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강>
<착륙한다>
<쿠콰아앙――!>
예언된 대로였었다.
“제2의 태양” 의 괴영(怪影)은, 천공의 어디에도 없다.
여명에 낙하를 시작해, 지금은 지구상에 내려서 있었다.
그것과 동시에, 강렬한 빛의 방사는 수그러들었다.
하지만 어렴풋한 빛은 유지하여, 소멸하지 않은 것을, 그리고 자신의 소재를, 지상의 주민에게 명확히하고 있다.
「후지……」
「딱, 산꼭대기인 것 같다」
적어도 야마토에서 태어난 자라면, 누가 그 웅대한 모습을 오인할까.
만세불변의 야시마 진수(八洲鎮守)[각주:1]――영봉 후가쿠(富嶽)[각주:2]의 정상에, “신” 의 새로운 자리가 있었다.
왕관을 얹은듯한 장관이다.
분화의 전조를 나타내는 것처럼 불길하기도 하다.
「무라마사」
「미도우……」
「가자」
「응」
대화는, 그것만으로 끝났다.
무언가를 마주 확인할 필요도 없다.
이제 와서, 그런 수고는 들이지 않아도 된다.
오랫동안, 함께 싸워 왔던 것이다.
공유한 과거만으로 족하다.
지금 이때에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하는지, 서로의 모든 것은 알려져 있었다.
――――최후까지 싸울 뿐.
나는, 히카루를 막는다.
무라마사는, 2세 무라마사를 막는다.
우리는, 은성호를 쓰러뜨린다.
저 “신” 이 그거라면, “신” 을 멸한다.
<파창!>
「귀신을 만나면 귀신을 벤다.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벤다」
「츠루기의 이치는 여기에 있노라」
<……삐빅>
<삐비빅!>
<……슈왕!>
……무라마사는, 간다.
끝내기 위해서.
·
·
·
새벽녁 속, 후지산 정상을 가리켜 날아간다.
계절은 이미 겨울이었다.
찌르는듯한 한기가 갑철 너머로도 느껴진다.
공기의 밀도가 옅은 고공에 비하면, 지상은 그래도 따뜻할까……
「――――!!」
언뜻 아래를 본 그 한순간, 나의 심장은 고동을 멈췄다.
저것은 어디의 촌락일까.
옅은 어둠에 반은 가라앉았으면서, 사람들이 꿈틀거리고 있다.
말세의 양상이다.
외침.
유린.
피보라.
총칼.
로쿠하라와 진주군의 전투가 파급한 건가.
그렇지 않으면 “신“ 의 강하에 의해 부근의 정신오염 농도가 늘어나, 저 무서운 광태(狂態)에 빠져있는 것인가.
어느 쪽인지도 알 수 없다.
참극이 일어나고 있는, 그 사실 하나만이 확실했다.
폭동의 와중, 무슨 우연인지, 텅 빈 틈새가 있다.
거기에, 아이가 한 명 있었다.
아이는 이 순간에, 기적적으로 살아남아 있었다.
하지만 다음 순간에는, 죽음이 덮쳐오겠지.
다음다음 순간에는, 원형을 유지하지 못할 거다.
아이는 하늘을 올려보았다.
그 표정에 한가닥, 빛나는듯한 기쁨이 나타났다.
나의 모습을 인식한 거다.
하늘을 달리는 기영에서, 도움의 손길을 본 것이다.
아이는 옳다.
나는 저 아이를 도울 수 있다.
급착륙해서, 아이가 살아있는 동안에 주워올리는 것은 별 것도 아니다.
나의 결단 하나다.
아이를 구해,
혼란에 말려 들어가,
재앙의 근원을 끊는, 이 천재일우의 호기를 놓치는――
그 결단만 내릴 수 있다면, 도울 수 있다.
「…………」
<고개를 든다>
버렸다.
저 아이를 구하지 않는다고, 나는 자신의 의사로 결단했다.
물론, 그것은 살해와 같은 의미였다.
일순간의 기적이 끝난다.
흉폭한 철이 작은 사냥감에게 덮쳐든다.
아이의 절망을, 나는 확실히 보았다.
아이의 원망을, 나는 확실히 들었다.
잘게 잘리고, 당겨서 끊어지고, 짓밟히는 아이의 참혹한 죽음을, 나는 확실한 사실로서 받아들였다.
또 하나, 살해의 죄를 쌓고……
나는 오로지, 최후의 전장으로 향한다.
<삐빅!>
《미도우! 적기야!!》
「뭐? ……숫자는」
《숫자――――백 이상!》
「연대규모라고!?」
무라마사가 적기라 단정한 이상에는, 공격태세를 감추지도 않았겠지.
문답무용의 호전성. 그리고 이 숫자. 이 장소.
짐작이 가는 것은……
그건가!?
<슈왕!>
《복제!?》
「그 “신“ 이 부른 건가?!?」
그렇지 않으면 진짜의 기색에 이끌려, 멋대로 모여들었나.
사사가와군의 신예부대가 통째로 바뀌어 출현한, 은성호의 복제집단.
세계최강이며 최악의 용기병 연대!!
후지를 목전에 두고 이런 녀석들에게 방해받을 거라곤, 생각도 하지 않았다.
「상대를 하고 있을 틈은 없지만――」
《저쪽은 상대해줬으면 해서 참을 수 없는 것 같아!》
저 복제는 진짜 이상으로 성가실지도 모른다.
오염파의 중계점이 되는 성질은 이때 고려로부터 제외시킨다고 해도, 물려받은 높은 기동성……
그리고 00식으로부터 계승한 대용기병용 저격병기.
이 조합은 아무리 소극적으로 생각해도 위협이다.
더해서 일개연대분의 머릿수다.
적 집단의 진격은 난잡하고, 전혀 전술 같은 것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숫자로 밀어붙이는 면제압은 파고들 틈이 없고, 달아날 여지도 없다.
저 적이 「우세를 확보하고 항복을 재촉한다」 같은 문명적 행동을 취할수 있다고도 생각되지 않았다.
사정거리에 들어가는 대로, 일제히 발포할 뿐이겠지.
어떻게 대처하지?
저것은 즉, 1사1사가 치명적인 두꺼운 탄막에 감싸인다는 것이지만――
<우웅우웅우웅――――!!>
「……무라마사」
《응》
「뿌리친다」
《존명!》
<콰아아아아아――――!!!!>
<빠져나온다>
사선(射線) 계산에 근거하는 회피행동은, 최종적으로 나를 아래 방향으로 직진시켰다.
속도가 급속히 상승하고, 지표가 접근한다.
기항술의 정석에 따른다면, 투구각을 끌어올려 상승으로 이행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하지만 그런 한가한 짓을 하고 있으면 잡힌다!
<키이잉―――>
《불러모아서 당긴다――》
「인진제어!!」
<콰자자자작――!!>
<위이이이잉――――!>
<콰아아아아아――――!!!!>
<피한다>
<피한다>
<피한다>
<계속해서 피한다>
<급상승!>
「좋아……!
다룰 수 있구나, 중력기항!」
《은성호한테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는!》
노다치를 되찾은 것으로, 무라마사의 모든 성능은 비약적으로 늘어났다.
특히 여태까지는 잔기술의 하나에 지나지 않았던 인진제어 능력의 성장이 현저하다.
이전에는 기체의 가속에 이용하는 것이 기껏이었지만, 지금이라면 여러가지 응용이 먹힌다.
은성호의 특권을 빼앗은 중력비행은 그 일부다.
「이거라면……
이 집단이 상대라도 지지는 않는다」
《물론!》
<연달아서 쏜다>
<콰과과과과과――――!!!!>
<호우 같은 화망>
적군의 수적 폭력에, 상식 밖의 속력으로 대항한다.
몇번 반복하건, 궁지에 몰리는 상황이 되진 않는다.
오히려 이쪽이 새로운 기동에 익숙해지는 것에 따라, 조금씩 여유마저 생기고 있었다.
하지만――
지지는 않는다 해도, 어떻게 쳐부수는가.
이기려면, 역시 이 숫자의 차이는 경시하기 어렵다.
1기 1기 떨어뜨리고 있으면 언젠간 끝날까.
아니, 도중에 힘이 다한다.
포위를 깨뜨리고 후지산 정상에 도달한다……는 것은, 어려워도 불가능하지 않겠지.
하지만 그것은 “신“ 과 복제 연대에 의한 협공이라는 사지를 스스로 부르는 어리석은 책이다.
어떠한 방법으로 연대를 후지산으로부터 떼어놓는다.
……방침으로서는, 이것이 최선이라 생각된다.
문제는 그 구체적 수법.
어떻게 하면 적 집단을 나의 희망대로 움직일 수 있을까――
<삐빅!>
《미도우!》
「위인가」
위험이 시사되어, 생각을 그만둔다.
머리 위에 적 몇기가 진을 친 것 같다.
다만, 위험해진 건 아니다.
중력비행의 술을 장악한 무라마사에게 있어서, 고도우세라는 무자전의 일대원칙은 거의 유명무실.
어떻게든 대처할 수 있다.
<휘익!>
<다급히 회피기동!>
<슈왕!>
「――뭐?」
빨라……!?
《조심해!
이 녀석들, 다른 것과는 자릿수가 달라!!》
<낙하하는 섬광>
<쏴악―!>
<쏴악―!>
<쏴아악―!>
<카랑――!>
[ESC]
「큭……」
《배면에 피탄, 손상 경미!》
맞았어!?
현재 무라마사의 기동성능은 무자의 상식을 완전히 넘은 곳에 있다.
그걸로 이쪽의 방심이 있었던 것은 부정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는 해도 추종할 수 있는 적기의 속도는 이상하다.
이것은……도대체?
그 숫자, 8기.
백은의 갑철을 빛내면서 허공을 날며,
독소(毒素)인 사념을 흩뿌린다.
은성호의 복제체이다.
그것은 틀림없다. 그것은, 틀림없지만.
《단순한 복제가 아니야…….
이 8기는 은성호에 필적하는 힘을 가지고 있어》
「어째서지?」
《아마도, 무언가 특별한 제조법을 쓴 거야.
나의 힘을 섞은 “알” 에 기생된 무자는, 이전의 기생체보다 강했었지?》
《그것과 똑같이……》
저 8기의 탄생에는, 은성호로부터 어떠한 특별한 세공이 베풀어졌다는 것인가.
……성가신!
<슈웅!>
<급접근!>
《놀래?》
<슈웅!>
《춤출래?》
<슈웅!>
《범할래?》
<슈웅!>
《죽일래?》
<슈웅!>
《그렇지 않으면, 죽을래?》
<타앙―!>
<카앙―!>
<막아낸다>
「……큭」
이 움직임.
이――술기!
요시노어류 합전예법.
……히카루가 사용하는 그것과, 아주 비슷하다.
이런 것까지 계승한 것인가!?
「너희들은――」
《나?》
《나?》
《나는, 말이지》
<슈웅!>
《 “불꽃의 뼈” !》
《 “별의 뿔” !》
《 “고양이 손톱” !》
《 “꼬리를 무는 자” !》
《 “살을 벗기는 자” !》
《 “죽음을 노래하는 자” !》
《 “폭풍을 이끄는 자” !》
<그리고 좌우로 펼쳐진 대열의 마지막……>
《 “여기가 경계선” !》
「――――」
그 일순간, 짐작한 것이 있었다.
……이 녀석들은 복제가 아니다.
파편이다.
은성호가 자기자신을 잘라내서 낳아, 이름을 준 존재인 거다.
그러니까 원물(原物)에 가깝다.
같을 만큼 강하고, 날카롭고, 빠르다!
<몰려든다>
<타앙―!>
<콰앙―!>
<막아내는 무라마사. 스쳐가는 적기들>
《적기 무리, 210도!!》
「치――」
<위이이잉――――!!>
<콰아아아아아――――!!!!>
<이탈한다>
……정예 8기를 전면에 두고, 후방으로부터는 지원포격.
의도적인 연계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전술상의 이치에는 들어맞고 있다.
전술에서 우수하기에, 적은 병력이 대군을 패배시키는 경우도 있을 수 있는 거다.
호각 수준의 작전행동을 하고 있어서는, 숫자의 차이가 즉석에서 추세가 되어 나타난다.
포위되어서, 시달리다 뭉개지겠지.
책무를 다하지 못하고.
싸워야 하는 상대에게로, 도달마저 하지 못하고.
[ESC]
(그런 최후는)
그런 무책임한 마지막은……
누구보다도 내가,
나 자신을 용서하지 않는다!!
<전방으로 돌진>
<카앙―!>
<콰아앙――!>
<콰아아아아――――!!>
<콰광――!>
<온갖 공격을 버텨내며 계속 돌진한다>
돌파한다.
이대로, 저 산꼭대기로――――
<콰아아아아――――!!>
<피해서 상승>
《미도우, 뒤에서!!》
「……으아아아아아!!」
<따라잡힌다>
<슈우욱―――!!>
<콰아아앙――!!>
<폭발을 등에 업으며 이탈>
《――――에?》
등뒤까지 육박하고 있었던 적기가,
……격추당했어?
누구에게?
《지금의 사격…………기억이 있어》
「무라마사?」
《오오토리 카나에야》
「대위라고?」
《그래. 저기야!》
하늘의 일각에, 활기사의 모습이 있었다.
갑철은 휘채갑철인가.
복제들과는 명백히 다른 광채를 과시하면서, 익통의 배기음을 울리고 있다.
《오랜만이에요, 카게아키 님》
《오오토리 대위!
……정말로 당신입니까》
《이런 미녀가 이 세상에 두 명이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얼굴, 안 보이니까》
《대위가 무자셨다는 것은 조금도 몰랐습니다…….
왜, 검주를 가지고 있습니까?》
《그것은――》
《예》
《처녀의 비밀입니다》
《그렇습니까》
《……흘려넘겼어……》
《그것보다도 당신, 어째서 이런 곳에 있는 거야?
우연치고는 너무 잘 맞아떨어져》
그렇게 말할 수 있다.
도무지, 우연이 지나가던 길이란 설명으로 납득할 수 있을만한 장소가 아니다.
《두 분이라도 변덕으로 여기에 계시는 것은 아닐 텐데요?》
《……이유는 같다는 거?》
《하늘의 태양이 둘로 늘어난 순간, 세계가 이상해지기 시작했어요.
제대로 된 머리와 다소의 여유만 있으면, 거기에 인과관계가 있는 것 정돈 상상할 수 있습니다》
그런가.
그래서 카나에 양도, 태양이 내린 곳――후지산 정상을 목표해서…….
《저분도 같은 거 아닐까요》
《저분?》
《봐요, 저쪽의.
이치죠 아야네 씨요》
《아야네 이치죠다!!》
<상승>
<휘릭!>
<휘이익!>
<콰아아앙――!!>
《……이치죠!?》
다른 방위로부터 이쪽으로 조준점을 잡고 있던 복제기의 무리가, 떨어져 간다.
단 1기에게 맹습당해서, 베어넘겨져, 소탕당해서.
농람색의, 한눈에 고대명물이라 알 수 있는 검주.
저것은――그래. 나는 그것을, 한 번 보았다.
오염되어 있는 한중간의 일이었지만, 기억은 사라지지 않았다.
건조사에서 이치죠가 장갑해서, 저 무자형이 되어 보였다.
그녀까지 여기에 왔는가.
《어머나 저도 참 무심코 미스를.
죄송해요, 아야네 쨩》
《어째서 성씨에 쨩 붙이는 거야!?》
《당신……우리를 돕는 거야?》
무라마사의 목소리에는 놀라움이 있었다.
이치죠가 여기에 온 것보다도, 조력한 것이 납득이 가지 않는듯하다.
《……착각하지 마.
그럴 생각, 조금도 없다》
《무슨 말이지?》
《헷.
한 마디로 말해줄까――》
《네 녀석을 쓰러뜨리는 것은 이 나다!!》
《하?》
《아니얏!
아니, 대충 그렇지만!!》
《이치죠……?》
《……미나토 씨.
당신에게는 묻고 싶은 것, 확인하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아직, 죽게 해선 곤란합니다.
……이렇게 말하면, 내가 말하고 싶은 것, 이제 아는 것 아닙니까?》
《…………》
《미나토 씨――》
《네 녀석을 쓰러뜨리는 것은 이 나다!!》
《끈질겨!! 조용히 해!! 부끄러워!!》
《이치죠》
《……그러니까, 다음에》
《…………》
《열혈전개도 좋습니다만.
슬슬, 박두하고 있는 현실과 마주보지 않겠습니까?》
《알고 있어.
그리고 열혈스럽게 굴었던 것은 너 혼자니까》
《늘었어?》
《늘었네?》
《둘, 늘었어》
《셋이 되었어》
《3배!》
《3배로 놀 수 있어!》
당연하겠지만, 적군에 위축한 모습 따윈 없었다.
진열도 뭣도 없이, 일직선으로 돌진해 온다.
여기까지 도달하는 것은 곧장이겠지.
《어떻게 할까요.
저 반짝반짝 눈부신 단체는 의욕만만》
《하지만 이쪽으로서는, 한시라도 빨리 후지산에 도달하고 싶어요……》
《뭐 그렇지.
어떻게 보아도 진짜배기는 그쪽이다》
《책이 있는 거야?》
《결론을 내자면, 방침은 둘 중 어느 쪽인가입니다.
전력을 집중하는가, 나누는가》
《어느 쪽이 좋지》
《타당한 길을 취한다면, 집중이겠네요.
저희들의 힘을 합쳐서 이 대군을 격파, 그리고 나서 후지산 위의 해님 비스무리도 분쇄한다》
《세계는 평화를 되찾고, 저희는 전설이 되어서, 어깨동무하고 웃으면서 아름다운 아침해를 언제까지나 바라봐요――》
《……언제까지나?》
《그러는 중에 페이드 아웃해서 『완』이란 문자가 나오니까 그때까지로 좋습니다》
《안 나와.
……뭐, 그렇게 들으면 간단하게 들리지만》
《실은 무리겠지》
《무리가 있구나……》
《무리라고 생각해》
《엑, 어째서!?
이 방침이라면, 승패는 이쪽 3기의 단결력 나름――강철의 우정과 정을 자랑하는 저희들에게는 안성맞춤의 작전인데!》
《……후우. 억지스런 농담은 지칩니다》
《듣는 쪽도》
《그러므로, 에노시마에서 거의 실정이 드러난 저희의 결속에 승부를 맡긴다니 가소롭다고나 할까 웃다 자빠질 일이니까, 여기선 현실적으로 생각합시다》
《전력을 나눈다……
역할분담입니까》
《예》
분담의 내용은 확인할 정도도 아니다.
두 패로 나누어, 한쪽은 여기서 복제연대의 발을 묶고, 나머지 한쪽은 후지산 정상의 장군을 토벌한다.
그 이외에 생각나는 방법은 없었다.
생각할 여지는, 누가 어떤 역할을 담당하느냐는 점에 있다.
《알았으면, 가세요.
카게아키 님》
《……대위?》
《저도 이치죠 씨도, 사물을 보는 눈과 상황을 판단하는 머리는 가지고 있으니까요.
후지산 정상에 기다리는 것과 싸우는데 걸맞는 것이 누구인지, 그 정도는 압니다》
《그치요?》
《……칫》
《…………》
《여기에 은성호의 복제가 무리를 짓고 있다는 것은, 산꼭대기의 저것은 그 두목……
카게아키 님이 오랫동안 쫓고 계셨던 상대》
《틀렸나요?》
그 말대로다.
저것과 싸우는 책무는 누구에게도 맡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지금, 그것을 인정한다는 것은――
두 사람을 이 적군의 한복판에 두고 떠난다는 것이며.
《미나토 씨.
내키지 않는다면, 내가 대신합니다》
《……》
《……미도우, 어느 쪽이라도 같아》
《아니, 아마도 산꼭대기의 저것과 싸우는 쪽이――》
알고 있다.
같은 위협이라도, 위협의 정도와 질이 거의 파악되어 있는 복제연대보다, 전혀 미지인 “신” 이 위험은 크겠지.
그렇게 생각한다.
또한, 아야네 이치죠와 오오토리 카나에 대위, 이 두 사람이 보자면 이제 와서 나 따위에게 보호자처럼 염려받는 것은 가소로울 거다. 실제로 건방진 일임이 틀림없다.
그렇게도 생각한다.
……하지만.
도리로는 납득할 수 있어도, 도리를 넘은 부분에서는――
이 두 사람을, 버린다, 라는 사실이……
《――――》
《가겠습니다》
《네》
《빨리》
무미건조한 한 마디만의 인사를 끝으로, 우리는 서로로부터 시선을 돌렸다.
삼자삼색, 전장과 마주본다.
아야네 이치죠. 오오토리 카나에.
……나는 두 사람을 이 장소에 남긴다.
복제연대와의 전력차는, 어떻게 생각해도 절망적이다.
두 사람이 살아남을 확률은 영에 가깝겠지.
그것을 알면서, 간다.
두 사람을 버린다.
……망설여서는 안 된다.
나는 이미 버렸다.
몇 명이나. 몇 명이나.
조금 전도, 아이 한 사람을 버려서 죽게했다.
그 결단이 필요하다고 믿고서.
……그러니까.
지금도, 버린다.
버리지 않으면.
「――――――――」
<슈웅!>
간다.
남길 말은 아무것도 없다.
사죄도 감사도, 나의 입으로부터 가치 있는 말로 토해낼 수 없다고, 통절하게 알고 있었다.
<슈왕!>
·
·
·
《……귀찮은 분이네요》
《그것이 미나토 씨다》
《조금 더 마음 편하게 살면 좋을 텐데》
《……그럴지도》
《가버려, 가버려》
《놓치지 않아!》
《뒤쫓을래!》
《잡을거야!》
《시끄러.
상대는, 나다》
《1기도 지나게 두지 않는다!!》
<슈왕!>
《……방해?》
《방해네!》
《어쩌지》
《어떻게 해?》
《이렇게 할래?》
《응》
《그렇게 하자》
《꿰뚫을 거야!》
《잡아찢어!》
《뜯어낼래!》
《벗겨낼래!》
《잠들어!》
《날아가라!》
《내가 결정한다. 내가 정한다.
삶과 죽음을 나누는 틈새에 선다》
《여기가 경계선이다!!》
《……이제 와서지만.
혹시나 이 8기, 위험하지 않을까나~라 생각해요》
《특히 마지막 녀석 말이지.
왠지 저 녀석, 에노시마에서 본 은성호와 같거나……자칫하면 그 이상이란 기분이 들어》
《어떻게 할까요》
《어쩌고 자시고 있겠냐.
아주 좋아》
《나와 마사무네로 먹어주지》
《어머, 멋져라.
공포 같은 게 느껴지지 않는 마음의 병이 걸린 사람이란 이렇게나 믿음직한 거로군요!》
《멋대로 말해.
무서우면 돌아가》
《아니요.
저, 무서운 나머지 실금할 것 같아졌으면서 싸우는 거면 제법 취미이니까》
《……네가 병일 텐데!》
입장도 사상도 다른 이들이 이렇게 나란히 나는 모습은 아마도 이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겠지요.
서로의 인간됨은 내심 인정하고 호의마저 품고 있었지만, 이제 이들이 서로를 아군으로 여기는 날은 없을 겁니다.
영웅도 복수자도 결코 악귀를 인정하지 않을 테니까.
때문에 한순간이나마 함께였던 이 장면이 정말 귀중한 것이 아닐까요.
* 검주회전일록에 '팔검희 ・여기가 경계선' 항목 추가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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