오른손의 집게와 엄지로 고리를 만들었다.
그것을 한 사람의 병사에게 향한다.
「조금 튕긴 것만으로」
손가락을 튕긴다.
「이렇게 되어버리는 건가?」
<키잉>
――그 손끝으로부터,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날아간건가.
병사의 몸이 뛰어올랐다.
상식으로는 있을 수 없는 도약.
입에 달라붙는 기성(奇声).
<철컹!>
그는 괴물에 매달렸다.
탑승자인 소령이 수납되어 있는 부분, 두꺼운 갑철의 요철을 잡고서, 출혈된 안광을 찌른다.
《……케베크!》
《케베크 상병!!》
이름이 불려지고서.
그 병사는 웃었다.
그렇게 보였던 것이다.
송곳니를 드러낸 얼굴이.
그는, 그대로 상체를 젖혀서,
반동을 걸어서.
<쿵!>
안면을 갑철에 내던졌다.
――깨물려든다.
《……욱……》
상처가 날 리가 없다.
그런데도 깨문다.
자신의 이빨을 마구 부수면서.
희열같은 외침을 지르며, 이가 박힐 리 없는 갑철을 계속 갉는다.
――지옥의 아귀(餓鬼) 같았다.
《우……》
《우아아아아아아아아악!!》
<콰아아아아――!>
병사의 몸이 산산조각으로 부서진다.
그런데도 거대기체의 일제사격은 그치지 않는다.
병사가 있던 부근에, 무언가가 붙어 있었다.
……턱이다. 깨물었던 턱만이 남아서, 괴물의 갑철을 장식하고 있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네 노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옴!!》
<쿠콰콰콰쾅――!!>
음정을 벗어난 증오의 절규가, 탄막과 함께 하늘을 물들인다.
이미 제정신은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조준은 정확했다. 은영(銀影)을 노리고, 무수한 바늘이 난다.
「훗――」
은성호의 가는 손이, 다시 손가락 튕기기의 형태를 만들었다.
그리고, 사라진다.
아니――
달린다.
<티잉―! 팅! 팅! 팅! 팅!>
도저히, 눈에 두는 것 따윈 할 수 없는 속도로 달린 은성호의 손끝.
그 일섬마다 울리는 메마른 소리.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은 그것 뿐.
아니, 또 하나 더.
총탄은 한발도, 은성호의 갑철에 착탄하지 않았다.
가겟트 소령은 계속 쏘고, 조준은 계속 정확한데도, 이다.
「참으로 서투른 손놀림이구나!
기사, 처녀의 살갗을 만지고 싶다고 바란다면, 조금 더 정중하지 않으면 안 돼」
「이래서는 어떤 아가씨도 마음이 쏠릴 리 없지.
따귀를 맞는 것이 결말일 거다」
<티잉! 티티팅! 팅! 티잉――!>
은월(銀月)의 무자가 밝게 웃는다.
……저것은, 뭐야.
탄환을 손끝으로 튕기고 있는 것인가.
…………………….
스스로 말해두고서, 믿을 수 없다.
믿고 싶지가 않다.
하지만 눈앞의 광경으로부터 유추되는 진실은 그것 밖에 없었다.
《오――
오오오오아아아아아!!》
<위이이이잉―――!>
거수가 회두해서, 한층 더 불온한 포문이 머리를 뻗는다.
피부에 소름이 돋는 듯한 신음이, 밤바람을 흐트러뜨린다.
……그것을 쏠 생각인가.
탄을 쓰지 않고, 표적을 불태우는 마포.
저것은――은성호라고 해도, 피할 방법이 없나――?
그 위협을 아는지 모르는지.
은성호는 무언가 기분이 상한듯이, 음, 하고 한숨쉬었다.
「――무례한 놈.
처녀를 향해서, 허락도 얻지 않고, 그런 멋없는 물건을 들이대다니 무슨 일인가」
「히카루에 대한 행패는 비싸게 들거다!」
혹은 경고였는지도 모르는 그것을, 소령은 들어주지 않았다.
들리지도 않았겠지.
험악한 신음성이 극한에 이른다.
불가사의한 죽음의 주술이 완성에 이른다.
은성호는 부동.
미지의 위협에 대해서, 준비는 아무것도 없이――
「흥……?
뭐야. 그런 건가」
<콰아아아아아――――!!!!>
<다가오는 빛의 홍수>
사기(死気)가 날았다.
신체의 앞에 양팔을 X자로 교차하고, 은성호가 그것을 맞는다.
그대로 움직이지 않고――
눈 깜짝할 사이, 얼어붙었던 시간이 흘러서.
……죽었다?
그 한마디가 뇌리를 스쳤다.
그렇게 생각했으니까, 가 아니라.
그렇게 생각할 수 없었으니까.
부정하기 위해서, 그렇게 생각한 것이다.
사실.
「파장을 보내서 안으로부터 부순다.
과연. 잘 만들어져는 있지만」
「요는 안쪽치기인거 아닌가……
그 정도의 타법(打法), 돌려주는 것은 일도 아니다」
「이렇게……」
<쿠아아악!>
[ESC]
갑자기, 은색무자가 양팔을 연다.
눈이 뜨이는 듯한 날카로운 움직임.
그 찰나, 괴물의 포가 녹았다.
포만이 아니다.
주변의 장갑이 모조리――불에 닿은 얼음처럼, 곡선적인 형태로 깎여 있었다.
「파장을 돌려주면, 봐라, 이와 같이――
미숙한 권을 사용한 팔은, 스스로 부서지게 된다」
「그렇지?」
투구의 안쪽에서 한쪽 눈을 감고, 최후의 한마디는 나에게 던진다.
……동의 따윌 요구받더라도, 돌려줄 말이라는 것이 없지만.
전혀 이해가 미치지 않는 공방이었다.
저 포기(砲器)는 결국 어떠한 물건이었는가――그리고 은성호는 어떻게해서 그것을 깨뜨렸는가.
전혀 모르겠다.
즉, 이것이 나와 은성호의 사이에 있는 차이인가.
상상의 날개도 닿지 않는 끝의 끝.
별차원의 이세계.
저 백은은 그런 곳에 있다.
천지의 격차보다, 더욱 멀다.
――――도달할 수 있는가?
나는……
GHQ 용기병A : 「가겟트경!?」
GHQ 용기병B : 「제길, 죽여주마――」
「응? 새로운 적인가…….
난잡하게 무리를 짓다니, 또 버릇없게」
「숙녀에게 춤을 신청한다면, 순서를 기다리는 정도는 하는 거다.
하지만 괜찮겠지」
「수렵민족에게 작법을 운운해도 진전이 없지!
간다, 히카루가 상대하여 주마!」
……연극은, 다음의 장면으로 들어갔다.
상공을 비유(飛遊)하고 있던 용기병대가 차례차례로 강하해, 상관을 쓰러뜨린 적기를 덮친다.
맞서치는 은성호.
펼쳐지는 전투――
<비상한다>
……그것이 정말로 전투라고 부르기에 적합한 것이었는가는, 의문의 여지를 가졌다.
은성호는 보기에도 분명히 놀고 있다.
십자총화(十字銃火)의 간격을 빠져나가며, 필살의 검섬(剣閃)을 손가락으로 상대하며, 즐겁게 춤춘다.
그래――춤추고 있다.
문자 그대로.
은성호가 달리는 궤도가, 항상 아름다운 문양을 그린다면, 달리 어떻게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인가.
<한순간에 접근>
<콰아앙!>
나는 멍하게 넋을 잃고 보았다.
관객석에, 우두커니 서서.
《……!!》
《미도우!
안돼――이럴 상황이 아니야》
《숫자가 줄었어……!》
숫자가 줄어들어?
숫자――
《미도우!》
――!!
그 찰나, 간신히 의식이 깨어났다.
은성호의 출현 이래, 충격에 마비되어 있었던 뇌수가 급속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미쳐 있었던 병사들의 숫자가 부족하다.
그것은 물론, 처참한 동지끼리의 살육의 결과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것을 더해도 부족하다.
이 배는 있었던 것이다. 차량도 보병도. 어디로 사라졌지?
어디로…………
설마.
「눈앞인 카타세로 향했는가!?」
《가능성은 있어……
저것이 짐승이고, 먹이를 원하고 있다면》
본능적으로, 사람이 많은 장소를 목표로 했다고도――
생각할 수 있는 것인가!
《막지 않으면!》
「아――」
아, 하고 응답하다가.
나의 사고가 정지한다.
광란의 소용돌이 속에서, 한층 더 날뛰고 있는 것.
괴물――가겟트 소령.
<투타타타타탕!!>
반이 망가졌으면서도, 상공의 은기(銀騎)를 노려서, 포격을 계속하고 있다.
――그 안에는, 그들이.
게다가, 여기에 있는 지옥……
마음이 부서져, 동료와 서로를 먹는 진주군의 병사들……
그들을 구하려면, 은성호를 멈출 수 밖에 없으며――
《어떻게 하지!?》
「――――」
어떻게 하지.
어떻게 하면 좋은가는――알고 있다.
한꺼번에에 모든 것을 정리할 수는 없다.
여기에는 이미 무라마사 밖에 없는 거다.
기다렸어야 할 아군은 이 장소에 없다.
애초에 지금, 무사한 걸까――아니, 그 점은 믿을 수 있다. 살아남는 힘이 있을 거다. 그러니까, 이 위험한 도정에 말려들게 하는 것도 긍정했으니까.
나는 눈앞의 상황과 나만의 힘으로 싸우자.
거기에는 우선순위를 붙일 수 밖에 없다.
……우선순위!
그 우스꽝스러움은 뭐라고 말해야 할까.
하지만 명확한 진실이 단 하나 있다.
이러고 있는 동안에도 의미없이 죽어간다는!
「우선 괴물을 처리한다!
그 다음에 미친 병단!
마지막으로, 가장 시간이 걸릴 은성호!」
「이상, 방침이다!」
《존명!》
<슈앙!>
즉석에서 무라마사가 합당리를 불어댄다.
전신을 부추기는 비약(飛躍)의 충동.
……출력이 부족하다!
이걸로 어디까지 움직일 수 있을까……!
「오는가……
카게아키」
은성호가 이쪽을 보고 있었다.
검림탄우(剣林弾雨)의 아래를 유유하게 산책하면서.
「기다릴 수 없게 되려던 차라고 생각했다.
좋아――오늘은 너에게 좋은 것을 주지」
말하자마자, 저 은색 그림자는 포위망의 중앙으로부터 사라졌다.
홀연히, 연기도 남기지 않고.
마술을 사용한 것은 아니다.
기항에 의해 탈출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 가속성, 선회성이 이상하기 짝이 없기 때문에, 보통 사람의 눈에는 사라진 것처럼 밖에 안 보이는 거다.
진주군의 무자는 당황해서 아연실색하고 있다.
진기를 조종하는 은성호이기에 가능한 이 초상기동(超常機動).
――그것이, 내습한다!
<철컹>
나는 자세를 갖췄다.
너무나 덧없는 저항이라고 알면서.
다음에 그 은색을 본 순간, 이 몸이 쪼개져 있었다고 해도, 부조리를 한탄할게 아닌 거다.
하지만, 그렇게는 안 되었다.
백은의 무자가 모습을 드러낸 것은, 폭풍우의 중심.
거괴(巨怪)의 머리 위.
<하늘을 물들이는 광채>
그런 곳에 우아하게 앉아서, 그녀는 한손을 쳐든다.
손가락의 사이에, 나타나는――광명.
《“알” !!》
「뭐라고!?」
막을 새도 없다.
빛의 공을 쥐고서, 은성호가 그 손을 괴물의 갑철에 찔러넣는다.
힘을 담았다고도 보이지 않는데, 팔꿈치까지 가라앉았다.
몸부림치는 거수(巨獸).
경쾌한 웃음소리를 높이며, 은색 기체가 거기서부터 날아올랐다.
분격이 더욱 더 부추겨졌는지, 괴물은 둔한 다리를 달려서 따라잡을 수도 없는 적을 쫓는다. 포화를 퍼붓는다.
제대로 시선도 주지 않은 채, 은성호가 피한다. 기다리고 있던 용기병도 스르륵하고 피해서, 암공(暗空)에 춤춘다――
《미도우!
안돼!》
《저 “알” 은 이미 부화직전!
지난번의 녀석과 같아! 지금 당장에 막지 않으면!》
「윽!!」
무라마사의 목소리를 이해한 순간, 나는 대답할 사이도 아꼈다.
밤하늘에 빛나는 은영을 쫓아서, 발버둥치는, 반 죽음의 거수기(巨獣騎).
그것을 더욱 쫓아서 난다.
벌레가 앉은 듯한 속도에 지나지 않는 표적의, 그 뒷모습이 시야에서 크기를 늘리지 않는다.
이쪽도 동등한 정도의 속도 밖에 낼 수 없는 거다.
그런데도 접근해서, 목표를 정한다.
타치를 멘다.
괴물은 이쪽에 전혀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
따라잡기만 하면 빈틈을 잡는 것은 간단해, 나는 쳐든 칼날을 한점에 겨누었다.
익갑(翼甲).
<카앙!>
《우으윽!!》
괴물의 자세가 치명적으로 기운다.
위험한 균형 위에 성립되고 있던 기항이 무너지자마자, 거구는 만유인력의 손에 굴해서 지상으로의 길을 더듬었다.
<쿠우웅!>
반 묻히는 듯이, 괴기한 검주가 좌초한다.
이제 날아오를 수는 없겠지――시험하게 할 생각도 없다.
나는 찌그러진 오브제의 상공을 덮쳤다.
1초를 아낀다. 일순간을 아낀다.
《방해하지마!!》
기사가 외쳤다.
아직 남은 무수한 총포가 나를 가리킨다.
피하고 있을 틈은 없다.
총에 맞고 있을 틈도 없다.
뜻대로 되지않는 날개로 나는 것이 애가 탄다.
나는 자유낙하에 몸을 맡겼다.
타치를 쥔다.
이 한몸 전부를 화살촉으로 이룬다.
뚫는다――――
<콰아아아앙!>
이미 깊숙히 새겨져 있던, 갑철의 균열을 노린 일격은 완전히 관통하고, 베어 갈라서, 괴물의 신체를 둘로 쪼개었다.
기세가 남아서, 어깨 갑옷으로 지표를 때린다.
「……윽.
잡았나!?」
충격에 암전하기 시작하는 의식을 되돌려, 바라본다.
잔해……바로 가까이에, 네모진 상자.
감옥.
――그 안의 아이들.
「하야 씨!」
…………
「하야 씨!?」
「………………아……」
미약하게 눈꺼풀이 오른다.
눈동자는 흐렸다. 나를 보지는 않는다. 하지만.
「……미나토 씨……?」
「미나토 씨……
거기에……있는 거야?」
「네!」
「……아~……
어쩐지……안심했어……」
살아 있다.
그 주위에, 그의 동생들도 힘없이 신음하며 움직이고 있었다.
……살아 있다! 구해냈다!
정수리부터 항문까지 꿰뚫는 듯한 안도감에, 나는 무심코 무릎을 꿇었다.
《미도우!》
《아직이야!!》
「뭐!?」
당황해서 얼굴을 든다.
――아직!?
나는 아연실색해서 괴물을 보았다.
아니――저것은, 죽어 있다.
틀림없다. 이 2년의 경험으로부터 단정할 수 있다.
이 검주는 단순한 철조각으로 화했다고.
그렇다면, “알”도 함께 사라졌을 터――
《그쪽이 아니야!
“알” 이 심어진 것은, 안의 무자 쪽!》
「!!」
「우오오오오오!!」
이해와 적의의 방문은 동시.
절규와 참격도 같은 순간이었다.
가까스로나마 받아낸다.
습격자와 시선을 맞춘다.
진주군의 장교.
아름다운 검주에 몸을 감싼 기사.
「가겟트 소령!!」
「야만족들이!
야만족들이!」
「잘도, 잘도 나의 동포를――
이런 이국의 벽지에서!」
「몇 명이 죽어버린 것이냐!
아아……」
「어머니인 대륙을 위해서, 오는 성전을 함께 싸울 터였던 그들이!
아아! 아아아아아아!!」
「……큭」
엉뚱한 화풀이라고, 내뱉듯이 말해도 좋았겠지.
그들은 무고한 시민으로서 여기에 있는 것이 아니다. 나를 토벌하기 위해, 싸우기 위해, 여기에 온 것이니까.
하지만 소령의 분노는 진짜였다.
슬픔도.
눈물도.
일도일도에, 분노가 실린다.
그 일섬에, 비통이 머문다.
무기질적인 철면(鉄面)의 안쪽으로부터 흘러 넘치는 물방울은, 피의 색을 띄고 지면에 방울져 떨어진다.
그 전부를,
묵살하고.
마음을 사슬문으로 닫고.
일절, 아무것도 돌이켜보지 않고――
나는――
죠지 가겟트 소령을 죽였다.
카타세 해안――아니 원(元) 해안이라고 불러야 할까――은 혼란의 한복판에 있었다.
에노시마가 날아왔다는게 되면, 따뜻한 이불 속에서 단잠을 탐할 수 있을 턱이 없다.
해일, 지진의 피해야(섬 하나가 격돌한 것치고는) 기묘하게도 이렇다 할 것이 아니기는 했지만……그것은 오히려 현실의 비현실성을 강조해, 사람들에게 이해불능의 공포를 주지 않을 수 없었다.
급보를 받아 출동한 경관대라도, 그것과 무관할 수 없었다.
혼란을 진정시키기는 커녕, 자신들의 통솔을 유지하는 것이 겨우라는 꼴이었다.
「……!」
뜻대로 되지 않는 부하를 어떻게든 정리한, 그, 키쿠치 아키타카――가마쿠라 경찰서장이 섬과 카타세의 접점에 도착했을 때, 하지만 그를 마중한 것은, 사태의 해결에 이르는 실마리가 아니었다.
새로운 재앙의 예고였다.
――묵중하고도 거친 기계음. 의미를 띄지 못한 규성(叫声).
전장 경험을 가진 서장은 즉석에서 알았다.
군이다.
그것도 어떠한 이유로 통제를 잃어, 완전한 폭주상태에 빠진 소규모의 군부대.
죽이고 부수고 범하는 굶주린 늑대의 무리.
소규모라고 해도 그 전력은 카타세 일대를 초토화하고도 남을 거다.
그 전채(前菜)로 경무장의 경관대를 걷어차서 흩어내는 것도 용이하겠지.
「그 녀석인가……」
그 대명사를, 서장은 읊었다.
――은성호.
카게아키를 보낸 에노시마에서, 무엇이 어떻게 굴러갔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아무래도 마지막에는 당첨을 뽑은 것 같다.
은성호는 현현했다……
그리고 섬에 있던 군부대를 미치게 했겠지.
――이번 건은 십중팔구, GHQ의 함정.
서장은 그렇게 보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은성호가 나타나는 일은 절대로 없다고라곤 믿지 않았었다.
여차하는 일도 고려의 범주였다.
하지만 뭐가 일어나도 섬의 안에서 끝난다――고, 그렇게 짐작하고 있었던 거다.
시민에게 해가 미치는 일은 없을거라고.
……어설펐다.
에노시마와 카타세 해안이 인접하는 것 따윈, 예측할 수 있을 리가 없었지만――
그러한 광변(狂変)이 정세를 근저로부터 뒤집을 가능성도 있을 수 있다고는, 생각해 두었어야 했다.
몇번이고 카게아키의 보고를 들어, 은성호의 심상치 않음을 그에 뒤이을 정도로 아는 몸이었으니까!
주먹이 회한에 떨린다. 그러나 이미 늦었다.
서장은 보았다.
등 뒤에서 웅성거림. 그의 부하들도 보았을 것이다.
검디검은, 사람과 차와 고기와 철의 소용돌이.
무질서하게 외치고, 뿔뿔이 흩어져서 달리며, 하지만 한 덩어리가 되어서 돌진한다.
마치 축복의 전차.
사람들을 밟아 죽여서 극락으로 보내는 신의 가마처럼, 살육에 기뻐 춤추면서, 그것은 카타세를 향해 온다.
서장은 부하에게 요격대형을 지시했다.
그 효과의 수준을 이해하면서.
어떻게 발버둥치더라도, 막아낼 수 없다.
아마도, 천의 사망자를 구백으로 줄이는 정도가 한도.
달군 돌에 물붓기이다.
그러나 액체질소의 준비를 게을리한 것은 그였다.
안절부절하지 못하는 부하를 억누르면서, 가마쿠라 서장은 수치를 감추고, 각오를 정했다.
자신의 무능함에 의해 천의 인간을 죽이는, 그 각오를.
「총대(銃隊), 자세――」
그리고 개시한다.
정말 일부의 주민에게 이 밤으로부터 살아서 달아나는 행운을 주기 위한, 누구에게도 인정되지 않고 누구에게도 감사받지 않을, 작은 전쟁을.
「――쏴라!」
……이 밤, 카타세의 사망자는 926명이었다.
[ESC]
――죽였다――
「아깝구나」
<쾅! 콰쾅!>
돌연.
하늘로부터 내려오는 무언가――
GHQ의 용기병!
그것이 차례차례로, 운석처럼 추락해 온다.
지면에 박히기 이전에, 그들 전부는 절명해 있었다.
목이 잘려서, 혹은 세로로 쪼개져서.
「……은성호!」
「앞으로 한수, 빨랐다면 말이지.
……이번의 장난은 나의 승리다, 카게아키」
고개를 쳐든 끝. 암천(暗天)에 달을 짊어지고.
역시 은성호는 거기에 있었다.
투명한 날개는 홰를 치지 않는다.
있을 수 있는가, 체공하고 있다.
「처음이구나……
기다려진다. 그럼, 어떤 모습으로 태어나는 걸까?」
《미도우……》
두근두근거리는 태도를 감추지 않은 은성호의 목소리와,
반해서 얼어붙은 검주의 장갑통신.
이해해 버렸다.
무엇이 일어났는가.
무엇이 시작되었는지.
<빛나고 있다>
「――!」
꼼짝도 않고, 그것을 응시한다.
진주군 장교의 유해.
그는 이미 숨이 끊어져 있었다.
하지만.
그 가슴의, 기괴한 맥동은 무엇인가.
그 갑철의, 이상한 발광(発光)은 무엇인가.
「――아――」
늦었다!!
<파창!!>
그것은, 뒤집혔다.
뱅글뱅글하고, 검주는 스스로를 안쪽으로 말려들게 한다.
속의 육체도 함께.
……뱅글뱅글.
……푸욱푸욱.
종이세공처럼 말려져,
아름답디 아름다운 백은의 구체가 된다.
그리고 다시 뒤집힌다.
뱅글뱅글, 바깥쪽으로 펴진다.
손발을 뻗는다.목을 꺼낸다.
등을 세운다.
이윽고 나타나면, 그전대로 사람의 형태.
하지만 신체는 한층 더 작아졌다.
용모도 완전히 달려졌다.
매끄러운 흑발.
어리고 사랑스러운 얼굴.
은색의 갑철――
백은의 소녀.
……그 아이는.
나를 보고서.
「――――」
그것은 그것은, 기쁜듯이――
미소지었던 것이다.
「음――음!
좋은 딸이다. 더할 나위 없다」
「너에게는 “회색 지팡이”란 이름을 주지.
자아……노래해라!」
「이 어머니와 함께!
사나운 싸움 노래를!」
<키잉――>
「――아――
아, 아……」
……오염파가, 흩뿌려지고 있다.
이중으로.
나는 괜찮다.
용기병은 죽었다.
가겟트 소령도 이제는 없다.
다음은.
「――――」
「아……」
감옥의 속에서.
하야 소년이.
금수(禽獣)로 화해서, 육친을 덮치고 있었다.
군침을 흘리고, 의미가 없는 기성을 지르면서.
잘랐다. 찢는다. 도려낸다.
으직으직, 찌익찌익하고――
「나 같은 아이라도 상관없는 곳은, 싸거나, 위험하거나, 어느 쪽이니까.
어려워. 그래도 꼬맹이들은 먹이지 않으면 안 되고」
남동생들도,
여동생들도,
똑같이,
때린다.
찬다.
씹는다.
짓이긴다.
남매의 혈육을 찾아 헤맨다.
「그만해」
「그만둬」
공허히 중얼거린다.
정말로 목소리가 나왔는지 어떤지도 모른다.
그들은 계속한다.
우리 속에서 향연에 잠긴다.
백년의 생은 불꽃과 검의 사슬이 겹겹이 꾸미리라
7일의 생은 어둠과 정적에 지켜지는 무구에 빛이 날 것이다
생명이여 이 찬가를 듣고서 웃다 지쳐 원망을 거듭하고
생명이여 이 기도를 듣고서 분노에 떠는 기쁨을 베개로
은성호가 축복을 부른다.
은의 소녀가 따라부른다.
울려퍼지는 이부합창.
감옥 속의 활기는 더욱 늘어날 뿐.
하야 소년은 새빨개져 있다.
남매들도 새빨개져 있다.
모두모두 피범벅이라, 이제 분간할 수 없다.
멈추지 않으면.
이것을, 멈추지 않으면.
베면 되는거다.
이 괴물을, 베어 버리면.
「욱――」
다르다.
다르다.
닮지 않았다.
아무 공통점도 없다.
이것은 단지 괴물.
단지 적이다.
베어라.
베어라――
「사랑스럽겠지?
카게아키……」
「나와 너의 “알” 로부터 태어난 딸이다!」
<두근>
딸.
<두근>
딸――?
<두근>
딸――
이라고?
[ESC]
* 딸이다 <- 선택
* 아니다
그렇다.
확실히 이 소녀는, 그 녀석과 같다――
<호감도 상승>
·
·
·
그렇게, 생각한 순간.
저주가 나를 묶었다.
나는, 조금 전――
가겟트 소령을 죽였으니까.
<푸슉>
칼날을 박는다.
은색의 소녀에게.
어찌할 수 없을 정도로 닮은, 그 모습에.
……경악을 담아서, 소녀가 나의 눈동자를 보았다.
<푸슉>
칼끝을 찔러 넣는다.
소녀의 가슴에.
그 눈동자가,
어째서, 라고 말하고 있었다.
어째서 죽이는 거야.
이렇게, 이렇게 좋아하는데.
사랑해주길 원했는데.
아빠.
「닥쳐라」
칼날을 쳐박는다.
떠올리지 않을 수 없는, 그 얼굴에.
그런데도 소녀는 호소한다.
나에게 사랑을 호소한다.
좋아해.
「시끄럽다――」
사랑해줘.
「죽어라」
사랑해주세요.
「죽어라」
사랑해줘――
「죽어라」
「죽어라」
「죽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촤아아악>
「크」
「큭」
「아하하하하하!
아하하하하하하하하!」
나는 피웅덩이 속에서 머리 위를 응시했다.
앞으로 하나다.
은성호는 웃고 있다.
이제야말로 마왕처럼 대소하고 있다.
「유쾌해! 유쾌하다!
잘 보았다, 카게아키!」
「훌륭한――
참으로 근사한 사랑법이다!」
「……은성호오오……」
죽이게 했구나.
나에게 이런 것을, 죽이게 했구나.
죽이게하고서 즐겼구나.
은성호――아니――
은성호가!!
「하하하하하하!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날아오른다.
한없이 우아하게――가는 몸의 물고기가 호수를 뛰어오르듯이.
[ESC]
「놓칠까보냐!」
<슈왕!>
쫓는다.
모의가 삐걱인다.
전신의 관절이 비명을 지른다.
상관할까 보냐.
이 타치를 앞으로 한번, 날릴 힘이 있으면 된다.
한칼만――
저 백은에게!
빠르다――
멀다!
하지만 알까보냐.
저 모습이 보이는 한.
저 은색이 보이는 한.
쫓아 주마.
따라잡아 주마.
그 날개를 붙잡아――
잡아뜯어서 떨구고――
벤다.
벤다!
「너도다!
너도 죽인다!」
「너도 죽일테다!」
「좋고 말고.
카게아키……」
이미, 아득히 먼데.
그 목소리는 어째서인지, 지독히 가깝게 들렸다.
「이 얼굴을 보고서.
확실히 보고서」
「칼날을 박아주겠다고 말한다면」
하늘 꼭대기에서, 은광이 빛났다.
「언제라도――
그 검을 받아들이지」
은의 장갑이 사라진다.
한순간――한순간만――
<파창……>
「――아――」
『카게아키』
『약속해줘』
『――이 아이를――』
「아――――아」
은의 기영이 천공의 끝에 도달한다.
이제 닿지 못한다――결코.
오직 혼자의 세계. 달의 궁궐.
그 자리에 여왕의 고상함으로 군림하고.
백은의 무자는, 일절의 시를 불렀다.
《요시노어류 합전예법(吉野御流合戦礼法) “월편(月片)” 의 변형……》
《
[ESC]
<콰아아아아앙――!>
누군가의 목소리 : 후후후후후후후……
지이이이크 하이이이일
·
·
·
·
·
·
《미도우……
노다치의 단편……칼코등이야》
「아아……」
<파창!>
「…………」
《……미도우》
《당신은……
정말로, 은성호를 죽일 수 있어?》
「……」
「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거다……」
<쿠당!>
<쓰러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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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편 진천기(震天騎)
-了-
이것으로 복수편 진입 파트는 종료입니다.
숙성기는 영웅편 때와 차이가 없으므로, 생략.
잠시간은 비축분도 쌓고, 몇몇 부분 수정도 들어갈 예정입니다.
- 원통형 블록을 층층이 쌓고, 아래를 나무망치로 쳐서 하나씩 빼는 장난감.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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